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세계미술/미술의 기초/미술이란 무엇인가/미술작품의 성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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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의 주제[편집]

表現-主題

인간의 행동에는 그 행동을 일으키는 어떤 동인(動因)이 있어야만 한다. 그것은 미적조형활동(美的造形活動)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이다.

화가가 풍경을 보고 그 아름다움에 감동해서 그 감동을 캔버스 위에 표현한다고 하는 것도 동인일 것이며, 또한 건축가가 건축 의뢰를 받고 그 설계를 시작한다는 것도 하나의 동인일 것이다. 전자의 경우는 작가에게 있어서 극히 행복한 경우일지 모르나 그것만이 순수한 동인으로서 예술적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것이라고 조급하게 단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는 작자가 그 주제에 대해서 얼마만큼의 정열을 쏟을 수 있었는가 또한 표현의 기술을 통해서 얼마만큼 자신의 미적 감각을 발휘할 수 있었나 하는 것이다. 주문을 받은 것이든 자발적인 것이든, 예술상의 타락은 작가가 자신의 예술적 양심에 반해서 대중이나 주문자나 혹은 비평가 등에 영합하려고 표현을 속이는 것이라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렘브란트는 단체 초상화를 평판적(平板的)인 기념촬영으로 만들지 않았다. 야경(夜警)은 그의 예술적 의도에서 인물들을 광선의 교착 속에 두어 생활상의 분위기를 살렸는데, 이것은 주문자의 불평을 샀으나 지금은 네덜란드의 국보가 되어 있다.

이미지[편집]

image

우선 표현의 주제가 결정되면 작가는 그것에 대해 여러 가지 이미지를 갖는다. 이미지라는 말은 심상(心像), 즉 기억이나 상상에 의해서 마음에 떠오르는 상(像)을 뜻하는 것으로써 이미지가 풍부하면 표현도 풍부한 것이 되어, 조형(造形) 표현으로서는 극히 중요한 것이다. 다음으로 그 이미지를 중심으로 여러 가지를 조사해 보거나 몇 가지 시작(試作)을 만들어 본다. 이 단계에 있어서 아이디어(idea)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이디어라는 말은 고안이라든가 착상이라는 뜻으로 쓰인다. 작가의 창조력과 아이디어에 의해서 이미지를 구현시키기 위한 구체적인 안이 나온다. 이 구체적인 안을 드림디자인(dream design)이라고 한다. 모나리자를 그린 레오나르도 다 빈치는 자연 과학이나 물리학에 관한 연구를 했는데, 그 맹렬한 창조정신에 의해서 건축 설계를 하거나 비행기의 고안을 하거나 기타 여러 가지 기계를 고안했다. 우선 몇 가지 안이 나오면 그 가운데 무엇이 가장 좋은가가 결정되어 설계도라든가 밑그림이 만들어진다. 디자이너나 건축설계사의 일은 대체적으로 거기까지로서 다음은 시공자에게 넘어가는데 인쇄되는 것은 인쇄상의, 또 건축가는 시공의 재료나 시공상의 여러 문제에 대해서 충분한 지식이 필요하며, 또한 시행 중에도 계획대로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가 어떤가 감독된다.

17세기의 화가 루벤스는 밀리는 주문의 뒤를 댈 수가 없어서 많은 제자들을 두어, 자신의 데생 위에 분담하여 그리도록 하고 최후로 자기 자신이 손을 대서 완성시켰다고 한다. 그리고 미켈란젤로는 방대한 시스티나 성당의 대벽화를 거의 혼자서 목이 돌아가지 않을 정도로까지 그려댔다. 이처럼 건축이나 대량생산되는 공예품 따위의 특별한 것 이외는 대체적으로 마지막까지 작자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진다. 왜냐하면 그림 같은 것은 그림물감을 칠하는 방법이나 붓 하나하나에 작자의 마음이 담겨지고 제작의도가 충분히 살려져서 작품과 작자 사이에 한 치의 간격도 허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처음 마음속에 그려진 이미지가 이렇게 해서 하나의 창작품으로 나타나기 위해서는 많은 고생이 거듭되고 또한 제작에의 정열이 지속되어야만 하는 것이다.

에스프리[편집]

Esprit

산 피에트로 성당의 조영은 1세기 반에 걸쳐 전개된 대사업으로서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상징이었다. 브라만테, 라파엘로, 페루치에 이어 72세의 미켈란젤로가 그 설계를 인계받았으며, 그가 죽은 후 대궁륭이 완성되고 베르니니가 내진의 대천개와 광장을 설계해서 완성된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 형성된 미술 작품이 무엇 때문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일까.

그것은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작품의 밑바닥에 흐르고 있는 작자의 의도나 작품의 구석구석까지 스며들고 있는 작자의 마음이 보는 사람의 마음에 통하기 때문이리라. 에스프리라는 말은 그 표현에 작자의 신경이 통하고 있어 개성적(個性的)이라는 것을 가리키는데, 그것은 시혼(詩魂)이라는 말로 표현해도 좋고 혹은 작품 속에 숨겨져 있는 인간성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A라는 어느 한 인간을 생각해 보자. A에게는 머리도 있고 몸뚱이도 있으며 손발도 있다. 그것들은 다른 사람들의 눈으로도 볼 수 있으며 그것들이 없어지면 A도 물론 소멸해 버리긴 한다. 그러나 A는 단지 머리와 몸뚱이·손발들을 모아 놓은 것이 아니라 그 가운데 있는 무엇인가가 머리나 몸뚱이나 손발을 움직이게 해서 A다운 행동을 시킴으로써 머리나 몸뚱이나 손발을 특징지워 A라는 사람의 인상을 그와 접촉하는 사람에게 부여해 주는 것이다. 인간이 머리나 몸뚱이나 손발을 갖고 있는 것처럼 조형작품(造形作品)도 제각기 모양을 갖고 빛깔을 가지며, 재료를 갖고 또한 제각기 구성을 갖는다. 그것들은 눈으로 볼 수 있고 작품을 밖에서 지탱해 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들의 양상을 특징지워 주고 작품을 안에서 지탱해 주고 있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어떤 시대에, 어떤 지방에 살고 있던 어느 인간(작자)의 개성이라고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작자의 인격이라고 해도 좋고, 또 인간성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작품은 그 가운데 작자의 피가 맥박치며 흐르고 있어서 모양이나 색깔 따위를 특징지워 주고 있는 생명체이다. 따라서 조형 작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작품은 안에서 지탱하고 있는 작자 자신의 인간성을 이해함과 동시에 작품을 밖에서 지탱하고 있는 조형성(造形性)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