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침묵/독자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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讀者여 나는 詩人으로 여러분의 앞에 보이는 것을 부끄러워 합니다
여러분이 나의 詩를 읽을 때에 나를 슬퍼하고 스스로 슬퍼할 줄을 암니다
나는 나의 詩를 讀者의 子孫에게까지 읽히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그때에는 나의 詩를 읽는 것이 늦은 봄의 꽃수풀에 앉아서 마른 菊花를 비벼서 코에 대는 것과 같을는지 모르겠습니다

밤은 얼마나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설악산의 무거운 그림자는 엷어갑니다
새벽종을 기다리면서 붓을 던집니다.

(乙丑 八月 二十九日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