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금융·경영/부문관리의 이론과 실제/인사·노무관리/노사협조와 경영참가
노사협조와 노사협의제
[편집]勞使協助-勞使協議制
노사간의 관계는 대립관계뿐만 아니라 상호간에 협력·협조하는 관계가 있다. 노사간의 협력관계는 기업경영이 사회적 구성체임과 동시에 경제적 구성체로서 성립한다는 데서 그 근거가 마련되는 것이다. 즉 기업은 경제적 구성체이기 이전에 사회적 구성체로서 존재하며, 이러한 사회적 구성체로서의 기업은 경영자와 종업원에 의해 조직되고 있다는 특징을 갖는다. 기업은 근로자에게 최소한의 생계비(生計費)를 지급해야 하는 동시에 적정(適正)수준의 이윤을 확보해야 한다는 2중의 과제를 가지게 되는 것이므로, 그것이 불가능할 경우 기업 자체의 존립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명백한 일이며 그것은 기업이 성과를 올림으로써 비로소 가능한 것이다. 여기에서 노사간의 협력관계는 기업 성과의 기본이 되는 노동생산성의 향상에 초점이 돌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을 발견하게 된다. 즉, 생산성이 향상되면 그 성과를 기업은 이윤으로, 종업원은 임금인상으로 분배할 수 있기 때문인 것이다.
생산성 향상과 관련된 노사간의 협력관계는 선진 각국에 있어서는 일찍부터 그 중요성이 인식되어 노사협의제(勞使協議制)로 발전되어 왔다. 노동조합에 의한 단체교섭이 대립을 전제로 함에 대하여 노사협의는 생산성 향상이라는 이해(利害)가 공통되는 문제를 협의하는 제도로서 발전되어 왔다. 국제노동기구(ILO)는 1952년 6월 26일 '기업에서의 사용자와 노동자간의 협의 및 협력에 관한 권고'에서 노사협의의 성격을 '사용자 및 근로자의 상호간에 관계있는 사항으로서 단체교섭 제도의 범위 내에 있지 않은 것과 또한 고용조건의 결정에 관한 다른 제도에 의하여 통상 취급되지 않는 것에 관하여 기업의 사용자, 근로자와 협의 및 협력을 촉진시키기 위한 적당한 조처를 강구할 것이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와 같이 노사협의제는 노사간의 이해가 대립되는 사항을 처리하는 기구로서 생성·발전한 단체교섭과는 그 취급 대상의 영역이 본직적으로 상이한 것이며, 사용자와 근로자의 공통의 관심사인 생산성 향상에서 그 본령(本領)을 찾을 수 있다.
그러면 노사협의제는 역사적으로 어떻게 발전해 왔으며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가를 영국을 중심으로 하여 살펴보기로 한다. 영국의 노사협조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는 국유화산업을 제외하고는 모두가 노사(勞使)의 자주적 조직에 맡겨지고 아무런 법적 규제를 받지 않는다는 점이며, 둘째는 경영의 집행권에 대해서 공동결정의 형태를 취하지 않고 오로지 합동협의(合同協議)의 선에서 그치고 있어 근로자측의 경영참가적인 성격이 희박하다는 점이다. 이와 같은 영국형의 노사협의제가 성립할 수 있었던 것은 영국의 노동조합운동이 오랜 전통을 가지고 있고 견고한 책임을 자각할 수 있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었다. 그러므로 영국의 노동조합은 노동생산성 향상운동에 협력적 태도를 견지하고 있으며, 노사협조도 이 생산성 향상운동의 차원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경영참가
[편집]經營參加
노사협조는 노사협의제의 차원만이 아니라 노동조합이 기업 경영의 상당한 부문에까지 참여하는 형태로도 이루어지고 있다. 서독의 경우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서독의 노사협의제는 경영참가의 법제화(法制化)가 이루어진 특징을 가지고 있다. 즉, 1951년 서독은 철강·석탄광업에 있어서의 '공동결정법'을 제정하고 이듬해인 1952년에는 일반 기업에 적용하는 경영조직법을 제정하여 경영참가적인 노사협의제의 법제적 기초를 마련하였다. 공동결정법은 기업의 전권을 가지는 감사역회(監査役會)를 종업원측 1명, 경영자측 5명과 중립적인 의장 1명으로 구성하며, 감사역회는 법률상 기업을 대표하는 중역을 임면(任免)하며 특히, 노동담당 중역의 임면은 종업원측 대표의 의사에 반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경영조직법은 관공서·공공기업체를 제외한 전산업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종업원수가 5인 이상이고 이 가운데 3인 이상이 피선거권을 가지고 있으면 반드시 경영협의회를 설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협의원(協議員)은 사용자 대표를 포함하지 않으며, 근로자와 일반 직원의 양(兩)집단이 비밀선거를 통하여 선출하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경영협의회의 임무도 다음과 같이 극히 넓은 범위에 미치고 있다. 첫째, 일반적 업무로서는 ① 경영체 및 종업원 전체에 기여하는 방책 수립을 사용자측에 제시하는 일, ② 피고용자의 이익을 위해 현행의 법률·법령·노동협약 및 경영협정의 실시상황을 감시하는 일, ③ 피고용자의 이의신청(異議申請)을 받고 그것이 정당하다고 인정되는 때에는 사용자와 심사를 행하여 그 시정에 참가하는 일 등이 있으며, 둘째로는 ① 일상의 노동시간 및 휴게의 시기, ② 노동대가(勞動代價) 지급의 시기와 장소, ③ 휴가안의 실시, ④ 직업교육의 실시, ⑤ 후생시설의 관리, ⑥ 피고용자의 거동(擧動)의 문제, ⑦ 청부급 및 개수(個數)임금 약관(約款)의 규칙, ⑧ 임금지급의 원칙 및 새로운 임금지급 방법의 설정 등의 사항을 사용자와 공동결정한다. 그리고 셋째로 인사적(人事的) 안건(案件)에 협력하고 공동결정을 한다. 즉, ① 고용·직장배치 및 전치(轉置), ② 해고에 대한 사전 협의, ③ 일정수 이상의 피고용자를 고용 또는 해고할 가능성이 있을 때의 그 방법 및 범위에 관한 협의, ④ 경영의 평화를 심히 해치는 피고용자의 해고 또는 전치(前置)의 요구 등이 그것이다. 넷째로는 경제적 안건을 공동결정한다. 즉, 통상종업원 100명 이상의 기업체는 경제위원회를 두어 경제적 안건인 ① 제조공정·노동공정 및 생산계획, ② 기업체의 경제적 상황, ③ 생산상황 및 판매상황 등 피고용자의 이익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의 변동에 대한 기초자료를 제출하도록 하며, 종업원 전원 또는 대부분에 대하여 중대한 불이익을 가져오는 경과변경, 즉 ① 사업제한 및 휴지(休止), ② 경영부분의 이전(移轉), ③ 타경영체와의 합병, ④ 경영목적·경영구상의 근본적 변경, ⑤ 근본적으로 새로운 노동방식의 도입 등에 관한 안건에 대해서는 공동결정권을 갖는다.
이상과 같이 서독의 노사협의제는 노동자들에게 적극적인 경영참가를 법제적으로 가능하게 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적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제도는 경영협동체 이념과 깊은 관련을 갖는 것으로서, 기업의 사용자와 피고용자 간의 산업평화 유지를 제도화하고 있다는 데서 그 의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한국의 노사협의제도
[편집]韓國-勞使協議制度
노사협의 제도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서로 협조하여 근로자의 복지증진과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구성된 노사협의 기구로서 노사관계를 대립관계에서 협조관계로 전환시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하겠다. 단체교섭제도가 노사간의 이해의 대립을 노동조합의 단결과 쟁의행위를 통해서 근로자들의 실질적인 평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라면, 이 제도는 노사가 사회적 동반자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경영내부에서 사용자의 배타적 지배를 지양하고 협동과 공동책임의 정신으로 대립을 극복하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63년과 1974년 '노동조합법 시행령'의 개정을 통하여 노동조합 설립 사업장에 대하여 노사협의회를 설치·운용하도록 하였으며, 1980년 12월 31일 '노사협의회법'을 제정 공포함으로써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체에 노사협의회의 설치를 의무화하게 하였다. 노사협의회는 근로자와 사용자를 대표하는 같은 수의 위원으로 구성하되, 각 3명 이상 10명 이내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3개월마다 정기적으로 협의회를 개최하도록 하고 회의는 출석위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의결되며, 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협의회는 생산성 향상 및 근로자 복지증진, 근로자의 교육훈련, 노사분규 예방, 근로자의 고충처리, 안전·보건 등 작업환경 개선에 관한 사항과 기타 노사협조에 관한 사항의 협의를 그 임무로 한다. 한편 사용자는 근로자의 이해와 협조를 증진하기 위하여 경영방침 및 실적, 분기별 생산계획과 실적, 인력계획에 관한 사항, 기업의 경제적·재정적 상황을 협의회의 정기회의에 성실히 보고하도록 하고 있으며, 근로자 위원은 근로자의 요구사항을 협의회에 보고·설명할 수 있도록 하여 근로자의 불만해소 또는 건의내용을 가능한 한 원만하게 소화시킬 수 있게 하였다.
노사협의회는 합의된 사항을 신속히 근로자에게 공지시켜야 하며, 근로자와 사용자는 이를 성실히 이행하여야 한다. 또한 노사협의회법은 협의회의 운영이 제3자에 의하여 간섭당하는 폐단을 방지하기 위하여 직접 근로관계를 맺고 있는 근로자나 당해 노동조합 또는 법령에 의하여 정당한 권한을 가진 자를 제외하고는 누구든지 협의회의 운영에 관하여 관계 당사자를 조종·선동·방해하거나 이에 영향을 끼칠 목적으로 개입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주무관청의 협의회에 대한 간섭과 개입이 허용되고 있어 그 자율적 운영을 저해할 여지를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