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금융·경영/종합경영의 기초지식/각국의 경영사정/각국의 경영사정〔서설〕

위키문헌 ― 우리 모두의 도서관.

각국의 경영사정〔서설〕 各國-經營事情〔序說〕 세계 각국의 경영제도나 실정을 고찰함에 앞서 우리는 먼저 몇 가지 유의하여야 할 점을 지적해야 할 것이다. 첫째로 세계 각국의 경영제도 또는 그 실정은 나라마다 제각기 다 다르다는 점이다. 유럽제국의 경영제도는 미국의 그것과 다르고, 아시아 제국에 있어서의 경영형태는 서구 제국의 그것과도 다르며, 또한 아시아나 유럽 등 어떠한 지역내에 있어서도 각국간의 경영사정은 그 나라의 특수성에 따라 다르다. 어느 한 나라의 경영제도는 그 나라와 그 지역의 정치성세·사회구조·생활양식·가치체계 또는 경제성장이나 공업화의 단계, 또는 사회적·문화적 관습 등의 특수성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나라, 어느 지역에 있어선 공업화에 촉진적인 기능을 발휘한 요인이 다른 나라 지역에서는 반대로 저해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는 것이다. 가령 서구 제국의 청도교적·금욕주의적 직업윤리나, 개인주의적인 직장의 인간관계나, 합리적·비인격적인 생산조직은 기업의 생산력을 높이고 경영의 근대화를 촉진시키는데 적극적으로 작용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와 비슷한 제요인들은 비서구적인 일부 아시아지역의 어떤 나라에서도 그와 똑같이 작용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반대로, 기업가의 애국적 동기나 일생을 그 기업에 맹세하는 종신고용관계나, 종업원의 고용주에 대한 충성심과 고용주의 종업원에 대한 온정적인 배려의 강조, 또는 경영의사결정에 있어서의 집단책임제, 가령 품의제도(稟義制度) 등은 현대의 서구적인 사고방식에서 본다면 봉건적이고 불합리적이고 비능률적으로 보일 것이다. 그러나 가령 일본과 같은 특수한 사회적·문화적 기반에서는 능률적으로 작용하여 도리어 산업화 과정에 공헌하고 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예로 미국의 경영제도에선 분권화(分權化)가 권장되지만, 프랑스에서는 집권적(集權的) 관리를 고집하는 사회적 풍조가 있다. 이상과 같이 나라에 따라 경영사정은 모두 다르다. 다음에 또 유의하여야 할 점은 세계의 경영을 어떠한 관점에서 고찰하느냐 하는 문제이다. 다시 말해서 기업경영에 있어서 중요한 요소는 무엇이냐 하는 문제이다. 기업의 경영구조는 한편에서는 자본과 자원·설비와 기계 등의 물적 조건, 한편에는 인적(人的) 조직으로 구성되어 있다. 기업경영에 있어서 자본조달·기술혁신·자원의 개발 등 물적 조건이 불가결함은 물론이거니와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조직의 공동목표에 따라서 다수의 인력을 조정하는 인적 요소(人的要素)이다. 인간활동의 조직과 능력의 개발은 그 나라의 산업발전을 촉구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관건이다. 현대사회에 있어서 산업화 또는 공업화라는 것은 모든 국가가 지향하고 있는 보편적인 목표이다. 아시아의 여러 개발도상국은 경제발전을 촉진하는 한 수단으로서 그 나라의 공업화를 염원하고 있고, 또한 구미의 선진제국들은 한층 더 높은 생활수준과 보다 큰 경제력을 획득하기 위하여 공업화의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공업화를 촉진하는 데 있어 자본·기술·천연자원의 개발 등은 오히려 제2차적인 요소이며, 제1차적인 요인은 공업화에 필요한 조직이나 제도를 만들고, 제반물적 요소를 관리하는 기업의 혁신적인 경영활동이다. 인적 요소는 생산목적을 위하여 천연자원·기술 및 인간의 노력을 결합한 기업을 만들고 나아가서는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슘페터(J.A. Schumpeter)는 기업가의 기능을 '신결합(新結合)' 또는 '혁신(革新)'으로 보고 그 내용으로서 재료의 창조, 새로운 생산방식의 도입, 새로운 판로의 개척, 새로운 원재료의 개발, 새로운 조직의 편성을 들고 있다. 이러한 슘페터적 경영자야말로 경제발전을 추진하는 원동력인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세계각국의 경영사정을 살핌에 있어 우선 그 나라의 산업화 과정에 있어서의 인적 요소, 즉 경영자와 조직구조를 파악할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본다. 끝으로 각국의 경영을 고찰함에 있어서는 경영관리 제도상의 혁신적 국면을 밝힐 필요가 있으나, 원래 경영학은 미국과 독일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그 역사가 일천(日淺)하여 대부분의 나라에서 뚜렷한 발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다만 미국을 위시하여 부분적으로는 독일에서 관리제도의 혁신적 국면을 찾아볼 수 있었을 뿐, 특히 아시아제국에 있어서는 경영의 혁신체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