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사회 I·문화재/현대사회의 재인식/현대의 가족과 생활/현대의 가족과 생활〔서설〕
現代-家族-生活〔序說〕가족 혹은 가족제도는 어느 인간사회에서나 공통적으로 찾아볼 수 있는 사회제도 중의 하나이다. 가족은 원칙적으로 혼인(婚姻)을 통하여 맺어진 부부(夫婦)와 그 자녀로 구성되며 동일한 장소에서 주거(住居)와 생활을 같이하는 사회조직의 기본적인 단위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혈연(血緣)관계라는 생물학적인 기초와 그 사회의 사회· 문화적인 토대 위에 성립된다. 일반적으로 가족내에서는 부부관계, 부모와 자녀와의 관계, 형제자매간의 관계 등 3가지 형태의 인간관계가 이루어지며, 이러한 인간관계는 각 사회의 문화적 전통(文化的傳統)의 차이에 따라 여러 가지 다른 양상을 띠게 된다.가족의 사회적 기능(社會的機能)에 대해서는 학자들간에 견해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개 다음의 4가지 기능이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첫째, 가족은 새로운 사회성원(社會成員)을 생산한다. 둘째로, 가족은 유아기(幼兒期)에 있는 사회성원을 보호·육성한다. 셋째로 가족은 새로운 사회성원에게 최초의 사회적 신분을 부여한다. 넷째, 가족은 새로운 사회성원의 사회화(社會化, socialization)를 담당한다. 이 4가지는 가족이 그 사회에 대하여 수행(遂行)하는 기능들을 말한다. 이 밖에도 가족의 기능으로서 경제적 기능(經濟的機能), 오락적 기능(娛樂的機能), 가족성원의 제반 욕구충족 등을 지적하는 학자들이 있지만, 이러한 기능들은 위의 4가지 사회적 기능을 수행하는데 부수적으로 수행되는 기능들로 보여진다. 사회제도가 분화됨에 따라 가족의 사회적 기능은 다른 사회제도에 의해서도 수행된다. 키부츠(kibutz)에서 유아들을 공동으로 양육하는 것, 육아원(育兒院)에서 아이들을 돌보아 주는 것, 학교에서 교육을 실시하는 것 등은 모두 그 예(例)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가족의 사회적 기능의 일부가 다른 사회제도에 이양(移讓)된 것이지 전적으로 대체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위에서 말한 4가지의 중요한 사회적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는 사회제도는 역시 가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의 사회적 기능의 수행방식 정도는 그 가족이 속한 사회에 따라 다양하다. 가족내에서 부부의 결합은 혼인(婚姻)이란 제도를 통하여 이루어진다. 현대사회에 있어서는 일부일처제(一夫一妻制, monogamy)가 보편적인 혼인양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나, 역사적으로 볼 때 일부다처제(一夫多妻制, polygamy)·다부일처제(多夫一妻制, polyandry)·집단혼(集團婚, group mariage) 등의 예도 찾아볼 수 있다. 출생지에는 남자의 수가 약간 많지만 결혼연령에 이르러서는 남녀의 수가 비슷해진다는 인구학적 현상(人口學的現象)은 일부일처제의 혼인양식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결혼 후에 거주를 어떻게 정하느냐에 따라 혼인양식을 구분하면 부계거주(父系居住, patrilocal), 모계거주(母系居住, matrilocal), 독립거주(獨立居住, nedocal) 등의 형태가 있다. 그리고 가계(家系)의 계승이 부부의 어느 쪽을 따르느냐에 따라 부계형(父系型, patrilinerl), 모계형(母系型, matrilineal), 양계형(兩系型, bilineal) 등으로 구별된다.가족구성(家族構成)의 형태는 여러 가지 분류 방식이 있지만 머도크(G. P. Murdock)의 분류방법이 널리 채택되고 있다. 그는 가족의 형태를, ① 부부와 그 미혼자녀들로 구성되어 있는 핵가족(核家族, nuclear family), ② 양친 중의 어느쪽을 공통으로 가짐으로써 결합된 둘 이상의 핵가족으로 구성되는 복혼가족(複婚家族, poiy gamous family), ③ 결혼한 부부가 그 양친의 핵가족과 결합함으로써 둘 이상의 핵가족으로 구성되는 확대가족(擴大家族, extended family)의 3가지로 구분하고 있다. 한편 부부(夫婦)간의 권력관계(權力關係)를 기준으로 하여 가족의 형태를 부권형(夫權型, patriarchal), 모권형(母權型, mariarchal), 평등형(平等型, egalitarian) 등으로 구분하는 수도 있다.가족은 그들이 속하고 있는 사회의 변동에 따라서 그 기능과 형태 및 구조가 변화하며, 우리나라도 그 예외가 될 수 없다. 해방 이후 우리나라가 겪은 급격한 사회변동은 우리나라의 가족생활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리고 가족성원간의 인간관계면에서 볼 때, 부모와 자녀간의 관계를 지배해오던 효(孝)의 개념도 그 본질이 달라져 가고 있으며, 부부간의 관계도 종래의 남성우위에서 점차 평등주의의 방향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가족의 사회적 기능면에서 볼 때도 특히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은 자녀의 사회화기능이다. 학교교육의 확장·보급으로 말미암아 가족내에서의 사회화기능은 많은 부분이 학교로 이양되었다. 앞으로 사회제도가 분화됨에 따라 가족의 다른 사회적 기능도 부분적으로는 다른 사회제도에 이양되는 경우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어떠한 사회제도도 가족의 사회적 기능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가족의 형태면에서 볼 때에는, 종래의 확대가족에서 점차 핵가족으로 이행(移行)되는 과정에 있으며 이러한 경향은 특히 도시에서 심하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있어서 핵가족의 의미는 서양의 그것과 상당한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 결혼한 부부가 독립하여 핵가족을 이루었다고 해도 그 기능면에 있어서는 확대가족내에 있어서의 핵가족과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安 啓 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