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동물·인체/동물의 행동과 번식/동물의 형태와 생리/내분비샘과 호르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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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이 내부 환경의 항상성을 유지하고 여러 가지 생리 작용을 조절하는 데는, 신경계와 함께 호르몬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호르몬은 체내의 특정 기관(내분비샘)에서 극히 미량이 만들어져서, 직접 체액 속으로 나와 몸의 여러 가지 작용을 조절하는 물질이다. 신경 세포에서 분비되는 신경 분비물도 호르몬이라 불리는 수가 있다.

호르몬의 작용은 특정한 동물에 한정되는 경우도 있으나, 척추동물에서는 동물의 종류가 달라도 같은 내분비샘에서 분비된 호르몬이면 대체로 같은 작용을 나타낸다. 또 작용은 같아도 종에 따라 호르몬의 화학적 조성이 다른 것도 있다. 호르몬의 화학적 성분은 대부분이 스테로이드 계통의 물질(스테로이드계 호르몬에는 성호르몬과 부신 피질 호르몬이 속한다)이나 또는 아미노산이나 폴리펩티드 등의 단백질(단백질계 호르몬에는 뇌하수체·갑상선·부갑상선·이자·부신 수질 호르몬과 가스트린·세크레틴 등이 있다)이다. 호르몬은 또 작용에 따라 대사 호르몬·성호르몬·작동호르몬 ·형태 형성 호르몬 등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무척추동물의 호르몬[편집]

갑각류의 X기관·시누스샘, 곤충류의 알라타체·앞가슴샘(전흥선) 등이 잘 알려진 무척추동물의 내분비샘이다. 또 문어나 오징어 무리에도 별모양의 신경절 속에 신경 분비 세포가 있다.

갑각류의 호르몬[편집]

甲殼類-

갑각류의 눈자루에는 X기관과 시누스샘이 있다. 시누스샘은 뇌의 신경절이나 X기관에서 만들어진 호르몬을 저장하여 필요에 따라 체내로 분비하는 기관으로, 여기에서 나오는 호르몬을 시누스샘 호르몬이라고 부른다. 시누스샘 호르몬에는 X기관에서 생성된 탈피 억제 호르몬, 신경절의 지배를 받아 뇌에서 생성된 체색 변화 호르몬이 있고, 그 외에도 대사 호르몬, 심장 박동 촉진 호르몬 등이 있다. 탈피 억제 호르몬은 Y기관의 호르몬(탈피 촉진)과 함께 갑각류의 탈피를 조절한다. 예를 들면, 미국가재 유생의 눈자루를 제거하면, 12일째마다 탈피를 하던 것이 8일째마다 탈피하게 되는데, 이것은 시누스샘을 제거한 결과 탈피가 빨라진 것이다.

체색 변화 호르몬은 갑각류의 표피 세포에 분포하는 색소립을 가진 색소 세포(색소포)에 직접 작용하여, 색소립을 확산시키거나 집중시켜 체색을 바꾼다.

즉, 밝은 곳에서는 이 호르몬을 많이 분비하여 색소포를 한 곳으로 집중시키므로 체색이 밝아지고, 어두운 곳에서는 호르몬 분비를 멈추므로 체색이 어두워진다.

곤충류의 호르몬[편집]

昆蟲類-

곤충의 내분비샘으로는 알라타체와 앞가슴샘이 잘 알려져 있다. 알라타체는 대부분의 곤충에서 볼 수 있는데, 여기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알라타체 호르몬)은 유충의 용화를 억제하여 유충 상태를 지속하게 하고, 유충이 자라 성충이 되면 생식샘의 발육을 촉진한다. 앞가슴샘은 완전 변태를 하는 곤충류의 유충이나 번데기에서 볼 수 있는 내분비샘으로서, 여기에서 분비되는 '엑디슨'이라는 호르몬은 유충의 탈피와 용화 및 기관의 분화나 성장을 촉진한다. 이와 같이 곤충의 변태는 이 두 내분비샘 호르몬의 상호 작용에 의해 조절된다. 한편, 알라타체·앞가슴샘 호르몬의 분비는 뇌의 신경 분비 세포에서 생성한 신경 분비 호르몬에 의해 조절되는데, 이 신경 분비 호르몬은 체액 속에 직접 방출되기도 하고, 측심체에 일단 저장되었다가 분비되기도 한다.

척추동물의 호르몬[편집]

척추동물의 중요한 내분비샘으로는 뇌하수체 갑상선·부갑상선(상피소)·이자·부신·정소·난소 등이 있으며, 이외에도 뇌나 척수의 일부에 호르몬을 분비하는 신경 분비 세포군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뇌하수체[편집]

腦下垂體

뇌하수체는 척추동물의 내분비계에서 중심적인 작용을 하는 내분비샘으로 전엽·중엽·후엽의 세 부분으로 되어 있으며, 각각 작용이 다른 호르몬이 분비되고 있다. 전엽에서는 성장 호르몬(STH)·갑상선 자극 호르몬(TSH)·부신 피질 자극 호르몬(ACTH)·여포 자극 호르몬(FSH)·황체 형성 호르몬(LH)·젖분비 자극 호르몬(LTH)의 6종 호르몬이 분비된다.

한편, 중엽에서는 색소 세포 자극 호르몬(MSH)이 분비되는데, 중엽은 사람의 경우 성인이 되면 퇴화하므로 그 기능이 분명치 않다. 후엽에서는 자궁 수축 호르몬(옥시토신)과 항이뇨 호르몬(바소프레신)이 분비된다.

갑상선[편집]

甲狀腺

갑상선에서는 '티록신'이라 불리는 호르몬을 분비한다. 티록신은 항온 동물에서는 물질 대사, 특히 이화 작용의 속도를 조절하며, 또 양서류의 변태, 양서류나 파충류의 탈피 및 조류의 환우(換羽)를 촉진한다.

부갑상선[편집]

副甲狀腺

부갑상선은 상피소체라고도 한다. 포유류에서는 갑상선에 붙어 있으나, 조류·파충류·양서류에서는 따로 있고, 어류에는 없다. 부갑상선에서는 파라토르몬을 분비하는데, 파라토르몬은 체액 속의 칼슘과 인의 대사를 조절한다. 파라토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거나 칼슘 섭취를 오래 하지 못하면 뼈가 약해지고, 파라토르몬이 부족할 경우에는 혈액 속의 칼슘량이 감소되어 신경과 근육의 과민성을 초래하는 테타니병에 걸리게 된다.

부신수질[편집]

副腎髓質

부신 수질에서는 교감 신경의 지배하에 아드레날린(에피네프린)과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된다. 아드레날린은 교감 신경의 신경 말단에서 분비되는 것과 같은 것으로서, 혈압 상승, 심장 박동 증가 등 교감 신경이 지배하는 기관의 작용을 촉진한다. 또 간의 글리코겐을 분해하여 혈당량을 높여준다. 노르아드레날린은 동맥을 수축함으로써 혈압을 높이는 구실을 한다.

부신피질[편집]

副腎皮質

부신 피질에서는 뇌하수체 전엽 호르몬의 지배를 받아 스테로이드 계통의 호르몬인 코르티코이드를 분비한다. 코르티코이드는 동물이 스트레스를 견디는 데 도움이 되는 호르몬으로, 신장의 세뇨관에 작용하여 물·무기 염류의 재흡수를 촉진하는 무기질 코르티코이드·글리코겐·단백질을 포도당으로 분해하여 혈당량을 높이는 당질 코르티코이드 등이 있다.

이자[편집]

이자는 소화 효소와 호르몬을 만들어내는데, 이자의 '랑게르한스섬'이라는 세포군에서 호르몬이 분비된다. 랑게르한스섬에는 α세포와 β세포가 있는데, α세포에서는 글루카곤을, β세포에서는 인슐린을 분비한다. 글루카곤은 글리코겐을 포도당으로 분해되도록 촉진함으로써 혈당량을 높이는 반면, 인슐린은 포도당을 글리코겐으로 합성되도록 촉진함으로써 혈당량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

생식샘[편집]

生殖-

척추동물의 생식샘은 1쌍의 난소와 정소로, 난소에서는 자성 호르몬, 정소에서는 웅성 호르몬(안드로겐)을 분비한다. 자성 호르몬에는 성숙한 여포에서 분비되는 여포 호르몬(에스트로겐)과 황체에서 분비되는 황체 호르몬(프로게스테론)이 있다. 에스트로겐은 여자의 제2차 성징을 나타나게 하고 성주기를 조절하며, 프로게스테론은 배란의 억제, 젖샘 발육 및 임신 유지 등에 관계한다. 안드로겐은 여러 가지 웅성 호르몬의 총칭으로, 대표적인 것이 테스토스테론인데, 테스토스테론은 생식 기관을 발달시키고 남자의 제2차 성징을 나타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