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의 침묵/사랑의 불

山川草木에 붙은 불은 燧人氏가 내셨습니다
靑春의 音樂에 舞蹈하는 나의 가슴을 태우는 불은 가는 님이 내셨습니다

矗石樓를 안고 돌며 푸른 물결의 그윽한 품에 論介의 靑春을 잠재우는 南江의 흐르는 물아
牧丹峰의 키스를 받고 桂月香의 無情을 咀呪하면서 綾羅島를 감돌아 흐르는 失戀者인 大洞江아
그대들의 權威로도 애태우는 불은 끄지 못할 줄을 번연히 알지마는 입버릇으로 불러 보았다
만일 그대네가 쓰리고 아픈 슬픔으로 졸이다가 爆發되는 가슴 가운데의 불을 끌 수가 있다면 그대들이 님 그리운 사람을 위하여 노래를 부를 때에 이따금이따금 목이 메어 소리를 이르지 못함은 무슨 까닭인가
남들이 볼 수 없는 그대네의 가슴 속에도 애태우는 불꽃이 거꾸로 타들어가는 것을 나는 본다

오오 님의 情熱의 눈물과 나의 感激의 눈물이 마주 닿아서 合流가 되는 때에 그 눈물의 첫 방울로 나의 가슴의 불을 끄고 그 다음 방울을 그대네의 가슴에 뿌려주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