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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정천한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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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의 침묵
情天恨海
저자: 한용운

情天恨海

[편집]

가을하늘이 놉다기로
情하늘을 ᄯᅡ를소냐
봄바다가 깁다기로
恨바다만 못하리라

놉고놉흔 情하늘이
시른것은 아니지만
손이 나저서
오르지 못하고
깁고깁흔 恨바다가

병될것은 업지마는
다리가 ᄶᅥᆯ너서
건느지 못한다

손이 자래서 오를수만 잇스면
情하늘은 놉흘수록 아름답고
다리가 기러서 건늘수만 잇스면
恨바다는 깁흘수록 묘하니라

만일 情하늘이 무너지고 恨바다가 마른다면
차라리 情天에 ᄯᅥ러지고 恨海에 ᄲᅡ지리라

아々 情하늘이 놉흔줄만 아럿더니
님의이마보다는 낫다
아々 恨바다가 깁흔줄만 아럿더니
님의무릅보다는 엿다

손이야 낫든지 다리야 ᄶᅥ르든지
情하늘에 오르고 恨바다를 건느랴면
님에게만 안기리라

현대어

[편집]

가을 하늘이 높다기로
정(情)의 하늘에 따를소냐
봄바다가 깊다기로
한(恨)바다만 못하리라

높고 높은 정(情)하늘이
싫은 것은 아니지만
손이 낮아서
오르지 못하고
깊고 깊은 한(恨)바다가
병될 것은 없지마는
다리가 짧아서
건너지 못한다

손이 자라서 오를 수만 있으면
정(情)하늘은 높을수록 아름답고
다리가 기러서 건널수만 있으면
한(恨)바다는 깊을수록 묘하니라

만일 정(情)하늘이 무너지고 한(恨)바다가 마른다면
차라리 정천(情天)에 떨어지고 한해(恨海)에 빠지리라
아아 정(情)하늘이 높은 줄만 알았더니
님의 이마보다는 낮다
아아 한(恨)바다가 깊은 줄만 알았더니
님의 무릎보다는 옅다

손이야 낮든지 다리야 짧든지
정(情)하늘에 오르고 한(恨)바다를 건너려면
님에게만 안기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