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제39대 국무총리 취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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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제40대 국무총리 취임사

정부서울청사 별관 2008년 2월 29일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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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자리를 함께하신 국무위원과 고위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전국의 공직자 여러분!

여러 가지로 부족하고 부덕한 사람이 이명박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로 임명되어 취임인사를 드립니다.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국내외적으로 어려운 과제가 산적한 이 시기에 국무총리라는 막중한 책임을 맡게 되었습니다.

국무총리에 대한 국민과 공직자 여러분들의 기대가 대단히 큰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그러한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맡겨진 중임을 충실하게 수행하여 나갈 수 있을까 무거운 사명감을 느낍니다.

그러나 저는 국민과 공직자 여러분을 굳게 믿고 여러분의 많은 사랑과 지원을 기대하면서 이 자리에 감히 섰습니다.

저는 2004년 5월에 16년간의 공직생활을 마치고 국내 정치와 공직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최근까지 국경을 넘어 세계로 나아가 기후변화와 물문제 등 인류의 생존과 미래에 관련된 유엔의 활동에 전념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다시 이명박 대통령의 부름을 받고 보니, 이것은 그동안 쌓아온 저의 조그마한 국정경험과 국제 인적 네트워크를 십분 활용하여 다시 한번 국가를 위해 봉사하라는 국민여러분의 명령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국민여러분,

저는 국무총리로서 대통령을 보좌하여 경제, 사회, 문화, 외교, 안보에 이르기까지 국정의 모든 분야에 걸쳐 창의력과 활력이 넘치는 나라를 만들어 선진국가의 기틀을 굳건히 세우는데 내각의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

이명박 정부의 5대 국정지표인 활기찬 시장경제, 인재대국, ‘글로벌 코리아’, 능동적 복지, 그리고 섬기는 정부를 실현하고, 실사구시의 자세로 192개 국정과제를 착실하게 정책화하여 추진해 나갈 것입니다.

저는 오랫동안 행정부의 중요부서에서 일하면서 우리나라의 산업발전과 경제성장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였고 우리외교의 지평을 넓혀 세계 속의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이는 데도 앞장섰습니다.

한편 입법부에서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는 정치와 국가경영에 있어서 국민의 뜻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뼈저리게 현장에서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그것을 통하여 국민으로부터 신뢰가 없다면 복잡한 정치, 경제, 사회적 과제를 풀어나가기 어렵고, 특히 국민통합을 이루기 힘들다는 귀중한 지혜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대한민국은 건국 이래 산업화와 민주화의 험난한 길을 모범적으로 부지런히 달려왔습니다. 그리하여 불과 한 세대 만에 찬란한 경제발전과 알찬 정치민주화를 함께 이루어 냈습니다.

세계역사상 그 어느 나라도 해낼 수 없었던 위대한 업적을 우리들은 가장 짧은 기간동안에 해냈습니다. 온 세계가 감탄하고 개발도상국들에게는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세계의 모든 개도국들이 우리의 경험을 배우고 우리나라를 닮기 위한 노력들을 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공직자 여러분,

그러나 우리들에게는 아직 남아있는 과제들이 너무도 많습니다. 건국은 했으나 통일은 이루지 못했고, 지방이 예전보다 발전했으나 지역간의 격차와 갈등은 해소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산업화는 이루었으나 시장은 아직도 충분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민주화에는 성공하였으나 자율과 책임의식은 아직 성숙되지 못했습니다.

사회 곳곳에는 아직도 챙겨야 할 분야와 개선되어야 할 일들이 산적해 있습니다.

지난 2월 11일에 600여 년 동안 온갖 전쟁과 풍상에도 꿋꿋이 자리를 지켜왔던 숭례문이 불에 타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우리들은 분노했고 참담했습니다. 그 며칠 후 바로 이 정부중앙청사에 화재가 일어난 일은 우리들을 다시 한번 분노하게 했고 매우 수치스럽게 했습니다.

국보 1호 숭례문, 그것은 우리 국민들에게 단순한 유형의 문화재만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우리들의 역사였고 자존이었습니다.

사회에 대한 불만이 역사에 불 지르게 하는 사회병리현상이 이렇게 쉽게 표출되고, 너무나 허술한 역사와 문화, 그리고 주요 건물의 관리가 비참한 사고로 이어졌습니다.

저는 이것이 오로지 문화재나 건물관리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우리 사회 곳곳에 아직도 개선하고 보완해야 할 수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는 것을 우리에게 일깨워 준 일대 사건입니다.

우리들은 함께 나서서 우리 사회 곳곳에 널려있는 문제들을 찾아내고 개선하여 대한민국을 안전하고 품격있는 나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입니다.

이와 같은 가시적인 자산에 못지않게 우리의 사회풍조에도 일대 혁신이 일어나야 하겠습니다. 법과 질서를 지키는 것은 기본입니다.

이에 더하여, 남의 입장을 사려 깊게 배려하고 다른 사람의 인격을 존중하며 그들의 단점만을 들춰내기보다는 오히려 그들의 장점을 찾아내려는 건강한 사회풍조의 확립이 절실합니다. 이러한 사회전반의 정신적 발전이 없이는 진정한 선진사회와 품격 있는 국가를 이룩하기가 어렵습니다.

국민여러분,

이제 우리들은 그 동안 이루어온 산업화와 민주화의 에너지를 발전적으로 계승하여 선진일류국가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금 우리 국민들은 민주화 단계에서 주춤했던 성장의 동력을 회복시켜 경제를 살리고 이념과 가치, 지역과 계층간의 갈등을 극복하여 국민을 통합시킬 수 있는 실용의 정치, 실사구시의 국정운영을 원하고 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도 新발전체제의 큰 틀 속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고 획기적 규제개혁을 통하여 시장의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경제를 살리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그러나 우리경제를 둘러싸고 있는 대내외적 여건은 날로 악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미국 서브프라임 즉 비우량주택담보대출 문제에서 시작된 금융위기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100달러를 넘나드는 유가는 경제운영에 큰 부담을 주고 있고 국제수지와 환율과 물가도 매우 불안합니다.

성장잠재력이 둔화되면서 실업 특히 청년실업이 줄지 않고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이 나빠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낮은 출산율과 빠른 고령화는 경제의 역동성을 저해하고 사회보장체계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저는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고 경제성장을 촉진시킴으로써 국가의 부를 더욱 크게 창출하여 복지정책의 기반을 다지는 동시에 정부와 민간이 합리적 역할 분담을 통하여 모든 국민이 잘사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 앞장서겠습니다.

국민여러분, 그리고 공직자 여러분!

우리나라가 지속적으로 성장·발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에너지와 자원의 확보가 필수적입니다. 세계 각국은 지금 한정된 자원을 둘러싸고 총성 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 시점에서 적극적인 자원외교의 필요성은 아무리 강조하여도 지나침이 없다고 할 것입니다.

자원의 확보는 비단 오늘, 내일의 문제가 아닙니다. 앞으로 우리경제의 먼 장래까지 내다보면서 풀어야 할 중차대한 장기적 과제입니다.

저는 자원외교를 추진함에 있어서 과거와 같이 에너지를 수입 만해오는 ‘일방통행식’, ‘수탈형’ 자원외교가 아니라 우리나라의 개발경험과 인적, 물적, 그리고 기술적 자원을 가져나가 개발도상에 있는 자원부국의 발전에도 크게 도움을 주는 ‘쌍방통행형’, ‘상호 호혜적’, ‘윈윈’의 자원외교를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이명박 대통령께서 저를 국무총리로 지명하면서 강조하신 바와 같이 저는 자원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가리지 않고 전 세계를 누비면서 자원외교에 최선을 다 할 것입니다.

우리의 전통적 에너지 공급지역인 중동은 물론,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중남미, 러시아, 동남아시아, 호주 등 신흥자원부국들과도 ‘윈윈’의 자원외교를 펼쳐나가겠습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그리고 공직자 여러분!

저는 제56차 유엔총회의장으로서, 유엔사무총장 기후변화특사로서, 유엔사무총장 물과 위생에 관한 자문위원으로서, 그리고 물과 재해에 관한 유엔고위전문가회의 의장으로서 인류의 미래와 세계의 평화와 발전에 직접 관여하여 왔습니다.

이에 더하여 지금 국제정치의 중심에서는 우리의 자랑스러운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실, 반기문 총장과 개인적 인연이 깊은 저로서는 남다른 감회를 느낍니다.

시골출신의 두 소년들이 악조건을 극복하고 자라나 마침내 꿈을 이루고 이렇게 세계와 한국의 정치와 행정의 중심에 설 수 있는 대한민국은 참으로 기회의 나라입니다. 꿈을 갖고 꾸준히 노력하면 무엇이든지 이루어낼 수 있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물론 이명박 대통령은 그 대표적인 인물입니다. 저는 이러한 꿈을 우리의 젊은이들에게 심어주고 키워주고 싶습니다.

올해로 건국 60년을 맞이하는 우리나라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에 이르는 과정에서 국제사회, 특히 유엔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지금은 세계 곳곳에서 몰라보게 높아진 대한민국의 위상에 대한 세계인들의 찬사를 듣고 있습니다.

이제는 우리도 그 동안 다른 나라들에게 진 빚을 갚기 시작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글로벌 코리아’의 시발점이자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이는 첩경입니다.

친애하는 공직자 여러분,

우리들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우리 모두는 국민의 뜻에 따라 행동하고 진심으로 국민을 섬겨야 하겠습니다. 국민의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항상 국민을 위해 일하는 겸허한 자세로 공직에 임해야 합니다. 우리들은 국민이 신뢰하는, 국민에게 존경받는 공직자로 다시 태어나야 할 것입니다.

역사적으로 우리 공직자들의 표상은 청백리였습니다. 공직을 수행함에 있어서 항상 청렴결백하고 매사를 공평무사하게 처리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합니다. 공직자 여러분의 적극적인 협조를 기대합니다.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저는 강력하고 깨끗하게 내각을 통솔하여 대통령을 보좌하고 이명박 정부를 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성공한 정부로 만들기 위하여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모두가 자랑스러워할 튼튼하고 품격있는 선진 대한민국의 기초를 닦는데 혼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국민여러분께서 많은 격려와 사랑을 보내주시기를 간절히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