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금융·경영/부문관리의 이론과 실제/한국의 경영학/한국의 경영학〔서설〕
韓國-經營學〔序說〕 한국의 경영학, 특히 현대경영이론은 주로 1950년대 말에 구미(歐美)로부터 도입되어 1970년대에 그 전환기를 맞게 되었다. 바꾸어 말해서 구미를 비롯한 선진국의 경영학이 거의 무비판적(無批判的)으로 한국에 도입되어 이른바 경영학의 모방시대를 이룬 것이 1960년대인바, 이 시기에는 또한 한국경제가 급속도로 발달하여 도로, 철도, 항만 및 각종 고층건물 등의 사회간접자본(社會間接資本)이 현저하게 확충되고 또한 제1차 산업에 비해 제2차 및 제3차 산업의 급속한 발달과 수입·수출산업이 비약적으로 발달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각종 대규모 공장의 건립과 대규모 경영의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물론 이로써 빚어진 부작용도 적지는 않았다. 한국경영학, 특히 현대경영이론은 이러한 사회경제의 배경하에서 도입되고 보급되기 시작한 것이다. 또한 이 기간에는 각 대학에 경영대학원이 설치되어 일선의 경영자·실무자 등에 대한 재교육이 실시되고, 각종 기업경영연구소(대학 부설 등)에서 기업진단 및 기업경영 등의 당면 문제를 다각적으로 연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점에서 한국 경영학이 산업계는 물론 나아가서 국민경제 발전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고 할 수 있다. 또한 한국경영학회 및 한국생산성본부의 움직임도 무시할 수 없다. 1957년에 창립된 한국경영학회가 본격적인 활동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 초로서, 서울 및 지방에서의 세미나 개최 등 눈부신 활동을 보여, 한국의 경영 및 경영학 발전에 적지 않은 기여를 하고 있다. 해방 이후의 한국기업의 발달은 1950년 중엽에 그 싹이 트기 시작하였다. 해방 직후의 남북분단과 경제적 혼란 및 기업경영기술의 미숙 등 당시의 정치적인 불안과 함께 한국 기업발달의 사회·경제적 조건은 조성되지 못하였을 뿐만 아니라 기업발달도 부진하였다. 그나마 한국전쟁으로 기업체의 거의 대부분이 소실되어 기업 발달은 일대 타격을 받았다. 1953년 휴전 성립 이후에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UN 각국에서의 원조물자(주로 구호원조와 경제원조)가 한국기업 재건의 계기를 주었으나, 그 원조가 소비재 중심이 되어 건전한 기업발달에는 별로 도움을 주지 못하였다. 기업경영도 혈연이나 지연(地緣)중심 등 가족회사의 형태를 나타내게 되었고, 기업방향도 정치세력 등 경영 외적 힘에 의해 좌우되어, 이른바 경영 및 경영자 부재시대를 빚어냈다. 귀속재산(歸屬財産)의 불하과정에서 나타난 특혜 및 부정행위가 그것에 부채질을 하였다. 1960년대에 들어서는 4·19혁명 및 5·16군사정변에 의해 정치적인 전환기를 맞이하게 되고, 이에 따라 기업의 재정비와 방향전환이 시도되었다. 특히 60년대에 들어서 활발해진 외국차관(공공차관 및 상업차관)의 도입은 사회간접자본의 확충과 함께 기업의 대규모화를 이루게 하였다. 이와 같은 한국기업의 발달은 구미 경영학의 도입을 가속화시켰다. 그러나 한국경영학은 한국의 기업 및 경영풍토와 거의 관계없이 도입(직수입)되어 충분히 소화되지 못한 채 60년대를 보내게 된 것이다. 60년대 말부터 70년대 초에 걸쳐 재무구조의 모순, 기업경영의 불합리성 등 여러 모순이 드러나자, 기업부실(企業不實)의 제거와 아울러 기업의 합리적 경영이 사회문제로까지 대두되었다. 즉, 종래의 구미식 경영방식등이 우리 기업풍토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 업계는 물론 학계 및 일반사회에서도 자각되기 시작한 것이다. 이리하여 경영학의 교육방향도 구미 경영학의 모방에서 벗어나, 우리 기업풍토에 맞도록, 즉 한국적 토착화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방향전환의 요청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1973년 2월에 개최된 한국경영학회의 한국경영학 연구발표회에서 '한국 경영학 교육의 방향'이 주제로 선정된 것도 이러한 시기적 전환의 추세를 나타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1970년대에 들어서 급변하기 시작한 국제 경제정세(동서교류의 확대, 달러화의 위시 및 가치 추락에 따른 국제세력의 다극화 등)에 따라 한국경제도 그 문호를 비적성(非敵性) 공산국에까지 넓히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한국경영의 합리화 및 기업의 체질강화가 가일층 요청되고 있다. 바꾸어 말해서 무역의 확대와 국제경쟁의 격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충실화와 기업가의 확고한 경영관리 확립 등이 필요하게 된 것이다. 또한, 최근의 비약적인 수출증대와 고도의 경영 성장에 따라 경영자의 기업정신·기업윤리·사회적 책임 등 기업가의 자세의 전환도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사회 경제적 배경의 변화에 따라 한국경영학의 교육도 그 교육방향을 전환하여 우리 실정에 맞는 경영학의 확립을 모색해야 할 단계에 놓여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한국경영학은 과거 십수년의 짧은 기간 동안에 한국기업 발달에 이바지한 공로는 대단히 크나, 현재로서는 구미 선진국의 경영이론의 모방을 벗어나 우리 기업풍토에 맞는 이른바 한국적 경영학의 토착화라는 일대 전환기에 들어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