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세계 대백과사전/정치/국 제 정 치/현대의 국제정치/다국적기업과 종속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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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국적기업의 개념[편집]

多國籍企業-槪念

다국적기업이 무엇인가에 대하여는 여러 가지견해가 있다. 다국적기업을 자본형태·규모 등 외형적인 특징을 기준으로 정의하는 예도 있고 다국적화의 동기와 기업형태에 따라 정의하기도 하며 다국적기업을 발전단계에 따라 구분하여 정의하는 경우도 있다.

국제연합에서는 다국적기업을 2개국 이상에서 자산(資産)을 소유·경영·지배하는 기업결합체라고 정의하여, 전형적인 다국적기업이란 규모가 방대할 뿐 아니라 과점적 시장지배(寡占的市場支配)가 가능한 동시에 매출액이 수십억 달러에 이르며 범세계적 자회사망을 유지하고 있는 기업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다국적기업의 정의는 국제경제의 현실을 정확히 설명하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다국적기업은 단순한 자산의 지배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보다 높은 초과이윤의 실현을 위한 자본운동의 변형양식(變形樣式)이라는 데 있기 때문이다. 그런 뜻에서 M. 윌킨스의 정의는 보다 사실에 접근하고 있다. 그는 미국 다국적기업의 사적 전개를 다룬 『다국적기업의 출현』에서 '그것은 해외에 있어서 판매 이외의 사업에도 직접 투자를 행하고 활동영역인 해외 제국에 있어서 현지의 전통에 적응하고 그것을 존중하며 당사국의 법제도하에서 의사·행동하는 영리조직을 말하는 것'이라고 쓰고 있다.

이것을 보다 확대 심화시키면 다국적기업이란 자본이 정치적 주권을 갖는 나라들이 설정한 관세 각종 무역보호장벽을 넘어서 당사국내에서 외국자본에 대해 가해지는 법률상의 차별적 대우를 배제 또는 허구화시키고 보다 높은 초과이윤을 획득하기 위해서 설립한 현지법인(現地法人)을 의미하는 것으로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 다국적기업의 개념이 제대로 밝혀진 것은 아니다.

자본주의는 그 성격에 있어서 중세 봉건사회가 갖는 폐쇄성과는 달리 범세계적인 성격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와 같은 자본주의의 범세계적 성격은 선진자본에 의한 자본운동의 과정에서 후진 제민족에 대한 자본주의의 강요 과정으로서 식민지 지배를 낳았으며, 식민지 지배를 통해 자본주의적 범세계성을 세계경제의 형성과 더불어 관철시켜 왔다. 그리고 이와같은 식민지 지배는 구체적인 국가간의 관계에 있어서 지배와 피지배의 관계로 되나 자본의 입장에서는 지배에 의한 정치적 장벽의 제거로 보다 높은 이윤을 위한 경제활동 영역의 확대로 된다. 따라서 지난날의 식민지 지배체제 곧 자본 수출국의 국가권력에 의한 일정 지역의 정치·군사적인 장악이 자본의 국제활동 영역의 확대로 되는 경우에 있어서는 자본은 본래적인 자기 모습 즉 본국 자본의 이름으로 활동하고, 다른 모습 즉 현지법인의 설립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와 같은 지배관계가 존재하지 않고 현지 주민이 외국자본의 운동에 대항하여 자기이익을 옹호하는 정치권력을, 그것이 비록 형식적으로나마 갖고 있는 경우 자본은 운동과정에서 자기변형을 강요받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여기에 똑같은 자본운동이면서 오늘날 선진독점자본이 자본수출국에서 그 나라 법률에 적응하는 현지법인을 설립하지 않을 수 없고 이른바 다국적기업이 천의 얼굴을 갖는 괴수(怪獸)로 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곧 다국적기업은 전형적으로는 자본주의가 갖는 범세계적 성격을 집약적으로 표현하는 낡은 식민지 지배체제가 무너진 전후 세계의 소산이다. 따라서 그것은 어떤 말로 이야기 되건 보다 높은 초과이윤의 실현을 위한 외국 자본운동의 변형양식이다.

다국적기업 생성의 역사적 배경[편집]

多國籍企業生成-歷史的背景

다국적기업의 생성을 전후에 한정지으려는 견해가 일반적이나 그 원형은 전전에 이미 주어지고 있다. M. 윌킨스는 『다국적기업의 사적 전개』에 대한 그의 연구에서 일찍이 미국에 있어서 다국적기업은 1914년 이전에 이미 광범위하게 존재하고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그는 미국의 다국적기업이 시장지향형적 투자(자국 내 사양산업유치 및 판매시장화)와 자원지향형적 투자(원료 공급시장화 및 가공품 판매시장화)로 구분될 수 있으며 주요한 시장지향형 투자는 세계의 선진제국에 대한 것이며, 자원지향형적 권익의 대부분은 라틴아메리카 내지 캐나다에 있었던 것이라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그는 이와 같은 미국 자본의 다국적화·현지 법인화의 원인을 다음과 같은 데서 들고 있다.

첫째 1893년과 1897년간의 합중국에서 공황은 국내의 수요에 제한을 가함으로써 직접적으로는 상품잉여를 갖는 회사가 국내에서 판매할 수 없는 상품의 배출구로서 외부 시장에 주목했는데 이로 인하여 간접적으로는 많은 미국의 회사가 도산했다고는 하지만 잔존한 기업이 거대회사로 성장하고 이들 기업의 해외에서의 활동 여지를 보다 확대시켰다는 데서 든다. 둘째로는 국내에서의 거대기업의 성장이 국제 사업활동의 출현에 영향을 주었던 것과 같이 합중국에 있어서 정치적 변화 또한 이에 영향을 미쳤다. 그것은 1890년의 셔먼 반트러스트법 그리고 미국의 대외정책이 재외기업의 원조를 표명했다는 데 있으며, 그것은 구체적으로 1899년의 존 해이 국무장관에 의한 문호개방 각서(통상의 기회 균등의 주장 및 중국은 유럽인이나 일본인의 세력권으로서 분할 또는 영유되어서는 안 된다는 언명)와 1909년 태프트 대통령에 의한 해외 미국기업에 대한 원조방침을 제시한 행정지침으로 되어 있다고 지적한다. 셋째로 대표적인 것으로 일본에 대한 미합중국의 대외정책의 변화가 일본과의 불평등조약의 파기로 되고 이것이 일본으로 하여금 관세장벽을 도입하는 기회를 주고 그에 따라 미국의 사업가들은 제조업에 투자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시장을 상실해야 하는 상태에 빠뜨렸다는 것 등을 들고 있다. M. 윌킨스가 지적하는 이와 같은 것들은 미국 다국적기업의 생성요인을 제시하고 있으나 미국도 본질적으로는 식민지배국가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에서 또한 현실적인 운동형태에서도 차이는 없다.

다국적기업 운동양식의 새 단계[편집]

多國籍企業運動樣式-段階

다국적기업은 그 활동의 동기를 보다 높은 이윤의 실현에 두고 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다국적기업은 천의 얼굴을 가진 괴수로서의 다국적을 충분히 활용한다. 따라서 이와 같은 다국적기업의 활동은 활동무대로 되는 나라에서 큰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다국적기업은 본국에 있어서 독과점기업이고 이들은 현지투자자가 갖는 우위성을 상쇄하는 독점적 우위를 갖고 진출함으로 그것이 진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지극히 크다. 더구나 직접투자는 간접투자와는 달리 단순한 자본이동 이상의 것을 내포하고 있다. 곧 직접투자는 공사채 증권투자의 경우처럼 단순히 이자율에 의해 자본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자본지배가 뒤따르며 모든 경영자원의 이동을 포함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직접투자는 불완전경쟁과 과점적 경쟁상태에서 행해지므로 해당업종의 토착산업은 이들 자본의 진출로 재기불능의 타격을 입게 된다. 여기에 다국적기업에 의한 직접투자는 거시적으로 자원의 국제적 배분이나 부분적인 복지의 증대라는 긍정성이 주장됨에도 불구하고 민족경제의 자주독립을 기도하는 나라들에 있어서는 긍정적인 것으로 될 수는 없다. 더욱이 가시화된 다국적기업의 보다 높은 초과이윤 확보기도는 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곧 다국적기업의 세계적인 전략과 컨트롤을 국가 주권과 투자 대상국의 국민적 이해와 날카롭게 대립하여 많은 긴장의 원인이 된다. 즉 다국적기업은 한편에서는 전략적으로 세계에 기동적인 로지스틱 전략을 전개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윤의 극대화를 위해서 전면 체제로서 경영의 합리화·효율화를 추구한다. 토털시스템(Total system)의 정점에 위치하는 본사는 한 나라에 속하고 그들은 전략에 따라 자기 마음대로 시스템을 움직인다. 따라서 이것은 필연적으로 해외자회사(海外子會社)가 속하는 나라에서 본다면 이와 같은 국외로부터의 규제는 주권의 침해로 되고 국가규제를 허구화시키는 것으로 된다.

다국적기업의 운동양식 가운데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수지이전(收支移轉) 탈세, 기술독점, 수출시장의 할당, 자금이동, 투기 등이다. 그러나 이것들은 한 나라의 규제로는 불가능하리만큼 다양하고 복잡한 과정에서 이루어진다. 다국적기업의 경영이 기업합리화나 이윤극대화를 추구한다는 것은 일반 기업경영과 다를 바 없다. 만약 양자가 차이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은 다국적기업의 경우 몇 개의 국경을 넘어서 기업활동을 행함으로써 이윤극대화를 위한 수단이나 방법이 극히 다양한 것으로 되고 복잡해져서 다국적기업의 토털시스템에 의한 보다 높은 초과이윤의 추구는 국가단위의 국민경제를 중심으로 정립된 지금까지의 경제이론을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고, 주권국가가 조치할 수 있는 영역을 지극히 좁은 것으로 만들고 있다. 이에 대해 휴 스티븐슨은 『다가오는 격돌(The Coming Clash)』에서 전복된 국가주권을 이야기하고 다국적기업에 의해 세계사가 다시 쓰여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에 의하면 지금까지의 전통적인 무역론은 첫째로 국제적인 거대기업의 해외 자회사는 하나의 통일적인 경영활동의 일부이고 해외 자회사간의 부품의 수송(본래는 국가 간의 수출입)은 각기 나라의 국민경제와 관련이 없다는 것을 든다. 둘째로는 국제기업이라는 것은 정치적으로 같은 종류의 제품을 다른 나라에서도 생산될 수 있도록 준비함으로써 존재하였던 비교우위의 이론 등은 내용이 없는 것이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한 나라의 산업정책은 다국적기업 경영자의 판단에 의해 결정되고 자금조달은 무국적으로 행해짐으로써 금융통제는 무의미한 것이 되며, IMF 체제하 국제통화제도는 다국적기업의 환투기로 위기에 처해 있을 뿐 아니라 가격은 다국적기업의 보다 많은 이윤을 위해 임의로 결정되기에 이르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로부터 다국적기업은 그것이 갖는 운동양식 때문에 그가 활동하는 나라들에서 정치·경제·사회·문화적으로 큰 파괴적 영향을 미친다. 먼저 다국적기업은 한 민족이 생활하는 정치적 영역에서 국민경제의 동질적 통합 그리고 자립을 위한 자율적 생산구조의 실현을 저해하고 대외의존을 심화시킨다. 그리고 이것은 다국적기업의 경제력에 대립되는 한 나라의 국민경제의 경제력에 크게 의존하면서 경제적 종속이라는 신식민주의적 굴레를 안겨주는 것으로 될 것이다. 그리고 경제적인 이와 같은 과정은 경제지배 다음으로 정치지배, 최후로 문화적 주체성의 상실이라는 순서로 자본수입국의 종속화를 결과하는 것으로 된다. 오늘날에 있어서 다국적기업의 자본수입국 정치에의 개입은 정평이 있거니와 이와 같은 자본의 행동양식은 외자기업의 본국이 해외에 진출하고 있는 기업의 경제력을 국책의 달성을 위해 이용하려고 하는 데서 조장된다.

지난날의 역사에서 직접투자 또는 자본진출에 의한 비극은 라틴아메리카의 역사가 이를 잘 제시해준다. 킨들버거가 편찬한 『국제기업』에서의 인용은 이를 잘 설명해 줄 것이다. 미국정부가 자국기업의 보호를 위해서 카리브해 지역과 중앙아메리카에서 군사력을 배경으로 한 개입은 미국 해군대장 D. 바틀러가 "나는 1914년 미국 석유자본이 멕시코를 안전한 장소로 만드는데 협력했다. 아이티와 쿠바에서 내셔널시티 은행이 안심하고 영업할 수 있도록 조력했으며 국제 금융업자인 브라운 브러더스를 위해 니카라과를 정화했다. 미국 기업의 권익 보호를 목적으로 온두라스에 압력을 가한 적도 있다. 지금 그와 같은 행동을 회고해 보면 나는 시카고의 갱인 알 카포네에게 몇 개의 모범을 보여 주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히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칠레 아옌데 정권의 전복에 미국이 개입했다는 것을 UN주재 미국대사가 시인함으로써 더욱 확고한 것으로 되었다.

다국적기업과 관련하여 종속이론이 라틴아메리카를 중심으로 제기된 것은 바로 다국적기업의 최초의 희생자인 라틴아메리카 제국의 지난날의 역사와 오늘의 현실에 대한 심화된 인식에서 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국적기업의 전망[편집]

多國籍企業-展望

일반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다국적기업에 대한 논의는 선진국 상호간의 문제, 그리고 그들을 주축으로 한 세계경제의 문제로 제시되고 있다. 따라서 그들 상호간의 문제를 중심으로 제기된 문제는 구체적인 우리의 문제는 아니다. 우리의 경우 문제는 보다 본질적인 자본에 의한 지배와 종속의 문제로 된다. 다국적기업은 그것이 자본주의가 갖는 범세계성의 구체적 추진사인 다국적기업이 갖는 국제성 때문에 개별 주권국가와의 모순을 심화시킬 것이나 다국적이 갖는 국가성 때문에 계속적으로 유용한 자본운동 방식으로서의 직접적 투자방식으로 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다국적 기업은 개발도상국과의 관련을 심화시킬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그러나 다국적기업의 개발도상국 진출은 남북 문제의 해결에는 크게 공헌하지 못할 뿐 아니라 도리어 그 해결을 곤란하게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것은 다국적기업이 자본운동에서 직접투자를 위한 한 형식인 한 불가피한 필연적 귀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