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사는 곳/구름과 눈물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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城돌에 앉어
우리 다만
구름과 눈물의 노래를 불러보려나.

산으로 산으로 따러 오르며
초막들 죄그만 죄그만 속에
그 속에 네 집이 있고
네 집에서 문을 나서면 바로 성 앞이었다.

어디메인가
이제쯤은
너 홀로 단소 부는 곳 ......

어둠 속 城줄기를 따러 나리며
오로지 마음속에 여며두는 것
시꺼먼 두루마기 쓸쓸한 옷깃을 펄럭어리며
박쥐와 같이
다만 박쥐와 같이 날러보리라.

城돌에 앉어
우리 다만
구름과 눈물을 노래하려나

산마루 축대를 쌓고
띄엄띄엄 닦아놓은
새 거리에는
병든 말이 서서 잠잔다.

눈 감고 귀기울이면 무엇이 들려올까
들컹거리고 돌아가는 쇠바퀴소리
하염없이 돌아가는 廢馬의 발굽소리뿐.

城돌에 앉어
우리 다만
페가사쓰와 눈물의 노래를 불러보려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