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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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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옵니다
함박눈은 소리없이
나려옵니다

님께서 마즈막으로 떠나시며
나에게 하시던 말씀
오늘이 며칠인가요
동지달에도 스무 나흐레 … …

반밤에 나는 남몰래 일어나
머리를 풀어 헤친 채
왼 뜰을 헤매이었습니다
님께서 이리도 차고 매우지매
이 눈길을 떠나신가 합니다.

그러고 두 번 다시는
돌아오시지 못할 길이오매
이 밤이 새도록
눈이 나리는가 합니다

눈은 옵니다
함박눈은 소리없이
나려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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