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경의 밤/선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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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몹시 퍼붓는 어느 해 겨울이었다,

눈보라에 우는 당나귀[驢馬]를 이끌고 두만강(豆滿江)녘까지 오니,
강(江)물은 얼고 그 위에 흰 눈이 석 자나 쌓였었다.

인적(人跡)은 없고, 해는 지고―
나는 몇 번이고 돌아서려 망설이다가
대담(大膽)하게 얼음장 깔린 강(江)물 위를 건넜다.

올 때 보니
북새(北塞)로 가는 이사(移徙)꾼들 손에
널따란 신장로(新長路)가 만들어 놓였다,
지난 밤 건너던 내외곡길 위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