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도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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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약취유인)·강간치상(인정된 죄명 : 미성년자간음)·미성년자유인 [대법원 98도690, 선고, 1998.5.15, 판결]

판시사항[편집]

[1] 미성년자유인죄의 성립요건 [2] 미성년자를 가출하도록 유인하여 사실적 지배하에 둔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편집]

[1] 형법 제287조의 미성년자유인죄란 기망 또는 유혹을 수단으로 하여 미성년자를 꾀어 그 하자 있는 의사에 따라 미성년자를 자유로운 생활관계 또는 보호관계로부터 이탈하게 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적 지배하에 옮기는 행위를 말하고, 여기서 사실적 지배라고 함은 미성년자에 대한 물리적·실력적인 지배관계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2 제2항 제3호 후단은 위 미성년자유인죄를 범한 자에 대한 가중처벌을 규정한 것이므로, 위의 어느 죄든 그것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피고인이 미성년자를 자기 또는 제3자의 물리적·실력적인 지배하로 옮길 범의를 가지고 미성년자를 기망 또는 유혹하여 미성년자를 위와 같은 지배하에 두었음이 증거에 의하여 입증되어야 한다. [2] 미성년자유인죄에 대하여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을 미성년자를 가출하도록 유인하여 사실적 지배하에 둔 것으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파기한 사례.


참조조문[편집]

[1] 형법 제287조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2 제2항 제3호 / [2] 형사소송법 제308조 , 형법 제287조 ,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2 제2항 제3호


【참조판례】 [1] 대법원 1976. 9. 14. 선고 76도2072 판결(공1976, 9357), 대법원 1982. 4. 27. 선고 82도186 판결(공1982, 546), 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도2980 판결(공1996상, 1186)


【전문】 【피고인】 【상고인】 피고인 【변호인】 법무법인 광장 담당변호사 서정우 외 1인 【원심판결】 광주고법 1998. 2. 25. 선고 97노605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1. 원심판결의 요지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용 증거에 의하여 다음과 같은 공소사실을 그대로 인정하고 피고인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유지하였다. 즉 피고인은 '캐스팅' 잡지사의 기획실장으로 근무하면서 사진모델로 응모하여 알게 된 박○현(여, 16세)이 가족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모델이나 영화배우로 활동하기를 원한다는 사실을 알고, (1) 1997. 4. 13. 14:30경 박○현을 모델이나 영화배우로 활동하게 할 의사나 능력을 갖고 있지 아니함에도 박○현에게 "내가 알고 있는 영화사 사람에게 너의 사진을 보여주니 좋은 반응을 보였다. 그 쪽에서 너의 사진을 원하니 만나서 사진을 찍어야겠다. 금수장여관으로 나와라."라고 속여 그 날 15:00경 광주 북구 중흥동 소재 금수장여관 방에서 박○현을 만나 그에게 "우선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영화사로 보내자. 영화배우가 될 수 있도록 도와 주겠다."라고 속여 박○현의 나체사진을 찍은 후 귀가시켰다가, 1997. 4. 19. 토요일 오후에 전화로 박○현에게 "그 사진을 영화사 사람에게 보여 주었더니 금년 5월에 영화 한 편을 만드는데 조연급으로 출연시켜도 되겠다고 오케이를 하였다. 그러니 내일 오후 4시에 금수장여관 방에서 만나자."라고 박○현을 속여 그로 하여금 다음날 15:30경 광주 북구 용봉동에 있는 집을 떠나 16:00경 위 금수장여관으로 오게 한 다음 그 곳에서 박○현에게 "우선 할 일이 있으니 목포로 가자. 내일 서울로 보내 주겠다."라고 속여 그 때부터 1997. 4. 24. 02:00경까지 목포시 소재 피고인의 자취방, 전남 영암군 독천면 소재 동아전문대학 등지로 박○현을 데리고 다녀 미성년자를 유인하고, (2) 1997. 4. 24. 02:00경 피고인이 잠자고 있는 동안에 박○현이 서울에서 모델 등으로 활동할 생각으로 피고인의 급우인 공소외 1을 따라 서울로 간 사실을 알고 다음날 10:00경 공소외 1을 호출하여 전화로 "빨리 박ㅇ현이를 데리고 목포로 와라. 박ㅇ현이를 데리고 오지 않으면 죽여 버리겠다."라고 말하고, 이어서 그 전화로 박○현에게 "집에 들어가면 엄마와 오빠가 가만 두지 않을 것이다. 학교에서도 최소한 정학이다."라고 말하여 그 날 17:00경 위 공소외 1과 박○현을 목포 버스터미널로 오게 한 다음 그 때부터 박○현을 피고인의 자취방에서 기거하게 하면서 같은 달 26. 16:00경 위 공소외 2에게 전화로 "내가 박ㅇ현이를 데리고 있는데 박ㅇ현이가 집에 들어가지 않는다."라고 말하여 공소외 2로부터 만나자는 요구를 받자, 다음날 17:00 목포터미널 근처의 '소금창고' 카페에서 만나기로 약속하고 이를 박○현에게 알려 그로부터 "엄마를 만나러 약속장소로 가겠다."라는 말을 듣고 "네가 엄마를 만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르니 너는 엄마를 만나지 말아라. 내가 알아서 엄마를 설득해서 만나도 좋으면 너를 데리러 오겠다."라고 말하고, 같은 달 27. 17:00경 위 '소금창고' 카페에서 공소외 2와 박○현의 오빠인 공소외 3 등에게 "박ㅇ현이가 목포에 없고 서울에 있다."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박○현을 호출하여 박○현으로부터 걸려 온 전화를 받으면서 일방적으로 "나 목포에 있는데 너 어디에 있느냐? 응, 서울에 있어? 그럼 내가 서울에 가서 연락을 할 테니 꼼짝 말고 기다려라."라고 말하여 공소외 3 등을 속인 다음 그 날 22:00경 공소외 3 등과 함께 목포를 출발하여 다음날 03:40경 부천시 소재 피고인의 집으로 가서 공소외 3에게 "박ㅇ현이를 호출하여 데려오겠다."라고 말하여 공소외 3 등을 그 곳에서 기다리게 한 다음 07:00경 부천을 출발하여 11:00경 목포의 자취방에 도착하여 박○현에게 "이제 서울로 가자. 우선 부천에 형님집이 있으니 그 곳으로 가자."라고 말하여 피고인의 차량에 박○현을 태우고 같은 달 29. 04:00경 부천시 원미구 작동 소재 피고인의 형인 공소외 4 소유 빈 집의 방으로 데리고 가 박○현을 유인한 다음, 그 곳에서 박○현에게 "모델이 되려면 이 정도는 참아야 한다."고 말하면서 박○현의 옷을 벗기려다가 박○현이 두 손으로 가슴을 가린 채 옷을 붙잡고 발을 구르고 소리를 지르면서 반항하자 주먹으로 얼굴을 때릴 듯한 태도를 보이며 "야, 네가 더 힘이 세냐, 내가 더 힘이 세냐. 나를 그렇게 못 믿느냐."라고 말하면서 박○현을 넘어뜨린 다음 박○현의 몸을 짓누른 채 옷을 모두 벗기고, 박○현이 이불을 안고 웅크리자 "여기 집에는 아무도 없다. 악을 써 보아야 아무 소용이 없다."라고 말하면서 상체로 박○현의 가슴을 누르고 왼팔로는 박○현의 목을 감고, 발로 박○현의 양다리를 벌리고 오른손의 손가락을 박○현의 질에 집어 넣고, 그 손가락으로 박○현의 음부를 할퀴고 1회 간음하여 위계 및 위력을 행사하여 미성년자인 박○현을 간음하고, 유인한 미성년자에게 가혹한 행위를 가하였다는 것이다. 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1) 형법 제287조의 미성년자유인죄란 기망 또는 유혹을 수단으로 하여 미성년자를 꾀어 그 하자 있는 의사에 따라 미성년자를 자유로운 생활관계 또는 보호관계로부터 이탈하게 하여 자기 또는 제3자의 사실적 지배하에 옮기는 행위를 말하고(대법원 1976. 9. 14. 선고 76도2072 판결, 1996. 2. 27. 선고 95도2980 판결 참조), 여기서 사실적 지배라고 함은 미성년자에 대한 물리적·실력적인 지배관계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제5조의2 제2항 제3호 후단은 위 미성년자유인죄를 범한 자에 대한 가중처벌을 규정한 것이므로, 위의 어느 죄든 그것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피고인이 미성년자를 자기 또는 제3자의 물리적·실력적인 지배하로 옮길 범의를 가지고 미성년자를 기망 또는 유혹하여 미성년자를 위와 같은 지배하에 두었음이 증거에 의하여 입증되어야 할 것이다. 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은, 위 박○현은 모델이나 영화배우가 될 생각으로 스스로의 판단하에 가출하여 귀가하지 않았던 것이고, 피고인은 오히려 박○현에게 여러 차례 귀가를 권유하다가 결국에는 박○현의 가족에게 연락하여 집으로 돌아가게 하였을 뿐이며, 박○현을 간음한 사실도 없다고 일관되게 주장하고 있는바, 이 사건에서 유죄의 증거로 채용된 박○현의 진술내용을 비롯한 판시 증거들이 과연 신빙성이 있는 것이며 피고인이 박○현을 사실적 지배하에 둔 것인지를 피고인의 진술내용 및 기록에 드러난 사정과 대비하여 차례로 살펴보기로 한다. (2) 피고인은 당시 29세로서 '사랑과 이별의 시'라는 시집을 출간하고 예명으로 극단을 운영한 바 있으며, 잡지사 기획실장으로 근무한 관계로 연예계 인사들과 어느 정도의 지면이 있었으며, 한편으로는 간호조무사 자격을 취득하여 어머니 공소외 5가 경영하는 산부인과의원에서 일한 경력이 있고, 1997년에는 위 동아전문대학 환경공업과에 입학하여 목포의 자취방에서 생활하면서 '집현전' 입시학원에서 영어 강의와 학원 운영을 도와주고 있었다. 박○현은 광주시내 경신여자고등학교에 재학 중이던 1996. 8.경 위 잡지사의 사진모델로 당선되어 위 잡지에 사진이 게재된 바 있어 피고인을 알게 되었고, 한편 피고인은 그 무렵 박○현의 고모 공소외 6을 소개받아 사귄 바 있었으며, 박○현은 그 이후 피고인과 전화연락을 계속하면서 연예계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부탁하여 왔음을 알 수 있다. (3) 피고인은 자신이 알고 있는 영화인에게 박○현의 사진을 보일 생각으로 위 1997. 4. 13. 금수장여관에서 박○현을 만나 사진을 7장 정도 찍었으나 이는 옷을 입은 채 팔다리가 드러난 정도의 사진이고 나체사진은 아니라고 진술하면서 그 중 사진 3장을 제시하고 있다(공판기록 592쪽). 그런데 위 박○현의 진술내용은, 경찰에서는 야한 포즈로 몇 번 찍은 후 완전히 알몸인 상태에서 앞뒤를 여러 번 찍었다고 진술하다가(수사기록 11쪽), 피고인과의 대질신문에서는 옷을 입고 필름 1통을 찍고 누드로 1통 정도를 방안에서만 찍었다고 하였으며(수사기록 57쪽), 검찰에서는 단지 누드사진을 찍었다고만 진술하였는데(수사기록 148쪽), 제1심 법정에서는 나체사진으로 침대에서 3, 4장은 주로 정면 부분을 찍었고 욕실에서 샤워하는 장면 2, 3장은 주로 측면을 찍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바(공판기록 350쪽, 364쪽), 이와 같이 알몸사진의 내용이나 수량이 뚜렷이 엇갈리고 있는 것은 박○현이 진실을 그대로 진술하고 있는지를 심히 의심할 만한 사정이 된다고 할 것이다. (4) 피고인은 4. 19.에 박○현과 전화통화를 한 바 없고 영화에 출연시켜 준다는 약속으로 가출을 권유한 바도 없으며, 4. 13.에 미리 약속한 바에 따라 4. 20. 박○현을 만났는데, 그 날 박○현이 가족들 몰래 집을 나왔다고 하면서 서울로 데려가 영화배우가 되도록 도와달라고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우선 박○현의 집 전화번호에 대한 시외통화내역을 조사한 결과 4. 19.에 피고인이 있던 목포지역과 시외통화를 한 바 없음이 기록상 드러나 있고, 4. 13.에 박○현이 생리가 불순한 증상을 피고인에게 말하여 피고인이 의약품 '에스트로겐'을 구해주겠다고 하였다는 것이며, 4. 20.에 만났을 때 피고인이 위 약을 가져다주어 박○현은 즉석에서 이를 복용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과연 4. 19.에 공소사실과 같이 가출을 유도하는 전화통화가 있었는지도 의심스럽다 할 것이다. 또한 박○현의 진술은 피고인이 박○현을 5월에 영화에 출연시켜 줄 것처럼 말하였다는 것뿐이고, 피고인이 가출을 권하였는지에 관한 언급은 없으며, 5월이 되기까지 10일이 넘는 기간과 그 이후에 장차 어떻게 숙식을 해결하며 어떠한 경로를 밟아 영화에 출연시켜 주겠다는 것인지에 관하여도 아무런 설명을 찾아볼 수 없고, 또한 그 이후 박○현이 피고인에게 그와 같은 약속을 지키라고 요구한 바 있다고 볼 사정도 전혀 나타나 있지 아니하다. 거기에다가 당시 피고인은 부천의 집을 떠나 목포에서 대학의 수업과 학원의 일에 열중하던 중이었고 실제로 박○현이 가출한 후에도 피고인은 종전과 같이 학교와 학원의 일에 성실하였던 것으로 보이며, 피고인이 박○현과 같은 자취방 또는 여관방에서 여러 밤을 보냈으면서도 그를 간음하였거나 그러한 의도를 보인 바도 없었던 것으로 인정되고, 달리 피고인이 박○현을 유인할 만한 어떠한 범행의 동기도 발견할 수 없다. (5) 피고인은 박○현이 4. 20. 피고인을 따라 목포로 온 후 그에게 집으로 돌아가라고 수차례 권유하였으나, 박○현은 오빠가 무섭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듣지 아니하였고, 박○현은 그 곳에서 지극히 자유스런 생활을 하였다고 주장하고 있다. 피고인의 급우들의 진술과 박○현의 일부 진술 등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박○현은 4. 20. 이후 피고인의 자취방에서 피고인과 같이 잠을 자고, 피고인의 대학에도 따라가 급우들에게는 피고인의 사촌동생이라고 소개하면서 같이 어울렸으며, 피고인이 없는 경우에도 급우들과 당구장, 노래방, 소주방 등을 다니며 놀았고, '공부하기도 싫고 학교 가기도 싫어서 집을 나왔는데 오빠에게 맞아 죽을 것 같아서 집에 못 들어간다.'고 말하기도 하였다. 박○현은 샤워를 하고 싶다고 말하여 피고인과 여관방을 잡아 숙박한 경우가 2회 있었으며, 한 번은 박○현이 피고인의 급우와 함께 여관에 들어가는 것을 피고인이 발견하고 데려나온 바가 있었다. 또 박○현은 피고인의 급우 공소외 1이 마음에 든다고 하였으나 피고인이 공소외 1은 여자관계가 복잡하다며 교제를 말린 사실이 있는데, 박○현은 4. 24. 02:00경 피고인에게 "저 그냥 집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죄송해요. 폐만 끼쳐 드리고 ...... 이젠 술 드시면서 저 때문에 고민하시지 마세요. 그럼 정말 죄송했습니다."라는 메모를 남겨 집에 돌아가는 것처럼 하고 공소외 1의 기숙사로 가서 공소외 1과 함께 서울로 올라가 같은 방에서 잠을 자기도 하였으며, 박○현이 공소외 1을 따라 서울로 간 사실을 안 피고인은 급히 공소외 1에게 연락하여 박○현을 도로 데리고 오도록 조치하였다. 위 사실관계 등에 의하면, 박○현이 목포에서 피고인과 함께 지낸 것은 박○현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한 것이고, 오빠 등 가족들의 태도가 두려워 쉽사리 집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있었을 뿐이라고 할 것이며, 피고인의 위협이나 기망으로 인하여 피고인의 실력적인 지배하에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보이므로,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박○현의 진술 부분은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 할 것이다. (6) 피고인은 4. 24. 박○현의 집에 전화를 하여 그의 어머니 공소외 2에게 박○현이 학교에서 정학을 당하지 않도록 조치를 해두라고 말한 바가 있고, 4. 26.에 다시 전화를 하여 4. 27. 위 '소금창고'에서 공소외 2와 박○현의 오빠 공소외 3 등을 만났는데, 피고인은 당시 공소외 3과 그 친구 등이 심하게 협박하므로 겁을 먹고, 박○현이 마치 서울에 있으면서 피고인과 연락만 되는 것으로 거짓말을 하였고, 이에 공소외 3 등의 요구에 따라 그들을 부천시 피고인의 집으로 안내하여 놓은 후, 혼자서 몰래 목포로 내려와 박○현에게 위와 같은 사정을 말하고 그를 부천으로 데려갔는데, 도착시간이 04:00경이어서 비어있던 형의 집으로 갔고, 거기에서 박○현이 스스로 옷을 모두 벗고 누워서 허벅지가 아프다고 하므로 문질러준 바가 있으나 간음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한다. 먼저 박○현은 위 약속장소에 어머니를 만나러 가겠다고 하였는데 피고인이 가지 못하게 하였다는 것이나, 가족 몰래 가출을 한 다음 귀가할 경우 오빠와 어머니로부터 야단맞을 것을 두려워하고 있던 박○현이 그것도 집이 아닌 위 약속장소에 스스로 가겠다고 하였고, 또 피고인이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하였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므로, 박○현의 위 진술은 믿기 어렵다 할 것이다. 다음으로 피고인이 박○현을 부천으로 데려간 것은 부천에서 박○현의 오빠에게 데려다 주기 위한 것이었으며, 박○현이 그와 같은 피고인의 말을 듣고 부천으로 따라간 사실은 박○현도 이를 인정하고 있으므로, 이를 들어 피고인이 박○현을 유인한 것이라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다. 한편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은 산부인과의원에서 간호조무사로 일한 경력이 있고, 박○현과 금수장여관의 방에서 단둘이 2회 만났으며, 목포의 자취방에서 며칠간 같이 잠을 잤고, 여관방에 2회 같이 투숙한 사실이 있었음에도 이 사건 이전에는 한 번도 성관계를 가진 바가 없었음은 박○현의 진술에 의하여도 분명하고, 거기에다가 피고인은 불과 1시간 후인 05:00경 피고인의 집으로 출발하여 공소외 3에게 박○현을 데려다 주도록 예정되어 있었으며, 피고인은 박○현의 오빠로부터 박○현을 유인한 것으로 의심받아 심한 협박을 받고 있었던 상황이었는바, 위와 같은 점을 종합하여 보면 박○현이 옷을 벗은 상태에서 피고인과 같이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피고인이 갑자기 욕정을 일으켜 박○현을 간음하였으리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더구나 박○현은 신장 173㎝에 54㎏의 체중임에 비하여 피고인은 신장이 164㎝에 불과한 왜소한 체격이라고 진술하고 있어, 박○현이 거부하는데도 불구하고 피고인이 공소사실과 같이 강제적인 수단으로 박○현을 쉽사리 간음할 수 있었으리라고 볼 수도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박○현을 간음하였다는 부분에 관한 박○현의 진술내용도 역시 그 신빙성이 의심스럽다고 할 수밖에 없다. (7) 박○현이 피고인으로부터 간음을 당하였다는 사실은 박○현이 4. 29. 광주의 집으로 돌아간 후 경찰관인 고모 공소외 7이 박○현에게 하혈증상이 있음을 알아내고 추궁을 한 끝에 그와 같은 말을 듣게 된 것인바, 박○현은 기왕에 처녀막 파열이 있었고 의사의 진단시에 질부위의 상처도 발견된 바가 없음에도 그 하혈은 3, 4일간 지속되었다고 스스로 진술하고 있는데, 피고인의 간음으로 인하여 그와 같은 장시간의 출혈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반면 위 4. 20.에 복용한 에스트로겐의 영향으로 하혈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이 상당하다는 점은 의학적으로도 널리 인정되는 소견으로 드러나 있다. 또한 피고인은 4. 27. 공소외 3 등으로부터 위와 같이 심한 협박을 당하였고, 4. 29. 박○현을 가족에게 인계한 후에도 심한 협박을 당하였으며, 4. 30.에는 위 공소외 7과 공소외 3 및 그 친구들로부터 박○현을 간음하였다는 의심을 받고 심하게 구타를 당하여 좌측 제6, 7늑골 골절, 항문열상, 직장출혈상 등을 입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전후의 사정으로 미루어 볼 때, 박○현은 공소외 7 등 가족으로부터 하혈증상의 원인을 심하게 추궁당하자 그 책임을 피고인에게 돌리기 위하여 허위의 진술을 하였을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8) 형사재판에 있어서 유죄의 인정은 법관으로 하여금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공소사실이 진실한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게 할 수 있는 증명력을 가진 증거에 의하여야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증거가 없다면 설령 피고인에게 유죄의 의심이 간다고 하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인바, 위와 같이 그 신빙성에 의심스러운 점이 있는 박○현의 진술은 이를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는 것이고, 그 밖의 채용 증거들은 공소사실을 인정하기에 족한 증거가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박○현이 가출하여 피고인과 같이 지낸 바가 있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인이 박○현을 기망 또는 유혹하여 자기의 사실적 지배하로 옮긴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음은 물론이라 할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위의 증거들에 의하여 피고인을 유죄로 인정하였으니, 거기에는 채증법칙을 위반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고 미성년자유인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고, 이와 같은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므로,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3. 결 론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천경송(재판장) 지창권 신성택(주심) 송진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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