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다12376
채무부존재확인 [대법원 1999. 7. 9., 선고, 99다12376, 판결] 【판시사항】 [1] 면책적 채무인수의 법률효과 및 개인이 상사시효의 적용을 받는 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한 경우에도 그 인수채무의 소멸시효기간은 상사시효의 적용을 받는지 여부(적극) [2] 면책적 채무인수가 소멸시효의 중단사유인 채무승인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1] 면책적 채무인수라 함은 채무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이를 종래의 채무자로부터 제3자인 인수인에게 이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으로서, 채무인수로 인하여 인수인은 종래의 채무자와 지위를 교체하여 새로이 당사자로서 채무관계에 들어서서 종래의 채무자와 동일한 채무를 부담하고 동시에 종래의 채무자는 채무관계에서 탈퇴하여 면책되는 것일 뿐이므로, 인수채무가 원래 5년의 상사시효의 적용을 받던 채무라면 그 후 면책적 채무인수에 따라 그 채무자의 지위가 인수인으로 교체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소멸시효의 기간은 여전히 5년의 상사시효의 적용을 받는다 할 것이고, 이는 채무인수행위가 상행위나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2] 면책적 채무인수가 있은 경우, 인수채무의 소멸시효기간은 채무인수와 동시에 이루어진 소멸시효 중단사유, 즉 채무승인에 따라 채무인수일로부터 새로이 진행된다.
【참조조문】 [1] 민법 제453조, 제454조, 상법 제64조 [2] 민법 제168조, 제178조 제1항, 제453조, 제454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6. 10. 11. 선고 96다27476 판결(공1996하, 3325) /[2] 대법원 1969. 10. 14. 선고 69다1497 판결
【전문】
【원고,상고인】
【피고,피상고인】
【환송판결】
대법원 1998. 10. 2. 선고 98다26583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원고가 소외 신세계종합건설 주식회사의 피고에 대한 대여금 채무를 면책적으로 인수함과 동시에 이를 담보하기 위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에 관하여 채무자를 원고로, 근저당권자를 피고로 하는 원심 판시의 근저당권설정등기를 경료하여 주었으므로, 위 근저당권의 피담보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원고의 첫 번째 주장은 이유 없다고 하여 이를 배척한 다음,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인수채무는 원래 소외 회사가 부담하던 상사채무와 동일한 것으로서 위 근저당권 설정일인 1988. 11. 14.로부터 5년이 경과함으로써 소멸시효의 완성으로 소멸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하여 판단하기를, 원고의 피고에 대한 채무가 채무인수에 의한 것이라면 그 소멸시효의 완성 여부도 인수채무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인수채무가 상사채무인지 여부는 채권자와 채무인수자 사이에서 채무인수행위가 채권자 또는 채무인수자의 상행위 내지 보조적 상행위로 인한 것인지 여부에 따라 가려져야 할 것인데, 원고의 채무인수행위가 상행위 또는 보조적 상행위로 인한 것이라는 점에 대한 아무런 주장 $입증이 없으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인수채무는 상사채무가 아닌 민사채무로 보아야 하고, 위 근저당권 설정일로부터 10년이 되기 전인 1996. 11.경 채권자인 피고가 위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를 신청함으로써 소멸시효가 중단되었으므로 결국 원고의 위 주장도 역시 이유 없다고 배척하였다.
2. 그러나 면책적 채무인수라 함은 채무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이를 종래의 채무자로부터 제3자인 인수인에게 이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으로서, 채무인수로 인하여 인수인은 종래의 채무자와 지위를 교체하여 새로이 당사자로서 채무관계에 들어서서 종래의 채무자와 동일한 채무를 부담하고 동시에 종래의 채무자는 채무관계에서 탈퇴하여 면책되는 것일 뿐이므로(대법원 1996. 10. 11. 선고 96다27476 판결 참조), 인수채무가 원래 5년의 상사시효의 적용을 받던 채무라면 그 후 면책적 채무인수에 따라 그 채무자의 지위가 인수인으로 교체되었다고 하더라도 그 소멸시효의 기간은 여전히 5년의 상사시효의 적용을 받는다 할 것이고, 이는 채무인수행위가 상행위나 보조적 상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고 하여 달리 볼 것이 아니다. 다만, 그 소멸시효기간은 채무인수와 동시에 이루어진 소멸시효 중단사유, 즉 채무승인에 따라 채무인수일로부터 새로이 진행되는 것일 뿐이므로(대법원 1969. 10. 14. 선고 69다1497 판결 참조),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인수채무는 1988. 11. 14.로부터 5년이 경과함으로써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이 사건 인수채무의 소멸시효기간이 민사채무에 관한 10년이라고 본 나머지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아니하였다고 판단한 것은 채무인수와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할 것이다.
3. 그런데 피고는 원고의 소멸시효 주장에 대하여 원고가 소멸시효완성 후 시효이익을 포기하였다는 항변을 하고 있는바,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1996. 10. 31. 이 사건 인수채무를 담보하기 위하여 설정된 위 근저당권에 기하여 이 사건 각 부동산에 대한 임의경매를 신청하였고, 이에 따라 같은 해 11. 4.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된 사실, 그 후 1996. 12. 26. 이 사건 각 부동산의 일부에 대하여 낙찰허가결정이 이루어졌고, 1997. 3. 3.에는 그 일부 부동산에 관하여 이전등기촉탁이 이루어지기까지 한 사실, 한편, 채무자인 원고와 채권자인 피고는 연명으로 1997. 1. 11.경 경매법원에 경매기일연기신청서(을 제1호증의 2)를 제출하였는데, 그 서면에는 "일부 부동산이 낙찰되어 채권의 일부가 충족되게 되어 있고, 채무자로부터 간곡한 요청이 있을 뿐만 아니라 변제하겠다고 하므로 본 기일을 1차에 한하여 연기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기재되어 있는 사실, 원고는 그 직후인 1997. 1. 30. 원고의 피고에 대한 채무가 존재하지 아니함의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면서 그 소장에서 1996. 4.경에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원고는 피고와 연명으로 위 경매기일연기신청서를 작성 제출할 당시에 이 사건 인수채무에 관한 소멸시효완성의 이익을 포기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할 뿐만 아니라, 그 후 원고가 다시 소멸시효의 완성을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도 반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따라서, 원심판결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이 채무인수와 소멸시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지만, 위와 같이 시효이익의 포기가 인정되는 이상 원심의 위 위법은 판결에 영향을 미친 것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상고이유의 주장은 결국 이유 없음에 귀착된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정귀호 김형선(주심) 이용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