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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금융·경영/부문관리의 이론과 실제/한국의 경영학/한국 경영사학 연구의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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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영사학 연구의 발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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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經營史學硏究-發達

한국에서는 경영학의 이론 및 실천분야의 연구에 비해 경영사학(經營史學)의 연구는 매우 뒤떨어져 있어, 아직 초보적인 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영사(經營史)의 강좌가 각 대학에서 개설되기 시작한 것도 1960년대 후반기부터이며, 아직 개설조차 하지 못한 대학도 적지 않다. 경영사가(經營史家)의 전당인 '경영사학회(經營史學會)'의 조직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경영사학의 연구가 일부 학자들 가운데서 꾸준히 연구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경영사학의 연구조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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經營史學-硏究潮流

세계적으로 보아 경영사학의 연구는 크게 2대 조류로 나눌 수 있다. 그 하나는 미국 하버드대학의 그라스(N. S. Gras)를 중심으로 한 경영관리사학(經營管理史學:business history of administration) 혹은 고유의 경영사학(經營史學:business history)의 계통이며, 다른 하나는 콜(A.H. Cole)을 중심으로 하는 기업가사(企業家史:enterpreneurial history) 연구의 계통이다. 전자는 경영의 관리과정(특히 관리·통제·조직 등)을 중심으로 사례연구(事例硏究: case-study)에 중점을 둔 학파로 주로 1927년 하버드 대학 경영대학원에 경영사강좌(straus professorship of busineess history)가 개설되어, 그라스 교수가 거기에 초빙된 이후 그를 중심으로 개척된 것이다(경영사학이라는 명칭이 미국에서 처음 ― 세계에서 처음 ― 사용된 것은 1925년이다).

이에 대해 기업가사(企業家史) 연구는 1948년에 콜 교수를 중심으로 하여 '기업가사 연구소(企業家史硏究所:Research Centre in Entrepreneurial History)'가 하버드대학 경제학부(문리과대학)에 설치되어 경영사학연구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게 되었다. 즉, 종래에 경영관리사학(經營管理史學)과는 달리 기업가를 중심으로 경영사학의 연구를 추진시키고 있어 이를 기업가사학파라고 부르고 있다. 이 학파는 경제발전에 있어서의 기업가의 역할을 강조한 슘페터(J. A. Schumpeter)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세계 각국의 경영사학의 연구는 이들 두 학파의 영향을 크게 받고 있으며, 이는 한국의 경우에도 예외가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 와서는 이 양자를 통합하여 종합적으로 연구하려는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그 대표적인 학자가 하버드대학 경영대학원 경영사 주임교수 하이디(R. W. Hidy)이며, 또한 동경대학의 나카기와(中川敬一郞) 교수도 이에 속하는 학자이다.

한국의 경영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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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經營史學

한국경영사학의 보급韓國經營史學-普及

경영사학의 연구는 경영사학의 발생지인 미국과 그것의 도입에 힘쓴 일본에 있어서 그 연구가 매우 높은 수준에 도달하였으나, 기타의 나라에서는 아직 뒤떨어져 있다. 바꾸어 말하면 미국에서 탄생한 경영사학이 세계 각국에 보급되기 시작한 것은 주로 제2차 세계대전 이후로, 그 역사는 아지 짧을 뿐더러 미국·일본을 제외하면 프랑스·독일 등 세계 각국에서도 이 방면의 연구는 아직 초보적이 단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한국 경영사학의 연구는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있으나, 한국 학자에 의한 한국의 경영 내지 기업의 역사적 연구는 일제시대부터 몇몇 사회경제사 학자에 의하여 시작되었다. 즉, 일제하에서 일본인들의 연구에 자극을 받으면서 사회경제사적 연구방법론에 입각하여 기업의 사적 연구가 다루어졌다. 그 연구도 당시의 역사학계를 풍미한 유물사관(唯物史觀)에 의거하는 경향이 많아 기업의 긍정적 요소보다 부정적 요소가 강조되었던 것이다. 또한 그 내용 파악에 있어서도 경영의 특수문제라고 할 수 있는 계(契)·상업시장(商業市場)·개성부기(開城簿記) 등에 국한되어 있었다. 이와 같이 한국에 있어서의 경영사학의 연구는 경제사가의 부산물로서 학문적인 독립분야가 되지 못한 채, 소수의 민족학자가 일본인 학자의 자극을 받으면서 연구해 온 것이다. 더욱이 한국에 근대경제학이 소개된 것은 1950년대에 들어서이고, 현대경영이론이 한국에 도입된 것은 1950년대 후반기로서 역사는 대단히 짧은 것인바, 경영사학의 도입은 그것보다 더 늦어진 것이다.

기업가의 윤리 혹은 사회적 책임에 대하여 문제시되어 온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특히 1968년대 부실기업의 문제가 사회문제로 떠오르자 기업가의 자세와 사회적 책임이 많은 사람들의 논의의 대상이 되었다. 이에 따라 기업가 및 기업의 역사적 연구가 제고되어 경영사학의 중요성이 재인식되기 시작하였다. 1960년 후반기부터 각 대학에 경영사학의 강좌가 늘기 시작한 것도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아직 경영사학 특히 한국경영사학의 연구는 초보적 단계에 있어서 그 학문적 방향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영사학회가 조직조차 되지 못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한편, 표면에 나타나고 있지 않으나 각 대학에서 특히 경영사학의 강좌를 담당하고 있는 교수들 가운데서 경영사학의 연구를 꾸준히 계속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경영사학연구는 아직 초보적 단계로서 미국·일본의 경영사학의 도입단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나, 머지않아 일약 비약할 수 있는 준비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경영사학의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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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國經營史學-硏究

한국경영사학의 연구는 아직 초보적 단계에 있으나, 최근에 와서 각 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이에 한국 경영사학에 관한 주연구를 저서 및 논문을 중심으로 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고려대학교의 조기준(趙麒濬) 교수는 '한국 근대기업가의 형성과 행동양식에 관한 소고'라는 논제 아래 한국 근대기업가에 관한 사적 연구를 시도하고 있다. 이 논문은 서론으로 그쳤으나, 그 후 다시 '한국기업인 평전(韓國企業人評傳)'이라는 논제로서 잡지 『월간 중앙』 1970년 3월호부터 10여회에 걸쳐 연재한 바 있다. 또한 1971년 5월에는 이 논문들을 종합수록하여 『한국기업가사 연구(韓國企業家史硏究)』가 출간되었다. 그 연구방향은 미국 하버드대학 경제학부에 설치된 기업가사연구소의 것을 따르고 있는 것 같다.

조기준 교수는 그의 논문과 저서에서 '한국 근대기업가의 생성과정과 그 행동양식의 패턴을 연구하기 위하여 우선 구한말(舊韓末)과 일제 식민지 지배하의 한국인 기업가에 대하여 언급한다'고 전제하면서 당시의 한국인 기업가를 여러 사람 소개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송기철(宋基澈) 교수는 그 저서 『경영사(經營史)』 제4편에서 '한국경영의 사적 전개에 대한 한 시론(試論)'이라는 논제하에 한국경영사학의 문제를 논술하고 있다. 이 저서에서 그는 한국경영의 사적 발전을 시대별로 구분하여 그 특질을 지적하고 있다. 즉, 한국 기업경영의 특질과 그 사회경제의 배경분석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이 점은 조기준 교수가 기업가의 기업동기와 행동양식에 중점을 두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더욱 그는 고려대학교에서 발간되는 『경영신문』에 매호 계속하여 한국기업사에 관한 연구를 연재하고 있는데, 이에 의하면 상기의 한국경영의 '특질'의 분석에 그치지 않고 기업가의 행동양식 등 그 연구범위가 확대되어 가고 있다.

또 황명수(黃明水) 교수의 저서 『경영사학(經營史學』 제3편의 「한국의 기업과 기업가에 관한 사적(史的) 연구」는 경영의 관리면에서는 기업의 발달에 중점을 두고(경영관리사학의 입장), 기업가에 관해서는 기업가사 연구의 계통을 염두에 두면서 양자를 통합하는 하이디(R. W. Hidy)류의 흐름을 연구방향으로 정한 것이다.

한국경영사, 특히 근대경영사 연구과정에 나타나는 시대구분에 있어 송기철 교수는 한국 근대화과정의 출발점을 1876년의 강화도조약(江華島條約)에 있다고 보면서, 그 직전의 조선 말부터 시작하여 조선 말의 경영적 특질, 일제의 식민지적 경영특질, 8·15해방 이후의 분단적 특질, 6·25 전쟁 이후의 전재(戰災)적 특질, 휴전 이후의 원조적 특질로 구분하여, 각 시대의 경영적 특질을 연구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그와 동시에 그는 이러한 시대구분을 하나의 정치적 시대구분 내지 역사적 시대구분과도 일치된다고 하여 그 구분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조기준 교수는 개화기의 기업가, 식민지하의 기업가 및 해방 후의 기업가로 3대 구분하여 한국 근대기업가의 생성과 행동양식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그는 3·1운동 이전과 이후의 기업가의 기업동기 및 행동양식이 질적으로 다르다고 하면서 3·1운동의 시기 구분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렇듯 양자의 시대구분에서 나타나는 차이는 송기철 교수가 경영의 양적인 면(기업경영의 특질)에 역점을 둔 데 대해, 조기준 교수는 기업주체, 즉 기업가의 행동양식·기업동기에 역점을 둔 것에서 일어난 것이다. 한편 한국 근대기업 및 기업가의 발생기를 조선 말, 특히 개항 이후로 보고 있는 것은 공통된 점이다.

그러나 한국기업 및 기업가 혹은 한국경영사학에 대한 연구는 위 두 사람이 지적하는 바와 같이 아직 초보적인 단계에 있다. 이것은 또한 앞으로 개척해야 할 일대 과제이기도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