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다13754
손해배상(기)·매매대금 [대법원 1999. 7. 9., 선고, 98다13754, 판결] 【판시사항】 [1] 건설회사가 상가 및 그 부지를 특정인에게만 매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상가매매계약서는 다수계약을 위해 미리 정형화된 계약 조건이 아니므로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소정의 '약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2] 매매 목적 부동산에 처분금지가처분등기 및 소유권말소예고등기가 기입되어 있는 경우, 매도인은 매수인에게 이와 같은 등기를 말소하여 완전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적극) [3] 쌍무계약에서 당사자 일방이 부담하는 선이행의무와 대가관계에 있는 상대방 채무의 이행기가 아직 도래하지는 않았으나 그 이행기의 이행이 현저히 불투명한 경우, 당사자는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대가적 채무 간에 이행거절의 권능을 갖는 경우, 이행거절의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더라도 이행지체책임을 면하는지 여부(적극) [4] 쌍무계약인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이 선이행의무인 잔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던 중 매도인도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을 제공하지 아니한 채 그 이행기를 도과한 경우, 매도인과 매수인 쌍방의 의무가 동시이행 관계에 있게 되는지 여부(적극) [5] 매매 목적 부동산에 이미 제3자의 처분금지가처분등기나 소유권말소예고등기가 기입되어 있는 경우, 위 매매계약이 이행불능으로 되는지 여부(소극) [6]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한번 현실의 제공을 하여 상대방을 수령지체에 빠지게 하였으나 그 이행의 제공이 계속되지 않는 경우, 상대방이 동시이행항변권을 상실하는지 여부(소극) 및 이행의 제공이 중지된 이후에 상대방의 이행지체를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7] 법원의 석명권 행사와 그 한계
【판결요지】 [1] 건설회사가 상가 및 그 부지를 특정인에게만 매도하기로 하는 내용의 상가매매계약서는 다수계약을 위해 미리 정형화된 계약 조건이 아니라 할 것이므로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소정의 '약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본 사례. [2] 부동산 매매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는 매도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한이나 부담이 없는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지는 것이므로, 매매 목적 부동산에 처분금지가처분등기와 소유권말소예고등기가 기입되어 있는 경우에는 매도인은 이와 같은 등기를 말소하여 완전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다. [3]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상 선이행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데 그와 대가관계에 있는 상대방의 채무가 아직 이행기에 이르지 아니하였지만 이행기의 이행이 현저히 불투명하게 된 경우에는 민법 제536조 제2항 및 신의칙에 의하여 그 당사자에게 반대급부의 이행이 확실하여 질 때까지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고, 이와 같이 대가적 채무 간에 이행거절의 권능을 가지는 경우에는 비록 이행거절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아니하였다고 할지라도 이행거절 권능의 존재 자체로 이행지체책임은 발생하지 않는다. [4] 쌍무계약인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이 선이행의무인 잔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던 중 매도인도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을 제공하지 아니한 채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기를 도과한 경우, 여전히 선이행의무로 하기로 약정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과 매수인 쌍방의 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놓이게 된다. [5] 매매의 목적이 된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제3자의 처분금지가처분등기나 소유권말소예고등기가 기입되었다 할지라도, 가처분등기는 단지 그에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가처분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효과가 있는 것이고, 예고등기는 등기원인의 무효 또는 취소로 인한 등기의 말소 또는 회복의 소가 제기된 경우에 그 등기에 의하여 소의 제기가 있었음을 제3자에게 경고하여 계쟁 부동산에 관하여 법률행위를 하고자 하는 선의의 제3자로 하여금 소송의 결과 발생할 수도 있는 불측의 손해를 방지하려는 목적에서 하는 것이므로, 위 각 등기에 의하여 곧바로 부동산 위에 어떤 지배관계가 생겨서 소유권등기명의자가 그 부동산을 임의로 타에 처분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어서, 가처분등기 및 예고등기로 인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이 불가능하게 되어 바로 계약이 이행불능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 [6]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먼저 한번 현실의 제공을 하고 상대방을 수령지체에 빠지게 하였다 하더라도 그 이행의 제공이 계속되지 않는 경우는 과거에 이행의 제공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방이 가지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므로, 일시적으로 당사자 일방의 의무의 이행제공이 있었으나 곧 그 이행의 제공이 중지되어 더 이상 그 제공이 계속되지 아니하는 기간 동안에는 상대방의 의무가 이행지체 상태에 빠졌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 이행의 제공이 중지된 이후에 상대방의 의무가 이행지체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도 할 수 없다. [7] 법원의 석명권 행사는 당사자의 주장에 모순된 점이 있거나 불완전, 불명료한 점이 있을 때에 이를 지적하여 정정, 보충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계쟁 사실에 대한 증거의 제출을 촉구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서 당사자가 주장하지도 아니한 법률효과에 관한 요건 사실이나 독립된 공격방어 방법을 시사하여 그 제출을 권유함과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은 변론주의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석명권 행사의 한계를 일탈하는 것이다.
【참조조문】
[1]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2]
민법 제568조
[3]
민법 제2조 ,
제387조 ,
제536조 제2항
[4]
민법 제536조 ,
제568조
[5]
민법 제390조 ,
제568조 ,
부동산등기법 제4조 ,
제39조
[6]
민법 제387조 ,
제390조 ,
제460조 ,
제536조
[7]
민사소송법 제126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7. 2. 28. 선고 96다48312 판결, 대법원 1998. 12. 23. 선고 96다38704 판결(공1999상, 207) /[2]
대법원 1991. 9. 10. 선고 91다6368 판결(공1991, 2506),
대법원 1992. 2. 14. 선고 91다12349 판결(공1992, 1011) /[3][4]
대법원 1988. 9. 27. 선고 87다카1029 판결(공1988, 1328) /[3]
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5541 판결(공1997하, 2687) /[4]
대법원 1992. 7. 24. 선고 91다38723, 38730 판결(공1992, 2520),
대법원 1998. 2. 10. 선고 96다7793, 7809, 7816 판결(공1998상, 663),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604, 54611 판결(공1998상, 1042),
대법원 1998. 7. 24. 선고 98다13877 판결(공1998하, 2223),
대법원 1999. 2. 23. 선고 97다53588 판결(공1999상, 541) /[5]
대법원 1991. 7. 26. 선고 91다8104 판결(공1991, 2245),
대법원 1993. 5. 27. 선고 92다20163 판결(공1993하, 1859),
대법원 1994. 9. 13. 선고 94다21740 판결(공1994하, 2644),
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다2631 판결(공1998하, 2545) /[6]
대법원 1972. 11. 14. 선고 72다1513, 1514 판결(집20-3, 민112),
대법원 1993. 8. 24. 선고 92다56490 판결(공1993하, 2589),
대법원 1995. 3. 14. 선고 94다26646 판결(공1995상, 1602) /[7]
대법원 1997. 4. 25. 선고 96다40677, 40684 판결(공1997상, 1570),
대법원 1997. 12. 26. 선고 97다39742 판결(공1998상, 495),
대법원 1998. 4. 28. 선고 98다4712 판결, 대법원 1999. 4. 23. 선고 98다61463 판결(공1999상, 1014)
【전문】
【원고(반소피고),상고인】
주식회사 코린산업
【원고,상고인】 홍석신 (원고들 소송대리인 변호사 오용호 외 1인)
【피고(반소원고),피상고인】 롯데건설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장태규)
【피고,피상고인】 서원길 외 2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8. 2. 19. 선고 96나35615, 35622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반소에 관한 원고(반소피고) 주식회사 코린산업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위의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상고와 원고 홍석신의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원고 홍석신과 피고들 사이의 상고비용은 원고 홍석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원고(반소피고) 주식회사 코린산업(아래에서는 원고 회사라고 쓴다)의 상고이유에 관하여
가. 본소청구 부분 1) 제1점에 관하여 원심은, 이 사건 상가 및 상가부지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잔금은 상가 준공 후 2주 이내에 지급하고, 피고(반소원고) 롯데건설 주식회사(아래에서는 피고 회사라고 쓴다)는 원고 회사가 매매대금을 완납하고 건물이 준공되어 보존등기가 완료되면 즉시 소유권이전에 필요한 서류를 원고 회사에게 교부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인정하였다. 원심은 나아가, 위 인정 사실에 의하면, 잔금지급의무는 소유권이전등기의무보다 선이행관계에 있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니, 원심의 이러한 사실인정 및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경험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제2점에 관하여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에서 말하는 약관이라 함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를 불문하고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을 말한다(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그런데, 이 사건 상가매매계약서(갑 제1호증)의 형식이나 내용, 계약체결 경위에 비추어 보니, 매매잔금지급의무를 선이행의무로 규정한 위 계약서 제1조, 제2조의 규정은 이 사건 상가 및 그 부지 전체를 대상으로 하여 특정인인 원고 회사에게만 매도하는 계약 내용이고 다수계약을 위해 미리 정형화된 계약 조건이 아니라 할 것이므로 위 법률에서 말하는 약관이라고 할 수 없다. 또, 기록에 의하니, 피고 회사는 상가 인근에 아파트를 함께 건설하고 있었는데 상가와 아파트 부지의 분할 및 지적정리 등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자 이 사건 상가의 완공 후 등기이전 전에 이를 원고 회사에게 명도하되(실제 완공 무렵에 명도하였다) 소유권이전등기는 공부 정리 후에 하기로 하여 소유권이전등기 전에 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 사실을 알 수 있으므로 그와 같은 사정 아래에서 매매잔대금지급의무를 소유권이전등기의무보다 선이행하기로 약정하였다고 하여 신의칙에 반한다고도 할 수 없다. 같은 취지의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이나 신의칙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제3점, 제8점에 관하여 부동산 매매계약이 체결된 경우에는 매도인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한이나 부담이 없는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지는 것이므로(대법원 1991. 9. 10. 선고 91다6368 판결 참조), 매매 목적 부동산에 처분금지가처분등기와 소유권말소예고등기가 기입되어 있는 경우에는 매도인은 이와 같은 등기를 말소하여 완전한 소유권이전등기를 해 주어야 할 의무가 있고,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계약상 선이행의무를 부담하고 있는데 그와 대가관계에 있는 상대방의 채무가 아직 이행기에 이르지 아니하였지만 이행기의 이행이 현저히 불투명하게 된 경우에는 민법 제536조 제2항 및 신의칙에 의하여 그 당사자에게 반대급부의 이행이 확실하여 질 때까지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고, 이와 같이 대가적 채무 간에 이행거절의 권능을 가지는 경우에는 비록 이행거절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아니하였다고 할지라도 이행거절 권능의 존재 자체로 이행지체책임은 발생하지 않는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5541 판결, 1988. 9. 27. 선고 87다카102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매매 목적 부동산인 상가부지에 처분금지가처분등기 및 예고등기가 기입되어 있었다는 것이므로 소유권이전등기의무 이행기에 이행이 현저히 불투명한 경우라고 보아야 할 것이고, 비록 위 가처분등기 등이 이 사건 상가부지의 일부에 관하여서만 경료되었다고 할지라도 본안소송 결과에 따라서는 그 지상의 이 사건 상가까지 불법점유로써 철거당할 위험까지 있으므로 특별한 약정이 없는 한 매수인은 가처분등기 및 예고등기가 말소될 때까지 잔금 전부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또한, 쌍무계약인 매매계약에서 매수인이 선이행의무인 잔금지급의무를 이행하지 않던 중 매도인도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을 제공하지 아니한 채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기를 도과한 경우 여전히 선이행의무로 하기로 약정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매도인과 매수인 쌍방의 의무는 동시이행 관계에 놓이게 되고(대법원 1998. 3. 13. 선고 97다54604, 54611 판결, 1992. 7. 24. 선고 91다38723, 38730 판결 등 참조), 매매의 목적이 된 부동산에 관하여 이미 제3자의 처분금지가처분등기나 소유권말소예고등기가 기입되었다 할지라도 가처분등기는 단지 그에 저촉되는 범위 내에서 가처분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고, 예고등기는 등기원인의 무효 또는 취소로 인한 등기의 말소 또는 회복의 소가 제기된 경우에 그 등기에 의하여 소의 제기가 있었음을 제3자에게 경고하여 계쟁 부동산에 관하여 법률행위를 하고자 하는 선의의 제3자로 하여금 소송의 결과 발생할 수도 있는 불측의 손해를 방지하려는 목적에서 하는 것이므로(대법원 1998. 9. 22. 선고 98다2631 판결 참조), 위 각 등기에 의하여 곧바로 부동산 위에 어떤 지배관계가 생겨서 소유권등기명의자가 그 부동산을 임의로 타에 처분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어서, 가처분등기 및 예고등기로 인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이 불가능하게 되어 바로 계약이 이행불능으로 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3. 5. 27. 선고 92다20163 판결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 회사가 매매 목적 부동산에 가처분등기 및 예고등기가 경료되어 있다는 이유로 잔금 지급의 이행을 거절하고 있었고, 그 사이에 피고 회사 명의의 상가건물보존등기가 완료되어 피고 회사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기가 도래하였는데도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제공을 하지 않은 채 그 이행기가 도과하였으므로 원고 회사의 잔금지급의무와 피고 회사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게 되었다 할 것이며,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불능 상태도 아니고, 원고 회사의 잔금지급의무의 이행제공 없이 곧바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피고 회사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지체로 인한 채무불이행이 되는 것도 아니다. 원심은, 피고 회사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원고 회사의 매매대금지급의무보다 후이행의 관계에 있고, 다만 원고 회사는 일시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었을 뿐이어서 원고 회사가 선이행의무인 매매대금지급채무의 이행 또는 이행제공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없는 이상 피고 회사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가 이행지체에 빠졌다고 할 수 없으므로 원고 회사의 채무불이행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단함으로써 잔금지급의무를 이행기 도과 후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보다 여전히 선이행관계에 있다고 본 잘못은 있으나, 피고 회사에게 이행지체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이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나 경험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이나 이행제공, 이행지체에 관한 법리오해로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들 역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나. 반소청구 부분 1) 제4점, 제5점, 제6점에 관하여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 회사의 선이행의무인 잔금지급의무와 피고 회사의 후이행의무인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피고 회사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의 이행기가 도과하여 동시이행관계에 있게 되었다고 할 것이므로, 단지 원고 회사가 그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거절하였던 사유인 매매 목적 부동산에 기입된 가처분등기와 예고등기가 말소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 회사로서는 자신의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이행하거나 이행제공을 하여 동시이행항변권을 상실케 하지 않는 한 원고 회사에 대해 이행지체의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또,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먼저 한번 현실의 제공을 하고, 상대방을 수령지체에 빠지게 하였다 하더라도 그 이행의 제공이 계속되지 않는 경우는 과거에 이행의 제공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상대방이 가지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소멸하는 것은 아니므로, 일시적으로 당사자 일방의 의무의 이행제공이 있었으나 곧 그 이행의 제공이 중지되어 더 이상 그 제공이 계속되지 아니하는 기간 동안에는 상대방의 의무가 이행지체 상태에 빠졌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고, 따라서 그 이행의 제공이 중지된 이후에 상대방의 의무가 이행지체되었음을 전제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도 할 수 없다(대법원 1995. 3. 14. 선고 94다26646 판결, 1993. 8. 24. 선고 92다56490 판결 등 참조). 그러하니, 피고 회사가 1994. 11. 24. 소유권이전등기절차 이행에 필요한 서류를 준비하여 잔금 지급을 최고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이행의 제공이 계속되었다고 볼 자료가 없는 이 사건에서는 원고 회사의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고, 이행지체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도 할 수 없으므로, 원심으로서는 원고 회사의 동시이행항변을 받아들여 원고 회사로 하여금 피고 회사로부터 이 사건 상가 및 상가부지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의 이행을 받음과 상환으로 잔금 지급을 명하는 판결을 선고하였어야 할 것이다. 그럼에도 원심은 예고등기가 말소될 때까지만 선이행의무를 거절할 수 있을 뿐 그 이후부터 원고 회사는 선이행의무로서 먼저 잔금지급의무를 이행하여야 하며, 바로 이행지체책임을 진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동시이행의 항변을 배척하고 잔금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필경 동시이행의 항변권 및 이행지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를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정당하기에 받아들인다. 2) 제13점에 관하여 법원의 석명권 행사는 당사자의 주장에 모순된 점이 있거나 불완전, 불명료한 점이 있을 때에 이를 지적하여 정정, 보충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계쟁 사실에 대한 증거의 제출을 촉구하는 것을 그 내용으로 하는 것으로서 당사자가 주장하지도 아니한 법률효과에 관한 요건 사실이나 독립된 공격방어 방법을 시사하여 그 제출을 권유함과 같은 행위를 하는 것은 변론주의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으로서 석명권 행사의 한계를 일탈하는 것이다(대법원 1998. 4. 28. 선고 98다4712 판결, 1997. 12. 26. 선고 97다39742 판결 등 참조). 기록에 의하니, 피고 회사는 반소청구취지 중 제1심 패소 부분의 일부인 금 143,431,3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 청구 부분만 항소하였으나, 1997. 9. 23.자 반소항소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에서 반소청구 중 피고 회사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 회사는 피고 회사에게 금 143,431,3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과 제1심 인용금액인 금 236,568,700원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반소항소취지를 확장하였고, 그 후 1997. 12. 12.자 반소항소취지정정신청서로 반소청구 중 피고 회사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원고 회사는 피고 회사에게 금 38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므로 이는 이미 확장된 반소항소취지를 정리한 것에 불과하여 가사 원심법원이 위와 같은 반소항소취지의 정리를 명하였다고 하더라도 석명권의 범위 및 법원의 중립성, 공평성을 일탈하였다고 볼 것은 아니다.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원고 홍석신의 상고이유(제10점, 제11점, 제12점)에 관하여 원심은, 이 사건 매매 계약일인 1990. 5. 22. 피고 회사의 피용자인 피고 서원길, 박만줄, 지가진이 사실은 원고 홍석신의 이복형인 소외 홍정웅이 원고 홍석신이 피고 회사에게 아파트부지를 매도함에 있어 이의를 제기하였거나, 피고 회사가 홍정웅을 무마하기 위하여 그에게 금원을 지급한 사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 홍석신에게 홍정웅이 위와 같이 이의를 하므로 이 사건 아파트 및 상가의 분양을 원활히 하기 위하여 홍정웅에게 금원을 지급하여야 하므로(또는 이미 금원을 차용하여 이를 지급하였으니) 원고 홍석신이 그 금원을 부담하라고 거짓말하여 이에 속은 원고 홍석신으로부터 금 150,000,000원을 지급받아 이를 착복하였다는 원고 홍석신의 주장에 부합하는 증거들을 배척하고 달리 이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의하니, 원심의 이러한 인정과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나 경험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없다. 이 부분 상고이유의 주장들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결론 그러므로, 다른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보류한 채, 원심판결 중 반소에 관한 원고 회사의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며, 원고 회사의 나머지 상고와 원고 홍석신의 각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원고 홍석신과 피고들 사이의 상고비용은 원고 홍석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에 쓴 바와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김형선(재판장) 정귀호 이용훈 조무제(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