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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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히야! 너는 갓구나
엄마가 뉜지 아바가 뉜지
너는 모르고 어데로 갓구나
불상한 어미를 가젓기 ᄯᅢ문에
가난한 아비를 두엇기 ᄯᅢ문에
오자 마자 네가 갓구나
달보다 잘 낫든 우리 옹히야
부처님보다도 착하든 웅희야
너를 언제나 안어나 줄ᄭᅩ.
그럭게 팔월에 네가 간 뒤
그 해 십월에 내가 갓히어
네 어미 간장을 태웟더니라.
지내간 오월에 너를 엇고서
네 어미가 정신도 못차린 첫 칠날
네 아비는 ᄯᅩ다시 갓히엇더니라.
그런 뒤 오은 한 해도 못 되여
가즌 ᄭᅮᆷ 온갖 힘 다 쓰려든
이 아비를 바리고 너는 갓구나.
불상한 속에서 네가 태여나
불상한 한숨에 휩새고 말 것
어미 아비 두 가슴에 못이 박힌다.
말 못하든 너일망정 잘 웃기 ᄯᅡ에
장차는 어려움 업시 잘 지다가
산애답게 한평생을 맛칠 줄 알엇지
귀여운 네 발에 흙도 못 뭇처
몹슬 이런 변이 우리게 온 것
아 마른 한울 벼락에다 어이 견주랴.
너 위해 얽든 ᄭᅮᆷ 어데, 쓰고
네게만 솟든 사랑 뉘게다 줄고
웅히야, 제발 다시 숨쉬어 다고.
하로 해를 네 겨테서 못 지나 본 것
한 가지도 속시원히 못해 준 것
감옥방 판자벽이 얼마나 울엇든지.
웅히야! 너는 갓구나
웃지도 울지도 ᄭᅩᆷᄶᅡᆨ도 안코
너는 소리 업시 어데로 갓구나.[1]
불샹한 선물로 설음을 ᄭᅵ고
가난한 선물로 몹쓸 병 안고
오자 마자 네가 갓구나
한울보다 더 미덥든 우리 웅히야
이 세상엔 한아박게 업든 웅희야
너를 언졔나 안어나 줄ᄭᅩ―.
―一九二九, 四, 六―
주석
[편집]- ↑ 원문에는 이 뒤 연 구분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