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다41749
구상금 [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다41749, 판결] 【판시사항】 [1] 공동불법행위의 성립 요건 [2] 공동불법행위의 성립에 있어 과실에 의한 방조가 가능한지 여부(적극) 및 그 과실의 의미 [3] 신용협동조합 실무책임자의 업무운용규칙을 위반한 당좌수표 및 약속어음 발행행위가 조합 이사장의 위 당좌수표 및 약속어음을 이용한 조합재산의 횡령행위와 사이에 객관적 관련 공동성이 있다는 이유로 위 실무책임자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 [1] 수인이 공동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에 있어서 행위자 상호간의 공모는 물론 공동의 인식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객관적으로 그 공동행위가 관련 공동되어 있으면 족하고 그 관련 공동성 있는 행위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함으로써 이의 배상책임을 지는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한다. [2] 공동불법행위에 있어 방조라 함은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형법과 달리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여 과실을 원칙적으로 고의와 동일시하는 민법의 해석으로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며, 이 경우의 과실의 내용은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않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 의무에 위반하는 것을 말한다. [3] 신용협동조합 실무책임자의 업무운용규칙을 위반한 당좌수표 및 약속어음 발행행위가 조합 이사장의 위 당좌수표 및 약속어음을 이용한 조합재산의 횡령행위와 사이에 객관적 관련 공동성이 있다는 이유로 위 실무책임자의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한 사례.
【참조조문】
[1]
민법 제760조
[2]
민법 제760조 제3항
[3]
민법 제760조
【참조판례】
[1]
대법원 1982. 6. 8. 선고 81다카1130 판결(공1982, 638),
대법원 1997. 4. 11. 선고 97다3118 판결(공1997상, 1444),
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다18448 판결(공1998상, 54),
대법원 1998. 6. 12. 선고 96다55631 판결(공1998하, 1858),
대법원 1998. 11. 10. 선고 98다20059 판결(공1998하, 2836) /[2]
대법원 1998. 12. 23. 선고 98다31264 판결(공1999상, 222)
【전문】
【원고,상고인】
서울보증보험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최성곤)
【피고,피상고인】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9. 6. 17. 선고 99나19246 판결
【주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본다.
1. 피고가 소외 1의 횡령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다는 점에 대하여
기록에 의하면, 소외 축산업신용협동조합(이하 '소외 조합'이라고 한다)은 신용협동조합 업무운용준칙에 의하여 재정경제원장관이 달리 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견질어음에 의한 대출 및 어음할인을 할 수 없고, 재정경제원장관의 승인을 받지 아니하고 금융기관과 당좌거래를 할 수 없음에도 피고가 소외 조합의 실무책임자로서 이사장인 소외 1의 지시에 따라 소외 조합 이사장 명의로 당좌수표와 약속어음을 발행하는 과정에 관여하여 이를 발행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나, 소외 조합은 소외 1이 이사장으로 취임한 1993. 4. 16. 이전인 1992. 12. 1. 당시 이사장이던 차동규가 신용협동조합 업무운용준칙을 위반하여 내부결제만으로 신한은행 동수원지점에 당좌를 개설하고 1993. 1. 13.부터 1994. 11. 9.까지 약속어음 147장 합계 금 3,814,445,587원 상당, 당좌수표 120장 합계 금 3,210,206,483원 상당을 발행하여 왔고, 피고가 발행 과정에 관여하여 결제한 상당수의 당좌수표 및 약속어음은 소외 조합의 업무에 관련하여 정상적으로 처리되어 왔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사정이라면 소외 조합의 당좌수표 및 약속어음 발행행위가 위 업무운용준칙에 위반된다는 정을 알고서도 이사장인 소외 1의 지시에 따라 당좌수표 및 약속어음의 발행에 관여하였다는 점만으로 피고가 소외 1의 횡령행위에 적극 가담하였다고 볼 수는 없고, 또한 기록상 피고가 소외 1의 지시에 의하여 당좌수표 및 약속어음을 발행할 당시 소외 1이 이를 이용하여 소외 조합의 재산을 횡령하려고 한다는 정을 알았거나, 달리 피고가 소외 1의 횡령·배임행위에 가담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으므로 이와 같은 취지에서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가 소외 1의 횡령행위에 적극 가담한 것이라는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제1심판단 및 이를 인용한 원심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아무런 위법이 없다.
2. 공동불법행위에 있어 상당인과관계의 법리오해와 이유모순의 점에 대하여 수인이 공동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는 민법 제760조의 공동불법행위에 있어서 행위자 상호간의 공모는 물론 공동의 인식을 필요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객관적으로 그 공동행위가 관련 공동되어 있으면 족하고 그 관련 공동성 있는 행위에 의하여 손해가 발생함으로써 이의 배상책임을 지는 공동불법행위가 성립하는 것이며(대법원 1982. 6. 8. 선고 81다카 1130 판결 참조), 공동불법행위에 있어 방조라 함은 불법행위를 용이하게 하는 직접, 간접의 모든 행위를 가리키는 것으로서 형법과 달리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여 과실을 원칙적으로 고의와 동일시하는 민법의 해석으로서는 과실에 의한 방조도 가능하다고 할 것이며, 이 경우의 과실의 내용은 불법행위에 도움을 주지 않아야 할 주의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여 이 의무에 위반하는 것을 말한다(대법원 1998. 12. 23. 선고 98다31264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비록 자신이 관여하여 발행한 당좌수표 및 약속어음을 이용하여 소외 1이 소외 조합의 재산을 횡령하리라는 점을 알지 못하였고, 이에 적극 가담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소외 조합은 당좌거래를 위하여 당좌수표 및 약속어음을 발행할 수 없으므로 실무책임자로서 당좌수표와 약속어음을 발행하는 과정에 관여하고 이를 발행하였다면 피고의 이와 같은 행위는 소외 조합에 대한 관계에서 '그 사무를 처리함에 있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 할 것이고, 소외 1이 피고가 관여하여 발행한 당좌수표와 약속어음을 이용하여 소외 조합의 재산을 횡령함에 도움을 준 것으로서 소외 1의 횡령행위와는 객관적으로 그 관련 공동성이 있으므로 소외 조합의 재산상 손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의 이와 같은 행위가 원고와 소외 조합 간에 체결된 이 사건 신원보증보험계약의 확장위험부담 특별약관에서 규정한 '그 사무를 처리함에 있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하면서도 소외 조합의 재산상 손해와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판단한 제1심을 그대로 인용한 원심은 공동불법행위에 있어 상당인과관계의 법리를 오해하여 이유모순의 잘못을 저지른 것이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위 확장위험부담 특별약관 제1조는 "원고는 보통약관 제1조에 의한 손해 이외에 피보증인이 피보험자를 위하여 그 사무를 처리함에 있어 중대한 과실이나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책임을 다하지 못함으로써 피보험자가 입은 재산상의 직접손해에 대하여도 ① 법원의 판결, ② 감사원의 판정, ③ 당해 기관장의 변상명령(다만, 공무원 이외의 피보증인의 경우에는 피보증인이 당해 인사위원회 또는 징계위원회에서 신분상의 영향을 미치는 처분을 받은 경우에 한함)에 의하여 피보증인에게 변상책임이 있다고 확정된 경우에 이를 보상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피고에 대하여 위와 같은 당좌수표 및 약속어음 발행행위로 인하여 소외 조합에게 재산상 손해를 입혔음을 이유로 법원의 판결, 감사원의 판정 또는 당해 기관장의 변상명령에 의하여 변상책임이 확정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위 확장위험부담 특별약관 제1조 소정의 원고가 보상할 손해의 요건을 충족하지 아니하여 소외 조합에게 이와 같은 사유로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는 원고로서는 이를 이유로 피고에게 구상할 수도 없다 할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제1심판결을 인용하여 이 부분에 대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조치는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앞서 본 원심의 잘못은 판결에 아무런 영향이 없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상고이유도 이유 없다.
3.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지창권(재판장) 서성 유지담(주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