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생물II·식물·관찰/식물의 생태와 형태/환경 요인과 식물/토양과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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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생 식물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한 식물들은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간다. 토양은 암석에서 만들어지는데, 그 곳에 식물이 자라게 되면 오랜 세월에 걸쳐 식물과의 작용, 반작용에 의해 점차 토질이 변화되어간다. 이와 같이 볼 때, 도시 한구석에 귀화 식물이 침입하여 원래의 아름다운 들꽃이 없어져 가는 현상은, 사람이 살아가면서 토양을 들꽃에게 알맞지 않은 상태로 변하게 하였기 때문임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토양은 식물의 생활을 주도하는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토양형과 식물[편집]

土壤型-植物

토양은 크게 '습윤 토양'과 '건조 토양'으로 나눌 수 있다. 습윤 토양에서는 연강수량이 같은 기간 동안의 증발량보다 더 많으므로, 여러 가지 성분들은 물에 녹아 아래쪽으로 흘러내리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토양은 영양 염류가 적어져 척박해지게 되므로, 자연히 이러한 땅에서는 식물들이 잘 자라지 못한다. 대표적인 습윤 토양은 북유럽 해안 지방에 많은 '포드졸 토양'과 중부 유럽의 '갈색 토양'이다. 우리 나라의 토양도 대부분 습윤 토양에 속한다.

포드졸 토양에서는 다년생 벼과식물인 김의털, 관목인 월귤나무·시로미, 수목으로는 사스래나무류·버드나무류 등이 잘 자란다. 한편, 갈색 토양은 포드졸 토양에 비하여 무기 양분이 훨씬 많기 때문에, 식물의 생장에 적당할 정도로 비료와 석회분을 더 공급하여 경작지로 이용하는 곳이 많다.

이와 같은 습윤 토양의 경우와는 반대로, 건조 토양은 대개 증발량이 강수량을 웃도는 지방에 분포한다. 이 토양은 풍화된 성분이 토양 표층에 퇴적하여 비료가 부족되지는 않지만, 흔히 수분 부족으로 인하여 식물이 생장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관개로 물을 대주면 비옥한 토지가 되어 농사를 짓기에 적당하게 된다. 스텝이나 사바나에 펼쳐진 토양이 바로 이와 같은 건조 토양이다.

스텝 토양의 대표적인 예로는 우크라이나에 분포되어 있는 '체르노젬(흑색 토양)'과 미국의 옥수수 지대에 퍼져 있는 '프레리 토양'을 들 수 있다. 이러한 토양이 분포되어 있는 지역에서는 증발량이 강수량을 웃돌기 때문에 물은 토양의 표면 가까이에만 있다. 강수량이 적어 졸참나무 숲이 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지역은 벼과식물들로 이루어진 초원이나 밀, 옥수수를 주로 하는 농업 지대가 되어 있다. 이와 같이, 토양형도 식물의 생활에 큰 영향을 끼친다.

영양 염류와 식물의 생활[편집]

營養鹽類-植物-生活

식물이 정상적으로 생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질소·인산·칼륨 외에도 아주 적은 양의 '미량 원소'를 포함한 무기 양분이 필요한데, 이러한 원소들은 식물이 흡수하기 좋은 상태로 토양 속에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식물은 무기 양분을 각기 자기가 좋아하는 형태로 흡수한다. 예를 들어, 호질산성 식물인 분홍바늘꽃·나무딸기 등은 토양의 질산염 농도가 식물의 생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질산염을 잘 흡수하며, 암모늄염은 토양의 수소이온 농도가 높을 때에만 잘 흡수한다.

한편 '염생 식물'이라 하여 무기 염류의 농도가 높은 토양에서 자라는 종류가 있다. 예를 들어, 수송나물은 염분이 많이 포함된 곳에서 자라며, 몸 조직 속에 이것을 다량으로 축적한다.

이와 같은 염생 식물은 다른 식물과 달리 많은 염분을 몸 안에 받아들여도 몸의 구조상 별 해를 입지 않으므로, 염분이 없는 곳에서도 자랄 수는 있지만 가능한 한 염분이 많은 지역에 발달함으로써 다른 식물과의 경쟁없이 유리하게 생장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해안이나 염분이 많은 호수 등지에는 염생 식물이 널리 분포하고 있다.

한편, 염생 식물과 반대로 영양분이 적은 토양에서만 자랄 수 있는 식물도 있다. 대표적인 예로, 특히 물이끼는 다른 식물보다 염류가 훨씬 낮은 곳에서만 자라며, 만약 염류 농도가 조금이라도 높아지게 되면 말라죽고 만다.

무기 양분 중에서도 칼슘은 식물 분포에 아주 특이한 영향을 미친다. 이를테면 밭에 생긴 쇠뜨기에 석회 (주성분이 칼슘)를 뿌리면 얼마 지나지 않아 쇠뜨기들은 모두 말라죽게 된다. 이것은 석회가 토양의 수소 이온 농도를 조절하여 중성으로 만들었기 때문이다. 또한 솔이끼는 칼슘을 싫어하는데, 이것은 토양의 수소 이온 농도를 낮게 해주면 칼슘 암모니아 형태의 질소가 식물체 내에 들어가면 많은 피해를 주기 때문인데, 이와 달리 체내에서 아스파라긴을 만들어 암모니아를 중화시킬 수 있는, 이른바 '아미드계 식물' 중에는 오히려 암모늄염이 있어도 자라는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식물에 미치는 칼슘의 작용은 흔히 토양 속의 수소이온 농도에 의해 지배된다.

클로렐라 등의 조류 및 균류·세균류에서는 칼슘이 직접적으로 필요하지는 않지만, 이것이 토양을 부식시켜 세균의 활동을 활발하게 한다고 알려져 있다.

한편 물이끼는 칼슘을 극단적으로 싫어하는데, 그 이유는 칼슘이 있으면 철이나 마그네슘의 흡수가 저해되어, 잎에 황백화 현상(클로로시스)이 생기기 때문이다. 감자류 등과 같이 칼륨을 좋아하는 식물은 칼슘이 있으면 칼륨의 흡수가 어려워진다. 또한 칼륨을 필요로 하는 밤나무는 칼륨을 많이 주지 않으면 칼슘이 많은 토양에서는 아주 자라지 못한다.

이 밖에 특별한 무기 양분이 많이 들어 있는 토양에서 특이하게 자라는 식물도 있다. 예를 들어 아연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토양에서 자라는 식물이 있는가 하면 마그네슘을 좋아하는 식물도 있다.

이상과 같이 토양 속의 무기 양분은 식물의 생활이나 생장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일반적으로 많은 식물은 무기 양분의 각 성분들이 적당히 함유되어 있고 부식 함량이 많으며 수소 이온농도가 일정한 토양을 좋아한다.

토양 오염과 식물[편집]

土壤汚染-植物

식물이 살아가는 데는 토양 속에 무기 양분이 적당한 비율로 함유되어 있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식물은 토양 속에 유해한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하여도 그 양이 적을 경우에는 쉽게 말라죽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에는 토양 속에 각종 오염 물질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특히 카드뮴·납·아연·구리 등의 금속이 지나치게 함유되어 있어서 식물의 생장을 방해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식량 증산이나 병충해의 방제를 위해 사용된 각종 비료와 합성 농약 때문인데, 이러한 인공적인 비료나 농약 등은 생태계내에서 분해되지 않고 남아 있어 토양을 오염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