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다4634
선수금등반환 [대법원 2000. 12. 22., 선고, 99다4634, 판결] 【판시사항】 [1] 약관 조항 중 일부의 조항에 대하여 사업자와 고객 사이에 교섭이 이루어진 경우, 나머지 조항들에 대한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의 적용 여부(적극) [2] 동일한 약관집 내의 대다수의 조항들이 교섭되고 변경된 경우, 변경되지 아니한 나머지 소수의 조항들에 대해서도 교섭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3] 지방자치단체가 택지를 공급하면서 작성한 택지공급협약서에 '매수인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된 경우 매매대금의 10%에 해당하는 선수금을 지방자치단체에 귀속하되 이로 인하여 매수인의 손해배상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규정한 경우, 위 선수금 귀속에 관한 약정은 위약벌이 아니라 일종의 손해배상의 예정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사업자와 고객 사이에 교섭이 이루어진 약관 조항은 약관 작성상의 일방성이 없으므로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소정의 약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나, 이 경우 원칙적으로 개개의 조항별로 교섭의 존재 여부를 살펴야 하며, 약관 조항 중 일부의 조항이 교섭되었음을 이유로 그 조항에 대하여는 같은 법의 적용이 배제되더라도 교섭되지 아니한 나머지 조항들에 대하여는 여전히 같은 법이 적용되어야 한다. [2] 동일한 약관집 내의 대다수의 조항들이 교섭되고 변경된 사정이 있다면, 변경되지 아니한 나머지 소수의 조항들에 대해서도 교섭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3] 지방자치단체가 택지를 공급하면서 작성한 택지공급협약서에 '매수인의 귀책사유로 계약이 해지된 경우 매매대금의 10%에 해당하는 선수금을 지방자치단체에 귀속하되 이로 인하여 매수인의 손해배상의무가 면제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규정한 경우, 위 조항에는 매수인의 손해배상의무만 규정되어 있을 뿐 매수인이 배상할 손해의 범위나 위 위약금 조항과의 관계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는 아니하고, 약관의 해석에 관한 일반원칙에 바탕을 두고, 또한 지방자치단체에게 위 선수금이 귀속되면 그가 입은 손해는 그만큼 전보되어 그에 상응하는 손해는 없게 되고 지방자치단체도 실제로 그 배상을 구하고 있지 아니하는 등 사건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참작하여 보면 위 조항을 둔 합리적인 의도는 매수인의 귀책사유로 위 토지공급협약이 해제될 경우 그로 인하여 지방자치단체가 입은 손해 중 위 위약금 범위 내의 손해는 위약금의 몰취로써 그 배상에 갈음하고 이를 초과하는 손해가 있으면 그에 대하여 매수인이 배상책임을 진다는 취지이지, 위 위약금은 위약벌로서 몰취하고 그로써 전보되는 손해에 대하여도 매수인이 따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보여지므로, 위 협약 중 전체 매매대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의 귀속조항은 일종의 손해배상의 예정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
제4조
[2]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 제2조 제1항 ,
제4조
[3]
민법 제105조 ,
제398조 제4항
【참조판례】
[3]
대법원 1996. 4. 26. 선고 95다11436 판결(공1996상, 1683),
대법원 1997. 10. 28. 선고 97다21932 판결(공1997하, 3626),
대법원 1999. 4. 13. 선고 99다4450 판결 대법원 1999. 4. 27. 선고 97다24009 판결(공1999하, 1329),,
대법원 1999. 4. 27. 선고 97다24009 판결(공1999하, 1329),
대법원 2000. 12. 8. 선고 2000다35771 판결(공2001상, 262),
대법원 2000. 12. 22. 선고 99다57928 판결(같은 취지)
【전문】
【원고,상고인】
한진건설 주식회사 외 3인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삼한 담당변호사 정광진 외 1인)
【피고,피상고인】 평택시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인화)
【원심판결】 서울고법 1998. 12. 16. 선고 97나50376 판결
【주문】 상고를 모두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상고이유 제1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채택 증거를 종합하여, 피고는 930,890㎡ 규모의 안중현화지구 택지개발사업을 시행하기로 하여 그 중 판시 각 택지에 관하여 1994. 12. 원고들과의 사이에 이 사건 택지공급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고 줄여 쓴다)을 체결한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와 원고들은 피고가 1996년 말경까지 피고 관내 ○○면에 80만 평의 안중공업단지를 조성하는 것을 이 사건 협약의 내용으로 삼았는데 피고가 안중공업단지를 조성하지 아니하여 피고의 채무 불이행을 이유로 원고들이 이 사건 협약을 적법하게 해제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안중공업단지의 조성이 원고들이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하는 데 하나의 동기가 되었다고는 할 수 있을지언정 그것이 이 사건 협약의 내용으로 되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들의 위 주장을 배척하였다.
관계 증거를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사실인정은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의 주장과 같은 사실오인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2. 상고이유 제2점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이 사건 협약 중 '이 협약이 원고들의 귀책사유로 해지되었을 경우 피고는 원고들로부터 수령한 매매대금 중 전체 매매대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을 피고에게 귀속시키고 수령금 중 이를 공제한 금액을 재정여건을 감안하여 반환하며 반환금에 대한 이자는 부담하지 않는다'는 제17조 제4항은 원고들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점 등에 비추어 약관의규제에관한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고 줄여 쓴다) 제6조 내지 10조에 위반되어 무효이므로 전체 매매대금의 10% 상당의 선수금을 공제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 협약의 각 조항이 약관규제법 제2조 소정의 '약관'에 해당한다고 보는 경우에는, 이 사건 위약금 약정은 위약벌로 보아야 할 것이고 이는 계약 해제시 고객의 원상회복청구권을 부당하게 포기하도록 하는 것으로서 고객인 원고들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보이지만, 원고들이 피고와 교섭하여 이 사건 협약 제4조(선수금 납부시기와 금액), 제6조(지연손해금의 비율)를 수정하게 한 점 등에 비추어 이 사건 협약의 모든 조항이 약관의 일방성을 결하여 약관규제법 제2조 소정의 약관에 해당하지 아니하므로 원고들의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살피건대, 약관규제법 제2조 소정의 약관이라 함은 그 명칭이나 형태 또는 범위를 불문하고 계약의 일방 당사자가 다수의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기 위하여 일정한 형식에 의하여 미리 마련한 계약의 내용이 되는 것을 말하는바(약관규제법 제2조 제1항), 원심 판시와 같이 원고들과 피고 사이에 체결된 이 사건 협약은 피고에 의하여 미리 마련된 택지공급협약서에 의하여 원고들을 포함한 여러 건설업체와 동일한 내용으로 체결되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사건 협약의 각 조항은 약관규제법 제2조 소정의 약관에 해당하여 약관규제법의 적용 대상이 된다 할 것이다. 다만 사업자와 고객 사이에 교섭이 이루어진 조항은 약관 작성상의 일방성이 없으므로 약관규제법 소정의 약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나, 이 경우 원칙적으로 개개의 조항별로 교섭의 존재 여부를 살펴야 하며, 약관 조항 중 일부의 조항이 교섭되었음을 이유로 그 조항에 대하여는 약관규제법의 적용이 배제되더라도 교섭되지 아니한 나머지 조항들에 대하여는 여전히 약관규제법이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협약 중 제4조와 제6조가 교섭되었다고 하여 그로 인하여 제17조 제4항까지도 약관규제법상의 약관성을 상실하고 개별 약정으로 변한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특별히 동일한 약관집 내의 대다수의 조항들이 교섭되고 변경된 사정이 있다면, 변경되지 아니한 나머지 소수의 조항들에 대해서도 교섭이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할 것이나, 기록에 의하면 20개조로 이루어진 이 사건 협약 중 제4조와 제6조가 교섭되었을 뿐인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에 있어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할 수도 없다(을 제65호증의 1, 2에 의하면 피고가 1994. 11. 24. 원고들에게 같은 해 12월 15일까지 그 첨부의 택지공급협약서 기재와 같이 택지공급협약을 체결할 것을 통보하면서 그 기간 내에 체결에 응하지 않으면 체결의사가 없는 것으로 처리하겠다고 통보하였는바, 이것은 협약조항을 피고가 일방적으로 결정하여 원고들에게 체결에 응할 것인지의 결정만을 촉구한 것이지 택지공급협약서의 문안을 송부하여 원고들에게 이의를 제기할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20개조 전부 또는 대다수에 대하여 교섭이 이루어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한편 원고들이 대규모 주택건설업체들로서 과거에도 여러 차례 택지분양을 받았던 경험이 있고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함에 있어서도 사업성과 전망 등 여러 사정을 참작하여 그 체결의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던 점은 알 수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협약을 체결할 것인지의 여부 자체에 관한 결정권일 뿐이고, 전체적으로 보아 원고들이 피고와 대등한 지위에서 개개 조항의 내용의 변경을 요구하고 교섭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아니하므로(이 사건 협약 제8조 제2항, 제17조 제1, 4, 5항 등 곳곳에 원고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조항이 있는데도 그 변경에 관한 교섭의 흔적이 없음) 위와 같은 점은 이 사건 협약 제17조 제4항의 약관성을 부정하는 사유로 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원심의 위와 같은 판시 부분에는 잘못이 있다고 할 것이지만, 원심이 원고들의 선수금 반환청구를 배척한 결론에 있어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정당하다 할 것이다. 이 사건 협약 제17조 제4항에 이어 제5항에 피고에 대한 선수금의 귀속은 협약 해제로 인하여 피고가 입은 손해에 대한 원고의 배상의무를 면제하는 것은 아니라고 규정되어 있는바, 이 조항에는 원고들의 손해배상의무만 규정되어 있을 뿐 원고들이 배상할 손해의 범위나 위 위약금 조항과의 관계가 구체적으로 명시되어 있지는 아니하고, 약관의 해석에 관한 일반원칙에 바탕을 두고, 또한 피고에게 위 선수금이 귀속되면 그가 입은 손해는 그만큼 전보되어 그에 상응하는 손해는 없게 되고 피고도 실제로 그 배상을 구하고 있지 아니하는 등 이 사건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참작하여 보면 위 제17조 제5항을 둔 합리적인 의도는 원고들의 귀책사유로 위 토지공급협약이 해제될 경우 그로 인하여 피고가 입은 손해 중 위 위약금 범위 내의 손해는 위약금의 몰취로써 그 배상에 갈음하고 이를 초과하는 손해가 있으면 그에 대하여 원고들이 배상책임을 진다는 취지이지, 위 위약금은 위약벌로서 몰취하고 그로써 전보되는 손해에 대하여도 원고들이 따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보여지므로, 이 사건 협약 제17조 제4항 중 전체 매매대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의 귀속조항은 일종의 손해배상의 예정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부동산의 매매계약에 있어 총 매매대금의 10% 정도를 계약금으로 정하고 이를 손해배상 예정액으로 약정함이 일반적인 거래관행인 것으로 보이므로, 이 사건 협약 제17조 제4항 중 전체 매매대금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의 귀속조항이 약관규제법 제6조 내지 10조에 위반되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할 것이고, 따라서 위 조항의 무효를 전제로 한 원고들의 선수금반환청구는 인용될 수 없다 할 것이다(다만, 이 사건 협약 제17조 제4항 중 피고가 원고들에게 반환하여야 할 금액을 재정여건을 감안하여 반환하며 반환금에 대한 이자는 부담하지 않는다는 부분은 그 효력을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결국 이에 관한 상고이유의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모두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의 부담으로 하기로 하여 관여 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규홍(재판장) 윤재식(주심) 손지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