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다58443
소유권이전등기 [대법원 1999. 6. 17., 선고, 98다58443, 전원합의체 판결] 【판시사항】 여러 필지의 토지의 각 일부 지분을 명의신탁받은 명의수탁자가 임의로 명의신탁관계가 없는 다른 공유자들과의 공유물분할의 협의에 따라 그 중 특정 토지를 단독으로 소유하고 나머지 토지에 대한 지분을 다른 공유자에게 이전한 경우, 그 특정 토지 전부에 대하여 명의신탁관계가 존속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다수의견] 여러 필지의 토지의 각 일부 지분을 명의신탁받은 명의수탁자가 임의로 명의신탁관계가 없는 다른 공유자들과의 공유물분할의 협의에 따라 특정 토지를 단독으로 소유하고 나머지 토지에 대한 지분을 다른 공유자에게 이전한 경우, 명의수탁자가 특정 토지를 단독으로 소유하게 된 것은 형식적으로는 다른 공유자들의 지분의 등기명의를 승계취득한 것과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명의신탁받은 여러 필지의 토지에 분산되어 있는 지분을 분할로 인하여 취득하는 특정 토지에 집중시켜 그에 대한 소유 형태를 변경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공유물분할이 명의신탁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 사이의 명의신탁관계는 위 특정 토지 전부에 그대로 존속한다고 보아야 한다. [반대의견] 명의신탁자로부터 여러 필지의 토지의 각 일부 지분의 소유 명의를 신탁받은 명의수탁자가 임의로 위 부동산에 관하여 명의신탁관계가 없는 다른 공유자들과 공유물분할 협의의 형식으로 특정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에 관한 명의수탁자의 각 지분을 다른 공유자들에게 이전하고 위 특정 토지에 관한 다른 공유자들의 각 지분을 이전받았다면, 그 법률관계는 위 특정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에 관한 명의수탁자의 명의수탁지분에 관한 한, 명의수탁자가 그 지분을 처분한 것이라 할 것이니, 이로써 위 특정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에 관한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의 사이의 명의신탁관계는 소멸되었다 할 것이고, 위 특정 토지를 제외한 나머지 토지에 관한 명의수탁자의 수탁지분이 위 특정 토지에 옮겨져 명의신탁관계가 그대로 존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참조조문】 민법 제103조[명의신탁], 제269조
【참조판례】 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다215, 86다카1071 판결(공1987, 513)
【전문】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김해김씨 삼현파 여산종중
【피고,피상고인겸상고인】 망
【피고,피상고인】 【환송판결】 대법원 1997. 12. 9. 선고 96다30656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전주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피고 3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이 확정한 사실관계는 다음과 같다.
원고 종중은 그 소유의 이 사건 분할 전 임야 2필지에 관하여 1919. 4. 18.과 같은 달 25.에 종중원인 소외 2, 소외 3, 소외 4, 소외 5, 소외 6 또는 소외 2, 소외 3, 소외 4, 소외 5에게 소유 명의를 신탁하여 사정받았다.
원고 종중의 사실상의 대표자로서 종중의 재산을 관리하고 있던 소외 1이 1970. 8. 26. 및 같은 해 9. 30. 당시 시행중이던 임야소유권이전등기등에관한특별조치법에 의하여 이 사건 임야 2필지에 관하여 위 사정명의인들 중 아들이 없이 사망한 소외 6을 제외한 나머지 사정명의인들의 후손인 소외 1, 소외 7, 소외 10, 소외 13 공동명의로 각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그 후 소외 13은 1986. 12. 13. 이 사건 임야 중 그의 4분의 1 지분을 피고 4에게 매도하여 피고 4 명의의 지분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고, 소외 7의 상속인인 소외 8은 1989. 5. 4. 그의 4분의 1 지분을 소외 9에게 매도하고 소외 9 명의의 지분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으며, 소외 10의 상속인인 소외 11은 1990. 1. 16. 그의 4분의 1 지분을 소외 12에게 매도하고 소외 12 명의의 지분이전등기를 경료하여 주었다(이 사건 임야 외에 원고 종중 소유의 다른 24필지의 토지에 관하여도 위와 같은 경위로 소외 1, 소외 9, 소외 12, 피고 4의 공동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
소외 1, 소외 9, 소외 12, 피고 4는 1991. 4. 1. 이 사건 임야를 비롯한 26필지의 토지에 관하여 공유물분할의 협의를 하면서 이 사건 임야를 소외 1의 단독소유로 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이 사건 임야에 관한 소외 9, 소외 12, 피고 4의 각 지분이 소외 1에게 이전되었다.
나. 원심은 위와 같은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하여, 이 사건 임야에 대하여 소외 1, 소외 7, 소외 10, 소외 13의 공동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한 것은 사정명의인들로부터 명의수탁자를 변경한 것에 불과하고, 또 소외 1이 소외 7, 소외 10, 소외 13의 명의수탁자의 지위를 모두 승계하였으니, 소외 1의 상속인들인 피고들은 원고 종중에게 이 사건 임야 중 각 그 법정상속분에 따라 이 사건 소장부본 송달일자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임야에 대하여 소외 1, 소외 7, 소외 10, 소외 13 명의로 소유권보존등기를 경료한 소외 1의 행위는 원고 종중 대표자의 지위에서 이 사건 임야에 관한 명의수탁자를 변경하여 소외 1 등 4인에게 그 소유 명의를 새롭게 신탁하였다고 봄이 상당하다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임야의 명의수탁자인 소외 1의 지위를 상속한 피고들은 이 사건 임야 중 원래부터 소외 1 명의로 되어 있던 4분의 1 지분에 대하여는 각 그 법정상속분에 따라 위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나, 그 나머지 4분의 3 지분에 대하여는 공유물분할의 협의에 따라 이 사건 임야를 소외 1의 단독소유로 하기로 하여 제3취득자인 소외 9, 소외 12, 피고 4의 각 지분이 소외 1에게 이전된 것이므로 소외 1이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였다고 판단하여 이를 배척하고 있다.
2.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서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이 사건 임야를 비롯한 26필지 토지의 명의수탁자의 1인인 김종건이 그 각 4분의 1 지분에 대한 소유권을 적법하게 취득한 제3취득자들인 김흥국, 김영옥, 김태욱와의 사이의 공유물분할의 협의에 따라 이 사건 임야를 김종건의 단독소유로 하기로 하고 이 사건 임야에 관한 김흥국 등 3인의 지분을 이전받는 형식을 취하여 그 단독소유명의로 등기하였음이 분명하다. 따라서 김종건이 이 사건 임야를 단독소유하게 된 것은 형식적으로는 제3취득자들의 지분의 등기명의를 승계취득한 것과 같은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원고 종중으로부터 명의신탁받은 이 사건 임야를 비롯한 26필지의 토지에 분산되어 있는 지분을 분할로 인하여 취득하는 이 사건 임야에 집중시켜 그에 대한 소유 형태를 변경한 것에 불과하다고 할 것이므로, 그 공유물분할이 원고 종중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하더라도 원고 종중과 김종건 사이의 명의신탁관계는 이 사건 임야 전부에 그대로 존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다215, 86다카1071 판결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와 달리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임야 중 4분의 3 지분에 대하여는 소외 1이 유효하게 소유권을 취득하여 명의신탁관계가 해소되었음을 전제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한 조치는 명의신탁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피고 3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실을 인정하여 피고들에 대하여 이 사건 임야의 지분 4분의 1에 관한 명의신탁해지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이행을 명한 조치는 수긍이 가고, 거기에 경험칙에 반하는 증거 판단을 하여 채증법칙을 위반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는 받아들일 수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원고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이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피고 3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의 상고는 모두 기각하기로 하는바, 이 판결에는 제2항의 판단에 관하여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김형선, 대법과 이임수, 대법관 송진훈의 반대의견이 있는 이외에는 관여 대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었다.
5. 대법관 정귀호, 대법관 김형선, 대법관 이임수, 대법관 송진훈은 위 '2.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한 판단에 대하여 의견을 달리한다. 원고로부터 이 사건 임야를 비롯한 26필지의 토지의 각 4분의 1 지분의 소유 명의를 신탁받은 김종건이 위 부동산에 관하여 명의신탁관계가 없는 다른 공유자들인 김흥국 등과 공유물분할 협의의 형식으로 이 사건 임야를 제외한 다른 토지(이하 이 사건 임야를 제외한 다른 토지를 '다른 토지'라고 줄여쓴다)에 관한 김종건의 각 4분의 1 지분을 위 김흥국 등 다른 공유자들에게 이전하고 이 사건 임야에 관한 위 김흥국 등의 각 4분의 3 지분을 이전받았다면, 그 법률관계는 다른 토지에 관한 김종건의 명의수탁지분에 관한 한, 김종건이 그 지분을 처분한 것이라 할 것이니, 이로써 다른 토지에 관한 원고와 김종건과의 사이의 명의신탁관계는 소멸되었다 할 것이고, 다른 토지에 관한 김종건의 수탁지분이 이 사건 임야에 옮겨져 명의신탁관계가 그대로 존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원고 종중이 소외 1에게 소유명의를 신탁하였던 것은 이 사건 임야의 각 4분의 1지분일 뿐, 그 나머지 각 4분의 3 지분에 관하여는 애당초 명의를 신탁한 사실이 없었으므로, 그 지분 4분의 3에 관하여(또는 이 사건 임야 전체에 관하여) 명의신탁관계가 존속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소외 1이 공유물분할의 형식으로 위 26필의 토지에 분산되어 있던 그 명의수탁 지분을, 다수의견이 설명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임야에 집중시켜 그 소유 형태를 변경한 것에 불과하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공유물분할의 합의가 명의신탁자인 종중의 의사와 관계없이 이루어진 이 사건에 있어서는, 다른 토지의 지분에 관한 명의신탁관계가 이 사건 임야(지분이거나 전체이거나)에 관한 명의신탁관계로 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다수의견이 원용하고 있는 대법원 1987. 2. 24. 선고 86다215, 86다카1071 판결은 '부동산의 공동명의수탁자'가 그 명의수탁받은 1필의 특정 토지에 대하여 이를 2필지로 나누어 각 그 지분을 서로 이전하여 단독소유로 하는 공유물분할을 한 사안에서, 이는 수탁자들이 대외적인 소유 형태를 변경하는 것일 뿐, 이를 들어 명의신탁관계를 소멸시키는 수탁부동산의 처분행위라고는 볼 수 없다는 이치를 밝힌 것으로서, 소외 1이 다른 공유자인 소외 9 등과 공동명의수탁관계에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문제된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전혀 현물분할이 이루어진 바도 없다는 점에서 위 판례는 이 사건의 경우와는 그 사안이 전혀 다르므로, 이 사건의 경우에 원용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없다. 또 명의수탁받은 부동산이 그 수탁명의자의 임의의 처분행위에 의하지 아니하고, 토지수용이나 그와 유사한 법률관계에 의하여 수탁명의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그 수탁부동산이 제3자에게 이전되고 그에 대한 보상금 등이 지급되는 경우에 그 보상금 등이 명의신탁자와 명의수탁자와의 내부관계에서 명의신탁자에게 귀속된다 하여, 명의수탁자의 임의처분행위가 개재된 이 사건의 경우에도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처음부터 없었던 명의신탁관계가 존속하는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소외 1이 다른 토지에 대한 그 명의수탁지분을 다른 사람에게 양도하면서 그 대가로 이 사건 임야에 대한 다른 사람의 지분을 취득한 행위는 도의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할 것이고, 또한 다른 토지의 지분의 처분에 대하여 별도의 손해배상책임을 추궁하는 것보다는, 다른 토지에 대한 명의신탁관계가 이 사건 임야에 관하여 그대로 존속하는 것으로 보아 그 명의신탁해지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를 넘기게 하는 것이 간편한 해결방법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점에서 다수의견이 일리가 없는 바 아니나, 이러한 논리는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건을 통하여 확립되어 온 명의신탁관계의 종료에 관한 판례법 이론과는 근본적으로 어긋나는 것이어서 수용할 수가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임야전부에 관하여 원고 종중과 소외 1과의 사이에 명의신탁관계가 있음을 전제로 한 원고의 청구를 일부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그에 불복하는 원고의 상고는 이유 없다고 할 것이다.
대법원장 윤관(재판장) 정귀호(주심) 박준서 이돈희 김형선 지창권 신성택 이용훈 이임수 송진훈 서성 조무제 변재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