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다65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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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권이전등기 [대법원 2000. 3. 10., 선고, 99다65462, 판결] 【판시사항】 소유권이전등기의 추정력이 전 소유자에 대하여도 미치는지 여부(적극) 및 등기명의자가 등기원인 행위의 태양이나 과정을 다소 다르게 주장한다고 하여 그 추정력이 깨어지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는 경우 그 등기명의자는 제3자에 대하여서뿐만 아니라, 그 전 소유자에 대하여서도 적법한 등기원인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되고, 한편 부동산 등기는 현재의 진실한 권리상태를 공시하면 그에 이른 과정이나 태양을 그대로 반영하지 아니하였어도 유효한 것으로서, 등기명의자가 전 소유자로부터 부동산을 취득함에 있어 등기부상 기재된 등기원인에 의하지 아니하고 다른 원인으로 적법하게 취득하였다고 하면서 등기원인 행위의 태양이나 과정을 다소 다르게 주장한다고 하여 이러한 주장만 가지고 그 등기의 추정력이 깨어진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도 이를 다투는 측에서 등기명의자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전 등기명의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라는 주장·입증을 하여야 한다.

【참조조문】 민법 제186조

【참조판례】 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다46059 판결(공1993하, 1675), 대법원 1994. 9. 13. 선고 94다10160 판결(공1994하, 2633), 대법원 1996. 2. 27. 선고 95다42980 판결(공1996상, 1102), 대법원 1997. 6. 24. 선고 97다2993 판결(공1997하, 2278), 대법원 1997. 9. 30. 선고 95다39526 판결(공1997하, 3253)


【전문】 【원고,피상고인】 원고 (소송대리인 변호사 안용득)

【피고,상고인】 피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른법률사무소 담당변호사 정귀호 외 1인)

【원심판결】 부산고법 1999. 10. 14. 선고 97나12044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그 판결에서 채용하고 있는 증거들을 종합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 소외 ○○○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어 있던 원심판결 첨부 별지 목록 기재 각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 한다)에 관하여 1979. 5. 18.자로 같은 해 4월 23일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외 1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가 1988. 6. 24.자로 같은 날짜 매매를 원인으로 한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이하 '이 사건 이전등기'라 한다)가 경료되었는데, 이 사건 토지 중 원심판결 첨부 별지 목록 3, 4, 7, 8항 기재 각 토지는 경남 창녕읍 (주소 생략) 답 2,390㎡와 같은 동 993의 4 답 671㎡가 분할·합병절차를 거쳐 생긴 토지 중의 일부이다(같은 목록 1, 2, 5, 6항 기재 토지와 위 분할·합병 전 토지 전체를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라 한다).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관한 소외 1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는 명의신탁에 의한 등기로서, 원고는 ○○○의 대리인인 소외 △△△으로부터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단독으로 매수하여 매도인 측과 소외 1 측의 양해하에 소외 1에게 그 등기명의를 신탁하여 그에 관하여 위와 같은 소외 1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게 되었다. 원고는 피고의 형이고, 소외 1은 그 누나이며, 소외 2는 원·피고의 형이자 소외 1의 오빠인데, 원고는 소외 2가 1980년 4월경 버스회사를 설립하자 그에게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중 일부를 차고지로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한편, 일정한 범위 내에서 이를 회사 운영자금의 융통을 위한 담보로 제공하는 것도 허용하였고, 이에 따라 소외 2는 1980. 4. 25.경부터 이 사건 분할 전 토지 중 일부를 차고지로 쓰는 한편, 1982. 8. 5. 이 사건 분할 전 토지를 담보로 자금을 융통하기도 하였다. 그러던 중 소외 2가 1984. 2. 14.경 부도를 내고 구속되자 피고는 같은 해 5월 11일자로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대하여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청구권 가등기를 경료하는 한편, 소외 2의 채무 일부를 대위변제하였고, 같은 해 8월 6일경에는 소외 2의 버스회사에 대한 권리의무를 피고가 승계하기로 하고 같은 달 28일 그 대표이사가 되었다. 그 후 1985. 10. 18.과 같은 달 24일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관한 위 가등기가 말소되고, 같은 해 10월 24일자로 채권최고액 금 9,000만 원, 채무자 피고, 근저당권자 주식회사 대구은행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었다가 1987. 7. 29. 그 등기가 말소되고, 같은 날 채권최고액 금 1억 400만 원, 채무자 □□□, 근저당권자 같은 은행으로 된 근저당권설정등기가 다시 경료되었으며, 이 등기는 1988. 5. 9. 말소되었다. 소외 1은 피고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버스회사의 운영자금을 융통하기 위한 담보 설정에 사용한다고 하여 그런 줄로만 알고 인감증명서를 발급받는 절차에 협력하였을 뿐인데, 피고가 그 이후의 나머지 절차를 자기 마음대로 일방적으로 처리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위와 같은 피고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게 되었다. 이 사건 분할 전 토지에 대한 등기필증은 원고가 줄곧 소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이 사건 이전등기시에는 보증인 2명의 보증으로 등기필증에 갈음하였다. 원심은 위 인정 사실을 기초로, 위 가등기 말소 사실, 등기필증의 소지관계, 인감증명서의 발급 경위 등과 그 밖에 변론에 나타난 사정 즉, 명의신탁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피고 주장의 일관성 결여, 피고측의 매수·양수과정에 관한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소외 2나 피고가 피고 주장의 명의신탁자에게 그 대금을 청산하였다는 직접적인 증거자료가 전혀 없는 점, 소외 1로서는 전에 버스회사 운영자금 마련을 위한 근저당권설정절차에 여러 차례 협력한 바 있어 이 사건 이전등기시에도 그렇게 알았을 수도 있었으리라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명의수탁자인 소외 1은 물론 명의신탁자인 원고도 이 사건 토지를 소외 2나 피고에게 매도 내지 양도한 바 없을 뿐 아니라 그렇다고 하여 원고가 소외 2에게 명의신탁자의 지위를 양도한 바도 없는데, 피고가 소외 1을 속여 원고와 소외 1 몰래, 그들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고 추단함이 상당하므로 이 사건 이전등기는 원인관계를 결한 무효의 등기라고 판단하여 소외 1을 대위하여 이 사건 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고 있다.

2. 그러나 부동산에 관하여 소유권이전등기가 마쳐져 있는 경우 그 등기명의자는 제3자에 대하여서 뿐만 아니라, 그 전 소유자에 대하여서도 적법한 등기원인에 의하여 소유권을 취득한 것으로 추정되고, 한편 부동산 등기는 현재의 진실한 권리상태를 공시하면 그에 이른 과정이나 태양을 그대로 반영하지 아니하였어도 유효한 것으로서, 등기명의자가 전 소유자로부터 부동산을 취득함에 있어 등기부상 기재된 등기원인에 의하지 아니하고 다른 원인으로 적법하게 취득하였다고 하면서 등기원인 행위의 태양이나 과정을 다소 다르게 주장한다고 하여 이러한 주장만 가지고 그 등기의 추정력이 깨어진다고 할 수는 없을 것이므로(대법원 1993. 5. 11. 선고 92다46059 판결, 1994. 9. 13. 선고 94다10160 판결, 1996. 2. 27. 선고 95다4298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경우에도 이를 다투는 측에서 등기명의자의 소유권이전등기가 전 등기명의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라는 주장·입증을 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토지를 명의수탁자인 소외 1로부터 직접 매수한 것이 아니라 원고를 비롯한 3인의 명의신탁자로부터 이를 양도받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던 소외 2로부터 매수하였다면서 이 사건 등기원인행위의 태양이나 과정을 등기부상 기재된 등기원인과 다소 다르게 주장하고 있음을 알 수 있으나, 이러한 주장만으로 이 사건 이전등기의 추정력이 깨어진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 명의신탁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피고 주장의 일관성 여부나 이 사건 토지의 양수 과정 및 그 대금의 청산 여부에 관한 피고 주장의 입증 여부와 관계없이 이 사건 이전등기가 전 등기명의인인 소외 1의 의사에 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무효라는 점은 이를 다투는 원고 측에서 주장·입증을 하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 점에 관한 입증으로 원고가 제출한 증거로는 "피고가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데 필요하다고 하면서 인감증명을 발급받아 달라고 하여 피고와 함께 동사무소까지 같이 가서 피고에게 주민등록증을 주고 그 곳 의자에 앉아 있는 사이에 피고가 자신 몰래 용도를 부동산매도용으로, 매수자를 피고로 각 기재한 인감증명을 발급받아 이를 가지고 혼자 사법서사 사무실에 가서 함부로 이 사건 이전등기의 신청을 위임하여 이 사건 이전등기를 경료해 버렸다."는 취지의 제1심 증인 소외 1의 증언 및 동인의 진술을 기재한 갑 제9호증 및 갑 제13호증, 동인의 진술서인 갑 제16호증의 2의 각 기재 등과 제1심 증인 ◇◇◇, ☆☆☆의 각 증언, 소외 ▽▽▽의 진술서인 갑 제17호증, 갑 제18호증의 1, 원고 자신의 진술을 기재한 갑 제14호증의 각 기재 등이 있으나, 소외 1의 진술을 제외한 나머지 증거들은 모두 소외 1로부터 들어서 안다는 취지에 불과하므로 결국 이 점을 증명할 만한 직접증거는 결국 소외 1의 진술밖에 없는 셈이 된다. 그러나 기록에 의하면, 이 사건 인감증명은 소외 1 자신이 본인으로서 직접 관할 동사무소에 출두·신청하여 발급받은 것으로 되어 있으므로(기록 145면 및 171면), 달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와 함께 동사무소까지 같이 가서 피고에게 주민등록증을 주고 그 곳 의자에 앉아 있는 사이에 피고가 자신 몰래 용도를 부동산매도용으로, 매수자를 피고로 각 기재한 인감증명을 발급받았다."는 취지의 위 소외 1의 진술은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할 것이고, 오히려 소외 1 스스로 동사무소의 담당 직원에게 주민등록증 등을 제출하여 본인임을 확인받았다고 보는 것이 사리에 합당하다고 할 것이므로, 소외 1로서는 설사 그 주장과 같이 인감증명 발급신청서의 용도란과 매수자란을 피고가 대신 기재해 주었다 하더라도 자신이 발급받은 인감증명의 용도가 부동산매도용인지 몰랐다고 보기는 어렵다. 더욱이 소외 1은 "피고가 근저당권을 설정하는 데 필요하다고 하면서 인감증명을 발급받아 달라고 하여 그 발급절차에 협력하였을 뿐"이라는 수사기관에서의 진술과는 달리, 제1심에서는 그에 덧붙여 "피고가 식도를 신문지에 싸 가지고 와서 위협하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인감증명을 발급받아 주었다."고 증언하고 있는바, 만약 그것이 사실이라면 소외 1은 당시에 이미 자신의 인감증명이 이 사건 토지를 피고 앞으로 넘겨주는 데 사용될 것임을 알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므로 인감증명의 용도가 부동산매도용인지 몰랐다는 소외 1의 진술은 이 점에 있어서도 벌써 믿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만약 피고가 소외 1을 속여 몰래 용도를 부동산매도용으로 한 인감증명을 발급받아 이를 이용하여 이 사건 이전등기를 경료해버린 것이 사실이라면 그 후 그 사실을 알게 된 즉시 그에 대하여 항의하고 그 등기 회복을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경험칙상 당연히 요구된다 할 것인데, 소외 1이나 원고는 그 후 그러한 사실을 알고서도(원고 스스로 피고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된 것을 이 사건 소 제기 수년 전에 이미 알았다고 하고 있다. 기록 544면), 이에 대하여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가 그로부터 수년이 지난 1996. 6. 29.에야 이 사건 소를 제기하고 있을 뿐이니, 이 점 또한 이 사건 이전등기가 소외 1의 의사에 반하여 경료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반증하는 유력한 자료가 된다고 할 것이다. 그렇다면 소외 1 자신이 발급받아 교부한 인감증명서에 의하여 경료된 이 사건 등기를 이와 같이 신빙성이 의심스러운 소외 1의 진술만 가지고 그의 의사에 반하여 경료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와 같은 소외 1의 진술을 섣불리 믿은 나머지 이를 증거로 삼아 "소외 1은 피고가 금융기관으로부터 버스회사의 운영자금을 융통하기 위한 담보 설정에 사용한다고 하여 그런 줄로만 알고 인감증명을 발급받는 절차에 협력하였을 뿐인데, 피고가 그 이후의 나머지 절차를 자기 마음대로 일방적으로 처리하여 이 사건 토지에 관하여 이 사건 이전등기를 경료해버렸다."고 인정하고, 나아가 그 인정 사실과 그 판시의 나머지 사정 즉, 명의신탁자가 누구인지에 관한 피고 주장의 일관성 결여, 피고측의 매수·양수과정에 관한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는 점, 소외 2나 피고가 피고 주장의 명의신탁자에게 그 대금을 청산하였다는 직접적인 증거자료가 전혀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피고가 소외 1을 속여 원고와 소외 1 몰래 그들 의사에 반하여 이 사건 이전등기를 경료한 것으로 추단된다고 판단하고 말았으니, 원심은 이 점에 있어서 등기의 추정력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였거나 채증법칙에 위배하여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고 아니할 수 없다. 한편, 이 사건 이전등기 신청을 사법서사에게 위임할 당시에 동행하였다는 제1심 증인 ◎◎◎(기록 268면)와 증인 ◁◁◁(기록 184면), 그리고 직접 이 사건 이전등기신청서류를 작성하였다는 사법서사 사무소의 사무원인 ▷▷▷(을 제8호증의 10, 기록 605면) 등은 소외 1이 사법서사 사무소까지 가서 이 사건 이전등기신청을 직접 위임하였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이들의 진술은 소외 1이 이 사건 이전등기의 신청을 사법서사에게 직접 위임한 것으로 되어 있는 을 제1호증의 3(기록 172면)의 기재에도 부합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 또한 쉽게 배척할 수 없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아무런 합리적인 이유도 설시하지 않은 채 함부로 이를 배척하고 있으니 원심은 이 점에 있어서도 채증법칙 위배의 위법을 저질렀다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고 할 것이다. 상고이유 중 이 점을 지적하는 부분은 이유 있다.

3.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케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되어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용우(재판장) 김형선 이용훈(주심) 조무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