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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운 소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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童話

귀여운 少女

故 金裕貞 作[1]

옛날저 영국에 잇섯든 일입니다. 어느 날 밤 한 신사가 서용거리를 것고 잇으려니ᄭᅡ 웬 게집애가 귀여운 음성으로

『아저씨! 저 잠ᄭᅡᆫ만…』 하고 압흐로 내닷는것입니다, 봐하니 조고만 그리고 아름다운 게집애엿습니다. 노란, 머리털은 복실복실하고 맑게 ᄯᅳᆫ 두눈은 헐업시 별갓습니다

(이러케 귀여운 어린애가, 어ᄶᅢ서 이밤중에 홀로 나왓슬ᄭᅡ?)

신사는 이러케 이상스러히 여기고 게집애를 가만히 나려다보앗습니다 그보다도 더 놀란것은 이어린게집애가 서울서 멀리 ᄯᅥᆯ어저잇는 어느 동네를 찻는것입니다

『제가요 저집에서 나온길을고만 이저버려서 이러구 잇서요』

하고 가여운낫츨하는것입니다.

신사는 이 소녀가낫도모르는 자기를 ᄭᅪᆨ밋고서 사실대로죄다 이야기하는데 저윽이 감동하엿습니다 그래어린이소녀를 혼자멀리보낼수가업서서

『그러면 아저씨가 데려다주마 염려마라』 하고 소녀의 손을 이ᄭᅳᆯ고 갑니다

소녀는 ᄯᅡ라오면서 여러가지 이야기를 하엿습니다 그러나 어ᄶᅢ서 이런밤중에 혼자 나왓는지 거기 대하야는 일절 말이업섯습니다

『아— 여깁니다 이길이얘요 인제 다왓서요』

눈에익은 동네로 들어오자 소녀는 손벽을 치며 기ᄲᅥ합니다 그리고 ᄶᅩᆯ랑ᄶᅩᆯ랑 압흘 스드니 어느 집대문을 두드립니다

집안은 아주 캄캄하엿습니다 소녀가 서너너덧번 두드렷슬 ᄯᅢ에야 비로소 ᄲᅵ걱 열리며 안에서한 백발노인이 나타납니다

『할아버지! 안 주무섯서요』 하고 소녀가 반기며 달겨들엇스나 노인은 낫모를 신사를 보고 ᄭᅡᆷᄶᅡᆨ놀랍니다 그러나 소녀에게 길을 가르켜 주신 어른이라는 말을 듯고는 더욱 이상스런 눈을 ᄯᅳ며

『너 그러케 해맹이가 업서서 어ᄯᅥᆨ하니? 돌아오는 길을 모르다니? 그러나 네가 안돌아오는 나절에는 늙은 이할애비가 어ᄯᅥᆨ게 살려구그래? 응 네리야!』

『아니얘요 할아버지! 제가 어ᄯᅥ케 하던지 그걸 못돌아오겟서요? 염녀마서요』

세사람은 캄캄한 집속으로 손으로 더듬으며 들어갑니다 노인은 여기에서 고물상을하고 잇는것입니다 고물상이란 헌 물건을 몰아다 파는가개이다 그럼으로 귀중한것이 곰팡내로 퀴퀴합니다 거기를 지나가니 ᄭᅢᄭᅳᆺ한 방이잇고 그구석에는 천사가 잘듯시픈 그러케 곱고 아름다운 침대가 하나 잇습니다 이것이 물론 네리의 침대입니다

네기가 옷을 갈아입는 동안에 노인은 신사에게 다시 치사를 하엿습니다 그러나 신사는 거기에 대답하야 가로되

『이러케 어린게집애를 혼자 그런 먼곳에 내보내면 가엽쟌습니ᄭᅡ? 압흐로는 주의하시는게 엇덧습니ᄭᅡ?』 하니ᄭᅡ 노인은 천만의 말이란듯이 눈을 둥그러케ᄯᅳ고

『언제 내가 네리를 구박햇습니ᄭᅡ 나만치 이애를 귀애하는 사람은 이세상에 하나도 업습니다』

둘이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잇는 동안에 네리는 저녁을 채리기 시작합니다 아무도 업는 살림이라 이러케 늣게 돌아와서도 역시 네리가 하는모양입니다

네리가 바ᄲᅮ게 돌아다니며 일하는것을 보고 노인은 신사에게 집안이야기를 하기시작합니다 그말을들어보면괴상한 노인과 네리는 매우 가난한 살림을 하야왓습니다 그러나 그런 가련한 살림을 하야오면서도 노인은 언제나 히망을 일치 안엇습니다

『나는 이런 가난한 살림을 하고잇스나 네리만은 반듯이 부자가 됩니다 반듯이 부자가 돼서 귀부인의 생활을, 할겝니다 저것의 에미— 즉, 나의 ᄯᅡᆯ입니다 나는— 그, 에미라는것이 네리가 핏덩어리ᄯᅢ 죽어버렷습니다 네리는 즈 에미와 얼골이 ᄭᅩᆨ 갓습니다 나는 비록 고생을 할지라도 네리를 위하야 만흔 돈을 버러서 저것만은 편안히 살게해 줄심니다』 하고 자기의 속을 말하엿습니다


조곰잇드니 네리가 ᄯᅡᄯᅳᆺ한 저녁상을바처들고옵니다 그걸 세사람이 둘러안저서 먹고잇스려니ᄭᅡ 어느듯시게가 열두시를 ᄯᅢ립니다 시간이 늦젓슴으로 신사가 황급히일어슬랴할ᄯᅢ 네리는 귀여운눈을ᄯᅳ며

『우리 할아버지도 인제나가실터인데요』

하고 가치 나가기를 청하엿습니다

『응? 지금이 어느ᄯᅢᆫ데? 너는그래 혼자서 집에잇구? 그래두 무섭지안을ᄭᅡ?』

신사가 이러케 물으니ᄭᅡ

『저두요 혼자 집을지켜도 괜찬어요』 하고 네리는 아무럿치도 안은듯이 대답합니다 (이런 음산한집에서 밤을혼자 지키다니 참이상도스러운 아이로군!)

신사가 이런 생각을 할동안에 노인은 나갈 준비를 다 하고나서

『네리야! 잘자거라 천사가 네엽헤와 지키고 게실거니ᄭᅡ안심하고 자거라 그리고 자기전에 하나님ᄭᅦ 기도 ᄭᅩᆨ 듸려야한다』 하고 네리를 안어들고 입을 마추니

『네! 할아버지 다녀오서요저요 ᄭᅩᆨ기도 듸릴터이니 염녀마서요』

그리고 대문간ᄭᅡ지 나와 손님과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마친뒤 먼지투성인 전방을 지나 저의 침실로 왓습니다 아무소리는 업서도 네리는 적적하얏습니다 적적할ᄲᅮᆫ만 아니라 실상은 어두운 밤중에 이러케 혼자 잇는것이 몹시 무서웟읍니다 할아버지와둘이서매일밤즐거웁게 지난ᄯᅢ가아주업는것도 아닙니다 그ᄯᅢ에는 밤마다 글도배우고 글씨도 배우고 햇든것입니다 그런데이즈막에는 어ᄶᅢ서 그런지요? 할아버지는 늘 근심하는 낫을 하시고 밤마다밤마다 출입을 하시는겝니다 대체 어디로 가시는겐지 네리에게는 전혀 알길이업읍니다

그날 밤 네리를 데리고왓든 신사는 처지가 좀 이상한듯한 네리가 어ᄯᅥ게 잇는지 매우 궁금하엿읍니다 그여코 더참을수가 업어서 일주일후에 다시 그고물상을 찻아갓읍니다 네리도 할아버지도 다 잇엇으나 그 외에도 보기에도 악한갓히 생긴 한 사나히가 잇엇읍니다

그 사나이는 어ᄯᅥ케흉칙스러운지 ᄭᅥᆯᄭᅥᆯ웃을ᄯᅢ면 등이선ᄯᅳᆨ햇습니다 멋업시큰머리며 손그ᄭᅩᆯ을하고는 보기에간즈럽게적은발이엇습니다 이사람이 즉ᄯᅡ니엘이라고 부르는악한입니다 밴애병신으로 태여난 ᄯᅡ니엘은 마음도 곱지못하야 그가제일조아하는게 남을괴롭게구는 것입니다 그무서운ᄯᅡ니엘은지금도 돈을가저와서 네리할아버지에게 만흔돈을 ᄭᅮ어주엇습니다 그리고 빙긋이 웃으면서 의기양양하게돌아갑니다

『요전애 오섯든아저씰세 어서들어오세요 이리오서요』

ᄯᅡ니엘이 잇슬ᄯᅢ에는 아무말도안튼 네리는신사를보자허겁지겁맛저드립니다

거기에는 네리가 ᄭᅥᆨ거온 들ᄭᅩᆺ들이 ᄭᅢᄭᅳᆺ이 ᄭᅩᆺ치어 잇습니다 장에서는 적은 새들이 구여운 목소리로 지저귑니다

네리는 반짓그릇을 ᄭᅳ내가지고 무엇인가 ᄭᅩ여매기 시작하엿습니다

그러자 매일 이 고물상의 심부름하러 오는 『킷트』라고 하는 사내아이가 나타납니다 네리는 뭐라고 지ᄭᅥ리며 그애에게 분부하기에 바ᄲᅮᆷ니다 그래서 신사는 오날도 네리와노인사이에 잇는 그신변이야기를 소상히 물어보지 못하고 그대로 돌아갈수 박게 업섯습니다

니엘이란 악한은 강 저ᄶᅩᆨ에 어ᄯᅥᆫ 추접스러운 집에다 사무소라는 간판을 내걸고는 무언지 알수업는사무를 보고 잇섯습니다 신사가 네리의집엘 두번ᄶᅢ 차저가든 그 담날 네리는 할아버지의 편지를 가지고 ᄯᅡ니엘의 사무소로 갓습니다

악한 ᄯᅡ니엘도

(저 늙은이가 대체 뭘하는 놈인가?)

하고 늘 수상히 여기든차입니다 왜냐면 그 노인이 만날적마다


『흥! 인제 보시요 내가 횡재해가지고 큰부자가 됩니다 얼마 안 잇서서요 그ᄯᅢᄭᅡ지만 참으면 당신도 다…』 하고 혼잣소린지 혹은 누구보고 들으라는 소린지이러케 큰소리를 펑펑하며 자기사무소에 와서 돈을 취해갓든것입니다 그게 무슨 소린가하고 일상 궁금하다가 ᄯᅢ마츰 네리가 왓슴으로 살살 ᄭᅩ여가며 물어보앗스나뭐가 뭔지 도시 ᄯᅡᆫ소리만 하고 마는것입니다

『네리야 이것 봐! 너아가씨 집으로 놀러오지 안켓니? 아즈머니가 잇스니ᄭᅡ 네가 가면 맛난음식을 채려줄게다』

이러케 ᄭᅩ여서 ᄯᅡ니엘은제안해에게 네리를 달래도록하얏습니다 그러나 집에가서도 네리가 안해에게 한 말은별루 새로울것이 업습니다 다만 할아버지가 밤마다 어딀 나갓다가 드러올ᄯᅢ에는 반듯이 창백한 얼골로 풀이 죽어온다는 그것ᄲᅮᆫ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눈치를 채인 ᄯᅡ니엘은 노인편지에아무 회답도 해주지 안엇습니다

그런지 이삼일이 지낸 뒵니다 노인은 그 소녀ᄯᅡᆯ 네리를 압에 안치고

『네리야! 오늘밤엔 아무데도 안가겟다 너와 가치잇슬테야!』

이러케 말하엿습니다 마는그의 얼골은 파라케 질리고숨쉬기조차 괴로운 모양입니다

『할아버지! 저는 돈가튼거 조곰도 바라지 안습니다 할아버지는 부자가 될려는생각만 늘 하시기 ᄯᅢ문에 그러케 몸이 나ᄲᅥ지시지 안엇서요? 저는 이러케 지내는거보담 거지가 돼서 빌어먹는것이 얼마쯤 조흔지 모르겟서요 네 할아버지! 시골로 가서요 시골로 돌아다니며 밤이 되거든 들에서 자고 인제는 그 돈생각 고만하서요 네할아버지?』

이러케 네리가 열심으로보채고 잇슬ᄯᅢ 누가 불숙 들어옵니다 그것은 욕심쟁이요 악한인 ᄯᅡ니엘이엇습니다 그는 승낙도업시 성큼성큼 방으로 들어와서 두 사람의등 뒤에 서서는 열퉁굿은 웃음으로 그들을 나려다보고 잇습니다

이윽고 악한은 입을 열어

『아무리 감출랴도 안돼 전자부터 말고자하야 애쓰든 너의 행실은 밋바닥ᄭᅡ지 알앗다 이늙은이야! 너 이번 노름에 ᄭᅡᆸ대길 벗엇대드구나?』

『처 처 천만에! 그런일 업습니다』

『압만 쏙일래도안돼 지금ᄭᅡ지 너에게 최준 돈이 얼마나 되는지 그걸 설마 잇지는 안헛겟지? 이번에는 네가 몸만남도록 ᄭᅡᆸᄯᅢ기를벗고 잇다는것 벌서 알고 안젓다 그럭케 됏스니ᄭᅡ 일로부터는 한푼도 최줄수 업서—그것보다도 이봐! 오늘ᄭᅡ지 ᄭᅮ어쓰 돈은 다 어ᄯᅥᆨ케할 작정인가?』

『네…그것은 제가 어ᄯᅥ한 짓을 하드라도 반듯이…』

『네가 그런나이에 멀할텐가? 그보다는 집이다 집과 세간을 나에게 내다우 쵠돈을 못갑흘 ᄯᅢ에는 그대신집으로 ᄯᅥ마튼것이 당연한 일이다』 하고 ᄯᅡ니엘은 눈을부라고 ᄯᅡᆨᄯᅡᆨ 얼럿습니다

물론 노인과 소녀가 눈물로 애원을 하여도 ᄯᅡ니엘은 듯지 안엇습니다 집을 ᄲᅢ앗은뒤 가개에 잇는 물건은 물론 방에 노인 세간에ᄭᅡ지 경매한다는 ᄯᅡᆨᄶᅵ를 붓처버렷슴니다 그리고 자기가 그집으로 이사를 와서는 아츰저녁으로 노인과 소년을 개돼지가티 학대하엿습니다


네리의 아름다운 침대도 ᄯᅡ니엘에게 ᄲᅢᆺ기고 말앗습니다 귀여운 소녀의 물건ᄭᅡ지 ᄯᅡ니엘에게 ᄲᅢᆺ길걸 생각하면 그할아버지의 마음은 얼마나 괴로 웟겟습니ᄭᅡ? 나종에는 잠을 못고 밥을 못먹고 하엿습니다

어느날 아츰 아즉 채 다 밝기전에 네리와 할아버지는 가만히 집을 ᄲᅡ저나왓습니다

『할아버지! 이런데 더 게시다는 큰일납니다 자 저에게 의지하서서 ᄯᅡ라오서요.』

네리는 할아버지 귀에 입을 갓다대고 이럿게 속삭엿습니다

그들은 손을 맛붓잡고 멀고 먼 시골길로 ᄯᅥ나갑니다 하루하루 시ᄭᅳ러운 도시를 멀리 ᄯᅥ나 방낭을 시작하엿으나 먼길을 못걸어본 네리라 발이 부릇고 몸이 괴롭고 하엿습니다 그 압흔 다리를 질질 ᄭᅳᆯ며 길을 것고 잇든 어느날저녁ᄯᅢ 『판치』라는 극단사람 들을 우연히 만낫습니다 그래 그 사람들과 동행이 되어 다시 길을 것기 시작하엿습니다

이길에는 만흔 사람이 ᄭᅳᆫ일새업이 오고가고 하엿슴니다 그중에는 광들의 패도 잇고 곡마단패도 잇고 혹은 키큰사람과 난쟁이를 구경시키며 벌어먹고 다니는 사람들도 잇섯슴니다 다들 경마장을 목적으로 하고 몰려드는 사람들이엇슴니다

그들은 낫에는 갓흔 길을 것고 밤에는 갓흔 주막에 들고 하엿슴니다 네리도이사람들 가운데 ᄭᅵ어 경마장ᄭᅡ지 갓습니다 그리고 구경하러모여든 사람들에게 ᄭᅩᆺ을 팔아서 얼마간의 돈을 모앗슴니다

그러나 네리는 그 도중에서 만난 『판치』 극단 사람들과 가치 잇고 십지가 안엇슴니다 왜냐면 그들은 어ᄶᅥᆫ지 불량한사람들만 모인것 갓습니다 그래 할아버지와 의론하고 살몃이 그곳을 ᄲᅡ저서 다시길을것기 시작하엿습니다

얼마안가서 두사람은 어ᄯᅥᆫ 촌락에도착하엿습니다 이마을 학교의 교장님은 가여운네리와 불상한 노인의ᄭᅩᆯ을보고 눈물로써 동정하며 자기집에 이틀밤이나 재워줫습니다 그들은 교장선생님의 은혜를마음으로 고맙게역엿습니다 마는 언제ᄭᅡ지든지 남의신세를 이을수는 업는고로 두텁게 인사를하고는 다시방낭을 시작하엿습니다

『불상한 사람들이로군! 낭종에 어ᄯᅥ케 될랴나!』

교장선생님은 눈을 ᄭᅳᆷ벅이며 두사람의 등뒤를 오래동안오래동안 배웅하고서잇섯습니다


바루 저녁나절이엇습니다 네리와 할아버지는 길바닥에 노여잇는 방구루마를 발견하엿습니다 작난감 만치나아름답게ᄭᅮ민 집에다 구루마바쿠를 달은것 입슴니다 그 속에는 자레이부인이라고 하는 아즈머니가 살고 잇음니다

자레이아즈머니는 요술을 구경시켜가며 방낭하고잇는 사람임니다 아즈머니는 두사람을 반기어 맞어 들여서는 차를 먹이고 이야기를 뭇고 하엿음니다 그리고 결국에는 두사람을 권해가지고 자기와 가치 돌아다니며 돈를 벌기로 하엿음니다

『네리야! 너는 나의 요술을 구경군에게 설명할수잇지? 그리고 할아버지는 문간에서 표를팔면좃치안어? 그러케 아무적목업시 돌아다니는것보다 얼마나 조흔생활이야?』

자레이 아즈머니는 네리와 할아버지를 위아야 이러게일을 주기로 되엇읍니다

일자리를 찻은 그 기ᄲᅮᆷ에 네리는 춤이라도 출듯이 기운이 낫읍니다 할아버지를잘 달래가며 네리는 자레이부인의 설명인이 되엇읍니다

이러게 하야 얼마 동안은 생활이정돈되어 네리는 오랫만에 안심하엿읍니다 그러나 그것은 며칠 동안이요 할아버지는 이전과갓이 ᄯᅩ 노름을 하는것이 아닙니ᄭᅡ?

『할아버지! 인젠 지난 날의고생은 잇어버리섯겟지요? 네리가 두손으로 빕니다 제발노름만은 말아주서요 그런슬 손에 대시면 전의ᄯᅡ니엘갓흔 사람에게 ᄯᅩ 혼이납니다.』

『아니야 너는 모르는소리다 아무것도 염녀할게업다할아버진 말이지 인제 네가 ᄭᅡᆷᄶᅡᆨ 놀랄만치 큰부자가 될게니보아라 나는조곰도 돈갓흔것바라지안는다 다아 너를위해서 그러는거야! 네리야! 할아버지는 어ᄯᅥᆫ짓을 하드라도 너를 부자로 만들어주지 안으면죽어도 눈을 못감을게다!』

네리는 이말을 듯고는 슬프고슬프고 이내 눈물ᄭᅡ지 나옵니다

『저는 할아버지! 조곰도부자가 되고십지 안어요 이러케 둘이서 『자레이』 아즈머니ᄭᅦ 일해드리고 엇어먹으면굶진안을터이니 그걸로 만족함니다』

『너는 아즉모른다 잠잣고 잇거라 어른하는 일에참견을 하는것은 조치안흔 일이야』

이럿케 말할ᄲᅮᆫ으로 할아버지는 매일 밤마다 지팽이를 ᄭᅳᆯ고는출입을하고 하엿습니다

그런것만도 조흐련만 차차 조치못한 축들과 어울리어 할아버지는 『자레이』 부인의 돈가방을 훔처 내고자하야 무서운 음모를 하얏습니다

할아버지에게 그런 악심을품게한것은 『집씨—』라고 하는 정처업시 ᄯᅥ돌아다니는 무리엿습니다 『집씨—』 하면 춤잘추고 노래 잘하는 무립니다 그들은 물우에 ᄯᅳᆫ풀립가티 정처업시 흘러다니며 되는대로 살고 잇는무립니다

이런 날탕패의 수중에 들어서 할아버지는

『음! 염녀마라 그럼 낼밤 ᄭᅩᆨ 업새버릴터이다 그돈가방에는 지전이 ᄲᅮ듯이 들어잇다 내 두눈으로 자세히 보앗다』

이러케 내일밤을 약속하고 잇는것을 네리는 귓결에 얼ᄯᅳᆫ 들엇습니다

(아이그머니! 우리 할아버지가 그런 무서운 짓을! 어ᄯᅥ케해야 조흘가?)

네리는 한ᄯᅢ는 어ᄯᅥ케 할바를 몰라서 어린 가슴을 바ᄶᅡᆨ바ᄶᅡᆨ 죄엿습니다 그러다 정신을 채리어 다시 생각해보니 길은 다만 하나가 남엇슴을 알앗습니다


(그럿타 우리 할아버지를 모시고 다른데로 멀리 다라나는 수밖에 업슬게다 여기서 내일ᄭᅡ지 잇게 된다면 큰일이난다 오늘 저 악한들이 자거든 도망을하자)

네리는 이러케 궁리하고 밤이 깁기를 기다렷습니다

그날 자정이 지낫슬ᄯᅢ 다들 자는 틈을 타서 네리는 넌즛이 할아버지를 ᄭᅢ웁니다

『음— 음 왜그래? 네리야』

『………』

『왜 무슨일이 생겻서?』

『………』

『아 졸려워! 말을해!』

그제서야 할아버지는 눈을 ᄯᅥᆺ슴니다 네리는아무 대답안코 제입에손가락을 대어 막아보엿슴니다 그리고 상큼상큼압흘서서 방박그로 나아갑니다 할아버지는 뭐가 뭔지 영문 모르지만 ᄭᅳᆷ직이 위하는 손녀ᄯᅡᆯ이 나아가니ᄭᅡ 가만히잇을수가 업습니다 자기도 급히 옷을 갈아입고 뒤를ᄯᅡ라갓습니다

나와보니 박게는달밝은 밤이엇슴니다 은빗가튼정한달이 노인과 소녀의 가는 길을 비취어 줍니다

그들은 새벽이 될ᄯᅢᄭᅡ지 정신업시 길을 걸엇습니다

『할아버지! 인제는 안심입니다 그못된사람들도 여기ᄭᅡ지는 못와요 자우리 조금쉬어가세요』

네리와 할아버지는 강변언덕에 다리를느리고 쉬입니다 그러나 하로밤동안 피로한몸이라 어느듯 쿨쿨잠들이 들고말엇습니다

귀밋헤서 ᄯᅥ드는 소리에놀라서 두사람은 눈을 번적ᄯᅥ보니 강에는배가ᄯᅥᆺ고 그속에서 사공들이 기운차게 ᄯᅥ드는것입니다 그들은 심상치안흔 노인과 소녀를 불상히여기고 배에태워주엇습니다 이틀동안이나 배에서 지낸 뒤 어ᄯᅥᆫ 커다란 동리에 도착하엿습니다 마는 그날 밤 공교로히 퍼붓는 비에 네리와 할아버지는 머리에서 발ᄭᅳᆺᄭᅡ지 ᄶᅩ루루 젓고 말앗슴니다 그리고 생소한 거리를 이리저리 헤매다가 겨우 비를거닐만한 어느 집초스마를 발견하자 하여튼 오늘밤은 여기서 새우자 생각하고 그속으로 기어들엇슴니다

마침 그ᄯᅢ 집안으로부터한 청년이 나왓습니다 짜아도짜아도 짜지 못할만치 그러케 비를 뒤집어 쓴네리를보고는

『음? 이게 웬일이야? 이토록 비를 마젓스니—』 하고혼잣소리를 하다가

『이리들 들어오시요!』 하고 두사람의 압을 서서는 커다란 풀무간으로 인도하엿습니다 그는 여기에서 하루밤 동안 불을간수하고 잇는 청년이엇습니다

친절한 이 청년은 네리를 ᄯᅡ듯한 잿더미우에 눕히고 저즌 몸을 말리도록하야주엇습니다

할아버지와 네리는 이곳에서 ᄯᅡ스한 한밤을 지냇스나 아츰이 된즉 ᄯᅩ 다시 정처업시 길을 ᄯᅥ나지 안으면 안될것입니다 네리는 굶주림과 피로로 말미아마 점점몸이 ᄯᅡᆼ속으로 뭇히는듯하얏습니다. 마는 그걸되도록 아무럿치 안은척하고 할아버지가 기운이 ᄭᅥ지시지 안토록 웃는 얼골을 보엿습니다

한 이틀을 길을 것다가 이것도 운명이랄지 그 친절한 교장선생님을 ᄯᅩ 만낫습니다.

선생님은 네리를 한번 보자 대번에 (가엽시도 벌서 틀렷구나!} 하고 생각하엿습니다 그리고 곳 어느 여관으로 데리고 가서 거기서 몸조리를 하게 하얏습니다. 여관에서는 그 누구누구 할것업시 네리에게 친절하엿습니다 이럿케 정성을 다하야 간호를 하야주는 덕택에 얼마 후에는 다시 건강한 몸이 되어 길을 ᄯᅥ나게 되엇습니다.

교장선생님은 네리가 병을 알흘동안 ᄶᅮᆨ나려가티 여관에게서주섯습니다 네리는 이제ᄭᅡ지 아무에게도 이야기안흔 할아버지의 비밀—할아버지가 노름을하시는 버릇이잇는것—그래서 나ᄲᅮᆫ친구들과 얼리시지못하도록 먼곳으로 할아버지를 모시고가서 살고십다는것 이런모든것을 선생님에게 터노코 이야기하엿습니다

얼마나 ᄯᅩᆨᄯᅩᆨ한 소녀입니ᄭᅡ[2]


? 이세상의 생활이란 결코 행복된것이 아닙니다 여러분도 인제 차차나히를 먹고머지안허 한사람의 어른이되어 세상에섯슬ᄯᅢ에는 반듯이이걸 느ᄭᅵ게될것입니다. 마는네리는 아즉 소녀의몸으로 이미 이세상 파란을 격고그날 그날의 생활을 엇더케하야 나아갈가하는 궁리 ᄯᅢ문에 어린 가슴을 복갓든것입니다

나는 네리의 과거를 생각할적마다 눈물이 압흘섭니다

그건 그러타하고 네리의 이야기를 듯고 잇는 선생님은 다행이 그ᄯᅢ어느 마을로 이사를 갈려든 차임이라 두사람을 그리로 데리고 가서거기에 도록하야주엇습니다 네리의 고생도 이제야 겨우 ᄭᅳᆺ이나고 비로소 안심하고살 자리를 엇은것입니다

며칠 선생님과 네리와 할아버지는 그들의 새로운 집에 도착하엿습니다 교회당 엽페 선생님의 집이 잇고 ᄯᅩ 그 엽프로 두사람을 위하야 조그마하고 ᄭᅢᄭᅳᆺ한 집이 하나 서잇습니다 선생님은 그 동리 학교에 다니시며 아이들을 가르키십니다 그리고 네리의 할아버지는 교회당의 소제부로써 일을하게되엇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누구를 물론하고 노인과 소녀를 사랑하엿습니다 아이들은 네리를 ᄭᅳᆺ업시 조하하엿습니다 그아이들중에 특히 네리를 구여워하는 사내애가잇섯스니 하루는 그 애가 네리에게 와서

『네리야 동네 아즈머니들이 네리는 봄이 될거갓흐면 새들이 노래를부르기전에 하눌로 천사가되어 올라간다구 그러드라 그게거즛말이지?네가 하늘로 천사가 되어가면 나는어ᄯᅥ케사니? 네리야!은제든지 나와가치잇서주지안으면 난실여!』 하고는 그손을 ᄭᅩᆨ 붓잡고 울엇습니다

그러나 동리사람들의 예측은 조곰도틀리지 안엇습니다

네리는 오랫동안 할아버지ᄯᅢ문에 맘을조리든 그근심과 연일방낭으로 괴로운 치움과 굼주림에서 지낸생활로인하야 번데허약하얏든 네리의몸은 바ᄶᅡᆨ말르고말앗습니다 그것은 할아버지의 눈에도 두드러지게보이도록되엿습니다

참으로 요즘의 네리는 아릿ᄯᅡ운 백합ᄭᅩᆺ이 시들어 가는것처럼 날로날로 쇠약하야갑니다 이러케ᄭᅡ지 모든 사람들에게 사랑을 밧고 구염을 밧고 하엿지만 어ᄯᅥ한 사랑의 힘으로라도 네리를 이 세상에 좀더 오래 잇도록 할수는 업섯습니다

그러나 이러케 목숨이 다하야 가건만도 네리자신은 조곰도 슬퍼하는 빗이 업섯습니다 평화로운 동네 그리고 고요한 교회당 엽헤서 친절한 동리 사람에게 싸이어 죽는것이 네리는 마음으로 행복을 느ᄭᅵ는듯하엿습니다

그러타 하드라도 론돈의사람들은 대체 무엇들을 하는가?두사람이 안개에 싸인듯이 업섯젓건만 아무도 이상히 여기는 사람이 업는가?물론 그럴리는 업습니다

첫ᄶᅢ ᄯᅡ니엘 그는 간악한 대금업자로 네리 두사람의행방을 매우 큰 호기심으로 알고자 생각하엿습니다 그리고 네리의 고물상에서 일을 하고잇든 아이킷트의 모자 그들은 네리를 퍽사랑하엿기 ᄯᅢ문에 어ᄯᅥ케 되엇는가 하고주야로 염녀를 마지 안엇습니다 그리고 ᄯᅩ 한 사람 이것은 론돈거리에는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업는 신사인데 아마 이 사람이 네리의 두사람을 찻고자하야 제일 애를 썻슬것입니다

네리가 죽든날 마차를 훌몰아가며 헐레벌ᄯᅥᆨ하고 동리로 달려든것이 즉 이신사엇습니다 동리 사람들이 하도 이상스러워서 당신이 웬 사람이냐 하니ᄭᅡ 그는 말하되 자기는 네리 할아버지의 동생인데 다년간 외국으로 돌아다니며 만흔 재산을 모어가지고 왓스나 네리의 두사람을 살리고자하야 암만 차자도 업서서 근심으로 지나가다 인제 겨우 거처를 알아가지고 왓노라 하고

『미안합니다 마는 저를 거기ᄭᅡ지 안내를 해주십쇼』 하고 허벙저벙 하는것입니다

동리 사람과 신사는 네리의 집엘 차쟈갓습니다 그ᄯᅢ는 어두운 밤이엇습니다 집안의 공긔는 고요하고 등불만이 창으로 새어나오고 잇섯습니다

(지금ᄭᅡ지 누가 안자고 잇나?)

이런 생각들을 하고 들어와 보니 할아버지가 네리의 침대엽헤 ᄭᅮᆯ어안져서 ᄲᅥᆫᄶᅵᆯ 이야기를 하는것입니다 그러나 네리는 자는지 아무리 할아버지가 말을 부처도 한마듸의 대답도 업섯습니다 그는 아름답다기 보다는 엄숙한얼골이엇습니다 그 얼골에는 볼서 괴로움과 슬픔의 빗은 자최를 감추고 다만 행복만이 만족만이 ᄯᅥ돌고잇섯습니다 드러운 애정이 두터운 그리고 거룩한 영혼은 천국을 향하야 올라가고잇는것입니다

그 담날 동네 사람들은 네리의 시체를 네리가 제일 조아하든 교회당 들밋에다 뭇어 주엇습니다

손녀를 일어버린 할아버지는 그 쓸쓸한 모양이 보기에도 가여웟습니다 얼마 안지나서 봄이 왓슬ᄯᅢ 그도 역 고요히 세상을 ᄯᅥ낫습니다 그래서 평화로운 이 동리묘지에 네리와 나란히 그의 시체도 눕게 되엇습니다

(ᄭᅳ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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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회에는 作(작)으로 돼 있다가, 2회부터는 譯(역)으로 바뀐다.
  2. (물음표부터 4월 23일자에 이어짐. 4월 22일에는 연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