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다13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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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어음금 [대법원 1999.12.24, 선고, 99다13201, 판결] 【판시사항】 [1] 어음의 배서행위의 위조에 관하여 민법상의 표현대리에 관한 규정의 적용을 주장할 수 있는 자(=당해 배서의 피배서인) 및 어음의 제3취득자가 피위조자에 대하여 어음상의 권리를 행사하기 위한 요건 [2] 갑이 을 명의의 배서를 위조한 후 갑 자신의 명의로 배서를 하여 병에게 교부한 경우, 병은 을 명의 배서의 직접 상대방이 아니고 제3취득자에 불과하므로 을에 대하여 직접 그 명의의 배서에 대한 표현대리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어음행위의 위조에 관하여도 민법상의 표현대리에 관한 규정이 적용 또는 유추적용되고, 다만 이 때 그 규정의 적용을 주장할 수 있는 자는 어음행위의 직접 상대방에 한한다고 할 것이며, 약속어음의 배서행위의 직접 상대방은 당해 배서의 피배서인만을 가리키고 그 피배서인으로부터 다시 어음을 취득한 자는 위 배서행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니라 제3취득자에 해당하며, 어음의 제3취득자는 어음행위의 직접 상대방에게 표현대리가 인정되는 경우에 이를 원용하여 피위조자에 대하여 자신의 어음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가 있을 뿐이다. [2] 갑이 을 명의의 배서를 위조한 후 갑 자신의 명의로 배서를 하여 병에게 교부한 경우, 을 명의의 배서의 직접 상대방은 어디까지나 그 피배서인인 갑이고 병은 갑으로부터 다시 배서양도받아 취득한 자로서 을 명의의 배서에 대하여는 제3취득자에 해당하므로, 병이 을에 대하여 직접 을 명의의 배서에 대한 표현대리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126조 ,

어음법 제7조

[2]

민법 제126조 ,

어음법 제7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86. 9. 9. 선고 84다카2310 판결(공1986, 1369),


대법원 1991. 6. 11. 선고 91다3994 판결(공1991, 1906),


대법원 1994. 5. 27. 선고 93다21521 판결(공1994하, 1814),


대법원 1997. 11. 28. 선고 96다21751 판결(공1998상, 34),


대법원 1999. 1. 29. 선고 98다27470 판결(공1999상, 366)

【전문】 【원고,상고인】 주식회사 동아상호신용금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형수) 【피고,피상고인】 대아알미늄 주식회사 【원심판결】 대구지법 1999. 2. 3. 선고 98나2233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주위적 청구에 관하여 가. 원심이, 원심 판시 별지 약속어음 목록 기재 각 약속어음(이하 그 순번에 따라 이 사건 제1어음 내지 이 사건 제4어음이라고 한다.)상의 피고 명의의 각 배서가 제1심 공동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1에 의하여 위조되었다고 인정함에 있어 거친 증거의 취사 과정과 판단을 기록에 비추어 검토하여 본즉,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필경 원심의 전권에 속하는 증거의 취사판단과 사실의 인정을 비난하거나 원심이 인정한 사실과 상치되는 사실을 전제로 원심의 판단을 부당하게 흠잡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여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어음행위의 위조에 관하여도 민법상의 표현대리에 관한 규정이 적용 또는 유추적용되고, 다만 이 때 그 규정의 적용을 주장할 수 있는 자는 어음행위의 직접 상대방에 한한다고 할 것이며, 약속어음의 배서행위의 직접 상대방은 당해 배서의 피배서인만을 가리키고 그 피배서인으로부터 다시 어음을 취득한 자는 위 배서행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니라 제3취득자에 해당하며, 어음의 제3취득자는 어음행위의 직접 상대방에게 표현대리가 인정되는 경우에 이를 원용하여 피위조자에 대하여 자신의 어음상의 권리를 행사할 수가 있을 뿐이다(대법원 1986. 9. 9. 선고 84다카2310 판결, 1991. 6. 11. 선고 91다3994 판결, 1994. 5. 27. 선고 93다21521 판결, 1999. 1. 29. 선고 98다27470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확정한 사실관계에 의하면, 제1심 공동피고 회사의 대표이사인 소외 1이 이 사건 각 약속어음의 배서인란에 피고의 배서를 위조한 다음 다시 제1심 공동피고 회사의 명의로 배서를 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다는 것인바, 사실관계가 그와 같다면 피고 명의의 배서의 직접 상대방은 어디까지나 그 피배서인인 제1심 공동피고회사이고 원고는 제1심 공동피고 회사로부터 다시 배서양도받아 취득한 자로서 피고 명의의 배서에 대하여는 제3취득자에 해당하므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직접 피고 명의의 배서에 대한 표현대리 책임을 물을 수는 없고 그 직접 상대방인 제1심 공동피고 회사에게 표현대리가 인정되는 경우에 이를 원용할 수 있을 뿐이라고 할 것인데, 피고 명의의 배서를 위조한 제1심 공동피고 회사에게 민법 제126조 소정의 표현대리가 성립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무권대리인인 제1심 공동피고 회사에게 피고를 대리할 기본대리권이 있는지 여부에 관하여 아무런 주장·입증이 없을 뿐 아니라 원고에게 제1심 공동피고 회사가 그 권한을 넘어 피고 명의의 배서행위를 함에 있어 그 대리권이 있다고 믿은 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되지 아니한다는 이유를 들어 원고의 표현대리 주장을 배척하였는바,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원고가 피고 명의의 배서의 직접 상대방이라는 전제에 선 것이므로 그 이유에 있어서는 타당하다고 할 수 없으나, 원고의 표현대리 주장을 배척한 것은 결론에 있어서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표현대리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다. 원심판결의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즉, 원심이 이 사건 제2어음과 제3어음의 할인 당시 피고의 직원인 서동석이 원고의 직원에게 그 어음상의 피고 명의의 각 배서가 진정한 것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한 채 위 각 배서가 위조된 것인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진정한 것이라고 답변하였다고 인정하고, 그러한 답변 사실만으로는 제1심 공동피고 회사가 피고 명의의 위 각 배서행위를 한 데 대하여 피고가 추인하였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한 조치는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어음행위의 추인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2. 예비적 청구에 관하여 가. 원심판결 이유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본즉, 원심이 이 사건 제1어음과 제4어음에 관하여 피고 직원 서동석에게 불법행위 책임이 있음을 전제로 그 사용자인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배척한 조치는 옳다고 여겨지고, 거기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은 채증법칙 위배로 인한 사실오인의 위법이나 공동불법행위에 관한 판단유탈 및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내세운 증거들을 종합하여, 소외 1은 제1심 공동피고 회사가 거래처로부터 취득한 이 사건 제2어음과 제3어음의 각 배서인란에 미리 조각하여 가지고 있던 피고의 명판과 대표이사의 직인을 날인하는 방법으로 피고의 배서를 위조한 후 다시 제1심 공동피고 회사의 명의로 배서를 하여 원고로부터 1995. 12. 5. 이 사건 제2어음을 할인받고 같은 달 26. 이 사건 제3어음을 할인받은 사실, 원고가 위와 같이 제1심 공동피고 회사에게 어음을 할인하여 줌에 있어 소외 1에게 피고의 사용인감계의 제출을 요구하자 소외 1은 제1심 공동피고 회사가 피고의 명의로 공사수급을 받기 위하여 공사지명원 제출에 사용한다는 명목으로 피고로부터 미리 받아 보관하고 있던 피고 명의의 사용인감계의 좌측 상단에 날인되어 있는 진정한 인감 옆에 난을 하나 더 만들어 미리 조각한 피고의 대표이사 직인을 찍어 이를 변조한 다음 피고의 법인인감증명서와 함께 원고에게 제출하였고, 이에 원고는 이 사건 제2어음과 제3어음상에 각 날인된 피고의 명판과 직인이 소외 1이 제출한 변조된 사용인감계상의 명판 및 직인과 대조한 다음 원고의 담당자인 소외 이종섭이 피고의 사무실로 전화하여 이 사건 제2어음과 제3어음상의 피고 명의의 배서가 진정한 것인지를 문의하자 피고의 직원인 서동석은 위 각 배서가 진정한 것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아니한 채 위 각 배서가 위조된 것인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진정한 것이라고 답변하였고, 이에 이종섭은 서동석의 말을 믿고 이 사건 제2어음과 제3어음을 각 할인하여 준 사실, 서동석은 피고의 총무과장으로서 피고의 어음발행, 할인 등의 경리업무를 맡고 있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러한 인정 사실을 토대로 피고의 직원인 서동석이 이 사건 제2어음과 제3어음의 할인 당시 원고의 직원에게 위와 같이 위 각 배서가 위조된 것인지 여부를 확인하지 아니한 채 진정한 것이라고 답변한 행위는 그의 업무 내용에 비추어 외형상 그 업무범위 내의 행위로서 업무상 과실로 인하여 허위의 사실을 고지하여 상대방을 착오에 빠뜨린 불법행위에 해당하고 원고가 소외 1이 위조한 피고 명의의 배서를 진정한 배서로 잘못 알고 할인하여 줌으로써 입게 된 손해발생의 원인이 되었다고 판단하여 피용자인 서동석의 불법행위로 인한 사용자인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을 인정한 다음, 원고로서도 이미 피고와 어음할인 등의 거래를 하여 왔으므로 어음행위에 있어서 피고가 사용하는 진정한 직인 등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할 것인데, 소외 1이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의 명의로 변조된 사용인감계를 제출할 당시 그 곳에 날인된 피고의 직인과 피고가 평소 어음행위에 사용하는 진정한 직인이 상이할 뿐 아니라 소외 1이 제출한 피고의 사용인감계가 일반적인 사용인감계의 양식보다 사용인감을 날인하는 난이 더 많게 작성되어 있어 조금만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면 그 사용인감계의 변조 여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할 것임에도 이에 이르지 아니한 잘못이 있고, 원고의 이러한 과실은 소외 1이 피고 명의의 배서를 위조하여 원고로부터 쉽게 이 사건 제2어음 및 이 사건 제3어음을 할인받을 수 있도록 하는 한 원인이 되었다고 하여 그 과실비율을 전체의 20%로 보고 피고의 책임을 나머지 80%로 제한하였다. 기록에 의하면, 제1심 공동피고 회사가 원고에게 피고 명의의 위 사용인감계(갑 제3호증의 2)를 제출할 당시 그 좌측 상단에 날인되어 있는 인감(인감 ①)은 등기소에 신고가 된 법인인감으로서 법인인감증명서(갑 제3호증의 1)가 첨부되어 그 진정성이 담보되지만, 소외 1이 그 옆에 난을 하나 더 만들어 미리 조각한 피고의 대표이사 직인을 찍는 방법으로 변조한 것으로 밝혀진 인감(인감 ②)은 위 사용인감계 자체의 방식과 내용만으로는 그 진정성을 담보할 수 없는 사실, 그럼에도 원고는 위 사용인감계를 피고가 아닌 제1심 공동피고 회사로부터 제출받고도 피고측에게 위 사용인감계의 교부 사실 및 진위 여부에 대하여 확인하지 아니한 사실, 또한 원고는 제1심 공동피고 회사로부터 위 사용인감계를 제출받기 이전인 1995. 8. 16.부터 피고와 약속어음 할인거래를 하여 왔는데 처음 약속어음 거래를 시작할 때 피고로부터 직접 사용인감계를 제출받아 두었다는 것으로(기록 618면 참조), 원고가 같은 달 21. 피고로부터 약속어음 5장(갑 제22호증 내지 26호증)을 직접 배서양도받고 어음할인을 하여 주고, 같은 해 11. 15. 제1심 공동피고 회사로부터 제1심 공동피고 회사가 피고로부터 배서양도받아 취득한 약속어음 3장(갑 제41호증 내지 43호증 ; 이에 대하여는 피고가 성립을 인정하고 있다)을 배서양도받고 어음할인을 하여 주는 거래를 하였는데, 위 각 어음상의 피고 명의의 배서에 날인된 진정한 인감이 위 사용인감계에 날인된 인감 ②와 상이한 사실을 알아볼 수 있는바, 사실관계가 그와 같다면 원고가 이미 피고로부터 직접 진정한 사용인감계를 제출받고 어음할인거래를 하여 오고 있던 터에 그 제출된 인감 명의인 본인이 아닌 제1심 공동피고 회사로부터 위와 같이 피고가 평소 어음행위에 사용하는 진정한 인감과 상이한 인감이 날인된 사용인감계와 약속어음을 제출받은 이상 원고로서는 본인인 피고에게 그와 같은 인감계를 제출하는 경위를 확인하는 등 좀더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다면 사용인감계의 변조와 피고 명의의 배서의 위조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을 것인데 이에 이르지 못한 과실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으므로,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이 원고의 직원이 이 사건 제2어음과 제3어음을 각 할인하기에 앞서 위 각 어음상의 피고 명판 및 대표이사 직인과 위 사용인감계상의 명판 및 직인을 대조하여 진위 여부를 검토하였고, 위 사용인감계와 위 각 어음상에 찍힌 피고 명의의 명판이 매우 정교하게 위조되어 육안으로는 그 구별이 쉽지 아니하며, 피고의 총무과장으로서 피고의 어음발행, 할인 등의 경리업무를 맡고 있는 서동석에게 그 각 어음상의 피고 명의의 배서가 진정한 것인지를 문의하여 서동석으로부터 진정한 것이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금융기관으로서 어음할인거래에 있어서 필요한 신의칙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이 사건 당시의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볼 때 원심이 원고의 과실비율을 20%로 평가한 것이 형평의 원칙에 비추어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인정되지 아니하므로, 원심판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인 원고의 부담으로 하기로 관여 법관들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조무제(재판장) 김형선(주심) 이용훈 이용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