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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도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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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통 [대법원 1997. 9. 30., 선고, 97도1230, 판결] 【판시사항】 [1] 제3자가 공갈목적을 숨기고 피고인의 동의하에 나체사진을 찍은 경우, 피고인에 대한 간통죄에 있어 위법수집증거로서 증거능력이 배제되는지 여부(소극) [2] 증거조사 완료 후에 한 증거동의의 철회 가부(소극)

【판결요지】 [1] 모든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기관의 기본적인 의무에 속하는 것이고, 이는 형사절차에서도 당연히 구현되어야 하는 것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하여 국민의 사생활 영역에 관계된 모든 증거의 제출이 곧바로 금지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고, 법원으로서는 효과적인 형사소추 및 형사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공익과 개인의 사생활의 보호이익을 비교형량하여 그 허용 여부를 결정하고, 적절한 증거조사의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에 대한 침해를 피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동의하에 촬영된 나체사진의 존재만으로 피고인의 인격권과 초상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가사 사진을 촬영한 제3자가 그 사진을 이용하여 피고인을 공갈할 의도였다고 하더라도 사진의 촬영이 임의성이 배제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그 사진은 범죄현장의 사진으로서 피고인에 대한 형사소추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증거로 보이므로, 공익의 실현을 위하여는 그 사진을 범죄의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 허용되어야 하고, 이로 말미암아 피고인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수인하여야 할 기본권의 제한에 해당된다. [2] 피고인이 제1심에서 증거동의의 의사표시를 한 후, 항소심에 이르러 증거동의를 철회하였다고 하더라도 증거조사를 마친 후의 증거에 대하여는 동의의 철회로 인하여 적법하게 부여된 증거능력이 상실되는 것이 아니다.

【참조조문】

[1]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1항

[2]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1항

【참조판례】

[1]

대법원 1994. 2. 8. 선고 93도3318 판결(공1994상, 1043),


대법원 1996. 10. 15. 선고 96도1669 판결(공1996하, 3484),


대법원 1997. 3. 28. 선고 97도240 판결(공1997상, 1300) / [2]

대법원 1983. 4. 26. 선고 83도267 판결(공1983, 936),


대법원 1994. 7. 29. 선고 93도955 판결(공1994하, 2245),


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도2507 판결(공1997상, 454)


【전문】 【피고인】 【상고인】 검사

【변호인】 변호사 이신섭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7. 4. 9. 선고 96노5541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여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검사의 이 사건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증거 중 피고인의 나체를 촬영한 이 사건 사진은 공소외인에 의하여 촬영된 것이나, 국가기관이 아닌 사인에 의한 사진촬영이라 하더라도 상대방의 명시한 의사에 반한 임의성 없는 촬영의 경우나 상대방이 범죄행위에 사용된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에서 촬영된 경우와 같이 헌법상 보장된 인격권이나 초상권 등의 기본권을 중대하게 침해하는 경우에는 증거능력이 부인되는 것인데, 위 공소외인은 피고인으로부터 금원을 갈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진을 촬영한 것이고, 피고인이 이를 모르고 촬영에 이용당한 것이므로 이 사건 사진의 촬영은 임의성이 배제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고, 인격의 불가침의 핵심적인 부분을 침해한 것으로서 증거능력이 부정되어야 하고, 나아가 국가기관이 이를 형사소송 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하는 것은 피고인의 인격권, 초상권을 다시 한번 중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므로 이 점에서도 증거능력이 없다고 할 것이며, 한편 피고인이 제1심에서 이 사건 사진에 대하여 증거동의를 하였으나 사진촬영일자 부분은 조작되었다는 항변을 함과 아울러 이 사건 간통사실을 부인하면서 이 사건 사진이 공갈범행의 목적으로 촬영된 것이며, 촬영 당시 피고인은 의식이 없었다는 진술을 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위 증거동의의 의사표시는 사진 속의 인물이 피고인이 맞다는 취지에 불과하고, 이 사건 각 사진이 간통죄의 증거로 사용됨에 동의한 것으로 볼 수는 없을 뿐 아니라, 형사소송법상 증거동의는 소송경제와 신속한 재판의 관점에서 인정되는 것이지 소송관계인에게 증거에 대한 처분권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고, 위법수집증거는 처음부터 증거동의의 대상에서 배제되는 것이므로, 증거동의의 대상이 될 수도 없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사진은 공소사실을 인정할 증거로 삼을 수 없다고 단정하고 있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모든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는 것은 국가기관의 기본적인 의무에 속하는 것이고, 이는 형사절차에서도 당연히 구현되어야 하는 것이기는 하나 그렇다고 하여 국민의 사생활 영역에 관계된 모든 증거의 제출이 곧바로 금지되는 것으로 볼 수는 없고, 법원으로서는 효과적인 형사소추 및 형사소송에서의 진실발견이라는 공익과 개인의 사생활의 보호이익을 비교형량하여 그 허용 여부를 결정하고, 적절한 증거조사의 방법을 선택함으로써 국민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에 대한 침해를 피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인바, 돌이켜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이 사건 사진은 피고인의 동의에 의하여 촬영된 것임을 쉽게 알 수 있어(원심도 이를 부정하는 취지는 아니다) 사진의 존재만으로 피고인의 인격권과 초상권을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가사 이 사건 사진을 촬영한 위 이재형이 이 사건 사진을 이용하여 피고인을 공갈할 의도였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사진의 촬영이 임의성이 배제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할 수는 없으며, 이 사건 사진은 범죄현장의 사진으로서 피고인에 대한 형사소추를 위하여 반드시 필요한 증거로 보이므로, 공익의 실현을 위하여는 이 사건 사진을 범죄의 증거로 제출하는 것이 허용되어야 하고, 이로 말미암아 피고인의 사생활의 비밀을 침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 하더라도 이는 피고인이 수인하여야 할 기본권의 제한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 그리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진이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로 볼 수 없는 이상 형사소송법 제318조 제1항에 의한 증거동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할 것인바,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제1심 제2회 공판조서 및 위 조서의 일부를 이루는 증거목록의 기재내용을 살펴보면 피고인은 제1심 제2회 공판기일에 이 사건 사진을 증거로 함에 동의한다는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고, 위 증거조사가 완료되기 전까지 위 의사표시를 철회 또는 취소하였다고 볼 흔적을 찾아 볼 수 없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증거동의는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증거동의는 작성자 또는 진술자에 대한 반대신문권을 포기한다는 의사표시인 반면( 대법원 1983. 3. 8. 선고 82도2873 판결 참조),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을 부인한다거나 위 공소외인이 다른 범죄에 제공하기 위하여 사진을 촬영하였고 사진 촬영 당시 피고인이 무의식 상태에 있었다고 다투는 것은 사진의 증명력을 다투는 취지에 불과하여 의사표시의 효력과는 무관하며, 피고인이 이 사건 사진의 촬영일자 부분에 대하여 조작된 것이라고 다툰다고 하더라도 이 부분은 전문증거에 해당되어 별도로 증거능력이 있는지를 살펴보면 족한 것이므로, 원심과 같이 피고인의 변소에 비추어 위 증거동의의 의사표시가 단순히 사진 속의 인물이 피고인이 맞다는 취지의 진술에 불과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고, 피고인이 원심에 이르러 증거동의를 철회하였다고 하더라도 증거조사를 마친 후의 증거에 대하여는 동의의 철회로 인하여 적법하게 부여된 증거능력이 상실되는 것이 아니므로( 대법원 1994. 7. 29. 선고 93도955 판결, 1996. 12. 10. 선고 96도250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사진이 진정한 것으로 인정되는 한 이로써 이 사건 사진은 증거능력을 취득한 것이라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앞서 본 이유만으로 이 사건 사진이 증거능력이 없다고 보아 사실인정의 자료로 삼지 아니하고, 나머지 증거에 의하여서는 이 사건 공소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조치는 형사소송법상 증거능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채증법칙에 위배한 위법을 범한 것이라고 할 것이고, 따라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옳다. 그러므로 상고를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최종영(재판장) 정귀호 이돈희(주심) 이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