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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사회 I·문화재/현대사회의 재인식/사회적 인간/사회 속의 인간

위키문헌 ― 우리 모두의 도서관.

사회적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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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會的人間

인간이 살아가기 위해서는 먼저 기갈(飢渴)의 해소와 같은 생리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안된다. 인간의 일생이 짧다 해서 계속 기동(起動)의 생활만을 할 수는 없다. 물론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같이 생물학적인 존재이다. 그러나 인간의 경우 생리적인 욕구는 반드시 그 자체로서만 나타내는 것이 아니다. 가령 긴장했을 때 목이 마르고, 긴장이 풀리면 별안간 시장기를 느끼는 것 같은 경우가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인간은 생리적·심리적 존재라고도 할 수 있다. 하긴 인간의 심리과정은 반드시 일정한 생리적 과정 ―― 주로 대뇌중추(大腦中樞)에서 일어나는 변화 ―― 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인간을 생리적·심리적 존재라기보다는 정신적인 존재라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다음의 사실이다. 인간은 예컨대 사랑하는 기쁨이라든가, 또는 누구누구와는 무슨 일이 있어도 협력할 수 없다, 하는 식으로 일정한 사람 대 사람의 관계 속에서 인간의 특질인 심리과정을 경험한다. 간단히 말해서 인간은 같은 인간인 '상대(相對)가 필요한 존재'이다. 즉 처음부터 사회적인 존재인 것이다.인간이 사회적 존재라는 것은 인간이 그곳에 태어나서 그곳에서 성장하는 사회과정의 산물이라는 말이다. 옛부터 많은 사상가가 인간의 본성(本性)이 무엇인가를 생각해왔고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이다' '인간은 연장을 만드는 동물이다' '인간은 기호(記號)를 사용하는 동물이다' 등등의 정의를 내렸다. 이러한 인간성의 규정은 어느 하나도 인간이 고립되고, 고정된 본성을 가진 존재라는 생각에 입각해 있지 않다. 인간은 사회적 존재이다. 따라서 인간의 본성은 사회의 역사적인 변동에 의해 규정된다. 인류는 20세기 중엽 인간이 개발한 원자탄이라는 존재를 앞에 놓고 비로소 인류적 규모에서 평화의식(平和意識)을 얻었다고 한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100년 전에는 같은 민족끼리의 전쟁은 일상적인 사건이었고, 20세기 전반에는 이민족(異民族)간의 전쟁이 그칠 날이 없었으며 따라서 평화의식은 아직 세계의 현실적인 인간성의 전면적인 표현은 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어떻든 인간은 한편으로는 생물학적 존재로서 자연법칙의 규제를 받고, 다른 한편으로는 사회적 존재로서 역사법칙에 따라 생활하며 사회의 발전과 더불어 더 풍부한 인간성을 갖추어 간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인간의 존재를 이렇게 파악하고, 이러한 인간이 인간사회를 형성하여 그것을 발전시키며, 또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을 더욱 더 '인간화(人間化)'시켜가는 과정을 파악하는 방법의 하나로서 사회심리학(社會心理學)적인 사고방식이 있다. 좀더 엄밀히 말하면 사회심리학은 인간의 심리적 기능을 주된 연구대상으로 하는 개인심리학과 사회구조를 주요 연구대상으로 하는 사회학이 교차하는 영역을 주된 연구대상으로 하는 학문이다. 따라서 사회심리학의 연구의 출발점은 인간의 사회적 행동이다. '남녀가 결혼을 해서 아기를 낳는다' '청년들이 야구 시합을 한다' '어린이들이 소꿉장난을 한다' '사람들이 일정한 제도에 따라 투표행동을 한다' '세계 각지에서 반전(反戰)운동이 일어난다' 이것은 모두 사회심리학의 연구대상인 사회적 행동이다. 이것은 규칙이나 약속이 있고 그것을 존중하는 범위내에서 그 행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규칙이나 약속에 따라 사람들이 행동하고, 그 행동 속에서 자신을 변화시키며 또 동시에 상대도 변화시키는 과정을 상호작용(相互作用, inter-action)이라고 한다. 이 상호작용은 두 사람 사이에서 일어날 수도 있고, 한쪽은 개인이고 다른 쪽이 많은 사람의 집단일 경우에 일어날 수도 있고, 또 여러 개인과 집단의 복합체인 사회와 개인 사이에서 일어날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이것을 사회적 상호작용이라고 부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인간은 사회적 상호작용의 제과정에 참여함으로써 거기에서 사회적 영향을 받고, 그럼으로써 인간적 특질을 갖추어 나간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 인간이 사회적 상호작용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상정되는 반대의 결과이다. 지금부터 수십년 전 전 영국인 선교사 싱 신부(神父)가 인도 캘커타 서남쪽 정글 속에서 두 마리의 늑대 새끼와 함께 늑대에게 양육된 인간의 자매(姉妹)를 발견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었는가 하는 것은 확실치 않으나 발견될 당시 언니 쪽은 7세 정도, 동생 쪽은 2세 정도로 추정되었다. 동생 쪽은 약 1년 후에 사망했으나 언니 쪽은 추정연령 17세까지 살았다. 이름을 카마라라고 부른 언니 쪽 소녀는 싱 신부에 의해 고아원의 특별실에 수용되었을 때 네발로 걸으면서 달릴 때는 개처럼 빠르고, 후각이 예민하며, 시력은 어둠 속에서 활동하는 데 익숙해 있었다. 카마라는 옷을 입기를 거부하고, 생육(生肉)을 먹으면서도 요리한 고기에는 입을 대지 않고, 닭을 쫓아서 물어 죽이는 버릇이 있었고, 입이 손의 구실을 했다. 말은 물론 할 줄 몰랐고, 화가 나면 개처럼 으르렁거렸다. 싱 신부의 보살핌으로 1년 반 후에 똑바로 서서 보행(步行)할 수 있게 되고, 5년째에 음식습성이 달라졌으며, 7년째에 너댓 마디의 말을 할 수 있게 되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릴 수 있게 되었으나 9년 째에 신장염(腎臟炎)으로 죽었다.카마라처럼 신체적으로는 인간의 어린이면서 자라나는 환경이 인간적인 사회환경이 아닌 경우,

어린이는 언제까지나 인간적인 사회행동의 양식(樣式)을 몸에 붙일 수가 없다. 사회적인 환경이 결핍될 때 어린이의 행동은 언제까지나 본능(本能) 또는 생리적인 유전(遺傳)의 메커니즘에 고정된 수준에 머무른다. 또 카마라의 예를 보면 알 수 있는 일이지만 어린이가 말을 배우거나 다른 아이들과 일정한 교섭관계를 갖는 것과 같은 정신적인 능력의 발달에는 거기에 상응(相應)하는 특정의 발달기간이 있다. 보통 어린이들은 카마라가 신부에게 발견될 때까지 밀림 속에 있던 시기에 주변 사람들-주로 어머니와 그 밖의 가족들-의 작용으로 여러 가지 욕구의 처리방법을 습득했으며 그것이 일정한 생활습관의 확립으로 나타난 것이다. 규칙적으로 하루 몇번의 식사를 한다. 일정한 방법으로 배설을 한다. 어른들의 작용에 대해서 일정한 반응을 나타낸다는 사실들은 어린이가 이미 사회적 상호작용의 마당에 등장해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퍼서낼러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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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lity

사회적 상호작용의 무대에서 어린이가 서서히 사회적 인간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개관해 보자. 제일 먼저 어린이는 가족 성원들과의 교섭에 의해 '버릇의 가르침'을 받는다. 이 버릇 가르치기는 그 어린이가 속해 있는 가족 또는 그것을 에워싸는 사회의 구성원들이 승인하는 욕구 및 욕구불만 처리에 관한 일정한 행동경향인데, 이것이 어린이의 습관을 형성시켜간다. 행동의 원동력으로서의 본능의 개념을 물리치고 심리과정의 근저에 습관을 설정한 듀이(J. Dewey)에 의하면 습관은 개체의 생활과정이 사회적인 무대에서 컨트롤(control)되어 특정의 형식으로 고정된 것을 말한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에 어린이의 여러 습관이 서로 결합되어 하나의 정리된 사회적 행동의 경향으로서 습성(習性, trait)이 형성된다. 어린이가 성장해서 그 일원이 될 사회에는 그 구성원 전원 또는 대다수에게 공통되는 규칙적인 생활양식체계가 있다. 이 체계가 사회적 통제력으로서 어린이에게 작용하고, 어린이는 이 통제의 선에 따라 몇 가지 행동습관을 개인의 내부에서 내면화(內面化)시켜 이것이 하나의 중심적 습성이 되어 인격의 핵심을 이루게 된다. 어린이가 사회적 상호작용에 직접 참여하고 있는 인간관계를 의식할――자기와 타인의 관계를 파악할――정도로 성장하면 타인과의 관계에서 그 어린이에게 특유한 몇 가지 습성들이 하나의 전체로서 정리되어 퍼서낼러티(인격)로서 나타난다. 이런 의미에서 인격은 개인이 사회환경의 온갖 국면에 처하여 어떻게 행동하는가 하는 행동경향의 총체(總體)라고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인격은 대인관계(對人關係)를 의식하게 되면서부터 형성되므로 자아의식의 확립과 병행(竝行)한다고 할 수 있다. 타인의 작용에 대해서 반응을 나타내고, '나'라는 의식 아래서 자기에게 특유한 여러 습성을 통합해서 인격형성으로 이끄는 것이 '자아(自我)'이며 이런 의미에서 자아는 인격의 핵심을 이룬다.인격의 형성과정은 개인이 속해 있는 사회집단으로부터 여러 가지 영향을 받는다. 대부분의 경우 인격형성의 출발점이 되는 가정에는 그 가정이 속해 있는 사회 전체의 상황이 반영된다. 사회 전체가 비교적 안정된 상황에 있을 때는 가족 내부에서도 심각한 가치(價値)의 대립이 일어나지 않는다. 이런 가정에서 형성되는 인격은 원만한 통일(integrity)을 보전한다. 이와는 반대로 사회의 주요한 가치대립이 가족 내부에도 나타날 때에는 인격의 통일성을 보전하기가 어렵다. 부친과 모친의 말이 서로 내용이 상반될 때 어린이는 어느 쪽 말을 거울 삼아 자기 인격을 구축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또 개인이 성장함에 따라 그 개인이 속하는 집단의 수가 늘어나는데 이때 각기 집단에서 통용되는 사회적 가치 사이에 모순이 있다면 그것을 통합해서 내면화(內面化)시키는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해 인격은 불안정한 면모를 띠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회가 변동하는 시대에는 인격의 형성 그 자체가 불안정성을 띠며 일단 형성된 인격도 사회상황의 변화를 반영해서 통일성의 결핍을 드러내게 된다. 인격은 개인을 사회적 인간으로 만드는 매체이지만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개인이 참여하는 사회의 성격에 따라 여러 형태로 변용(變容)한다.사회를 몇 개의 분류기준(分類基準)에 의해 여러 개의 집단으로 분해해서 생각하고, 각 집단에 속하는 개인의 인격에 공통되는 점들을 끄집어 내어 그것을 집단적 인격 내지는 계층적 인격으로서 생각해 본다면 보통 사회적 성격이라고 불리는 다음과 같은 인격의 형을 얻을 수 있다. 성별(性別)에 의한 사회적 성격-남자답다, 여자답다. 연령계층에 의한 사회적 성격-어린이답다, 젊은이답다. 지연(地緣)·혈연(血緣)적 집단에 의한 사회적 성격-서울 출신, 모씨 집안, 지방색, 민족적 성격 등. 사회적 기능의 분화(分化)에 의한 사회적 성격-학생답다, 직공 기질, 관료 기질, 계급별에 의한 사회적 성격-농민적·부르주아적·프롤레타리아적 성격, 화이트 칼라(white collar) 등. 개인의 인격은 이렇게 개인이 속한 각종 사회집단의 영향 아래서 위에서 열거한 유형에 나타난 바와 같이 구체적인 표현을 갖는다. 현실의 사회적 인간은 이러한 구체적인 인격의 복합체(複合體)로서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 등장하여 사회과정을 움직이는 일원으로서 존재한다. 우리는 한국인으로서의 민족적 성격, 자기가 속하는 특정의 계급, 계층적 성격 또는 자기가 전문으로 하는 직능(職能)에 의한 사회적 성격, 그리고 연령이나 성별에 의한 특징적 성격 등이 각기 개인의 내부에서 통합된 형태를 각자의 인격으로 하여 이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 교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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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會的交涉

태어난 아기가 사회적 인간으로 성장하기까지에는 우선 어린이가 마음의 기능을 몸에 붙이고(지각·의지·감정·학습·사고·기능의 발달), 다음에 마음이 성장하는 발달의 제단계를 거쳐 사람마다의 인격을 몸에 붙여가는 과정이 있다. 이에 관해서는 전항(前項, (퍼서낼러티)에서 충분히 설명했으므로 여기에서는 처음부터 상대를 필요로 하는 존재인 인간이 그 상대와의 사이에 갖는 사회적 교섭의 기본양태에 관해서 설명을 하기로 한다. 먼저 사회적 교섭에 들어가는 개인의 사회적 성질을 나타내는 태도·역할·자아 등의 개념, 다음에 사회적 교섭의 기본형태로서의 상호작용의 제유형, 그리고 인간의 집단 내부에서 상호작용을 하는 메커니즘을 설명하고 이어 이상의 것들을 통해서 사회적 인간이 사회를 받아들이고, 동시에 사회에 작용하는 제양상을 아래에서 설명하기로 한다.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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態度

인간은 집이나 자가용차와 같은 재산, 부모나 친구와 같은 타인, 그리고 대학이나 예배와 같은 사회적인 제도에 대해서 기호에 따라 일정한 선택을 한다. 이것은 정치제도나 정치이념에 관해서도 할 수 있는 말이다. 이렇게 어떤 대상(對象)에 대한 지속적인 선택이 개인의 일정한 행동경향의 준비상태가 되어 있을 때 이를 개인의 태도라고 한다. 태도라는 용어는 옛부터 일상적으로 사용되어 왔으나 그 용법은 여러 가지였다. 17세기에는 태도가 풍경을 대하는 화가(畵家)의 신체적 위치를 가리키는 말로써 쓰였다고 한다. 그리고 정치적인 쟁점(爭點)에 관한 개인의 마음의 자세라든가, 저 친구들의 태도 하는 식으로 집단이나 계급 특유의 사고방식을 가리킨 경우도 있었다. 태도의 개념에 포괄적 정의를 처음 내린 미국의 사회심리학자 올포트(Allport)에 의하면 태도는 "개인이 관계가 있는 모든 대상이나 상황에 대해서 나타내는 반응에 지시적(指示的) 내지 역학적(力學的) 영향을 미치는, 경험에 의해 체계화된 심리적·신경적 준비 상태"라고 하였다. 태도의 특징을 살펴보자.태도는 후천적(後天的)으로 학습되는 행동경향이지만 부단히 일정한 자극상황과의 관련에서 성립되는 것이며 이런 의미에서 개인의 행동경향의 총체적인 형성을 의미하는 인격과는 다르다. 태도 형성의 자극으로는 집이나 자동차와 같은 물적인 것도 있으나 더 중요한 것은 언어에 의한 자극이다. 이것은 어른의 말을 통해서 특정 대상에 대한 어린이의 태도가 형성되는 것을 생각하면 알 수 있다.태도에는 반드시 대상에 관한 논리적, 미적(美的) 또는 도덕적인 가치판단이 포함되어 있다는 의미에서 습성과는 다르다. 결벽성이 있는 사람은 일상생활에서 불결한 것을 무의식 중에 피하는 데 이것은 습성이다. 신선치 못한 음식물을 피하는 것은 그것에 대한 일정한 가치판단을 수반한 거부의 태도가 형성되기 때문이다.태도는 다소나마 지속적인 상태를 말하지만 때에 따라 변용(變容)한다. 예컨대 애인에 대한 태도는 상당히 지속적인 것이지만, 어느날 별안간 표변할 수도 있다. 태도 가운데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상이 타인·집단·제도 또는 표준화된 사회가치 내지 규범(規範)일 경우의 사회적 태도이다. 가령 '흑인은 백인보다 열등하다'는 말을 긍정하는 태도가 형성된다면 이 말이 사실과는 상이한 상황속에서도 그런 태도가 지속될 수 있다. 개인의 사회적 태도는 다른 인간의 사회적 태도와 단락(短絡)하기 쉬우며, 일정 집단의 태도로까지 번질 수 있다. 편견은 비합리적인 가치판단에 의해 형성된 집단태도라고 말할 수 있다.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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役割

사람과 사람의 상호작용 속에서 개인이 타인과의 관계에서 취하는 행동의 형(型)을 역할이라고 한다. 개인은 일정한 인간관계의 마당에서 자기의 위치 또는 지위에 어울리는 것으로서 타인에게서 기대되고 또는 강제되는 행동을 취한다. 친자(親子)관계에 있어서 어버이는 자식이 어버이로서의 자기에게 기대하는 행동을 하며, 자식은 어버이가 기대하는 또는 강제하는 행동을 한다. 이렇게 사회적 행동의 마당에서 타인과의 행동의 맥락(脈絡)에 의한 일정한 행동의 형이 나타나면 그것이 즉 역할이다. 역할은 사회적 교섭을 통해서 학습되어, 자기와 타인의 여러 역할이 통합되고 개인의 내부에서 내면화되어 역할습성이라는 형태로 인격의 일부를 이루게 된다. 역할의 개념에 처음 주목한 사람은 미국의 사회철학자 미드(Mead)이다. 미드는 '역할의 섭취'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해서 자아(自我)의 이론을 구축했다. 그는 유아(幼兒)의 역할 학습과 자아의 발생을 3단계로 나누어 설명했다.첫단계는 단순한 역할의 섭취이다. 어린이가 엄마 놀이, 의사 놀이를 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보통 다른 타인인 모친 또는 의사의 행동의 형을 자기 내부에 끌어들이는 능력이 생겼다는 것을 의미한다.인형놀이를 하고 있는 어린이는 자신이 엄마의 역할을 하고, 인형에게는 본래의 자기 자신인 어린이의 역할을 맡긴다. 이것은 어느 정도 자기 자신을 객체화(客體化)하는 능력이 생긴 것을 의미한다. 두번째 단계에서는 어린이가 몇 가지 역할을 동시에 받아들이는 능력을 갖춤으로써 그런 몇 가지 역할로 조직된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야구의 경우 게임은 포수, 투수, 1루수를 비롯해서 모두 아홉 가지의 역할로 조직되는데 그 중 어느 한 가지를 분담해서 게임에 참가하는 어린이는 다른 여덟 가지 역할을 동시에 다 받아들이는 능력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포수는 투수의 버릇을 충분히 알고 있지 않으면 안 되며 유격수는 2루수 및 3루수와의 관계에서 자기의 수비범위를 정한다. 간단히 말해서 아홉 가지 역할을 조직된 것으로서 받아들일 때 하나의 포지션을 유효하게 움직이는 결과를 가져온다. 세번째 단계에서는 이 조직된 역할이 한층 더 일반화된 것, 즉 '일반화된 타인'을 받아들임으로써, 개인의 사회적 참가가 가능해진다. 일반화된 타인이란 결국 사회집단이라는 형태로 조직된 사람들의 각종각양의 역할인데, 이렇게 사회를 역할의 체계로서 파악한다면 개인이 사회에 참가한다는 것은 이 역할의 체계 내부에 자기의 위치 내지는 지위를 확정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위'라는 개념은 역할체계의 구조적 측면(構造的側面)인데 이 구조적 측면에서 본다면 인간의 역할행동·역할기대(期待)·역할연기(演技)·역할갈등 등의 개념을 생각할 수 있다. 구체적인 사회생활은 사람들이 참가하고 있는 사회집단 내부의 일정한 지위에 관련되는 복잡한 역할행동에 의해 영위된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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自我

태어난 아기는 처음에는 자기의 욕구를 충족시킬 능력도 수단도 갖고 있지 않다. 유아의 욕구 처리는 전적으로 모친의 손에 달려 있다. 그러나 모친과의 사이의 일정한 포유(哺乳)행동·섭식(攝食)행동 가운데서 유아는 자기의 일정한 신체적 표현-가령 공복시의 울음이나 생리적 불쾌감을 나타내는 표정 같은-이 자기에게로 향하는 모친의 행동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학습한다. 몸짓이나 표정이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단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다.뒤이어 언어의 학습을 통해서 어린이는 어머니에 대해 보다 더 정확하게 욕구의 표현을 할 수 있게 된다. 3세 정도가 되면 욕구의 충족을 위한 신체의 움직임이 자유로와지고, 또 욕구 표현의 언어활동이 선택의 과정을 거치게 된다. 욕구 처리를 위한 행동을 방해하거나 그것을 완전히 저지해버리는 타인이라는 존재도 의식하게 된다. 이렇게 유아는 자기를 시발점으로 하는 작용과 타인을 시발점으로 하는 작용을 경험함으로써 자기와 타인 사이의 특정의 관계를 알게 된다. 이것이 자기의식, 즉 자아의 발생이다. 자아의식의 발생으로 유아가 그때까지 몸에 붙이고 있던 욕구 처리의 행동 패턴(pattern)으로서의 여러 가지 습관을 자기 나름대로 몇 개의 습성으로서 정리해 나가는데 이러한 습성들이 하나의 전체로서 통합된 것을 인격이라고 본다면 인격의 핵심을 이루는 것은 자아라고 해야 할 것이다.그러나 미드는 자아를 자기 자신을 대상화(對象化)하는 능력으로서 정의하고, 타인과의 관계에 있어서 자기를 의식한다는 것은 타인에게 투영(投影)된 자기를 아는 일, 즉 자기를 자기 외부로 끌어내어서 보는 일이라고 해석한다.이렇게 자기를 자기 외부로 밀어내서 타인의 반응을 알아내는 능력을 자아의 주체적인 측면, 즉 'I(主我)'라고 보며, 타인으로부터의 작용을 받는 객체적(客體的)인 측면을 'Me(客我)'라고 보며, 이 양자가 자아를 구성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 Me는 자기에게 작용하는 모든 타인의 태도를 자기 내부에 받아들이는 기능을 갖는데 이 기능이 I의 작용을 통제(control)한다. 인간은 자기의식적 존재, 즉 자아로서 사회적 교섭의 무대에 등장한다. 이때 I가 사회에 대해서 작용하며 Me가 사회로부터 작용을 받는다. 인간이 사회 속에서 성장하고, 동시에 사회에 대해서 작용하는 존재라는 이론을 자아의 개념으로 설명한 것이 미드의 업적이다. 한편 프로이트는 개개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한 개의 관련체계로 보고 그것을 광의(廣義)의 자아라고 불렀으며, 그 구조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자아는 대부분이 무의식 중에 구성되고 무의식은 대부분 억압된 이드(id)이며 인간의 본능적 충동의 원천이다. 이드의 기능은 대체로 비합리적, 반사회적 성질을 띠고 있지만 무의식으로 연결되어 의식으로 전화(轉化)하기 쉬운 전의식(前意識)과 그 주변에 나타나는 지각(知覺)의 의식 기능은 사고과정을 포함한 이성적(理性的)인 것이다. 자아는 이렇게 무의식에서 의식에 걸치는 영역을 가지며 사회의 영역 및 교육을 통해서 사회의 제규범을 내면화함으로써 변질한다. 이렇게 자기의 내면에 있으면서 자신의 도덕적 검열 작용을 하는 것이 초자아(超自我, super ego)인데 이는 미드의 Me와 개념이 가깝다. 이 의미에서 프로이트의 자아개념에서도 개인과 사회의 관계에 대한 변증법적(辨證法的) 논리를 발견할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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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unication

커뮤니케이션은 인간과 인간의 상호작용에 없어서는 안 될 수단일 뿐 아니라, 개인이 사회에 참여하여 사회적 인간으로서 제활동을 영위하는 기초적인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의미에서 인간사회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뮤니케이션 망(網)이라고 볼 수 있다. 커뮤니케이션의 원어(原語)는 공통의 대상을 나누어 갖는다는 의미를 갖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생각되는 바와 같이 한 개체에서 다른 개체로 지각·감정·사고 등의 내적(內的) 경험이 전달되는 과정이라는 정의로써는 충분하지 않다. 커뮤니케이션은 커뮤니케이션의 당사자들에게 공통되는 경험을 매개(媒介)로 해서 서로 지각·감정·사고 등에 변화를 가져오는 과정이다. 인간의 커뮤니케이션은 언어라는 기호에 의한 경험의 상호교환과 그 결과로서의 상호적인 사회적 태도의 변용을 포함하는 과정이다. 커뮤니케이션의 성립을 개체발생적(個體發生的)으로 검토해 보자. 신생아(新生兒)는 생후 1년 정도까지는 언어를 사용할 줄 모른다. 생리적인 여러 욕구는 전적으로 몸짓, 손짓, 표정, 미분화(未分化)의 발성(發聲)에 의해 어머니에게 표시된다. 어머니는 이들 표시에 의해 일방적으로 아기의 욕구를 해석한다. 그러나 생후 1년이 지나면 아기의 몸짓과 언어가 분화(分化)되기 시작하고, 아기는 일정한 상황에서 일정한 언어가 일정한 욕구의 충족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예컨대 공복이라는 생리적 감각과 어머니의 입에서 나오는 '맘마, 맘마'라는 언어와 그 후에 생기는 수유(授乳) 경험이 하나의 계(系)로서 자기의 욕구 충족에 이어진다는 경험이다. 아기는 자기의 발성 레퍼토리가 각각 다른 욕구 처리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러는 동안에 아기의 발성 내용은 어머니의 입에서 나오는 언어와 합성된다. 그래서 아기는 '맘마'가 음식을 나타내는 기호라는 것을 학습한다. 생후 1년 경부터 아기의 직립(直立) 보행이 시작되고 거기에 따라 손의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신체의 이동과 손의 활약으로 아기가 접촉하는 외부 세계가 급속히 확대된다. 이러한 경험 속에서 아기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개개의 외부상황을 표시하는 기호로서의 언어를 배운다. 어린이의 어휘는 급속히 늘어난다. 3세를 지날 무렵이 되면 어린이는 언어가 단순히 특정의 물건 내지 상황을 가리키는 기호에 그치지 않고, 사물 일반을 지시하기도 한다는 것을 안다. '맘마'는 때에 따라서 과자일 수도 있고 과일일 수도 있다. 그리고 '달다'라는 말은 사탕의 맛을 가리키는 말일 수도 있으며, 주스의 맛을 가리키는 말일 수도 있다는 경험을 갖는다. 언어의 추상작용을 앎으로써 어린이는 언어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에 의해 주위의 사람들과 상호작용을 할 수 있게 된다. 자신의 특정의 경험을 일정한 언어로 표현하면 그것이 상대의 경험과 합성되어 특정의 반응이 기대될 수 있다는 과정이 성립된다. 이렇게 언어에 의한 커뮤니케이션은 상호적인 태도의 교환을 의미한다. 언어는 상대에 대한 지시기능과 동일한 지시기능을 말을 하는 쪽에 대해서도 가지므로 커뮤니케이션에 참가하고 있는 당사자들은 부단히 공통되는 자극에 대한 개별적인 반응을 교환한다. 커뮤니케이션의 성립을 위해서는 자기가 모르는 말을 상대에게 보내서는 안된다. 상대가 알아듣고 자기가 이해할 때 이 양자 사이에서 이해(理解)의 차이가 교환됨으로써 양자가 보다 폭넓은 이해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은 이렇게 해서 개인의 경험을 확대시키고 사회의 경험을 축적시킨다. 커뮤니케이션은 개인을 현실의 구체적인 사회적 과정에 도입시켜 사회적 인간으로서 활동케 하는 기초적 과정이다.

대인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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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人行動

역할의 학습이나 커뮤니케이션은 사회적 교섭의 무대에서 상호관계가 짙게 나타나는 대인행동의 기본적 형태이다. 커뮤니케이션은 대인행동이자 사회적 태도의 상호교환을 의미한다. 이에 비해 상호성이 약하고 일방적인 심리적 결합의 형태를 갖는 대인행동도 있다. 동일화(同一化)·공감(共感)·모방(模倣) 등이 그것이다.'동일화'는 개인이 가장 친밀한 타인의 태도나 감정을 자기내부로 끌어들이거나 반대로 타인 내부에서 자기의 감정이나 태도와 닮은 것을 인지(認知)하는 과정을 가리킨다. 유아의 경우를 보면 욕구처리의 행동경향으로서 자기에게 가장 가까운 보호자인 모친의 일상적인 습성이나 태도를 섭취하는데 이것이 후에 그의 인격 형성의 기초가 된다. 모자간이 꼭 같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이런 경우이다. 동일화의 결과가 개인의 인격의 일부로서 편입될 때는 심리결합이 상당히 영속성을 띠지만, 영화의 주인공에 대해 동일화를 일으키고 영화관을 나온 후에도 주인공의 몸짓이나 걸음걸이를 무의식 중에 몸에 붙이고 있을 때는 섭취의 성격이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 동일화는 집단의 경우에도 있을 수 있다. 파시즘 체제하에서는 집단 구성원의 자아 수준을 누르고 지도자에 대한 동일화를 강제(强制)하는 심리적 수법을 이용해서 '저 지도자를 위해서라면 죽어도 행복하다'라는 집단심리를 낳았다. 동일화는 프로이트의 자아이론에 나오는 것이지만 '오이디푸스 콤플렉스'((프로이트의 發達論)라는 부자 간의 심리적 갈등에 있어 자식이 부친에 대하여 품는 증오를 부친도 자식에게 대해서 느낀다고 생각하는 것은 섭취와는 반대의 투사(投射)이며 일종의 동일화이다. 투사는 자신의 감정이나 습성에 대한 불안에서 벗어나려는 무의식적인 방위 메커니즘으로서 피해망상(被害妄想)이라는 이상심리로 나타난다고 한다. 동일화의 과정에서 본인과 대상 사이에 일정한 차별의식이 작용하는 경우를 '공감(共感)'이라고 한다. 가령 텔레비전으로 권투시합을 보고 있다고 해 보자. 자기가 응원하는 선수가 다운되려고 할 때 팬인 시청자는 그 선수의 내부에서 일어나고 있는 심리과정과 동질의 것을 자신의 내부에서 경험하고 숨을 죽여 그 선수가 분전해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다음 순간 형세가 일변하여 그 선수가 공격의 주도권을 잡으면 시청자는 객관적인 자세로 돌아와 '남의 일'로서 시합을 볼 수 있게 된다. 공감의 심리과정에서 대상에 대한 인식과 이해가 보다 객관적으로 성립되어 있을 경우 대상의 심리과정과 같은 것을 경험하면서도 거기에 일정한 가치판단이 수반되어 대상에 대한 주체(主體)의 감정이 동시에 경험될 때 이것을 '동정(同情)'이라고 한다. 남의 슬픔을 나누어 가지고 우는 경우 상대의 심리과정에 접근하면서 거기에 '가엾다'는 판단에 따라 '운다'는 정동(精動)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모방'은 타인 또는 대상을 본떠서 의식적으로 그 행동을 흉내내는 것을 말한다. 프랑스의 사회학자 타르드(Tarde)는 모방을 사회현상의 기본원칙으로서 생각하여 유행·전통 같은 현상을 인간 본래의 본능에 속하는 모방의 개념에 의해 설명했다. 그러나 오늘에 와서는 모방이 학습에 의해서 몸에 붙는 행동이며 일정한 정신발달의 단계를 거쳐서 비로소 시작되는 행동이라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동일화·공감·모방은 이처럼 서로 다른 수준에서 경험되는 심리과정이지만 각각 다른 교육적인 기능을 수반하는 수가 있다. 존경하는 인물에의 동일화에 의하여 자아의 수준이 높아지는 경우, 사람과 사람 사이의 애정(愛情)을 잇는 공감작용, 또는 모방에 의해 예술표현의 기초를 닦는 경우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대인행동은 사회적 인간에게 없어서는 안 될 본질적인 심리과정을 내포하고 있다.

협력·경쟁·도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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協力·競爭·逃避

인간은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다른 사람들과 협력해서 할 수 있다. 또 일정한 일을 혼자 하면 10시간 걸려도 10명이 같이 하면 1시간 이내에 끝내는 수도 있다. 또 마라톤 선수는 심한 심리적·신체적 고통을 극복하면서 종착점을 향해 계속 역주한다. 산(山)으로 소풍간 최초의 인간이 르네상스 시대의 페트라르카(Petrarca)라고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이 복잡한 인간관계를 피해서 물리적 및 정신적 고립을 구하는 행동을 취하고 있다. 이것은 다 사회적 교섭에 있어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사회적 행동의 기본적 형태이며 현실의 사회적 행동은 이러한 기본형들의 각종각양의 변종(變種) 또는 복합체(複合體)로서 이해된다.'협력'은 인간의 사회적 성질을 나타내는 기본적인 행동양식이다. 동물의 경우에는 아무리 지능이 발달한 종류라도 동일한 목적을 위해 의식적인 협력행동을 조직할 줄 모른다. 벌꿀이나 개미의 집 만들기는 생리적인 유전 메커니즘에 의한 고정된 분업(分業)형태에 불과하다. 협력에는 한 가지 일을 몇 사람이 동시에 병행해서 하는 줄다리기 같은 합력(合力)과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을 일정한 약속에 따라 몇 사람의 인간이 하는 조력(助力), 그리고 일정한 일을 몇 개의 부분으로 나누어 그것을 몇 사람이 분담해서 하는 분업((分業)의 세 가지 형태가 있다. 합력은 인간의 육체노동에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형태이며 조력과 분업에는 상대와의 약속을 지킨다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개재한다. 두 사람이 무거운 물체를 옮길 때 한 사람이 들어올리고 한 사람이 민다 하면 두 사람이 각기 어떤 행동을 할 것인가에 관해 미리 일정한 양해가 성립되어 있지 않으면 안 된다. 그리고 분업의 경우에는 게임의 진행과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역할에 대한 양해가 성립되지 않는 한 개개의 분담은 조직화될 수 없다. 분업은 기능적 분화(分化)라는 인간사회 조직화의 기초과정이다. 생산·판매·소비 또는 농업·서비스업, 또는 이과(理科)·문과(文科) 등의 분류는 인간사회의 기능적 분화를 말해주는데, 그것은 기본적인 사회행동의 한 형태인 분업의 집단화 또는 조직화를 나타낸다.'경쟁'은 둘 이상의 인간이 서로 남보다 우위(優位)에 서려고 하는 행동으로 정의되지만 그것이 상대방에게 육체적·정신적 손상을 입히는 결과를 가져올 때에는 공격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가 언제부터 경쟁이라는 사회행동을 하기 시작했는지는 분명치 않으나 계급사회의 성립으로 인간과 인간 사이에 대립관계가 생겨 그것이 대립되는 사회행동으로서의 경쟁이니 공격이니 하는 행동 패턴을 낳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특히 계급의 대립이 개개인의 일상적인 의식에까지 깊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경쟁이나 공격·피격의 행동경향이 지배적이 되어 이를 견딜 수 없는 사람이 '도피' 행동을 선택하게 된다. 유치원에서부터 취직·퇴직에 이르기까지의 온갖 종류의 경쟁―입학시험·입사시험·승진시험·노동쟁의·전쟁―을 인간은 경험한다. 경쟁은 스타하노프(Stahanov)운동(소련의 노동생산력증강운동, 1935년에 돈바스의 탄광부 스타하노프가 솔선해서 증산산업을 한 데서 붙여진 이름)처럼 개인의 능력향상을 가져오는 경우도 있으나 그것이 심해지면 한쪽에 열등의식이 생겨 자아의 위축감 때문에 자살이라는 도피행동을 낳는 수도 있다. 어떻든 협력·경쟁·도피같은 사회행동의 기본형태가 논리적인 의미에서 사회적인 것이 되는가, 반사회적 또는 비사회적인 것이 되는가는 사회의 체제적 양태와 깊은 관계가 있다.

사회적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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社會的性格

인간은 사회적 교섭을 통해서 사회적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사회적 인간은 한사람 한사람이 다 서로 다른 얼굴을 갖고 있듯이 각기 다른 행동경향의 총화(總和)로서의 인격을 가진 존재이다. 인간사회는 각종 사회집단에 의해 조직되는데, 이러한 사회집단이 개인의 인격을 형성하는 모체적(母體的) 환경을 이룬다. 사회적 인간은 개별적인 인격을 가지고 있으나, 소속하는 사회집단에 따라서 그 구성원에게 공통되는 인격의 특성이 만들어진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가족적 퍼서낼러티(personality), 지역적 퍼서낼러티, 직업적 퍼서낼러티, 그리고 국민적 퍼서낼러티로서의 국민성 또는 민족성 같은 것이다. 프롬(E. Fromm)의 이론에 따라 '어떤 집단에 속하는 대다수 성원의 성격구조의 핵심이며, 그 집단에 공통되는 기초적 경험이나 생활양식으로 인해 발달한' 집단적 퍼서낼러티의 특성을 일단 '사회적 성격'이라고 부르기로 하자. 이 사회적 성격에 관해서는 문화(文化)와의 관련에서 연구하는 방법이 있다. 전자는 주로 문화 인류학자가 미개인의 집단을 현지조사하여 거기에 있는 특정 문화를 바탕으로 하는 인격 특성을 추상(抽象)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에서 결과되는 것이 예를 들자면 미국의 인류학자 베네딕트(Benedict)가 분류한 아폴로적 및 디오니소스적 문화형이다. 그러나 미개사회처럼 사회구조가 비교적 단순하며 획일적인 문화가 지배하고 있는 곳에서는 적절한 문화형의 이론도 구조가 복잡한데다가, 역사적으로 문화가 단절·변용을 되풀이해 온 사회에서는 적합치 않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집단적인 성격 유형(類型)을 규정함에 있어 사회적·역사적 요인에 중점을 두는 후자의 연구방법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프롬의 사회적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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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m- 社會的性格

프롬에 의하면 어떠한 사회에도 특정의 사회구조가 있는데, 이것은 역사적 발전의 과정에서 변용하지만 특정의 시대에는 비교적 고정되어서 그 테두리 안에서 사회로서의 존재를 유지한다. 이 사회의 성원, 즉 이 사회를 형성하는 여러 계급과 신분에 속하는 성원은 일정한 사회체제가 요구하는 의미에 맞도록 행동하지 않으면 안된다. 사회적 성격은 한 사회 또는 문화의 성원 대부분에게 공통되는 성격구조의 핵심을 말하는데, 그것은 그 사회에 사는 인간의 에너지를 그 사회가 유지해서 존속할 수 있도록 하는 패턴에 맞추는 기능을 갖는다. 이런 의미에서 프롬의 이른바 사회적 성격은 어떤 사회 또는 집단의 성원 대다수에게서 볼 수 있는 성격의 특징의 총화 또는 평균을 낸다는 통계적 개념이 아니라, 기능적 시점(視點)에서 파악한 구성개념이다. 사회적 성격은 개인이 소속하는 집단을 통해 그 집단을 에워싸고 있는 사회의 역사적·사회적 조건과 개인의 여러 욕구가 서로 조화되도록 훈련된 결과 형성된다. 그러므로 자본주의사회에 적합한 사회적 성격은 대집단 속에서 온건하게 협력하고, 마음대로 소비하고, 취미가 표준화되어 있고, 외부의 영향을 받기 쉽고, 계산이 밝다는 말로써 표현되는 행동경향을 사회적 욕구로서 내재화한 성격이다. 프롬은 사회적 성격을 사회의 하부 구조와 상부 구조의 중간에 두고, 이데올로기는 사회적 성격에 뿌리를 박을 때 비로소 강력한 것이 되고, 반대로 이데올로기에 의해 사회적 성격이 안정되고 강화된다는 매개적(媒介的)인 개념으로서 쓰고 있다. 프롬은 이 개념을 구사해서 독일의 하층 중산 계급이 자발적으로 나치주의의 이데올로기를 신봉하게 된 과정을 분석했다. 그는 소규모의 상공업자·봉급생활자·기술자들로 형성된 독일의 하층 중산계급이 고도의 자본주의사회에서 억압되어 개인간의 자유경쟁을 견디어 낼 수 없게 되자 그 무력감 때문에 나치의 이데올로기에 동화함으로써 나치주의의 적극적인 지지자가 되었다고 보았다. 독일 중산계급의 전형적인 성격구조로서 '권위주의'를 지적하고, 그 사디슴(sadisme)적 충동과 매저키즘(ma­sochism)적 충동의 동시존재가 파시즘적·민족중심적·반 유태주의적 특징을 갖는 나치주의의 이데올로기를 지지하게 했다는 것이다.

타인지향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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他人指向的

미국 정치학자 리스먼(Riesman)은 '프롬의 사회적 성격'을 인용, 현대 미국사회의 전형적인 성격구조를 타인지향형이라고 정의하고 이것이 현대 대중사회에 적합한 가장 많은 성격형이라고 말했다. 리스먼에 의하면 타인지향형의 성격구조에 공통되는 특성은 다음과 같이 설명할 수 있다. '개인의 향방은 동시대인(同時代人)의 영향으로 결정지어진다. 이 동시대인은 개인이 직접 아는 사람일 수도 있고, 제3자나 매스컴을 통해 안 인물일 수도 있다. 이 형의 인간이 추구하는 목표는 동시대인의 작용으로 변한다. 그의 생애를 통해서 변치 않는 것은 그러한 노력의 과정과 타인으로부터 오는 신호에 부단히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는 과정이다. 타인들과의 이러한 접촉 때문에 행동면에서 동조성(同調性)이 생긴다. 이 동조성은 전통(傳統)지향형의 경우와 같이 행동을 의식적으로 연습하는데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타인의 행위나 원망(願望)에 대한 놀라울 만큼의 감수성 때문에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체질화되어 가는 것이다.' 이 타인지향형은 개인의 활동이 전통에 좌우된 중세(中世) 서유럽에서 지배적이었던 정통지향형 및 개인의 향방이 내적으로 결정지어지고, 근로와 저축의 도덕적 가치가 높았으며, 금욕적 태도로 특징지어졌던 19세기 내부(內部)지향형과 대조되는데 사회적 성격론에 역사적 시야를 도입한 것이 그 특징이다. 이런 타입의 정치의식은 내막정보에는 밝으면서 외적으로는 정치적 무관심으로서 나타나는데 정치에 대한 주체적 관심을 상실한 체제순응(體制順應)적인 경향이 짙다. 리스먼은 이 성격유형을 발표하고 나서 10년이 지난 때에 이 타인지향형이 이문화(異文化)의 장벽을 뛰어넘어 당시의 세계상황 속의 젊은 세대에 공통된다는 점을 강조하는 동시에 자기가 놓인 상황이나 제도에 깊이 의존하면서도 환경에 잘 순응해나가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점을 새로이 지적하였었다. 프롬의 이른바 자본주의 사회에 적합한 시장지향적(市場志向的)인 사회적 성격과 더불어 오늘의 대중사회의 인간상을 생각하는 데 있어 참고가 되는 개념이라고 해야 하겠다.

직업적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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職業的性格

직업이라는 특정한 사회적 기능의 분화에서 오는 사회적 성격을 가리키는데, 일정한 직업에 종사하는 동안에 형성되는 제습성이 그 직업의 사회계층상의 위치 및 그 직업에 따르는 사회적 지위에 특유한 제습성과 결합되어 하나의 형으로 고정된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서는 기술자 기질, 교사 타입과 같은 것을 들 수 있다. 근무평정을 함에 있어 교사는 성직자인가 아니면 노동자인가 하는 논쟁이 일어난 일이 있지만 이러한 교사 타입의 유형론(類型論)은 논쟁의 전제가 되는 가치 기준 여하에 따라 다른 결론이 나온다는 데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사회계층적인 척도에 의할 것 같으면 교사는 정신적인 생산노동에 종사하는 노동자이다. 그러나 교사의 인격에 초점이 맞추어질 때에는 학생을 잘 통솔할 줄 아는 안정된 교사, 교육을 생활수단으로 삼는 형식주의적 교사, 학생에 인기가 있는 영웅적 교사, 지나친 보호의식 때문에 학생이 귀찮아하는 교사 등의 유형이 나온다. 현대사회가 거대(巨大)집단을 출현시켜 그 속에서의 인간관계를 합리적으로 조직하기 위해 확립시킨 것이 관료제도인데 사회의 지배계급은 그 지배권의 강화를 위해 방대한 규모의 관료정치제도를 만들어 행정기관을 관장한다. 이러한 상황을 배경으로 해서 형성된 성격 유형이 관료 타입이다. 이 유형은 형식만을 존중하며 비능률적이라는 비난이 타당할 경우가 많이 있다.

계급적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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階級的性格

전체사회를 종적인 계층서열로서 구분하면 귀족·부르주아지·프롤레타리아트·농민 등의 계급이 나온다. 현대의 독·과점 자본주의 체제하에서는 주요계급으로 자본가계급, 노동자계급, 중산계급으로서의 화이트 칼라, 농민계급 등을 들 수 있다. 계급적 성격은 이와 같은 개개의 특정계급의 성원에 공통되는 사회적 성격이다. 그런데 주민의 사회적 이동성이 높은 사회에서는 계급은 개인에 대해서 민족이니 국가니 하는 하나의 주어진 사회실체(社會實體)로서는 비쳐지기 어렵다. 물론 개인은 전체사회 속의 어느 특정계급의 일원으로 태어나지만 계급간의 사회적 구분이 분명치 않고, 유소년기의 생활경험이 비교적 초계급적인 균질성(均質性)을 띠기 쉬운 곳에서는 계급 소속의 여하가 사람들의 의식표현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 여기서는 표준적인 판단 또는 등질적(等質的)인 내용을 매일 내보내는 매스 커뮤니케이션의 영향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사회는 계급적 대립을 축으로 해서 움직이고 있으며, 사람들은 사회생활의 여러 장면에서 계급적으로 서로 다른 사회적 습성을 경험하고 계급적 성격을 몸에 붙인다. 계급적 성격은 사회계급 형성의 역사적 특수성에 규제되어 현실적인 표현형태를 지니게 된다. 그 예로는 자본가 계급의 전근대적인 비합리성 또는 농민계급의 보수성 등이 있다. 여기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특정계급의 계급적 성격이 전체사회 안에서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면 그것이 계급을 초월한 사회적 실체로서 생각되기 쉽다는 점이다. 밀스(Mills)는 새로운 중산계급으로서의 화이트 칼라의 성격을 현대의 미국사회를 대표하는 전형적인 것으로서 보고 있다. 화이트 칼라의 분석 없이는 현대의 미국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오늘날 중산계급 상층의 사회적 성격이 사람들의 일상의식에 확대되어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 사실 이 계급의 성격은 상층에서 몰락한 사양계급, 그리고 거꾸로 하층에서 급상승한 신흥계급 같은 실체(實體)로서 불안정한 계층들의 잡다한 계층적·계급적 습성이 혼합되어서 형성된 것이다. 게다가 프롬이 지적한 바와 같이 기존체제측의 이데올로기가 이 계급적 성격을 기존체제에 유리한 방향으로 변용시키기 위해 부단히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도 주의하지 않으면 안된다. 대중사회 상황 속의 중산계급의 사회적 성격을 파악한다는 것은 계급적대립이라는 현대사회를 보는 기본적 관점에서 지극히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민족적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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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族的性格

여러 계급·계층·신분이 섞인 일정한 지역집단의 성원에 공통되는 인격특성을 지역적 성격이라고 한다면 그 집단이 민족공동체일 경우 민족적 특성이라고 부를 만한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그리고 현대에서는 많은 경우 민족의 범위와 국가의 범위가 일치되므로 민족적 성격을 국민성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국가적인 정치권력이 하나의 민족을 초월해서 존재하는 경우나, 반대로 한 민족 속에 복수 정치권력이 존재할 경우에는 이 국민성의 이론이 일률적으로 존재할 수는 없다. 여기에서는 일단 공통의 언어와 문화, 공통의 민족의식을 갖는 기초적 집단의 성원들 사이에서 볼 수 있는 사회적 성격이 민족적 성격이라고 정의해 둔다. 이 민족적 성격의 연구는 한쪽으로는 18세기에서 19세기에 걸쳐 국민 국가가 형성되어 온 사실을 배경으로 민족정신·세계정신 또는 인류정신 같은 추상적인 이념의 모색과정에서 추진되고, 또 한쪽으로는 20세기의 사회심리학과 문화인류학의 연구방법에 따라 문화와 인격이라는 각도에서 추진되어 왔다.민족적 성격의 연구방법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방법은 문화가 민족 성원의 인격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는 내용이다. 이 연구방법에서는 민족적 성격이 개인의 인격으로서 형성되는 과정이 중요시되고, 인격형성의 기초적 무대인 가족의 성격의 문화적인 차이가 조사대상이 된다. 일례를 들자면 우리나라에서는 어머니는 수유기(授乳期)의 어린이에게 관용하지만 미국에서는 부모가 어린이에게 엄격한 규칙성의 훈련을 과한다는 사실이 있다. 그 결과 한국의 어린이는 성장함에 따라 사회에서 시련을 받게 되며 인격 형성의 환경의 비연속성(非連續性)을 경험하지만 미국의 경우에는 유아기의 엄격한 훈련이 성년기의 치열한 개인경쟁주의를 감내해낼 인격형성으로 이어진다. 두번째는 사회구조의 특질과의 관련에서 민족적 성격의 형성을 생각하는 방법이다. 가령 우리나라를 본다면 사회의 봉건적인 특질과 공업화된 사회의 특질이 혼합되어 있으며, 민주주의적인 여러 제도가 있는 동시에 가부장적(家父長的)인 집단조직도 강하다. 경제는 고도의 조직적 분화를 이루고 있으나 국가권력의 강력한 통제를 받는다. 이러한 사회적 특질이 민족적 경험의 가치감정으로서 내면화되어 어느 정도까지는 집단협조적이면서 권위의존적인 복잡한 행동원리를 지닌 민족적 성격을 낳는다. 어떻든 민족성 내지 국민성의 연구는 문화인류학자들의 이른바 인류의 보편적 행동, 인류의 보편성과의 관련에서 각민족 내지는 국가 성원의 역사적 특수성에 규제되는 행동양식을 추궁한 작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