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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편집]

[1] 경락 명의인과 경락대금의 실질적 부담자가 서로 다른 경우, 경락으로 인한 소유권 취득자(=명의인)

[2] 갑이 을 소유의 부동산을 병에게 처분한 후 사망하고 을이 갑의 지위를 상속한 경우, 을은 병에게 위 처분계약에 따른 이행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편집]

[1] 부동산의 경매절차에서 경매목적 부동산을 경락받은 경락인이 실질적인 권리자가 아니라 단순히 타인을 위하여 그 명의만을 빌려준 것에 불과하더라도 경매목적 부동산의 소유권은 경락대금을 실질적으로 부담한 자가 누구인가에 상관없이 그 명의인이 적법하게 취득한다고 할 것이다.

[2] 채권자가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대하여 강제경매신청을 하여 자녀들 명의로 이를 경락받았다면 그 소유자는 경락인인 자녀들이라 할 것이므로, 채권자가 그 후 채무자와 사이에 채권액의 일부를 지급받고 자녀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를 말소하여 주기로 합의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일종의 타인의 권리의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비록 양자 사이에서 위 합의는 유효하고 채권자는 자녀들로부터 위 부동산을 취득하여 채무자에게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어야 할 의무를 부담하지만 자녀들은 원래 부동산의 소유자로서 타인의 권리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채무자에 대하여 그 이행에 관한 아무런 의무가 없고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던 것이므로, 채권자의 사망으로 인하여 자녀들이 상속지분에 따라 채권자의 의무를 상속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들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위 합의에 따른 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편집]

[1] 민사소송법 제646조의2[2] 민법 제569조

【참조판례】[편집]

[1] 대법원 2000. 4. 7. 선고 99다15863, 15870 판결(공2000상, 1138)

대법원 2001. 2. 23. 선고 2000다47651 판결(공보불게재)

[2] 대법원 1994. 8. 26. 선고 93다20191 판결(공1994하, 2510)

【전 문】[편집]

【원고,상고인겸피상고인】 김경중 (소송대리인 변호사 손성대)

【피고,피상고인겸상고인】 이상배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노홍수)

【원심판결】 부산지법 1999. 2. 26. 선고 97나8561 판결

【주문】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고, 그 부분 사건을 부산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원고의 상고를 기각한다.

【이유】

1. 원심 판단의 요지

가. 원심은 내세운 증거를 종합하여, 망 이부엽은 1983. 3. 22. 처조카인 원고에게 금 10,000,000원을 이자 월 2푼 5리로 정하여 대여한 후 원고가 원리금을 지급하지 아니하자 그를 상대로 대여금청구의 소를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은 다음 이를 채무명의로 하여 원고의 급료에 대하여 채권압류를 하는 한편, 원고 소유이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강제경매를 신청하였는데 그 경매절차에서 아들인 피고들 명의로 경락받았고 경매법원의 촉탁에 의하여 1992. 7. 14.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피고들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진 사실, 그 후 원고와 이부엽은 1995. 5. 13. 이부엽이 원고에 대한 채권 금 28,269,314원에 관하여 합의금으로 금 8,000,000원을 수령함과 동시에 원고에 대한 어떠한 명목의 청구도 포기하며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위 부동산강제경매로 인한 피고들 명의의 이전등기를 말소하는 내용으로 합의한 사실, 원고가 위 합의에 따라 같은 날 이부엽에게 금 8,000,000원을 지급하였으나 이부엽은 피고들 명의의 위 이전등기를 말소하지 못한 채 1996. 1. 7. 사망한 사실 및 이부엽의 상속인들로 아들인 피고들 외에 처인 김용학과 먼저 사망한 아들 이상의의 처와 자녀인 김인향, 이서영, 이채영 등이 있다는 사실을 각 인정하였다.

나. 원심은 위 인정 사실에 터잡아, 이부엽은 원고로부터 위 금 8,000,000원을 수령함으로써 그 동안 원고와 사이에 발생한 채권채무를 모두 정산함과 아울러 원고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피고들 명의로 경락받은 이 사건 부동산 역시 그 등기를 말소하는 방법으로 본래의 소유자인 원고에게 돌려주기로 약정하였다고 할 것인데, 위 약정에는 피고들 명의의 등기를 말소하는 방법으로 소유권을 회복시키는 것이 불가능할 경우 이부엽이 피고들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이전받아 다시 원고에게 이전등기를 마쳐주거나 또는 피고들로부터 직접 원고에게 이전등기를 마쳐주는 방법으로 원고에게 그 소유권을 회복시켜 주겠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와 이부엽 사이의 합의만으로 촉탁등기인 피고들 명의의 등기를 말소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상 이부엽은 피고들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명의를 자신의 명의로 이전한 후 원고에게 이전하거나 피고들로부터 직접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줄 의무가 있었다 할 것인바, 이부엽의 사망으로 이부엽이 원고에게 부담하고 있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는 피고들과 앞서 본 상속인들이 각 법정 상속분에 따라 상속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 중 상속분인 각 9분의 2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이어 원심은, 원고는 이부엽이 당시 당뇨와 백내장을 앓고 있는 점을 이용하여 그 내용도 고지하지 아니한 채 미리 작성해 온 합의서에 이부엽의 도장만 날인하게 하였으므로 이부엽이 원고와 한 위 합의는 기망에 의한 법률행위로서 취소한다는 피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그 배척하는 증거를 제외하고는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하여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2. 피고들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가. 제1, 2점에 대하여

관련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고와 이부엽 사이에 갑 제2호증의 합의를 할 당시 원고가 이부엽을 기망한 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본 원심의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채증법칙 위배로 인하여 사실을 잘못 인정하였거나 기망행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다.

그리고 기록에 의하면 피고들이 원심 변론에서 위 합의는 이부엽의 경솔에 인한 것이며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의사표시로서 무효라는 항변을 하였음에도 원심이 이 점에 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하였음은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다. 그러나 기록에 나타난 모든 자료에 의하여 보더라도 위 합의가 불공정한 법률행위에 해당함을 알아볼 만한 자료는 없는 바, 당사자의 주장에 대한 판단유탈의 위법이 있다 하더라도 그 주장이 배척될 경우임이 명백한 때에는 판결 결과에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므로(대법원 1981. 6. 9. 선고 80다1073 판결 등 참조), 위의 판단유탈은 판결의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 할 수 없고, 따라서 이 점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제3점에 대하여

부동산의 경매절차에서 경매목적 부동산을 경락받은 경락인이 실질적인 권리자가 아니라 단순히 타인을 위하여 그 명의만을 빌려준 것에 불과하더라도 경매목적 부동산의 소유권은 경락대금을 실질적으로 부담한 자가 누구인가에 상관없이 그 명의인이 적법하게 취득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0. 4. 7. 선고 99다15863, 15870 판결, 2001. 2. 23. 선고 2000다47651 판결 등 참조).

원심은, 이부엽이 경매절차에서 아들인 피고들의 명의로 이 사건 부동산을 경락받은 것이라고 판시함으로써 이부엽이 이 사건 부동산의 실질적인 소유권을 취득하였거나 소유명의를 피고들에게 신탁한 것으로 보고 있는 듯 하나,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권은 경락으로 인하여 대내외적으로 피고들에게 귀속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한편, 위에서 본 사실관계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의 귀속관계에 비추어 본다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이부엽이 원고에게 위 부동산강제경매로 인한 피고들 명의의 이전등기를 말소하는 내용으로 합의한 것은 일종의 타인의 권리의 처분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인데, 비록 원고와 이부엽 사이에서 위 합의는 유효하고 이부엽은 피고들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취득하여 원고에게 그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주어야 할 의무를 부담하며 이때 이부엽의 사망으로 인하여 피고들이 상속지분에 따라 그 의무를 상속하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은 원래 이 사건 부동산의 소유자로서 타인의 권리에 대한 계약을 체결한 원고에 대하여 그 이행에 관한 아무런 의무가 없고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자유가 있었던 것이므로, 피고들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위 계약에 따른 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4. 8. 26. 선고 93다20191 판결 참조).

그렇다면 원고가 이부엽과 사이에 체결된 위 합의에 터잡아 피고들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구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피고들이 위 합의에 따른 이행을 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음에도, 그러한 이행의 거절이 신의칙에 반하는 것으로 인정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아무런 심리 없이 만연히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피고들의 각 상속지분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원심에는, 필경 무권리자의 처분행위와 상속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고 심리를 다하지 아니한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상고이유는 그 이유가 있다.

3. 원고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피상속인의 제3자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공동으로 상속받은 경우,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인은 자기의 고유 상속지분의 범위 내에서 제3자에 대한 의무를 승계하는 것이다(대법원 1979. 2. 27. 선고 78다2281 판결 참조).

원심이 같은 취지에서, 피고들이 이부엽의 원고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상속받아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의무를 부담한다고 하더라도 그 범위는 각 그들의 법정상속지분의 범위에 한한다고 판단한 조치는 정당한 것이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 중 피고들 패소 부분을 파기하여 그 부분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고, 원고의 상고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윤재식(재판장) 송진훈 이규홍 손지열(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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