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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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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자사(哭子詞) (1929)
저자: 이상화

이상화의 후기 시 경향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1929년 6월 《朝鮮文藝》 2호에 尙火라는 필명으로 발표.

웅히야! 너는 갓구나
엄마가 뉜지 아바가 뉜지
너는 모르고 어데로 갓구나

불상한 어미를 가젓기 ᄯᅢ문에
가난한 아비를 두엇기 ᄯᅢ문에
오자 마자 네가 갓구나

달보다 잘 낫든 우리 히야
부처님보다도 착하든 웅
너를 언제나 안어나 줄ᄭᅩ.

그럭게 팔월에 네가 간 뒤
그 해 십월에 내가 갓히어
네 어미 간장을 태웟더니라.

지내간 오월에 너를 엇고서
네 어미가 정신도 못차린 첫 칠날
네 아비는 ᄯᅩ다시 갓히엇더니라.

그런 뒤 오은 한 해도 못 되여
가즌 ᄭᅮᆷ 온갖 힘 다 쓰려든
이 아비를 바리고 너는 갓구나.

불상한 속에서 네가 태여나
불상한 한숨에 휩새고 말 것
어미 아비 두 가슴에 못이 박힌다.

말 못하든 너일망정 잘 웃기 ᄯᅡ에
장차는 어려움 업시 잘 지다가
산애답게 한평생을 맛칠 줄 알엇지

귀여운 네 발에 흙도 못 뭇처
몹슬 이런 변이 우리게 온 것
아 마른 한울 벼락에다 어이 견주랴.

너 위해 얽든 ᄭᅮᆷ 어데, 쓰고
네게만 솟든 사랑 뉘게다 줄고
웅히야, 제발 다시 숨쉬어 다고.

하로 해를 네 겨테서 못 지나 본 것
한 가지도 속시원히 못해 준 것
감옥방 판자벽이 얼마나 울엇든지.

웅히야! 너는 갓구나
웃지도 울지도 ᄭᅩᆷᄶᅡᆨ도 안코
너는 소리 업시 어데로 갓구나.[1]

한 선물로 설음을 ᄭᅵ고
가난한 선물로 몹쓸 병 안고
오자 마자 네가 갓구나

한울보다 더 미덥든 우리 웅히야
이 세상엔 한아박게 업든 웅
너를 언나 안어나 줄ᄭᅩ―.

―一九二九, 四, 六―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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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원문에는 이 뒤 연 구분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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