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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도/병든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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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랏빛 구름으로 선을 둘른
회색의 칸바쓰를 등지고
꾸겨진 빨래처럼
바다는
산맥의 突端에 걸려 퍼덕인다.

삐뚤어진 성벽 우에
부러진 소나무 하나……

지치인 바람은 지금
표백된 풍경속을
썩은 탄식처럼
부두를 넘어서
찢어진 바다의 치마자락을 걷우면서
화석된 벼래의 뺨을 어루만지며
주린 강아지처럼 비틀거리며 지나간다.

바위틈에 엎디어
죽지를 드리운 물새 한 마리
물결을 베고 자는
꺼질 줄 모르는 너의 향수.

짓밟혀 늘어진 백사장 우에
매맞어 검푸른 빠나나 껍질 하나
부프러오른 구두 한짝을
물결이 차던지고 돌아갔다.
海邊은 또 하나
슬픈 전설을 삼켰나보다.

황혼이 입혀주는
회색의 수의를 감고
물결은 바다가 타는 장송곡에 맞추어
병든 하루의 임종을 춘다……
섬을 부등켜안는
안타까운 팔.
바위를 차는 날랜 발길.
모래를 스치는 조심스런 발꼬락.
부두에 엎드려서
축대를 어루만지는
간엷힌 손길.

붉은 향기를 떨어버린
해당화의 섬에서는
참새들의 이야기도 꺼져버렸고
먼 등대 부근에는
등불도 별들도 피지 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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