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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I·식물·관찰/식물의 생리와 발생/생식과 세대 교번/세대 교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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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설명하였듯이 식물이 특수한 생식 세포를 만들어 번식하는 방법에는, 무성 생식과 유성 생식이 있다. 일반적으로 무성 생식은 포자에 의해 이루어지며, 유성 생식은 배우자의 융합에 의한 방법이다.

이와 같은 무성 생식과 유성 생식이 모든 선태 식물과 양치식물 및 조류와 균류의 일부에서는 교대로 나타난다, 이 때 포자를 만들어 번식하는 포자체의 시기를 '무성 세대', 배우자를 만들어 번식하는 배우체의 시기를 '유성 세대'라고 하며, 이 두 시기가 교대로 되풀이되는 것을 '세대 교번'이라고 한다.

세대 교번의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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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계의 세대 교번에는 몇 가지 형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예는 다음과 같다.

파래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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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型

녹조식물인 파래는 몸이 1층의 세포로 되어 있으며, 그 체제는 매우 간단하다. 접합자는 단세포인 채로 커져 후에 감수 분열을 하여 다수의 유주자를 만들며, 이 유주자가 발아하여 새로운 배우체, 즉 파래가 된다. 2n(복상)의 시기는 접합자일 때만 나타나는데, 이것은 포자체 세대가 극단적으로 퇴화되어 나타난다고 생각된다.

채찍말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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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型

갈조식물인 채찍말(커틀레리아속)은 포자체보다 배우체 쪽이 잘 발달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볼 수 있는 채찍말의 몸은 배우체이며 암수 딴그루이다. 따라서, 암그루, 수그루에는 각각 암배우자(큰 배우자), 수배우자(작은 배우자)가 생기며, 이들이 융합한 접합자가 발아하여 작은 포자체를 이루게 된다.

이 밖에, 선태 식물에서도 이러한 형의 세대 교번이 나타나는데, 여기서는 포자체가 배우체 위에서 기생적인 생활을 한다.

넓패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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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조식물인 넓패(딕티오타속)에서 확인된 세대 교번 형태이다, 포자체와 배우체가 형태나 구조상으로 매우 비슷하며, 단지 세포의 핵상(염색체의 수)과 생식기만이 다를 뿐이다.

녹조식물의 청태, 싱경이도 이와 같은 형의 세대 교번을 한다. 이 중 청태에는 3종류의 그루가 있다. 즉, 하나는 포자체이고, 다른 2개는 각각 암·수배우체이다. 포자체는 몸 가장자리의 세포에서 감수 분열을 하여 차례차례 4개의 편모를 가진 유주자(운동성 포자)를 만든다. 이와 같이 만들어진 유주자는 발아하여 수그루와 암그루로 성장함으로써 제각기 2개의 편모를 가진 암배우자, 수배우자를 만들게 된다. 이들 배우자는 융합하여 접합자가 되고, 이것이 발아하여 포자체로 성장하게 된다.

이 때, 배우자가 융합하여 된 접합자의 핵상은 2n이며, 따라서 접합자에서 성장한 포자체의 핵상도 2n이다. 그러나 유주자가 형성되려면 반드시 감수 분열이 일어나므로 유주자의 핵상은 다시 n으로 되돌아간다. 따라서, 배우체나 배우자의 핵상은 n이다. 즉, 포자체(무성 세대)는 핵상이 2n, 배우체(유성 세대)는 핵상이 n이다. 이와 같이 핵상도 n과 2n으로 바뀌므로, 여기서는 세대 교번과 핵상 교번이 일치한다.

한편, 홍조식물의 우뭇가사리도 청태와 마찬가지로 포자체, 수그루·암그루의 3종류 그루가 같은 형으로 존재하지만, 이 밖에도 핵상이 2n인 과포자체(무성 세대에 속함)가 있는 등 더욱 복잡한 생활사를 되풀이한다.

다시마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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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조식물의 다시마에서 볼 수 있는 세대 교번에서는 포자체가 발달하여 있으며 배우체는 그에 비해 매우 작은 편이다.

우리가 보는 다시마의 몸은 포자체이며, 몸 위에 유주자낭이 생겨 그 속에 유주자(운동성 포자)를 만든다. 유주자는 발아하여 실 모양의 배우체가 되는데, 이 때의 배우체는 암수 딴그루이며, 그 중 암배우체는 세포의 크기는 작지만 그 수가 많다. 암배우자(난자)와 수배우자(정자)자 융합하여 다시 다시마가 된다. 양치 식물도 이와 같은 세대 교번을 한다.

핵상과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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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칙적으로 세대 교번을 하는 식물에서는 핵상(염색체수)이 2n(복상)과 n(단상)으로 교대되고 있는데, 이러한 식물을 '단복상 식물(單複相植物)'이라고 한다. 이 단복상 식물과 달리 포자체가 없고 배우체와 배우자를 반복할 뿐이며, 세대 교번을 거의 하지 않는 식물을 '단상 식물' 또는 '복상 식물'이라고 한다. 여기서, 단상 식물은 배우체의 핵상이 n이며, 2n은 단지 접합자일 때 뿐인데, 발아할 때 감수 분열을 하므로 생활사의 대부분은 단상이다. 녹조식물의 파래속(屬), 해캄속, 차축조 식물, 홍조 식물의 네말리온속 등이 이 예에 속한다.

한편, 복상 식물은 배우체가 2n이며 감수 분열에 의해 배우자가 생기고, 배우자가 융합하여 된 접합자는 발아하여 다시 배우체로 생장한다. 여기서는 배우자만이 단상이며 무성 세대(포자체)는 없다. 이러한 예는 갈조 식물의 모자반, 녹조 식물의 청각에서 찾아볼 수 있다.

선태 식물·양치 식물의 세대 교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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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태식물과 양치 식물은 둘 다 핵상 교번과 세대 교번이 일치하는 식물이지만, 그 형(型)은 정반대이다. 선태 식물에서는 포자체보다 배우체가 더 크게 발달하여 있다. 우리들이 이끼로 볼 수 있는 것은 유성 세대의 배우체이며, 이른바 '이끼의 꽃'이 무성 세대의 포자체이다.

이러한 포자체는 영양적으로 배우체에 의존하고 있는, 즉 기생(寄生)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한편, 양치 식물에서는 배우체보다 포자체가 훨씬 크며, 조그맣게 퇴화된 배우체는 전엽체(前葉體)라고 불린다. 이러한 배우체는 포자체에서 떨어져 독립 생활을 영위한다.

선태 식물과 양치 식물에서 보여지는 이와 같은 정반대의 경우가 모두 넓패형 생활사에서 유래된 것으로 생각하는 학자도 있다. 이들은 포자체가 발달하여 양치 식물로, 배우체가 발달하여 선태 식물로 분화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배우체가 발달하여 선태 식물형(型)의 생활사를 가지고 있었던 원시양치강(綱)의 존재를 생각하면, 이와 다른 측면에서 생각되기도 한다. 즉, 녹조 식물에는 단상 식물이나 배우체 쪽이 발달한 단복상 식물이 많다. 따라서, 최초의 육상 식물은 선태 식물처럼 배우체가 발달한 식물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 후, 육상 생활이 정착됨에 따라 수정에 물을 필요로 하는 배우체는 축소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관다발을 발달시킨 양치 식물은 차차 포자체를 크게 발전시켜, 양치 식물형의 세대 교번이 확립된 것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