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다13737
보증보험금 [대법원 2001. 2. 13., 선고, 99다13737, 판결] 【판시사항】 [1] 보증보험계약의 법적성질 및 보험자가 보험계약자의 기망을 이유로 보증보험계약을 취소한 경우, 그 취소로써 피보험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한정소극) [2] 상법 제651조 소정의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사항'의 의미와 판단 기준 [3] 보증보험계약상의 보증인에 관한 사항이 상법 제651조 소정의 고지의무의 대상인지 여부(소극) [4] 상법 제659조가 보증보험계약에 적용되는지 여부(한정소극)
【판결요지】 [1] 보증보험은 보험계약자인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입게 되는 손해의 전보를 보험자가 인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손해보험으로서, 형식적으로는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보증의 성격을 가지고 보증계약과 같은 효과를 목적으로 하고, 이행보증보험과 같은 경우 피보험자는 보증보험에 터잡아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거나 이미 체결한 물품공급계약에 따른 물품인도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일반적으로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에서 보험계약자의 사기를 이유로 보험자가 보험계약을 취소하는 경우 보험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피보험자는 보험금청구권을 취득할 수 없는 것과는 달리, 보증보험계약의 경우 보험자가 이미 보증보험증권을 교부하여 피보험자가 그 보증보험증권을 수령한 후 이에 터잡아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거나 이미 체결한 계약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는 등으로 보증보험계약의 채권담보적 기능을 신뢰하여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었다면 그와 같은 피보험자의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으므로, 주채무자에 해당하는 보험계약자가 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보험자를 기망하였다는 이유로 보험자가 보증보험계약 체결의 의사표시를 취소하였다 하더라도, 이미 그 보증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채권자가 보증보험계약의 채권담보적 기능을 신뢰하여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었다면, 피보험자가 그와 같은 기망행위가 있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이거나, 혹은 피보험자와 보험자 사이에 피보험자가 보험자를 위하여 보험계약자가 제출하는 보증보험계약 체결 소요 서류들이 진정한 것인지 등을 심사할 책임을 지고 보험자는 그와 같은 심사를 거친 서류만을 확인하고 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도록 미리 약정이 되어 있는데, 피보험자가 그와 같은 서류심사에 있어서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었던 탓으로 보험자가 보증책임을 이행한 후 구상권을 확보할 수 없게 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취소를 가지고 피보험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 [2]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자에게 고지할 의무를 지는 상법 제651조에서 정한 '중요한 사항'이란, 보험자가 보험사고의 발생과 그로 인한 책임부담의 개연율을 측정하여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 또는 보험료나 특별한 면책조항의 부가와 같은 보험계약의 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표준이 되는 사항으로서, 객관적으로 보험자가 그 사실을 안다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않든가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리라고 생각되는 사항을 말하고, 어떠한 사실이 이에 해당하는가는 보험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사실인정의 문제로서 보험의 기술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판단되어야 한다. [3] 보증보험에서는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사항으로서 주계약상의 거래조건, 금액, 기간, 보험계약자의 신용이나 자력 등에 관한 사항을 들 수 있을 것이며, 보증인이 누구인가는 보험사고 발생의 가능성 등과는 관계없이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한 후에 보험자가 구상권을 행사하기 위한 대비를 해 두기 위한 것이므로, 보증인에 관한 사항은 일반적으로는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4] 보증보험의 성질상 상법 제659조의 규정은 보증보험계약이 보험계약자의 사기행위에 피보험자가 공모하였다든지 적극적으로 가담하지는 않았더라도 그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상태에서 체결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보증보험에는 그 적용이 없다.
【참조조문】
[1]
민법 제110조 , 제428조, 제539조, 제542조,
상법 제639조 제1항 , 제2항, 제651조, 제659조,
보험업법 제5조 제1항
[2]
상법 제651조
[3]
상법 제651조
[4]
상법 제659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92. 5. 12. 선고 92다4345 판결(공1992, 1847),
대법원 1997. 10. 10. 선고 95다46265 판결(공1997하, 3380),
대법원 1999. 7. 13. 선고 98다63162 판결(공1999하, 1612) /[2]
대법원 1996. 12. 23. 선고 96다27971판결(공1997상, 507),
대법원 1997. 9. 5. 선고 95다25268 판결(공1997하, 2996) /[4]
대법원 1995. 7. 14. 선고 94다10511 판결(공1995, 2768), 1995. 9. 29. 선고 93다3417 판결(공1995하, 3580)
【전문】 【원고,피상고인】 한국신용유통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화 담당변호사 백준현 외 2인)
【피고,상고인】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 (변경전 상호 : 대한보증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임동진 외 4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9. 2. 9. 선고 98나43177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소외 1이 자금을 마련하기 위하여 포괄적인 권한을 위임함에 따라, 소외 2가 위 소외 1을 대리하여 원고와 사이에는 이 사건 물품공급계약을, 피고와 사이에는 이 사건 이행보증보험계약을 각 체결한 사실을 인정하고, 위 보증보험계약은 유효하다고 판단하였다.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사실인정과정에 그 표현상 미흡한 점은 있으나, 위와 같은 인정과 판단은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인용한 판례는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한 것이 아니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보증보험은 보험계약자인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채권자가 입게 되는 손해의 전보를 보험자가 인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손해보험으로서, 형식적으로는 채무자의 채무불이행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보증의 성격을 가지고 보증계약과 같은 효과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며(대법원 1992. 5. 12. 선고 92다4345 판결, 1997. 10. 10. 선고 95다4626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이행보증보험과 같은 경우 피보험자는 보증보험에 터잡아 물품공급계약을 체결하거나 이미 체결한 물품공급계약에 따른 물품인도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보통이므로, 일반적으로 타인을 위한 보험계약에서 보험계약자의 사기를 이유로 보험자가 보험계약을 취소하는 경우 보험사고가 발생하더라도 피보험자는 보험금청구권을 취득할 수 없는 것과는 달리, 보증보험계약의 경우 보험자가 이미 보증보험증권을 교부하여 피보험자가 그 보증보험증권을 수령한 후 이에 터잡아 새로운 계약을 체결하거나 이미 체결한 계약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는 등으로 보증보험계약의 채권담보적 기능을 신뢰하여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었다면 그와 같은 피보험자의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주채무자에 해당하는 보험계약자가 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보험자를 기망하였다는 이유로 보험자가 보증보험계약 체결의 의사표시를 취소하였다 하더라도, 이미 그 보증보험계약의 피보험자인 채권자가 보증보험계약의 채권담보적 기능을 신뢰하여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지게 되었다면, 피보험자가 그와 같은 기망행위가 있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경우이거나, 혹은 피보험자와 보험자 사이에 피보험자가 보험자를 위하여 보험계약자가 제출하는 보증보험계약 체결 소요 서류들이 진정한 것인지 등을 심사할 책임을 지고 보험자는 그와 같은 심사를 거친 서류만을 확인하고 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하도록 미리 약정이 되어 있는데, 피보험자가 그와 같은 서류심사에 있어서 필요한 주의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었던 탓으로 보험자가 보증책임을 이행한 후 구상권을 확보할 수 없게 되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취소를 가지고 피보험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9. 7. 13. 선고 98다63162 판결 참조). 따라서 원고가 1996. 10. 2. 피고가 발행한 이행보증보험증권을 교부받고 그 후 판시 물품을 공급한 이 사건에서 원고는 보증보험증권을 수령하고, 보증보험의 채권담보적 기능을 신뢰하여 새로운 이해관계를 가지게 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같은 취지에서 피고는 보험계약의 취소로 원고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사기로 인한 법률행위의 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내세우는 당원의 판결들은 사안이 다르므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한 것이 아니다.
3. 상고이유 제3점에 대하여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가 보험계약 당시에 보험자에게 고지할 의무를 지는 상법 제651조에서 정한 '중요한 사항'이란, 보험자가 보험사고의 발생과 그로 인한 책임부담의 개연율을 측정하여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 또는 보험료나 특별한 면책조항의 부가와 같은 보험계약의 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표준이 되는 사항으로서, 객관적으로 보험자가 그 사실을 안다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않든가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않으리라고 생각되는 사항을 말하고, 어떠한 사실이 이에 해당하는가는 보험의 종류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사실인정의 문제로서 보험의 기술에 비추어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판단되어야 한다(대법원 1997. 9. 5. 선고 95다25268 판결 등 참조). 보증보험에서는 그와 같은 사항으로서 주계약상의 거래조건, 금액, 기간, 보험계약자의 신용이나 자력 등에 관한 사항을 들 수 있을 것이며, 보증인이 누구인가는 보험사고 발생의 가능성 등과는 관계없이 보험사고가 이미 발생한 후에 보험자가 구상권을 행사하기 위한 대비를 해 두기 위한 것이므로, 보증인에 관한 사항은 일반적으로는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에서 위 소외 2가 이 사건 보증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보증인으로 내세운 소외 3, 소외 4, 소외 5는 위 소외 1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임에도 각각 그의 사촌, 이모라고 하면서 보증보험약정서에 그와 같이 기재하게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고지의무의 내용이 되는 중요한 사항이라고 볼 수 없다. 상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보증인은 보험계약자의 채무불이행이라는 보험사고가 발생하여 보험금이 지급된 경우 보험자에 대하여 구상채무를 지게 되므로 친척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보증인으로 세우는 경우 보험사고 발생에 대한 방지책이 될 수 있어서 보증인이 누구냐에 따라 보험사고의 발생률이 달라지고 따라서 피고가 그와 같은 이유로 보험계약시에 일정한 요건을 갖춘 보증인을 요구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보증인에 관한 사항이 고지의무의 대상이 되는 중요한 사항이 될 수 있을 것이지만, 설사 그렇다고 하더라도 위 소외 1과 보증인들 사이의 관계에 대하여는 호적등본 등 서면을 통하여 쉽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인데도 피고가 그와 같은 중요한 점에 대하여 최소한의 서류도 확인하지 않았고 그들이 알려 주는 대로 보증보험약정서에 기재케 하였을 뿐이므로 피고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할 것이어서 피고는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한 피고의 보험계약해지 주장을 배척한 것은 정당하다.
4. 상고이유 제4점에 대하여 보증보험의 성질상 상법 제659조의 규정은 보증보험계약이 보험계약자의 사기행위에 피보험자가 공모하였다든지 적극적으로 가담하지는 않았더라도 그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한 상태에서 체결되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원칙적으로 보증보험에는 그 적용이 없다(대법원 1995. 7. 14. 선고 94다10511 판결, 1995. 9. 29. 선고 93다341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사정들은 원고가 보험계약자의 사기행위에 공모하였다든지 그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한 사정들이다.
5.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박재윤(재판장) 서성 유지담(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