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문화·민속/국경일-공휴일-기념일과 민속/명절과 놀이·음식/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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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편집]

음력 정월 초하룻날로서 추석과 더불어 우리나라의 대명절 가운데 하나이다. 설이란 묵은 해를 떨쳐버리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한다는 뜻으로 '설다·낯설다'의 '설'이란 말에서 유래된 것이 아닌가 싶다. 또한 세수(歲首)·원단(元旦)·원일(元日)·신원(新元)이라고도 하며, 조심하고 근신하는 날이라 하여 신일(愼日)이라고도 일컫는다. 예로부터 음력 설 또는 구정(舊正)이라 하여 조상에 차례를 지내고 윷놀이·널뛰기·연날리기 등 민속놀이를 하며 이날을 즐겼다. 또 1985년부터는 '민속의 날'이라 하여 공휴일로 정하였으나 최근들어 다시 '설'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음력 1월 1일부터 3일까지 공휴일로 지정하였다.

<동국세시기>라고 하는 옛책을 보면 다음과 같은 풍속이 실려 있다. 즉, 1년 동안 빗질하는 동안 빠진 머리카락을 빗상자 안에 모아 두었다가 설날 해질 무렵에 태우면 나쁜 병을 물리칠 수 있다고 하였다.

차례[편집]

茶禮 가정마다 정월 초하룻날 아침 일찍이 지내는 제사를 말한다. 제상 뒤로는 병풍을 둘러치고 지방(紙榜)을 병풍에 붙이거나 위패를 제상에 세워 놓고 차례를 지낸다. 제상을 차리는 법은 각 가정에 따라 약간 차이가 있으나 대체로 앞줄에는 과일을 놓되 붉은 과일은 동쪽, 흰 과일은 서쪽에 놓는다. 둘째줄에는 채(菜)나 나물류를 놓되, 포(脯)는 왼쪽, 식혜는 오른쪽, 마른 것은 왼쪽, 젖은 것은 오른쪽에 놓으며, 나물류인 김치(沈菜)·청장(淸奬)·숙채(熟菜)는 가운데에 놓는다. 셋째줄에는 탕(湯)을 놓는데, 다섯 가지 맛을 갖춘 탕으로 단탕(單湯)·삼탕(三湯)·오탕(五湯)·칠탕(七湯) 등이라 하여 어탕(魚湯)은 동쪽에, 육탕(肉湯)은 서쪽에, 소탕(蔬湯)은 가운데에 놓는다. 넷째줄에는 적(炙:불에 굽거나 찐 것)과 전(煎:기름에 튀긴 것)을 벌여놓는데, 어류는 동쪽에, 육류는 서쪽에 놓는다. 이 경우 생선의 머리는 동쪽으로,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게 한다. 다섯째줄에는 밥과 국〔羹〕을 놓는데, 밥은 왼쪽, 국은 오른쪽, 또 떡은 오른쪽, 면(麵)은 왼쪽에 각각 놓는다.

그리고 차례상 앞에는 조그마한 향로를 놓는 상을 놓는데, 상 가운데에 향로를, 오른쪽에 향합, 향로 왼쪽에 축문(祝文)을 놓으며, 그 상 아래에는 왼쪽에 모사그릇과 퇴주그릇을, 오른쪽에는 술병을 놓는다.

세배[편집]

歲拜

정월 초하룻날 아침 일찍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새옷(설빔)으로 갈아입고 차례를 지낸 다음 조부모·부모님께 절하고 새해 인사를 드린다. 이어 형님, 누님 등 차례로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절하고 새해 인사를 드리는데 이것을 세배(歲拜)라고 한다. 세배가 끝나면 차례를 지낸 설음식으로 아침 식사를 마친 다음 일가 친척과 이웃 어른을 찾아가서 세배를 드린다.

설빔[편집]

정월 초하룻날 아침에 남자·여자·늙은이·젊은이·어린이 할 것 없이 모두 일찍 일어나 세수하고 갈아입은 새옷을 '설빔(歲粧)'이라고 하는데, 대체로 대보름까지 입는다.

복조리[편집]

설날 이른 아침, 또는 섣달 그믐날 밤 자정(子正)이 지나서 대나무를 가늘게 쪼개 엮어 만든 조리를 사서 벽에 걸어두는 풍습이 있는데, 이것을 속칭 '복조리'라고 한다. 전국 각처에서는 장사치가 조리를 팔기 위하여 초하루 전날 밤부터 "복조리 사시요, 복조리요" 하고 외치며 밤새도록 집집마다 돌아다닌다. '조리'는 쌀을 이는 기구이므로 그해의 행복을 '조리'로 일어 취한다는 뜻이 담긴 듯하다.

야광귀 쫓기[편집]

夜光鬼-

설날 밤에 야광이란 귀신이 사람들이 사는 마을로 내려와 아이들의 신을 신어 보고 발에 맞으면 신고 간다는 속설이 있다. 신을 잃어버린 아이는 그해 운수가 불길하다고 하여 모두들 신을 감추고 일찍 잠자리에 든다. 그리고 체를 마루 벽이나 대문 위에 걸어 두면 야광귀가 와서 체의 구멍을 세느라고 아이들의 신을 신어 볼 생각을 못하고 있다가 날이 밝으면 도망쳐 버린다고 한다.

윷놀이[편집]

우리나라 고유의 놀이로서 박달나무 또는 통싸리나무로 윷을 만들어 여러 사람이 편을 갈라 즐기는 놀이이다. 윷은 '가락윷'이라고도 하는 '장작윷'과 밤톨처럼 작은 '밤윷'의 두 종류가 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시중에서 파는 것을 사서 즐기기도 한다. 장작윷은 길이 15-20cm, 지름 3-5cm로 4짝을 높이 던지며, 밤윷은 밤톨처럼 작은 4짝의 윷을 조그만 공기에 담아 흔들다가 던진다. 윷가락이 젖혀진 개수가 1개면 도, 2개면 개, 3개면 걸, 4개면 윷이라 부르며, 모두 엎어지면 '모'라 한다. 각각 돼지·개·양·소·말을 가리키며, 윷판에서 1발·2발·3발·4발·5발을 갈 수 있다. 윷판의 양쪽에 각각 말 4개씩을 놓고 윷을 교대로 던져 골인점을 4개 모두 먼저 통과시키는 편이 이긴다. 윷이나 모가 나오면 한 번 더 던질 수 있으며, 상대편 말이 서 있는 곳에 자기 말이 들어가게 되면 상대편 말을 잡아내고 한 번 더 던질 수 있다. 또, 자기편 말이 한자리에 겹치면 2개의 말을 동시에 진행시킨다.

널뛰기[편집]

설날 또는 단오 때 부녀자들이 벌이는 대표적인 민속 놀이이다. 옛날의 부녀자들은 주로 울 안에서 갇혀 살았기 때문에 널뛰기로 공중 높이 뛰어올라 담장 밖의 세상을 살펴보았다고 한다. 길이 약 7자(212cm), 너비 1자 8치(54.5cm)인 길다란 널빤지의 중앙 아래쪽에 가마니 또는 짚묶음을 뭉쳐 괴고 널빤지의 양끝에 한 사람씩 올라서서 마주보고 구르면서 뛰어오르는 놀이이다.

고려시대에는 여자들이 말타기·격구(말을 타고 달리면서 막대기로 공을 치는 놀이) 등 활발한 운동을 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고려시대부터 널뛰기가 시작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연날리기[편집]

鳶-

연을 공중에 띄우는 놀이. 섣달에도 연날리기를 하지만 대체적으로 설날부터 대보름 때까지 하며, 보름이 지나면 날리지 않는다. 연에 '액(厄)'자를 쓰거나 '송액(送厄)' 또는 '송액영복(送厄迎福)'이라고 쓴다. 즉 그해의 온갖 재앙을 연에 실어 날려보내고 복을 맞아 들인다는 뜻이 담겨 있다.

제기차기[편집]

설날 때를 중심으로 아이들이 겨울철에 즐기는 놀이. 구멍 뚫린 엽전을 종이로 싸서 구멍으로 빼내어 만든 것도 있고, 길다란 풀을 묶어서 만든 제기도 있는데, 발로 차서 떨어뜨리지 않고 많이 차는 사람이 이긴다. 오늘날에는 비닐로 만든 제기를 사서 놀기도 한다. 제기차기의 방법으로는 한쪽 발을 땅에 대지 않고 공중에 든 채 계속 차는 '발 들고 차기', 양쪽 발로 번갈아 차는 '양발차기', 한 발로만 차는 '외발차기', 뒤쪽으로 차올리는 '뒷발차기' 등이 있다.

설음식과 떡국[편집]

설날 차리는 음식은 '세찬(歲饌)', 술은 '세주(歲酒)'라고 한다. 설날이 되면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먹고, 세배하러 온 손님에게도 대접하는데, 이때 반드시 떡국을 차린다. 흰쌀을 빻아 만든 떡국은 설날 아침 제사지낼 때 제물(祭物)로 차리거나 손님에게 차려 내는데, 새해 때마다 떡국을 먹으므로 아이들이 나이를 물을 때 "떡국 몇 그릇 먹었느냐?"고 묻기도 한다. 설날 흰떡을 사용하여 떡국을 만드는 것은 새해 첫날이 밝아오므로 밝음의 뜻으로 흰떡을 사용하고, 떡국의 떡을 둥글게 하는 것은 둥근 태양을 상징하는 등 태양숭배 사상에서 유래된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