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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지역의 예능
[편집]東南亞地域-藝能
전체 아시아라고 한다면 지역적 분류의 방법에 따라 다르겠으나, 아프리카에서부터 하와이까지의 동서(東西), 중국과 러시아 국경선으로부터 남태평양의 여러 지역을 포함하는 세계의 3분의 1의 넓이와 2분의 1이나 되는 인구를 지니는 광대한 범위가 된다. 동남아시아만 하더라도 한국을 비롯하여 중국·일본·인도차이나 반도·인도네시아·필리핀·인도 등 주로 미작(米作)아시아로 불리는 넓은 지역을 가리킨다. 이 가운데서 한국을 위시한 일본·중국·인도 등의 연극·예능은 별항에서 다루고 있으므로 여기서는 언급치 않고 주로 인도네시아의 여러 예능을 중심으로 소개한다. 왜냐하면, 그 예능의 중심지라고도 할 수 있는 자바 및 발리섬에서 옛부터 오늘날까지의 여러 예능이 인도의 대서사시를 모체로 하여 파생·유포되고, 다시 그것이 주변 여러 지역으로 전파되고 영향을 미쳤으며 같은 계열하에서 발생·보존되었고, 풍토적인 관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동소이한 형태를 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인접지역이라는 지리적인 조건 위에 다시금 불교·회교와 같은 공통된 종교를 가지고, 또한 미작(米作)민족이며 어로(漁撈)민족이라는 점이 같은 종류의 예능을 공유하게 된 이유로 여겨진다.
자바의 예능
[편집]Java-藝能
자바는 인도의 연극을 모체로 하는 모든 예능의 보고(寶庫)라는 느낌을 준다. 특히 그림자 인형 연극은 자바를 비롯하여 발리, 인도차이나 등 여러 지역에 걸친 주요한 예능으로, 조상 숭배의 종교적 의식에서부터 발달했다. 중국도 옛날에는 그림자 연극이 활발한 나라였다. 인형의 재료는 당나귀 또는 양의 가죽을 말리고 다듬은 것에 채색을 했으며, 이를 막으로 하여 투영한다. 투영된 인형의 그림자는 수족을 움직이는 데 불과하나, 살아 있는 것 같고 또한 환상적인 그림자의 효과는 디즈니의 색채만화 영화와는 별개의 극적 감동을 준다. 자바의 투영 연극은 중국의 그것에 비해 모양도 크고, 더구나 인형의 재료는 주로 물소의 가죽이 쓰이므로 반투명이다. 이것은 투영된 그림자의 움직임을 감상하기보다도, 오히려 인형극과 마찬가지로 실물 그 자체를 본다는 점에 중점을 두기 때문에 아름다우며, 채색은 되어 있으나 그림자가 자아내는 환상미(幻想味)는 중국의 그것만은 못하다. 그러나 상하(常夏)의 자연을 배경으로 야자의 나무 그늘에서 보는 자바의 투영연극은 남국이 아니고서는 볼 수 없는 훌륭한 풍물시라고 하겠다.
자바 연극의 종류
[편집]Java演劇-種類
크게 나누어 여섯 종류 정도가 있다. ① 와양 쿨리트(投影人形劇) - 앞서 말한 대로이나, 여기에는 다시 두 종류가 있다. 즉 하나는 와양 푸르와라고 하여, 인도 연극의 항목에서 말한 산스크리트 대서사시 <라마야나> <마하바라타>의 전편(全篇), 또는 그 1절을 가멜란 슬렌드로라고 칭하는 타악기를 위주로 하는 반주음악에 의해서 상연한다. 이것은 자바뿐만 아니라 말레이 반도 등에서도 행해진다. 또 하나는 와양 게도그라고 하여, 형식은 전자와 대동소이하나 레퍼토리가 주로 자바의 민족적 영웅담인 '판지 이야기' 등 사극이나 로맨스 얘기를 가멜란 펠로그의 반주로 연출한다. 두 가지가 모두 스크린을 사이에 두고 실물을 보는 쪽의 객석이 상석, 그림자를 보는 쪽의 객석은 대중석으로 지정되어 있다. ② 와양 클리티크(板人形劇) - 가죽이 아니라 판의 양쪽을 인형 모양으로 오려내고 여기에 채색한다. 따라서 그림자를 구경하는 것이 아니라 인형연극의 일종이다. 레퍼토리는 자바의 영웅담, 어릿광대극을 위주로 하며, 인형극으로서는 특수한 형식이라고 하겠다. ③ 와양 골레크(통나무에 새긴 인형극) - 한 손으로는 허리에 꽂은 막대기를 들고 다른 손으로는 가죽으로 만든 두 팔을 조종한다. 인형의 상반신은 알몸에 채색을 했으며 하반신은 옷감으로 감싼다. 레퍼토리는 회교의 예언자 이야기, 풍자극, 어릿광대 연극 등이다. ④ 와양 베베르(두루마리에 그림을 그린 연극) - 이 두루마리는 양쪽에서 볼 수 있게 되었으며 규모나 내용도 큰 편이다. 레퍼토리는 앞서 말한 대서사시로서, 긴 서사시를 노래와 대사와 음악의 반주로 그림의 해설을 한다는 소박한 형식이기는 하나 착상이 재미있다. ⑤ 와양 토펭(가면극) - 인간이 직접 실연하는 연극의 하나로 더욱이 가면을 사용한다. 가면의 종류는 매우 많으며, 대체로 거칠기는 하나 리얼리틱하다. 조각으로서 특이한 존재로 높게 평가되나 세련된 미적 감각은 빈약하다. 연기하는 자는 가면 안쪽의 가죽을 입에 물고 말없이 연기한다. 다만 어릿광대는 가면으로 얼굴의 상반부만을 가리고 대사를 지껄인다. 레퍼토리는 영웅담, 연애물, 풍자극, 어릿광대 등 그 범위는 매우 넓다. ⑥ 와양 웡 - 이것도 인간이 연기하는 연극으로서 청조 때의 경극(京劇)과 흡사하다. 프테라 와양(男優)·프테리 왕양(女優)이 상연하며, 가면극과 마찬가지로 그 레퍼토리는 폭이 넓으며, 최근에는 신작(新作)도 상연한다. 남배우는 거의가 얼굴에 줄을 긋는 화장을 하며 화살에 단검을 걸치고 맨발로 등장한다. 그리고 상당히 과장된 몸짓으로 연기한다는 점에서 바로 자바의 거친 연극이라는 느낌을 준다. 역할도 유형(類型)이 있어서, 붉은 얼굴은 악인, 하얀 얼굴은 미남이거나 선인이다.
이상이 자바의 주요한 예능으로서, 인형극을 비롯하여 배우가 등장하는 토펭이나 웡도 많건 적건 가멜란을 반주음악으로 한다는 점과, 달랑이라고 칭하는 조종자이자 배우이며 연출가이자 사제(司祭)이기도 한 한 사람이 전체를 통솔한다는 점이 공통된 점이다. 특히 투영(投影)인형극이나 인형연극 등은 흥행으로서가 아니며, 예컨대 신축을 경축한다든가 환자에 대한 기도,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기 위한 행사로서 시주(施主)의 초대를 받아 그 자리에서 행한다. 이러한 점은 중국의 영희(影戱)나 대만의 지인형포대희(指人形布袋戱)의 경우와 같은데, 아시아 예능의 샤머니즘적인 구현으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왕궁극단도 있어 많은 남녀가 음악·무용·연극의 예능인으로서 양성되어, 국가적 식전이나 외국 사절의 접대 등에 봉사한다. 이 중에서 여자의 스린피(4명이 추는 춤), 부도요(9명이 추는 춤) 등은 과연 궁정무용답게 우아하고 전려하다. 이러한 여자에 대해 남성측에서도 출진(出陣)하는 춤이라든가 개선춤과 같은 율동이 많은 무용이 있다. 이 밖에 고전무용에 롱겐, 민속무용에 조게츠 등이 있다.
발리는 자바 다음 가는 예능의 나라로서, '장게르'와 '레곤'은 대표적인 무용극이며 그 밖에 태국과 미얀마, 크메르 등에도 무언극적(無言劇的)인 고전무용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