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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매, 처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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前朝鮮文人協會長 李光洙

어머니. 아들이 있습니까. 그러면 志願兵으로 보내시오. 그 아들이 소중하십니까. 그러길래 더구나 지원병으로 보내시오. 외아들 밖에 없습니까. 그러터라도 지원병으로 보내시오.

누이들. 올아비들이 지원병으로 가도록 권하시오.

「오빠. 병정가세요. 나는 게집애니까 못 가지오. 오빠는 사내 대장부가 아니야요. 그러니까 병정 들어가셔요. 용감한 군인이 되셔서 천황폐하를 위하여서, 싸홀 사람이 되셔요. 전장에 나가서 사내답개 싸오다가 「우리 임금 만세」를 부르고 죽는 것은 저마다 못가질 복이지오 마는 병정만 되어서 저 할 직분만 다하여도 나랏님 은혜를 갚는 것이 아니야요. 오빠 어서 병정가셔요」

누이들. 이렇게 오빠들을 권하시오.

또 젊으신 안해들. 남편 더러 병정 가라고 하세요.

「웨 건장한 젊은 양반이 병정을 안 들어가시오. 지금 여러 백만 동포가 전장에서 나랏님을 위해서 피들을 흘리지 아니해요? 그런데 당신님은 무슨 면목으로 가만히 게시오? 죄송하진들 아니하며 부끄럽진들 아니해요? 부모님 걱정을 하세요? 나라이 없으면 부모님은 어디 사셔요? 자식들이오? 나라이 없으면 자식들은 어떻개 살아요? 지 나라 없는 백성들과 전쟁해서 진 백성들을 보지 못하셔요? 어서 병정으로 나가셔요. 연약한 여자의 몸이지마는 내 혼자서 부모님 봉양하고 자식들 길우오리다. 당신님이 만일 전장에 나가셨다가 승전하고 돌아오시면 더욱 좋고요. 만일 싸호시다가 돌아가신다 하면 내 한몸으로 끝까지 상봉하솔을 할테니 어서 염려말고 병정으로 가셔요.

「내가 불상하다고요. 천만에. 나도 일본의 안해입니다. 당신님이 다른 일로 집을 떠나신다면 나는 슬퍼서 울어요. 그러나 천황님을 위하여서 병정으로 가신다면 나는 기쁨과 영광으로 울겠습니다. 당신이 병으로 돌아가신다면 나는 청춘에 과부된 것이 가슴이 터지도록 아프겠습니다. 그러나 당신이 나랏님을 위하여서 전장에서 돌아가신다면 나는 당신님을 신으로 뫼시고 일생 절하겠어요. 남들은 다 병정으로 가시는데, 다 전장에 나가시는대 당신은 멀정한 몸으로 집에 게신다면 천황님께 황송하고, 남이 부끄러워서 어떻게 삷니까. 자, 여보세요. 부모님 걱정도 아이들 걱정도 내 걱정도 마시고 뚝 떠나셔요. 그것이 자식으로는 효도요, 남편으로도 아버지로도 옳으신 길입니다. 옛날 우리 조상님네는 다 그러시지 아니 하였습니까.」

젊으신 안해들. 이렇개 남편을 권하시요.

내 옛날 이야기 하나를 하오릿가. 한 천여년전 일이야요. 1천2백년쯤 전이겠습니다.

조선이 고구려와, 백제와 신라 세 나라로 갈려 있을 적 일입니다.

신랏나라에 황창랑이라는 열일곱살 된 서방님이 있었지오. 그 때에 백젯나라가 자조 신라를 침노하여서 번번히 신랏군사가 싸움에 져서 땅을 많이 빼앗겼어요. 백제에는 계백(階伯)이라는 유명한 장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나라만 사랑하고 제 몸과 제 집을 몰랐습니다. 그럼으로 무서운 장수였습니다. 이것은 그 후 백제가 망할 땟 일이지마는 계백은 신라와 당나라 연합군을 도저히 이기지 못할 줄을 알고 먼저 제 처자를 다 죽이고 전장에 나가서 끝까지 싸와서, 힘껏 싸와서 죽은 사람입니다. 이러한 장수가 있으니까 그 부하 군사들도 계백과 같이 나라만 알고 제 몸을 몰랐습니다. 그러니까 싸우는 대로 신라를 이긴 것이었습니다.

이 때에 실랏 임금님은 크게 걱정하셔서 제신을 부르시와 백제 막을 묘책을 물으셨는데, 그때에 한 대신이 아뢰기를,

「죽기를 무서워하지 아니하는 장수 한 사람만 있으면 백제를 막을 수 있소」

하였습니다.

한 사람이 죽기를 무서워 아니하고 나가면 다른 군사들도 그를 따른다 는 것입니다.

임금님이나 신하들이나 다,

「참 그렇다, 옳은 말이다」

하고 찬성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러면 누가 나가 죽을꼬?」

하고 임금님이 물으시는 말에는 아모도 대답하고 나서는 이가 없었습니다.

임금님이나 신하들이나 다 그만 긔운이 줄고 낙망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 때에 어떤 소년 하나가

「신이 나가 죽겠소」

하고 나섰습니다. 다들 돌아보니 그는 아직 얼닐곱살밖에 아니 된 화랑(花郞) 황창랑(黃倡郞)이었습니다.

임금님은 대단히 기뻐하셨습니다. 그래서 군사를 주셔서 백제진과 싸호라 하셨습니다.

황창랑은 집에 들어서 그 조부께 하직하였습니다.

「오. 살아서 내 눈 앞에 보이지 말렸다. 네 아비도 나라를 위하야 싸와서 살아 돌아오지 아니하였나리라.」하고 조부는 이 어린 손자를 격려하였습니다.

그러고 어머니께 하직하였습니다. 어머니는 황창랑을 다리고 그 남편의 사당으로 갔습니다. 그러고 이렇게 남편의 신주 앞에 고축하였습니다.

「미망인은 지아비님 영전에 아뢰이나이다. 당신님의 혈육은 길러 이제 임금님의 일로 전장에 나아가게 되었사오니 이 몸이 졌던 무거운 짐을 벗어 놓은 듯, 안해의 도리를 다한 듯 하니이다. 당신님 명명중에 도으시와 당신님 아드님다웁게 싸와죽게 하옵소서.」

이렇게 고축하고는 아들을 향하여서,

「잘도 대답하였어라, 이제 임금님께 바치온 몸이니 시각 지체말고 나가라」

하였습니다.

다음에 황창랑은 혼인한지 얼마 아니된 안해방에 이르러 작별하였습니다.

「우리 부부 인연이 길지 못하여 이제 임금의 일로 아조 떠나게 되니 슬픈 일이라. 내 이제 가면 다시 돌아오지 아니하리니 늙으신 조부님과 어머님을 부탁하노라」 하였습니다.

그런즉 그 새아씨는,

「대장부 세상에 나서 임금님 일로 죽는 일이 어찌 저마다 할 일이오리까. 이 몸이 비록 미거하오나 조부님, 어머님 봉양하옵고 또 복중에 든 당신님 혈육이 천행으로 남자되거든 당신님 뒤를 있도록 양육하오리이다」 하였습니다.

황창랑은 말을 채쳐 전장에 나갔습니다. 죽기를 작정하였으니 무서울 것이 없었습니다. 돌격, 또 돌격, 황창랑이 용감하게 싸우는 바람에 그렇게 약하다고 하던 신랏 군사들이 다 용사가 되어서 며칠 싸움에 신랏지경에 들어온 백젯군사를 다 쳐 물렸습니다.

그러나 죽기를 맹세한 황창랑이라, 승전을 하고 나서도 더욱 깊이 백제 진중으로 들어가 다시 백제 군사 수십명을 목을 버히고 마츰내 백제 군사에게 포위되어서 잡혀 계백장군 앞에 끌려 갔습니다.

계백장군이 보니 황창랑은 아직 이십전 소년이라, 그 용긔와 재주에 놀래여서,

「신라의 국운이 아직도 길리로다, 너 같은 사람이 있음이어」

하고 특별히 살려서, 황창랑이가 버힌 백젯군사의 머리들을 황창랑의 말께 달아, 황창랑을 살려서 돌려 보내었습니다. 용사가 용사를 알아본 것입니다.

황창랑은 할일없이 필마단긔로 밤중에 집으로 돌아 왔습니다.

하인들은, 서방님이 승전하고 살아서 돌아온 것을 보고 기뻐서, 그 어머니께로 가서,

「서방님이 돌아 오셨소」

하고 아뢰였습니다.

그런즉 어머니가 깜짝 놀라며,

「서방님이 돌아오시다니. 어떻게 돌아왔단 말이냐」 하였습니다.

「백젯군사의 머리를 주룽 말께 달고 돌아오셨소」 하고 하인들이 대답하였습니다.

「내 아들은 살아서 돌아올리 없으니 필시 요괴라, 물러가라 하여라」

하고 어머니는 대노하였습니다.

황창랑은 하인들이 전하는 어머니의 말슴을 듣고 한참이나 고개를 숙였다가,

「어머님 처분 지당하시니, 또 싸와 죽으러 나갈 것이오나 이왕 돌아온 길이니 한번 어머님 자안이나 뵈옵고저 하나이다」

하고 아뢰게 하였습니다.

「임금님께 죽으러 나간다 맹세 여쭙고 비록 승전하였다 하더라도, 살아서 돌아오는 자식은 내 자식이 아니라고 일러라」

하여서 어머니는 듣지 아니하였습니다.

황창랑은 또 한번 고개를 숙였습니다.

「그러면 미진한 부탁 있으니 아씨나 잠깐 만나자 하여라」

하야 하인을 보내어 통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회보는 이러하였습니다.

「서방님 떠나신 날이 서방님 제일이라 그날부터 이미 거상을 입었으니, 어떤 서방님이 다시 오시랴. 그러한 서방님께 문열어들일 안해 아니이다 하여라」

이에 황창랑은 대궐과 집을 향하여서 한번 절하고 다시 전장을 향하여서 말을 달렸습니다.

황창랑 다시 싸와서 백제군을 많이 묻지르고, 마침내 잡혀서 계백장군 앞에 끌려 갔습니다.

「한번 용서하여서 살려 주었거든 또 칼을 들고 왔는가?」

계백장군은 이렇게 황창랑을 보고 호령하였습니다.

「이 목숨이 있는 동안 열번이라도 칼을 들고 오겠노라」

황창랑은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마즈막으로 무슨 소원이 없는가. 내 네 용긔와 재조를 아껴 한번 네 소원을, 무엇이라도 들어주리라」

계백장군은 이러한 인물을 죽이기가 아까웠습니다. 황창랑이 원하기만 하면 살려주자는 생각이었습니다.

「계백장군의 목이 소원이오, 그 밖에는 아모 소원도 없노라」

황창랑은 이렇게 대답하였습니다.

계백은 그 뜻을 굽히지 못할 줄을 알고 손소 칼을 들어서 황창랑의 목을 버혔습니다. 그것이 황창랑에게 대한 최후의 우대였으니, 낮은 사람의 칼에 이러한 용사를 죽게하기를 아낀 것이었습니다.

계백은 황창랑이 죽은 연유를 적은 편지 한 장을 써서 황창랑의 말 안장에 달고 또 황창랑의 머리를 함에 넣어 말께 실어서 신랏진중으로 놓아 보내었습니다.

말은 밤도와 달려서 황창랑의 집으로 왔습니다. 집 앞에 와서 말이 크게 소리를 질렀습니다.

「서방님의 말이 돌아 왔소」

하고 하인들은 그 말을 안으로 끌어 들였습니다.

황창랑의 조부와 어머니와 안해가 소복을 입고 뛰어 나왔습니다. 조부가 계백의 편지를 읽었습니다.

어머니는 황창랑의 머리를 품에 품고,

「오 내 아들이여」

하였습니다.

「오, 내 손자여」

「오, 내 지아비님이여」

하고 조부도 안해도 황창랑의 머리를 향하여서 합장하였습니다.

어머니들이어,
안해들이어,
누이들이어,

이것이 우리 조상님네들이 살아가던 법이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거룩하신 임금님의 은혜 속에서 크나큰 일본나라를 지키는 영광스러운 신민이 되었습니다. 옛날에 신라와 백제와 고구려가 한나라가 된 것같이 우리 조선사람도 인제는 내지와 하나가 되어서 꼭 같은 일본나라의 신민이 되었습니다. 천황페하의 적자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이 크신 은혜를 깊이 느껴서 보답하지 아니하면 아니됩니다.

일본의 어머니는 아들을 제 것으로 생각하여서는 아니됩니다. 그것은 임금님께서 맡기심 받은 것으로 알아야 합니다. 아드님을 길러서 임금님께 바치는 것이 어머니의 거륵한 직분입니다. 이러하므로 우리는 임금님의 은혜를 보답하는 동시에 우리와 우리 자손의 복과 영광을 받게 되는 것입니다.

당신의 오빠는 임금님의 것입니다.
당신의 남편은 임금님의 것입니다.
당신의 몸은 임금님의 것입니다.
이것이 일본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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