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I·식물·관찰/식물의 계통과 분류/조 류/홍조류
조류 중 가장 깊은 곳에서 사는 가장 큰 무리의 하나로, 전세계에 약 600속의 2,000종 정도가 알려져 있다. 모두 분홍색이나 암홍색 색소체를 가지며, 광합성 작용에 의해 홍조 녹말을 만든다. 대부분은 바다 속에서 자라지만, 이 밖에 민물이나 축축한 흙 표면에서 자라는 것도 있다. 한편, 몇 속의 단세포인 것을 제외하면 거의가 다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크기는 수 ㎜에서 수십 ㎜에 이른다. 몸은 실·잎·나뭇가지 모양 또는 그물코 모양으로 된 것도 있다. 대부분 부드러운 것이 많으나, 산호말류처럼 세포벽 사이에 탄산칼슘이 축적되어 돌처럼 딱딱하게 된 무리도 있다.
홍조식물의 공통적인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핵·엽록체·미토콘드리아·액포 등의 분화된 세포 기관을 가진다(진핵생물).
(2) 분홍색이나 암홍색 등의 엽록체를 가지는데, 여기에는 엽록소 a나 엽록소 d 및 홍조소와 남조소 등의 피코빌린 색소를 함유하고 있다.
(3) 광합성 결과 체내에 저장되는 동화 물질은 홍조 녹말이다.
(4) 유성 생식은 난자와 정자에 의한다.
(5) 생식 세포에는 편모가 없어서 헤엄을 칠 수가 없다.
김이나 풀가사리 무리처럼 얕은 바다에서 생육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홍조식물은 간조선보다 더 깊은 곳에서 자란다. 특히, 우뭇가사리는 약 10m 정도의 깊은 곳에서 많이 자라며, 이 밖에 100m 이상의 깊은 곳에서 자라는 종류도 매우 많다.
홍조식물이 이렇게 깊은 곳에서 자랄 수 있는 것은 체내에 있는 홍조소가 약 0.5mμ 부근의 단파장 빛을 광합성에 이용하기 때문이다. 빛은 바다 수심이 깊어짐에 따라 적색·주황색·황색·자색·남색·녹색·청색의 순서로 흡수되므로, 가장 깊은 곳까지 도달될 수 있는 것은 청색과 녹색이다. 따라서, 홍조식물은 깊은 바다에 위치하면서 자신의 몸 빛깔과 보색 관계에 있는 청색이나 녹색빛을 광합성에 이용한다.
한편, 얕은 곳에서 자라는 진두말 등은 전체적으로 녹색을 띠므로, 홍조식물이 아니라고 생각되기도 하는데, 이것은 적색이나 황색의 장파장 빛을 광합성에 잘 이용한 결과 녹색 엽록소량은 늘어난 반면 홍조소는 감소된 보색 적응 현상 때문이다.
김
[편집]보라털과에 속하며 학명은 Porphyra tenera 이다.
해조식물로 해태(海苔)라고도 한다. 바다의 암초에 이끼처럼 붙어서 자란다. 몸은 긴 타원형 또는 선상 난형이며 가장자리에 주름이 있다. 길이 14-25cm, 나비 5-12cm이며 몸 상부는 적갈색이고 하부는 청록색이다. 몸은 엽상체(葉狀體)이고 몸 하부의 근양사(根樣絲)로 암초 등에 붙는다. 빛깔은 자줏빛 또는 붉은 자줏빛을 띤다.
종류
[편집]種類
양식되는 종류는 주로 참김과 방사무늬돌김인데, 이들은 길쭉한 잎 모양이고 양자의 구별은 쉽지 않다. 외해에 면하여 파도를 많이 받고 있는 바위에는 돌김이 있다. 둥근돌김은 동·서·남해안에 널리 분포하고, 모양은 둥글게 생겼으나 때로는 주름이 많이 있어서 겹쳐져 마치 모란꽃 모양인 것도 있다. 긴잎돌김은 동해안에, 미역김은 서해안에 주로 있고, 모두 긴 타원형이다. 모무늬돌김은 남해안에서 볼 수 있다. 김류는 전세계에 50종 정도 분포하며, 그 중 한국의 남해안 일대에는 10종 정도가 분포한다.
성분·이용
[편집]成分·利用
김은 탄수화물인 한천이 가장 많이 들어 있으며, 그 외에 헤미셀룰로오스·소르비톨·둘시톨 등이 들어 있다. 지방은 거의 없으나 단백질은 30-40% 함유되었다. 특히, 트레오닌·발린·로이신·이소로이신·라이신·메티오닌·페닐알라닌·트립토판 등의 필수아미노산의 함량이 많다. 그리고 카로틴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비타민 A의 좋은 공급원이 된다. 그 밖에 리보플라빈·니아신·비타민C 등도 비교적 많이 함유되어 있다. 김에는 홍색 색소인 푸코에리트로빈이 있어 특유한 빛깔을 내며, 디메틸술파이드에 의하여 독특한 맛과 냄새를 낸다. 특히 감미와 지미(脂味)를 가진 아미노산인 글리신과 알라닌의 함량이 높아 감칠맛을 낸다.
김의 생활사
[편집]-生活史
우리가 먹는 김은 원래 조릿대 잎 같은 모양이며 1층의 세포로 이루어져 있다. 늦가을에서 겨울이 끝날 무렵까지 잘 자라는데, 여름에는 없어진다. 그 몸은 배우체이며, 가장자리 부근에 암수의 생식기관을 만든다. 자성 생식 기관은 영양 세포가 변한 성란기로서 그 속에 1개의 난자가 생기는데, 홍조식물에서는 생란기를 특히 '조과기'라고도 한다. 한편, 웅성 생식기는 장정기인데, 몸을 이루는 영양 세포가 장정기 모세포가 되어 이것이 6회 분열한 결과 총 64개의 정자가 만들어진다. 정자는 편모가 없고 운동성이 없으므로 물의 흐름에 따라서 난세포에 이르게 된다. 수정이 이루어지면 수정란은 곧 3회의 분열을 되풀이하여 총 8개의 포자가 만들어지는데, 이 포자를 특히 '과포자'라고 한다. 과포자는 성숙하면 몸 밖으로 방출되는데, 방출된 과포자는 파도에 밀려 바다 속을 이동하다가, 바다 밑의 조가비나 살아 있는 조개껍질 등에 붙으면 발아하여 조개껍질 속에 실 모양으로 뻗어나간다. 이와 같이, 조개껍질 속으로 뻗은 사상체는 그 상태대로 여름을 보내지만, 그 후 가을이 되어 일조 시간이 짧아지고 해수 온도가 내려가기 시작하면 가지 끝이 부풀어 '각포자낭'이라는 생식기관이 된다. 이 각포자낭이 감수 분열을 하면 얼마 후에 각 포자가 방출되는데, 이것이 김의 그물이나 김대에 붙으면 발아하고 성장하여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김의 몸체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보는 김의 몸체는 핵상이 R인 배우체이며, 조개껍질에 파고들어 생육하는 사상체는 2n의 핵상을 가진 포자체이다.
우뭇가사리
[편집]우뭇가사리과에 속하는 해조류로 학명은 Gelidium amansii 이다. 여러해살이 해조류로서 여름의 번식기가 지나면 본체의 상부는 녹아 없어지고 하부만 남아 있다가 다음해 봄에 다시 새싹이 자라난다. 동해안·남해안과 황해의 바깥 도서에 분포하나 동해 남부 연안의 것이 품질도 좋고 가장 많이 생산된다. 바닷속 20-30m 깊이의 바위에 붙어 자라는데, 바깥바다에 면하고 바닥이 모래로 되어 있으며, 해수의 소통이 잘되는 곳에 산다. 아직 양식법이 개발되지 않아서 갯닦기로 잡조(雜藻)를 제거하거나, 또는 큰 바위의 투석(投石) 또는 암반 폭파 등의 방법으로 번식면적을 확대시키는 소극적인 방법을 쓰고 있다. 이전에는 가을에 사람들이 공동으로 긴 장대 끝에 납작한 쇠붙이가 달린 연장으로 갯닦기를 실시하였는데 요즘은 인력부족으로 하지 않고 있다. 우뭇가사리를 민물에 깨끗이 씻어 햇볕에 말린 것을 고아서 찌꺼기를 걸러내고 식히면 우무가 된다. 이 우무는 예로부터 채쳐서 콩국에 띄워 청량음료로 사용하여 왔다.
우뭇가사리의 생활사
[편집]-生活史
우리가 보는 우뭇가사리에는 3가지의 몸체가 있는데, 즉 유성 세대인 수배우체와 암배우체 및 무성 세대인 포자체이다. 이것들은 그 생김새가 매우 비슷하므로, 생식 기관이나 핵상을 조사하지 않으면 서로 구별할 수가 없다. 수배우체는 작은 가지의 표면 부근 세포가 분열하여 정자를 만든다. 이에 대해서 암배우체는 작은 가지를 이루는 세포열로부터 '조과기'라고 하는 특수한 세포열이 뻗어나와서 그 끝 세포가 조과기가 되고 그 속에 난자가 생긴다. 그 후 조과기로부터 수정모가 체표를 뚫고 나오면 방출된 정자가 수정모 끝에 붙고, 이어서 정핵이 수정모 내부를 지나 조과기 안의 난핵과 합쳐지게 된다.
핵융합이 일어난 후에는 조과기로부터 특수한 연락사가 뻗어나와, 가까운 영양 조직으로부터 자라는 데 필요한 영양분을 받아들인다. 수정핵은 이 연락사를 통해 이동하면서, 군데군데에서 '조포사'라는 세포사를 내어 그 곳에 과포자를 만든다. 이 때 과포자 및 그것을 만드는 조포사나 연락사 등은 2n의 핵상을 가진다. 즉, 2n인 몸이 핵상이 n인 암배우체에 기생하는 것이다. 이러한 2n의 몸체를 '과포자체'라고 하는데, 얼마 후에는 이로부터 과포자가 방출되며, 이것이 바위 등에 붙어 발아하면 포자체가 되는 것이다. 포자체는 작은 가지 끝에 수많은 포자낭을 만드는데, 포자낭이 생긴 작은 가지는 주걱 모양으로 변화한다.
이 포자낭은 감수 분열을 하여 사분 포자를 만들어 방출하며, 방출된 사분 포자는 바위 등에 붙어서 발아하여, 4개 중 2개는 수배우체로, 다른 2개는 암배우체로 자라게 된다. 즉, 우뭇가사리에는 암수의 배우체 세대, 암배우체에 기생하는 작은 과포자 세대 및 사분 포자체 세대의 3가지 세대가 있으며, 생활사는 이 3세대가 순환하면서 이루어지게 된다.
풀가사리
[편집]풀가사리과에 속하며 학명은 Gloiopeltis tenax 이다. 적갈색 한해살이 바닷말로 주요한 종류는 참가사리, 풀가사리, 꽃가사리 등 3종이다. 참가사리는 높이 10-20cm로 몸체가 원기둥 모양이거나 조금 납작하고, 가지가 여러번 2갈래로 갈라져 부채꼴을 이룬다. 가지의 내부는 사상세포와 점질로 가득차 있다. 풀가사리는 높이 5-15cm로 몸체가 원기둥 모양이고, 조금 불규칙적으로 가지가 갈라지며 체형은 생육지에 따라 변화가 많다. 가지는 속이 비어 있으며 군데군데 잘록한 곳이 있다. 꽃가사리는 높이 1-4cm로 몸체가 작다. 잔가지가 빽빽이 나며, 가지 끝이 빗살처럼 퍼진다. 모두 바다에 접한 암반의 조간대 상부와 중부에 걸쳐 군락을 조성하며 겨울과 봄에 걸쳐 무성하게 자라고 초여름에 성숙하여 포자를 만든다. 풀가사리는 옷감에 사용하는 풀, 도자기용 그림물감, 회반죽용 호료 등으로 쓰이고 생선회·샐러드 등으로 식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