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문화·민속/국경일-공휴일-기념일과 민속/명절과 놀이·음식/대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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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보름[편집]

大-

음력 정월 15일, 상원(上元)으로 우리나라 고유명절 가운데 하나이다. 새해 들어 처음 맞이하는 보름날로서 농사의 시작일이라 하여 매우 큰 명절로 여겼다. 대보름에는 오곡밥을 지어 먹으며, 아침 일찍 부럼이라고 하는 껍질이 단단한 과일을 깨물어서 마당에 버리는데, 이렇게 하면 1년 내내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또 귀밝이술을 마시고, 밤에는 뒷동산에 올라가 달맞이를 하며 소원 성취를 빌고 1년 농사를 점치기도 하였다. 즉 달빛이 희면 많은 비가 내리고 붉으면 가뭄이 들며, 달빛이 진하면 풍년이 오고 흐리면 흉년이 든다고 하였다. 대보름의 풍년과 복을 비는 행사로는 볏가릿대세우기·용알뜨기·놋다리밟기 등이 있고, 놀이로는 지신밟기·용궁맞이·별신굿·쥐불놓이(놀이)·사자놀이·줄다리기·차전놀이 등이 있으며, 그 밖에 더위팔기도 있다.

쥐불놓이(놀이)[편집]

음력 정월 첫 쥐날〔上子日〕밤에 농가에서 벌이는 풍속. 해가 저물면 마을마다 들로 나가 밭둑이나 논둑의 마른 풀에 일제히 불을 놓아 태운다. 이렇게 하면 1년 내내 병이 없고 재앙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날 쥐불〔鼠火〕을 놓는 까닭도, 잡초를 태움으로써 해충의 알이나 쥐를 박멸하여 풍작을 이루려는 뜻이 담겨 있다. 이 쥐불의 크기에 따라 풍년이나 흉년, 마을의 길흉화복을 점치기도 하는데, 불의 기세가 크면 좋다고 한다. 자정이 되면 각자 마을로 되돌아가는데 질러 놓은 불은 끄지 않는다.

더위팔기[편집]

정월 대보름 아침 일찍이 일어나 해뜨기 전에 개에게는 동쪽으로 뻗은 복숭아나무가지를 꺾어 개 목에 둥글게 걸고, 소에게는 왼새끼를 꼬아 목에 매달며 "금년에는 더위먹지 말아라" 하고 나서 동네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이름을 불러 대답을 하면 "내 더위 사가게" 하여 더위를 팔고, 만일 상대방이 먼저 "내 더위 사가게" 하고 말을 하면 오히려 더위를 사는 수도 있다. <동국세시기>에 따르면, 이렇게 더위를 파는 사람은 그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는다는 것이다.

하회별신굿[편집]

河回別神-

정월 초이튿날에서 보름 사이에 경상북도 안동시 풍천면 하회마을에서 주민들이 병을 앓지 않고 편안하게 지내기를 기원하며 서낭신(神)을 위안하는 부락제를 마친 후 벌이는 가면극을 말한다.

이 부락제는 반드시 마을 주민들이 지내게 되어 있는데, 서낭신이 대제를 원하는 경우, 10년마다 주민들이 대제를 지내지 않으면 서낭신이 벌을 내려 병자가 생길까 봐서 드린다.

달맞이[편집]

정월 대보름날 초저녁에 횃불을 켜들고 동산에 올라가 떠오르는 달을 맞이하는 일. 달이 떠오르는 것을 보고 절을 한 뒤 횃불을 피우면 주위가 환하게 밝아지는데 이것을 '달집사른다'고 한다. 이날 달을 먼저 본 사람은 1년 내내 운수가 길하다고 한다. 또 달빛이 붉으면 그해가 가물고 희면 장마가 지며, 누르면 풍년, 엷으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횃불싸움[편집]

--> '문화' 횃불쌈놀이 참조.

다리밟기[편집]

--> '문화' 답교놀이 참조.

달집태우기[편집]

정월 대보름날 달이 떠오를 때 나무나 짚으로 만든 달집에 불을 질러 주위를 밝히는 놀이. 달집의 모양은 지방에 따라 약간씩 차이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3개의 막대기를 알맞은 간격으로 세워 꼭대기를 하나로 모아 묶은 다음 한쪽만 틔워 놓고 나머지는 이엉으로 감싼다. 중앙에 새끼줄로 만든 달 모양을 매달고 달이 떠오르면 불을 지른다. 달집을 태우면서 절을 하면 1년 내내 부스럼이 나지 않고, 여름철 무더위도 이겨낼 수 있다고 한다. 달집이 활활 잘 타오르면 그해에 풍년이 들고 잘 타지 않거나 꺼져 버리면 흉년이 든다고 한다.

부럼깨기[편집]

정월 대보름 아침 일찍 일어나 '부럼'이라고 하는 호두·잣·밤·땅콩·은행 등을 깨물면서 "1년 내내 무사태평하고 부스럼(종기)이 나지 않게 해 주소서" 하고 빌면 1년 내내 부스럼이 나지 않는다고 하는 민속. 이러한 민속이 언제부터 생겨났는지는 확실하지 않으나 <동국세시기> <열양세시기> <경도잡지> 등의 옛책을 보면 부럼의 유래를 엿볼 수 있다. 부럼은 자기 나이 수대로 깨물기도 하지만 노인네들은 이가 좋지 않으므로 몇 개만 깨문다. 깨문 부럼은 껍질을 벗겨 먹기도 하지만, 처음으로 한번에 깨문 부럼은 마당에 버린다.

이렇게 함으로써 부스럼이 나지 않는 것은 물론 치아도 튼튼해진다고 한다. 옛날에는 먹을 것도 많지 않고 따라서 아이들의 영양 상태가 좋지 않아 곧잘 부스럼이 나고 버짐이 피곤 하였다. 그래서 호두나 땅콩 같은 영양가 높은 음식을 미리 먹여 피부병에 걸리지 않도록 하려는 조상의 지혜가 담겨 있기도 하다.

대보름 음식[편집]

-飮食

대보름에 차려 먹는 절식으로는 부럼·귀밝이술 외에도 약밥·오곡밥·묵은 나물과 복쌈 등이 있다. 약밥은 물에 불린 찹쌀을 시루에 찐 뒤 꿀이나 설탕·참기름·대추 등을 쪄서 거른 것을 섞고, 다시 진간장·밤·대추·계피·곶감·잣 등을 넣어 시루에 찐 밥을 말한다. 오곡밥은 찹쌀과 기장·차수수·검정콩·붉은 팥 등 다섯 가지 곡식으로 지은 밥이며, 복쌈이란 마른 취나 김으로 밥을 싸먹는 것을 말한다. 또 고사리·버섯·오이고지·호박고지·가지껍질·무시래기 등 햇볕에 말린 묵은 나물을 물에 잘 씻어서 먹으면 여름에 더위를 먹지 않고 건강하게 지낸다고 한다.

귀밝이술[편집]

음력 정월 대보름날 아침 일찍이 마시는 술. 이명주(耳明酒)라는 이름 외에 명이주(明耳酒)·총이주(聰耳酒)·치롱주(治聾酒)·청이주(聽耳酒)라고도 한다. 따끈하게 데우지 않은 청주(淸酒) 한 잔을 마시면 귀가 밝아지는 것은 물론 한 해 동안 좋은 일이 많이 생긴다고 한다. 어른 말씀을 잘 들으라는 뜻에서 아이들에게 먼저 마시게도 하는데, 맑은 술일수록 귀가 더 밝아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