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세계사/중세 유럽과 아시아/중세도시의 발달/13 ~ 14세기경의 세계
13 ~ 14세기경의 세계〔槪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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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세기에는 당에 밀린 셀주크 투르크족의 서방 진출이 십자군 운동을 유발해 4차 십자군이 마침내 동맹국인 비잔틴 제국을 무너뜨리고 라틴 제국을 건설하여 정치·경제적 욕망을 드러내면서 봉건제의 해체를 알린 것이나, 터키족의 서천(西遷) 후에 나타난 중앙아시아에서의 세력권 공백과 요(遼)·금(金)의 교체로 인한 몽골고원의 지배권 공백을 이용한 칭기즈칸의 유목제국이나 그 발전인 세계제국이 출현하는 등 세계는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었다.유럽에서는 십자군 운동 이후 그 중심지였던 이탈리아의 상업도시가 레반트 무역을 독점하고 한자 도시 동맹과 더불어 원거리 무역과 도시발달을 추진하였다. 화폐 경제의 농촌 침투는 지대(地代)의 금납화, 직영지의 해방을 비롯한 장원제의 해체를 촉진하는 한편 도시에서는 귀족화한 상인지배를 타파하는 길드 혁명이 진행되어 평민 도시화와 공장제 수공업화가 진전되었다. 뿐만 아니라 십자군 운동의 실패로 실추된 교황권이나 황제권을 대신하여 왕권이 강화되었다. 이리하여 관료제와 상비군의 정비 및 사치의 필요성에서 과세(課稅) 증가가 기도되었으나 이를 견제하려는 도시인의 정치적 발언권과 충돌한 끝에 마침내 성직귀족, 세속귀족 및 도시민을 대표하는 영국의 자문의회나 프랑스의 삼부회 같은 신분제 의회를 가지게 되어 중세 국가는 신분제 국가로 변모하였다. 이러한 배경하에서 왕권강화가 추진되어 영국과 프랑스 사이에서는 백년전쟁이 일어났고, 교황은 프랑스 왕에 의하여 아비뇽에 유폐되는가 하면, 교회 분열과 공위(空位) 시대까지 있게 되었다. 이러한 교권의 쇠퇴와 왕권강화는 각국의 사정에 따라서 그 성격도 달랐다. 귀족세력이 강했던 독일은 영방제 국가를 이루었고, 상업자본이 축적되었던 이탈리아에서는 데스포트와 같은 전제군주제가 실현되었으며, 이베리아 반도에서는 이슬람 세력에의 대결의 필요성으로 그리스도교국(國)을 건설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슬람 세력의 공격을 막으며 서유럽의 방패가 되었던 비잔틴 제국은 재흥된 뒤에도 계속적인 위협하에서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다.한편 칭기즈칸의 몽골제국은 동으로는 발해와 고려를 복속시키고 금(金)을 멸하여 화북을 차지하는 한편 후방기지를 완성하고 동서무역로를 차지하고자 일대 정복운동을 서방으로 확대하였다. 바투의 원정군은 중앙아시아에서 남러시아·유럽에 진출하였고, 서아시아에서는 아바스 왕조를 무너뜨린 뒤에 일한국을 세웠다. 이와 같이 몽골족은 동서의 여러 민족을 지배하면서 쿠빌라이 때에는 원(元)제국을 세워 중국을 지배하고 중앙아시아·서아시아는 4한국(汗國)이 통치하게 하였으며, 이에 밀린 투르크족(터키족)은 서아시아에서 오스만 투르크의 왕국을 건설(1299)하여 아시아 대륙은 몽골족과 투르크족의 양대 정치 세력이 주도하는 동서 교통로가 열리게 되었다. 마르코 폴로의 중국 여행은 이런 상황하에서 가능하였던 것이다.그러나 몽골제국의 지나친 지배권 확대가 왕권 대립과 4한국의 분열, 병합을 가져왔고, 광대한 지배지역 안에 포섭되었던 토착세력을 각성시키고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그리하여 중국에서는 홍건적의 난이 일어나서 한민족의 명왕조가 섰고, 중앙아시아에서는 티무르 제국이 일어나서 인도로 진출하였으며, 서아시아에서는 오스만 투르크가 티무르와 대전하며 서진하여 유럽 땅을 영유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인도에서는 델리의 노예 왕조에서 최초의 이슬람 정권이 시작되는 한편 이에 대항하는 힌두 정권인 비자야나가르 왕국이 섰으며, 이어서 투글 왕조하에서는 이슬람·인도의 혼혈이 이루어졌다.한편 대륙에서 몽골족의 세계제국과 이슬람의 세계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동안 대륙 남단인 베트남에서는 진(陳)왕조가 대(對) 몽골 항쟁에 전력하다가 무너졌고, 미얀마에서는 아바(Aba) 왕조가, 타이에서는 아유티아 왕조가 섰다. 이러한 세계 정세의 변화가 또한 문화적인 변동을 수반한 것은 당연하였다. 유럽에서는 교황권과 봉건제의 해체 및 왕권 강화를 반영하여 건축양식은 로마네스크에서 고딕 양식으로, 스콜라 철학에서는 보편논쟁과 유명론(唯名論)으로, 그리스도교적인 라틴 문학이나 종교문학은 토착문학 내지 국민문학으로 점차 바뀌었다. 그리고 아시아에서는 투르크족과 몽골족의 활동으로 이슬람 문화가 세계화하며, 이 문화가 토착문화와 혼합되어 서아시아·중앙아시아 및 인도의 이슬람화가 진전되었고, 동서 문화의 교류가 활발하였다. 그러나 몽골 제국의 멸망 후에는 토착 세력이 성장하는 한편 중국에는 한민족의 전통문화가 부흥되었다.14세기 종장(終章)은 유럽의 교회분열과 농민 빈란, 중앙아시아에서의 북원의 멸망과 티무르의 인도 침입, 동아시아에서는 명의 정난역(靖難役), 일본의 남북조 통일 등 대사건들로 채워지고 있으며, 이러한 사건들이 유럽에서 동아시아에 걸쳐 그 지역적 조건의 차에 따라서 각각 15세기 이후 새시대의 도래를 알리고 이에 연결된 것이었음은 말할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