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도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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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편집]

[1] 배임죄에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와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의 의미

[2] 재단법인 불교방송의 이사장 직무대리인이 후원회 기부금을 정상 회계처리하지 않고 자신과 친분관계에 있는 신도에게 확실한 담보도 제공받지 아니한 채 대여한 경우, 그 신도가 이자금을 제때에 불입하고 나중에 원금을 변제하였다 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본 사례

[3] 업무상 배임죄의 주관적 요건과 그 입증방법

[4] 재단법인 불교방송의 이사장 직무대리인이 후원회 기부금을 정상 회계처리하지 않고 자신과 친분관계에 있는 신도에게 확실한 담보도 제공받지 아니한 채 대여한 경우, 피고인이 그 재단법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의사는 부수적일 뿐이고 가해의 의사가 주된 것이라는 이유로 배임의 고의를 인정한 사례

【판결요지】[편집]

[1] 배임죄에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며,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일단 손해의 위험성을 발생시킨 이상 사후에 피해가 회복되었다 하여도 배임죄의 성립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

[2] 재단법인의 이사장 직무대리인이 후원회 기부금을 정상 회계처리하지 않고 자신과 친분관계에 있는 신도에게 확실한 담보도 제공받지 아니한 채 대여한 경우, 그 신도가 이자금을 제때에 불입하고 나중에 원금을 변제하였다 하더라도 배임죄가 성립한다고 본 사례.

[3] 업무상 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주관적 요건으로서 임무위배의 인식과 그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즉 배임의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인식은 미필적 인식으로도 족한바,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문제가 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배임죄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간접사실에 의하여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는 부수적일 뿐이고 이득 또는 가해의 의사가 주된 것임이 판명되면 배임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4] 재단법인의 이사장 직무대리인이 후원회 기부금을 정상 회계처리하지 않고 자신과 친분관계에 있는 신도에게 확실한 담보도 제공받지 아니한 채 대여한 경우, 피고인이 그 재단법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 의사는 부수적일 뿐이고 가해의 의사가 주된 것이라는 이유로 배임의 고의를 인정한 사례.

【참조조문】[편집]

[1] 형법 제355조 제2항[2]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3]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4] 형법 제355조 제2항, 제356조

【참조판례】[편집]

[1] 대법원 1994. 9. 9. 선고 94도902 판결(공1994하, 2678)

대법원 1995. 2. 17. 선고 94도3297 판결(공1995상, 1508)

대법원 1995. 12. 22. 선고 94도3013 판결(공1996상, 620)

대법원 1998. 2. 10. 선고 96도2287 판결(공1998상, 811)

대법원 1999. 3. 12. 선고 98도4704 판결(공1999상, 710)

대법원 1999. 6. 22. 선고 99도1095 판결(공1999하, 1546)

대법원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공2000상, 1011)

[3] 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도1598 판결(공1996상, 128)

대법원 1997. 6. 13. 선고 97도618 판결(공1997하, 2105)

대법원 1998. 2. 10. 선고 97도2919 판결(공1998상, 818)

대법원 1999. 4. 13. 선고 98도4022 판결(공1999상, 956)

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도334 판결(공2000상, 1217)

【전 문】[편집]

【피고인】피고인

【상고인】 검사

【원심판결】 서울지법 1999. 7. 8. 선고 98노10602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방법원 본원 합의부에 환송한다.

【이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승려로서 1983년 6월경부터 현재까지 부천시에 있는 사찰의 주지로 근무하여 왔는데, 1996년 1월경부터는 공소외 재단법인 상임이사로 재직하여 오면서 1997. 4. 4.경부터 같은 해 11월 중순경까지 위 법인 이사장직무대리로서 위 법인의 업무일체를 총괄하여 오던 자인바, 1997. 4. 25.경 위 사찰의 신도로서 평소 알고 지내던 공소외 이현오가 자금압박을 받고 있고 은행대출에 필요한 제반조건을 갖추지 못하여 대출을 받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사정을 알고 있던 중, 같은 해 5월 1일경 서울 마포구 마포동에 있는 위 재단 사무국 사무실에서 재단법인 산하 방송사 사장직무대리로 있던 공소외 1을 통하여 전국의 신도들로 구성된 방송프로그램후원회로부터 적립금 225,106,073원을 전달받아 같은 달 2일 위 재단 사무국 수시자금 거래통장에 입금시켰는데, 법인재산은 법령 및 정관의 규정 또는 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관리, 운영하여야 하고 위 법인의 목적에 비추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정당한 대가 없이 법인의 재산을 대여하거나 사용하게 하여서는 아니됨에도 불구하고 그 임무에 위배하여 이현오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금원을 대여해 주기로 마음먹고, 그로부터 적정한 담보를 제공받지 아니한데다 이사회의 의결이나 승인을 받지 아니한 채 같은 달 2일 위 재단 회계담당자 공소외 2를 통하여 위 통장에서 금 2억 원을 인출한 후 위 이현오에게 단기대여 명목으로 송금하여 위 이현오에게 동액 상당의 재산상 이득을 취득하게 하고 위 재단에 동액 상당의 손해를 가한 것이다.

2.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면서 그 이유로 제1심판결 이유가 그대로 정당하다고 하고 있는바, 제1심판결은 ① 위 법인 정관에는 법인의 보통재산의 운영관리에 관하여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이사회의 결의에 따른다고 규정되어 있으나 정관시행세칙 제9조에는 예산에 계상되지 아니한 수입 또는 지출과 항목변경은 이사장의 승인을 얻어 처리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이 사건 후원회 적립기금은 예산에 계상되지 않은 수입에 해당하여 그 지출은 이사장의 고유권한에 속하므로 임무위배행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② 피고인이 이 사건 금원을 대여하면서 위 이현오로부터 시가 6억 원 상당의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설정서류를 교부받았고, 대여일로부터 반환일까지 월 1푼 5리의 비율에 의한 이자를 위 법인의 통장에 차질 없이 송금받았으며 사후에 이 사건 대여행위가 문제되자 즉시 위 이현오가 이를 전액 위 법인에 반환한 점에 비추어 위 법인에 손해가 발생하였거나 발생할 위험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③ 나아가 위와 같은 정황사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대여행위는 재단의 재산을 증식시키기 위하여 상당한 이자를 받고 대여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법인에 대한 재산상 손해에 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피고인의 범죄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결국 이 사건 공소사실은 그 증명이 없다는 이유로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3. 상고이유의 판단

가. 배임죄에서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라 함은 처리하는 사무의 내용, 성질 등 구체적 상황에 비추어 법률의 규정, 계약의 내용 혹은 신의칙상 당연히 할 것으로 기대되는 행위를 하지 않거나 당연히 하지 않아야 할 것으로 기대하는 행위를 함으로써 본인과 사이의 신임관계를 저버리는 일체의 행위를 포함하며, '재산상의 손해를 가한 때'라 함은 현실적인 손해를 가한 경우뿐만 아니라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경우도 포함되고 일단 손해의 위험성을 발생시킨 이상 사후에 피해가 회복되었다 하여도 배임죄의 성립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5. 2. 17. 선고 94도3297 판결, 1995. 12. 22. 선고 94도3013 판결, 2000. 3. 14. 선고 99도4923 판결 등 참조).

나.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이 사건 적립금의 관리 및 대여경위, 위 법인의 관련 규정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공소외 1 ① 이 사건 적립금은 위 재단 외부의 사조직인 방송프로그램후원회라는 단체에서 적립한 것인데, 당시 위 후원회가 제대로 운영되지 않자 위 후원회의 책임자 및 위 재단 이사회는 위 후원회를 위 재단 산하 방송후원회로 변경하여 관리하기로 합의하여 위 재단이 위 적립금을 인계받기로 하였다. 당시 위 재단의 공금횡령사건이 드러나 위 후원회측은 위 재단 이사회를 불신하였고 이에 위 재단 이사장이 아닌 위 방송사 사장에게 위 적립금을 공개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위 돈이 유용되는 것을 방지할 목적으로 1997. 4. 30. 방송후원회창립법회에서 위 적립금이 위 방송사의 후원금임을 밝히면서 방송사 사장직무대행인 공소외 1에게 교부하였다. 그런데 위 방송사가 위 재단의 산하기관으로 회계업무 처리절차상 재단이 위 적립금을 일단 취득한 후 방송사 경리부에 교부하여 방송사가이 사용하도록 되어 있어 그 다음날인 5월 1일 위

② 위 이현오는 부천에서 건물임대업을 하는 사람으로 30년 전에 피고인을 만난 이후 교분을 쌓아왔고 피고인이 주지로 있는 위 사찰의 신도인데, 당시 자금압박을 받아 건물을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려 하였으나 그의 소유인 부천시 원미구 상동 449의 1 대 770.6㎡는 이미 공소외 동아건설산업 주식회사에 채권최고액 60억 원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고 그 지상 건물은 6억 원 가량에 분양하여 사실상 금융기관으로부터 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태에 처하여 피고인에게 융자를 받을 수 있는 곳을 소개하여 달라고 부탁하는 등 피고인과 대출문제를 상의하고 있었다(검사 작성의 피고인에 대한 피의자신문조서, 수사기록 28-29면, 증인 이현오의 증언, 공판기록 65-67면).

③ 당시 위 재단 내부의 금전유용이 문제되어 이사장이 사퇴함에 따라 피고인이 재단 이사장 직무대리로 취임한 상황에서 위 적립금이 자금사정이 어려운 방송사의 운영을 위하여 정상적으로 사용될 것이 기대되고 있었는데, 피고인은 1997. 5. 1. 위 적립금을 기부금 수입으로 처리한 후 위 재단의 은행계좌에 입금하고 신임 이사장이 취임할 때까지 그 돈을 재단에서 보관하겠다고 한 다음, 실무책임자인 공소외 2에게 자신이 아는 사람을 통하여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은 월 1푼 5리의 이자를 받아주겠다며 2억 원을 인출하여 가지고 오라고 지시하였다. 그러자 위 공소외 2가 회계처리상 개인에게 돈을 대여하여 줄 수 없고 정관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의견을 개진하였음에도 피고인은 이를 무시하고 같은 달 2일 이를 인출하여 위 이현오에게 금 2억 원을 대여하였다(검사 작성의 공소외 2에 대한 진술조서, 수사기록 36-37면).

④ 피고인이 위 금원의 대출과 관련하여 위 이현오로부터 받은 서류는 변제기도 정함이 없는 차용증 1매(수사기록 31면)와 건물등기부사본 등의 서류를 받았을 뿐 위 부동산에 관한 근저당권설정에 필요한 서류 일체를 교부받지는 아니하였으며, 이에 위 공소외 2가 피고인에게 같은 해 6월에 반기결산을 하게 되므로 위 대여사실이 알려지게 되는데 그 금액을 언제쯤 회수할 생각이냐고 물었으나 피고인은 차기 이사장에게 인계하겠다고만 하였고 구체적인 회수계획을 밝히지 아니하였다(검사 작성의 공소외 2에 대한 진술조서, 수사기록 38면). 한편 위 이현오는 이 사건 대출이 문제되어 대여금반환을 요구받자 한달 후 타인으로부터 돈을 다시 빌려 이를 변제하였다(증인 이현오의 증언, 공판기록 87면).

⑤ 위 재단의 정관은 제18조에서 법인의 예산, 결산, 차입금 및 자산의 취득 처분과 관리에 관한 사항의 심의, 결정을 이사회의 권한으로 정하고 제20조에서 기본재산과 보통재산의 운영관리에 관하여는 법령과 정관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이사회의 결의에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제28조 제2항에서 법인의 재산은 법인의 목적에 비추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정당한 대가 없이 대여하거나 사용하게 할 수 없다고 정하는 한편, 정관시행세칙 제2, 3조에서 이 시행세칙은 법인의 사업을 수행하기 위한 사무국기구의 설치, 조직,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법인사무국에 적용한다고, 제9조에서 법인 사무국의 금전 및 물품의 출납은 수지 예산서에 편성, 계상된 것에 한하여 취급할 수 있으며 예산에 계상되지 않은 수입 또는 지출과 항목변경은 이사장의 승인을 얻어 처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공판기록 39-52면).

다. 이러한 사실에 터잡아 판단하건대, 위 재단의 이사장 직무대리인 피고인이 위 적립금을 정관이 정하는 절차에 따라 재단의 목적 및 기부의 취지에 맞도록 위 방송사의 운영을 위하여 관리, 운용하여야 할 임무가 있음에도 자신과 친분관계가 있는 제3자인 위 이현오의 이익을 위하여 실무자의 반대를 무릅쓰고 임의로 위 적립금 중 대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을 대여한 것은 통상의 업무범위를 일탈할 배임행위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위 시행세칙은 법인 사무국의 운영을 위하여 법인사무국에 적용할 목적으로 이사장과 사무국 직원들 사이의 업무처리에 관한 규정일 뿐, 이사회의 권한과 관련된 사항을 정할 수 없으므로, 위 시행세칙 제9조의 규정에 의하여 정관이 정한 이사회의 재산관리, 운영권이 배제될 수 없다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시행세칙 제9조의 취지는 사무국에서 예산에 계상되지 아니한 수입 또는 지출과 항목변경을 할 경우 이사장에게 승인요청을 하고, 이사장이 통상의 업무집행에 관한 것이거나 경미한 사안으로 자신에게 위임된 것이라면 자신의 판단으로, 이사회의 결의를 요할 사항이면 이사회를 소집하여 결의를 한 후 이를 승인하면 집행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그러므로 재단법인인 위 법인이 위 적립금을 언제,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것인지는 위 재단 이사회의 결의에 맡겨져 있고 피고인으로서는 이사회의 결정이 있기까지는 우량은행에 예금하는 등 통상적인 방법으로 이를 보관할 의무가 있으며, 비록 위 재단의 자산증식 목적이라 하더라도 이를 개인에게 대여하기 위하여는 위 정관규정에 따라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야 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나아가 위 이현오는 당시 그의 소유인 부동산에 거액의 근저당권이 설정되어 있는 등으로 사실상 금융기관으로부터 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을 받기 어려웠고, 이 사건 대출이 문제되어 대여금반환을 요구받자 한달이나 걸려 타인으로부터 빌려 이를 변제할 형편이었으므로 그에게 자금을 대여할 경우 위 재단에 손해가 발생하리라는 정을 충분히 알면서도 충분한 담보를 제공받는 등 상당하고도 합리적인 채권회수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만연히 이 사건 금원을 대여한 것은 위 재단에 재산상 실해 발생의 위험을 초래한 것으로 보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이와 같이 위험을 초래한 이상 위 이현오가 이자금을 제때에 불입하였다거나 나중에 원금을 상환하였다는 사정은 배임죄의 성립 여부에 영향을 주지 못한다.

라. 한편 업무상배임죄가 성립하려면 주관적 요건으로서 임무위배의 인식과 그로 인하여 자기 또는 제3자가 이익을 취득하고 본인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인식, 즉 배임의 고의가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인식은 미필적 인식으로도 족한바,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하여 문제가 된 행위를 하였다고 주장하면서 배임죄의 범의를 부인하는 경우에는 사물의 성질상 배임죄의 주관적 요소로 되는 사실은 고의와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간접사실을 증명하는 방법에 의하여 입증할 수밖에 없고, 피고인이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도 가지고 있었다 하더라도 위와 같은 간접사실에 의하여 본인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는 부수적일 뿐이고 이득 또는 가해의 의사가 주된 것임이 판명되면 배임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5. 11. 21. 선고 94도1598 판결, 1997. 6. 13. 선고 97도618 판결, 1998. 2. 10. 선고 97도2919 판결, 1999. 4. 13. 선고 98도4022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피고인과 위 이현오의 관계, 피고인이 이현오의 재정상태 및 시중의 금융기관으로부터 대출을 받기 어려웠던 점을 알고 있었음에도 정관의 규정과 실무자의 의견을 무시하고 별다른 채권확보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채 2억 원이나 되는 거액을 변제기의 정함도 없이 대여한 점, 이현오가 지급한 이자 월 1푼 5리는 이현오의 입장에서 상당히 유리한 차용조건이었던 점, 당시 위 재단 내부에서 이 사건 적립금이 유용되지 않고 위 방송사의 운영을 위하여 정상적으로 사용되기를 요망하고 있었던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피고인이 이현오에 대하여 이 사건 금원을 대여함에 있어 피해자인 위 재단의 이익을 위한다는 의사가 설령 있었다 하더라도 이는 부수적일 뿐이고, 가해의 의사가 주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인에게 당시 위 대여행위가 임무에 위배되고 그로 인하여 제3자인 이현오가 이익을 취득하고 재단에게 손해를 가한다는 점에 관한 인식이 있었음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마. 따라서 피고인에 대한 이 사건 범죄사실은 그 증명이 있다고 보여짐에도 불구하고, 원심이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무죄를 선고한 제1심판결을 유지한 것은 채증법칙을 위배하여 사실을 오인하거나 배임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을 저질렀다 할 것이다. 이 점을 지적하는 검사의 상고이유의 주장은 이유 있다.

4. 그러므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이강국(재판장) 조무제 이용우(주심) 강신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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