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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개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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辯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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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많은 希望과 끓는 精誠으로, 이 글을 朝鮮民族의 將來가 어떠할까, 어찌하면 이 民族을 現在의 衰頹에서 건져 幸福과 繁榮의 將來에 引導할까 하는 것을 생각하는 兄弟와 姉妹에게 드립니다. 이 글의 內容인 民族改造의 思想과 計劃은 在外同胞中에서 발생한 것으로서 내 것과 一致하여 마침내 나의 一生의 目的을 이루게 된 것이외다. 나는 朝鮮內에서 이 思想을 처음 傳하게 된 것을 無上한 榮光으로 알며, 이 貴한 思想을 生覺한 偉大한 頭腦와 共鳴한 여러 先輩同志에게 이 機會에 또 한 번 尊敬과 感謝를 드립니다. 願컨대, 이 思想이 사랑하는 靑年 兄弟姉妹의 純潔한 가슴속에 깊이 뿌리를 박아 꽃이 피고 열매가 맺아지이다.

辛酉十一月十一日 太平洋會議가 열리는 날에 春園 識.

民族改造의 意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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近來에 全世界를 通하여 改造라는 말이 많이 流行됩니다. 일찍 歐洲大戰이 끝나고 巴里에서 平和會義가 열렸을 때에 우리는 이를 世界를 改造하는 會議라 하였습니다. 因하여 國際聯盟이 組織되매 더욱 狂悅하는 熱情을 가지고 이는 世界를 改造하는 機關이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큰일에나 작은 일에나 改造라는 말이 많이 流行되게 되었습니다.

改造라는 말이 많이 流行되는 것은 改造라는 觀念이 多數 世界人의 思想을 支配하게 된 標입니다. 진실로 오늘날 新刊書籍이나 新聞雜誌나 演說이나, 심지어 商品의 廣告에까지, 또 日常의 會話에까지 改造란 말이 쓰인 것은 아마도 空前한 現象일 것이외다. 무릇 어떤 觀念이 支配하던 時代가 지나가고 새로운 어떤 다른 觀念이 支配하는 時代가 올 때에는 반드시 人心에 更新이라든지, 改革이라든지, 變遷이라든지, 革命이라든지 하는 觀念이 드는 것이지마는 更新, 改革, 革命, 하는 觀念으로 滿足치 못하고 더욱 根本的이요, 더욱 組織的이요, 더욱 全般的, 滲透的적인 改造라는 觀念으로야 비로소 人心이 滿足하게 된 것은 實로 이 時代의 特徵이라 하겠습니다.

「只今은 改造의 時代다!」하는 것이 現代의 標語이요, 精神이외다. 帝國主義의 世界를 民主主義의 世界로 改造하여라, (……二十一字省略……) 生存競爭의 世界를 相互扶助의 世界로 改造하여라, 男尊女卑의 世界를 男女平權의 世界로 改造하여라……이런 것이 現代의 思想界의 소리의 全體가 아닙니까. 이 時代思潮는 우리 땅에도 들어와 各方面으로 改造의 부르짖음이 들립니다. 그러나, 오늘날 朝鮮 사람으로서 時急히 하여야 할 改造는 實로 朝鮮民族의 改造이외다.

大體 民族改造란 무엇인가. 一民族은 다른 自然現象과 같이 時時刻刻으로 어떤 方向을 取하여 變遷하는 것이니, 한 民族의 한 歷史는 그 民族의 變遷의 記錄이라 할 수 있습니다. 檀君時代의 朝鮮民族, 三國時代의 朝鮮民族, 高麗나 李朝時代의 朝鮮民族, 또는 같은 李朝時代로 보아도 壬亂以前과 以後, 甲午以前과 以後, 이 모양으로 朝鮮民族은 끊임없이 變化하여 내려왔습니다.

우리가 난 뒤 三十年間으로 보더라도 朝鮮이 어떻게나 變하였나. 政治는 말 말고 衣服, 住居, 習慣 等 밖에 드러나는 것 뿐 아니라 우리의 思想의 內容, 感情의 傾向까지 몰라보게 變하여 왔습니다. 男子가 상투를 베고 女子가 쓰게를 벗어버린 것이 어떻게 무서운 變化오니까. 過去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只今도 나날이 變하여 갑니다. 더욱이 再昨年 三月一日 以後로 우리의 精神의 變化는 무섭게, 急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變化는 今後에도 限量없이 繼續될 것이외다.

그러나, 이것은 自然의 變化이외다. 또는 偶然의 變化이외다. 마치 自然界에서 끊임없이 行하는 物理學的變化나 化學的變化와 같이 自然히 우리 눈으로 보기에는 偶然히 行하는 變化이외다. 또는 無知蒙昧한 野蠻人種이 自覺없이 推移하여 가는 變化와 같은 變化이외다. 文明人의 最大한 特徵은 自己가 自己의 目的을 定하고 그 目的을 達하기 爲하여 計劃된 進路를 밟아 努力하면서 時刻마다 自己의 速度를 測量하는 데 있습니다.

그는 本能이나 衝動을 따라 行하여지지 아니하고 生活의 目的을 確立합니다. 그리하고 그의 一擧手一投足의 모든 行動은 오직 이 目的을 向하여 統一되는 것이요. 그러므로 그의 特色은 計劃과 努力에 있습니다. 그와 같이 文明한 民族의 特徵도 自己의 目的을 意識的으로 確立하고 그 目的을 達하기 爲하여 一定한 組織的이요, 統一的인 計劃을 세우고, 그 計劃을 實現하기 爲하여 組織的이요, 統一的인 努力을 함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原始時代의 民族, 또는 아직 分明한 自覺을 가지지 못한 民族의 歷史는 自然現象의 變遷의 記錄과 같은 記錄이로되, 이미 高度의 文明을 가진 民族의 歷史는 그의 目的의 變遷의 記錄이요, 그 目的을 위한 計劃과 努力의 記錄일 것이외다. 따라서 原始民族, 未開民族의 目的의 變遷은 오직 自然한 變遷, 偶然한 變遷이로되, 高度의 文明을 가진 民族의 目的의 變遷은 意識的改造의 過程이외다.

그러면 어떠한 境遇에 改造現象이 생기나. 이미 가진 民族의 目的과 計劃과 性質이 民族的生存繁榮에 適合치 아니함을 自覺하게 되는 境遇이외다. 그 성질로 그 目的을 向하여 그 計劃대로 나가면 滅亡하리라는 判斷을 얻는 境遇이외다. 이러한 自覺과 判斷을 얻는 것부터 벌써 高度의 文化力을 가졌다는 證據니, 그것이 없는 民族은 일찍 이러한 自覺을 가져 보지 못하고 不識不知中에 마침내 滅亡에 들어가고 마는 것이외다. 能히 全民族的生活의 核心을 洞察하여 이 方向의 進路는 滅亡으로 가는 것이외다 하는 分明한 判斷을 얻는 것이 그 民族의 更生하는 첫걸음이외다. 萌芽이외다. 그리고 한 번 이러한 判斷을 얻기는 聰明하게 새로운 目的과 計劃을 定하여 民族生活의 針路를 轉하도록 意識的으로 組織的으로 努力하는 것이 그 民族의 更生하는 唯一한 길이니, 이는 퍽 聰明하고 勇斷있고 活氣있는 民族 아니고는 能치 못할 것이외다.

나는 以上에 民族改造란 것이 民族의 生活의 進路의 方向變換, 즉 그 目的과 計劃의 根本的이요, 組織的인 變更인 것을 暗示하였습니다. 오직 어떤 部分을 改革하거나 候補한다는 것이 아니고, 집으로 말하면 그 앉은 方向과 基礎와 室의 配置와, 構造와 材料를 전혀 새로운 設計에 의하여 다시 짓는다 함이니 비록 낡은 材料를 다시 쓴다 하더라도 그것은 新設計에 맞추어 쓸 만한 것이면 쓰는 것이 될 뿐이외다. 이러므로, 民族의 改造라는 것은 如干한 境遇에 경이 부르짖을 바가 아니니, 아까도 말한 바와 같이 이대로 가면 亡한다 할 境遇에 乾坤一擲의 大決心, 大氣魄으로 할 것이외다. 過去의 歷史로 보건대 一民族의 全生涯(四千年이나 五千年)에 말하여 二, 三次되기가 어려울 것이외다. 靑年다운 生氣가 없이는 到底히 못할 일인 듯합니다. 다음에는 世界歷史上에 民族改造運動의 實例 몇 가지를 들어 더욱 民族改造라는 思想을 分明히 하려 합니다.

歷史上으로 본 民族改造運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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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로 들 것은 古代希臘에 在한 소크라테스. 플라톤 等의 民族改造運動이외다. 當時 希臘은 波斯에 對한 戰勝과 商業의 發展과 文化의 爛熟으로 人民의 利己와 巧詐와 遊佚에 흘러 民族的―卽, 鞏固한 團體生活의 힘이 날로 消耗하여지고, 그 時勢의 産物인 詭辯學派가 一世를 風靡하여 國民道德이 地를 拂하게 되었습니다. <刻印의 準繩 은 自己라>하는 詭辯學派의 標語는 奉公이라든지, 相互扶助라든지 하는 團體生活에는 生命이라 할 道德의 權威를 無視하는 말이외다. 이때에 소크라테스는 <이대로 두면 亡한다>는 飄然한 自覺으로 奮然히 일어나 正義의 實在와 奉公의 德의 權威를 力說하였고, 그의 首弟子 플라톤은 國家中心의 道德을 絶叫하였습니다. 只今에는 소, 플, 兩氏를 哲學의 祖로 傳하지마는 其實 兩氏의 目的은 哲學의 建設이 아니요, 自己네의 사랑하는 國家와 民族의 救濟이외다.

그네의 哲學은 千古에 傳하여 崇仰의 標的이 되지마는 그네가 필생의 精力을 다하여 救濟하려 하던 祖國은 마침내 救濟치 못하고 말았으니 그네의 主觀으로 보면 그네는 生活에 失敗한 사람이외다. 그네의 地下의 靈이라도 祖國은 가고 哲學만 남은 것을 못내 슬퍼하였을 것이외다.

흔히 國家를 바로 잡을 뜻을 가진 자는 그 國家의 政權을 自己의 手中에 掌握하기를 唯一한 길로 압니다. 더욱이 東洋이 그러하고, 더욱이 古代에 그러하였습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國家의 興亡이 政權에 있는 것이 아니요, 政權을 運用할 人物과 政權의 支配를 받을 人物을 包括하는 人民에 있음을 自覺하여, 國家의 運命을 安泰케 하려면 人民의 思想이 健全하여야 한다는 點에 着目하고, 人民의 思想을 改造하려면 그 人民의 次代요, 後繼者인 靑年의 思想을 健全케 하여야 한다는 점에 着目하여 그 一生을 靑年의 敎育에 바쳤습니다. 그는 眞實로 民本主義의 先覺者요, 國民敎育의 先覺者요, 民族改造運動의 先覺者이외다. 孔子나 孟子는 一生에 政權을 救하기에 汲汲하였고 거기 失敗함에 비로소 靑年子弟를 敎育하였으니 그네는 아직 民族改造의 眞實을 自覺하였다 할 수 없습니다.

소크라테스는 每日 아데네 靑年이 많이 모이는 곳에 나타나 닥치는 대로 靑年을 붙들고 그 有名하고 獨特한 對話法을 應用하여, 첫째 그 靑年이 現在에 가진 思想의 그릇됨을 自覺케 하고 正義와 奉公의 槪念을 注入하기로 일을 삼았습니다. 이리하여 每日 一, 二人씩 乃至 十數人씩 接하여서 一生에 아데네의 民衆의 思想을 改造하려하였습니다. 그는 無數한 逼迫과 貧窮의 苦痛을 하고 마침내 毒藥을 마시는 날까지 이 民族改造事業에 盡悴하였습니다. 과연 이 어른은 千古에 儀表가 되어서 마땅한 어른이시외다. 그러나, 이러한 偉大한 人格과, 信仰과, 熱誠을 가지고도, 그 어른의 사업은 失敗에 歸하였습니다. 그가 毒藥을 받고 돌아가심으로 더불어 그의 事業은 끝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의 失敗의 原因이 어디 있을까. 이는 眞實로 큰 問題이외다. 民族改造의 可能 不可能을 決斷할 만한 큰 問題이외다.

그의 失敗의 原因은 <團體事業>이란 것을 깨닫지 못한 點에 있습니다. 民族改造의 事業은 繼續的으로 長久한 歲月과 數多한 人物과 金錢을 要求하는 大事業입니다. 첫째, 繼續的이라는 데는 깊은 뜻이 있습니다. 假領 소크라테스가 一個의 靑年을 救濟하여 新人을 만들었다 합시다. 그 新人된 靑年이 다시 재래의 環境 속에 들어가면, 甚하면 舊에 復하여 버리고 말 것이요, 그렇지 아니하면은 숨은 촛불이 되어버리기 쉬울 것이니 특별히 偉大한 人格者가 아니고는 單獨으로 社會의 풍조를 對抗하고 정복하기를 바라지 못할 것이요, 이러한 特出한 人格者는 民衆의 指導者로 一代에 一, 二人 밖에 나기 어려운 것이외다. 그런즉 多數의 凡常한 新人으로 하여금 그 信을 一生에 保存하고 아울러 그 信의 힘을 發揮케 하려면 新人된 날부터 新人의 環境 속에 처(處)하는 것이 절대로 필요하니, 그 環境이란 다른 것이 아니고 오직 新人만으로 되어 共通한 理想을 가진 强固한 團體외다.

이러한 團體가 있어 惑은 會合으로, 惑은 文字로, 혹惑은 공동한 事業의 經營으로 平生에 서로 刺激하고 서로 協力하여 가는 中에 그 新人들이 新 됨을 잃어버리지 아니할뿐더러 그 思想이 더욱 깊이 뿌리를 박고, 널리 加持를 뻗어 갈 것이외다. 그러므로, 團體를 만드는 것은 改造된 各個人으로 하여금 改造의 環境속에 繼續的으로 處하게 하는데 절대로 必要한 것이외다. 그런 것을 소크라테스는 이 方法을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모처럼 얻었던 同志를 많이 잃어버렸을 것이외다. 플라톤과 같은 高名한 弟子 一人보다 平凡한 弟子 여럿이 民族改造의 目的을 爲하는데는 더욱 重要할 것인데.

또 團體라는 무기를 이용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소크라테스의 事業은 그 勢力이 크지 못하고 또 그 生命이 길지 못하였습니다. 위에도 말한 바와 같이 民族改造의 事業은 아마도 온갖 事業 中에 가장 위대하고 困難한 事業일 것이외다. 그러므로 이 事業을 成就하기에는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힘과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오랜 生命을 가져야 할 것이외다. 그런데 이 두 가지를 얻는데는 오직 團體를 이룸이 있을 뿐이외다.

個人의 生命에는 限이 있는 것이라 오래 살야야 八, 九十이니 三十에 주의가 確立하여 七十까지 活動할 精力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그 기간이 四十年에 不過할 뿐더러 個人이란 언제, 어느 때에 그 뜻이 挫折될는지 모르고, 또는 그 生命도 언제 없어질는지 모르기 때문에 무슨 重要한 思想의 發見이 있거든 그것을 自己以外의 사람에게 傳하여 두는 것이 絶大로 必要합니다.

대개 한 가지 思想의 불꽃은 몇 千年에 하나씩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인데 이것이 한 번 不幸히 꺼지면 이는 人類에게 恢復할 수 없는 永遠한 損失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니, 마치 貴重한 美術品이나 文籍을 盜難이나 火災를 면할 만한 安全한 處所에 看守하여 두는 模樣으로 이러한 貴重한 思想은 아무쪼록 散佚되지 아니하도록 될 수 있는 대로 속히 傳播되고 實現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외다. 이러하는데는 여러 가지 方法이 있습니다. 孔子나 孟子 같은 이는 弟子를 澤하는 方法을 취하였습니다. 釋迦나 예수나 소크라테스도 그러하였습니다. 子恩이나 플라톤이나 기타 近世의 思想家들은 著述의 方法을 취하였습니다. 어떤 이는 돌아다니며 선전 설을 하는 方法을 취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다 思想을 保存하고 선전하는데 必要한 方法이로되, 그 中에 가장 重要한 方法은 團體를 組織함이외다. 예수는 이 方法을 취하여 敎會라는 團體를 세웠고, 그의 弟子들도 잘 그의 뜻을 體하여 敎會를 完成하였습니다.

釋迦나 기타의 宗敎라 하여 오래 살아가고 널리 傳播 된 思想은 다 이 團體라는 무기를 이용한 것이외다. 近代에 이르러 社會學이 發達되며 더욱 團體의 利益됨이 分明히 알려져 온갖 思想의 保存, 宣傳, 實現에 이 무기가 자유로 이용되게 되었습니다. 가령 德體知 三育을 標榜하는 基督敎 靑年會라든지, 禁酒, 禁煙의 同盟이라든지, 모두 이런 것이외다.

團體에 왜 그러한 위력이 있는가. 그것은 네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이미 말한 바와 같이 新思想을 받은 新人으로 하여금 繼續하여 그 環境에 處하여 그 思想을 잃어버리지 않게 함이요, 둘째는 同思想을 標榜하는 數多人이 一團이 되어 言語나 行動이 一致하여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기 때문에 뚜렷이 世上에 드러나서 自然하고 有力한 宣傳의 효과가 있는 同時에 그 團體自身에게도 一種의 自負와 自信이 생김이요, 셋째는 多數人의 能力과 學識과 技能과 金錢을 모두어 個人으로는 到底히 發할 수 없는 偉大한 勢力으로 그 思想의 向上과 現實에 關한 事業을 經營할 수 있음이요, 넷째는 個人의 生命은 有限하되 團體의 生命은 無限하여 永久히 그 思想의 保存, 宣傳, 實現의 事業을 經營할 수 있음이외다. 소크라테스가 만일 이 方法을 採用하였던들 그의 理想인 아데네人의 救濟를 成就하였으리라고 確信합니다.

너무 말이 岐路에 든 듯하나 團體와 내가 말하려던 朝鮮民族 改造運動과는 密接한 關係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張皇한 것을 참고 이렇게 말한 것이외다. 또 소크라테스의 民族改造運動은 그것이 歷史上에 顯著한 첫 實例요, 아울러 당시 아데네의 形便과 소크라테스의 실패失敗한 經路가 퍽 우리와는 因緣이 깊은 듯이 생각됩니다.

다음에 歷史上에 顯著한 民族改造運動의 實例로는 프레드릭大王時代의 프러시아, 뾰뜨르 大帝時代의 아라사와, 인텔리겐치아, 社會主義者等의 아라사에서 한 運動, 日本의 明治維新등이겠습니다. 將次 民族改造의 大運動을 일으키려 하는 우리에게는 이러한 事實이 모두 興味있는 것이지마는 그것을 여기서 一一이 敍述하고 批評할 餘裕도 없고 必要도 없는 것이니, 다만 통틀어서 아라사나, 프러시아나. 日本이 各各 그때 맞추어 民族改造의 運動을 아니 일으켰던들 말 못 되게 衰頹하였을 것과 또 그 民族改造運動이 모두 어떤 意味로 보든지 團體的 事業이었던 것만 主義해 두려 합니다. 그런데 뾰뜨르 大帝, 프레드릭 大王, 明治天皇의 維新이 어찌하여 團體的이겠느냐 하는데 對하여서는 두어 마디 說明이 必要하리라고 생각합니다.

史冊에 紀錄한 것을 보면, 果然 무슨 大帝, 무슨 大王의 單獨的 事業같이 보이지마는, 其實 무슨 大帝나 무슨 大王은 그 事業을 經營하던 團體의 代表者요, 中心人物에 지나지 못하는 것이외다. 가령 日本의 維新史를 봅시다. 明治天皇을 中心으로 木戶, 大久保, 西鄕, 伊籐, 大畏 등等 모든 政治家, 福澤, 森, 新島 같은 新思想家, 敎育家, 加藤弘立, 井上哲次浪, 三宅雪嶺, 德富蘇峰, 高山樗牛 같은 여러 思想家, 學者, 坪內雄藏 같은 文士, 澁澤榮一 같은 實業家, 其他 무릇 新日本을 建設하기에 努力한 有力無名의 無數한 일군이 모두 五個條의 誓文과 敎育勅語를 宗旨로 한 한 團體의 團員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외다.

비록 어떤 特定한 名稱을 가지지 아니하였지마는, 그 中心人物이 마침 國家의 主權者였기 때문에 大日本帝國이라는 國家의 名稱下에 民族改造의 事業을 進行한 것이지마는 그 뜻이 같고 中心人物을 通하여 나오는 命令에 服從하여 組織的으로 民族改造의 大事業을 經營한 點으로 團體事業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외다.

아라사의 인텔리겐치아의 事業은 더욱이 私說團體的色彩가 濃厚합니다. 紙上이나 口頭로 社會改造論을 하여 듣고 싶은 자는 듣고, 하고자 하는 자는 하여야 하는 式으로 到底히 이러한 大事業은 生念도 못할 것이외다. 나는 이제 項을 새로 하여 가지고 우리 朝鮮 近代의 民族改造事業을 論評해서 漸漸 내가 只今 提唱하려는, 아니 차라리 紹介하려는 民族改造運動論에 접근하려 합니다.

甲申以來의 朝鮮의 改造運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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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이 날로 衰頹하여 가는 것을 보고 ‘이래서는 안되겠다’하여 改造할 생각을 가진 이도 꽤 많이 있었을는지 모르되, 事業으로도 남은 것이 없고 言論으로도 남은 것이 없으니, 甲申以前의 일은 말할 수 없습니다. 丁若鏞 先生이 꽤 새로운 생각을 가지셨다 하지마는 나는 아직 그 어른의 글을 읽어볼 機會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른이 或 새로운 思想을 가지셨다 하더라도 書籍을 깨친 것 外에 特히 무슨 事業을 始作한 것을 듣지 못하니 그를 民族改造運動의 第一人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距今 四十四年前 甲申에 金玉均, 朴泳孝 등의 政府改革運動이 있었습니다. 當時 中央․地方 할 것 없이 全國 一切의 政權을 籠絡하던 明成皇后를 중심으로 한 閔氏一派를 들어내고 維新後의 日本의 空氣를 吸入한 新進人物의 손에 政權을 掌握하려는 運動이외다. 이는 丙寅洋擾가 있은 후 十九年, 丙子修護條約이 있은 후 九年이니 ‘洋夷侵犯, 非戰則和, 主和賣國’이라는 大院君의 標語로 意識的으로 徹底한 鎖國政策을 實行하던 말로의 弔鐘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金玉均, 朴泳孝 一派의 運動은 워낙 根柢가 없는 運動이기 때문에 一擊에 失敗되고 말았습니다. 그 根柢란 무엇이냐. 同志되는 人物과 事業의 資金이 될 金錢이외다. 만일 國家의 政權을 잡으면 國庫의 財産이 곧 資金이기도 하려니와 同志되는 人物에 이르러서는 政權을 잡는다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질 것이 아니외다. 그때에 누가 있어 內政을 맡고 外交를 맡고 敎育을 맡고 産業을 맡겠습니까. 누가 國家의 諸般機關을 同一한 步調로 運轉하겠습니까. 그러므로 그네가 政權을 掌握하기보다 먼저 하여야 할 일은 同志요, 同業者 될 일군을 養成하는 것일 것이외다. 그리하여 이만하면 이 同志로 能히 一國을 料理하리라 할 만한 때에 政權을 잡으면 비로소 자기의 理想을 實現도 하였을 것이외다. 그만한 實力이 없이 비록 政權을 掌握하기에, 成功하였다 하더라도 그 理想은 一部分도 實現해 보지 못하고 所謂 三日天下가 되고 말았을 것이외다.

그로부터 滿十個年을 지내어 日淸戰爭이 생기고 그때부터 朝鮮이 完全한 獨立國이 되어 日本의 後援으로 金雄集內閣이라는 第一次內閣이 組織되어 여러新人物로 그 閣員을 삼고 크게 政府革新을 企圖하니, 이것이 所謂 甲午更張이외다. 그러나 制度와 法令은 아무리 새로워도 그것을 運用하는 人物과 그 支配를 받을 人物이 여전히 낡으니 奈何오. 또 마침내 腐敗하고 守舊하는 點으로 多數의 同志와 勢力을 가진 舊派에게 壓倒되어 亦是 三日天下의 悲運을 當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本來 朝鮮사람으로서 美國에 入籍하여 多年 그 나라의 文明의 風潮에 씻긴 徐載弼이 美國市民의 資格으로 外部顧問이 되어 京城에 來駐하매 그의 祖國이던 朝鮮의 更生은 到底히 政府의 改革, 政權의 掌握으로만 될 것이 아니요, 오직 一般民衆의 覺醒에 있음을 깨달아 獨立協會를 일으키니 당시 年少氣銳하고 美國宣敎師와 培材學堂을 통하여 西洋의 文明을 맛본 李承晩, 尹致昊, 安昌浩 등이 協會의 旗下로 모여들어 一邊 演說會를 열며 一邊 獨立新聞을 刊行하여 民衆의 覺醒을 促하니, 이것이 朝鮮서 民族改造運動의 첫소리였습니다. 당시 그네의 主張하던 바는 革舊就新할 것, 西洋文化를 輸入할 것, 階級思想을 打破하고 自由平等의 思想을 鼓吹할 것, 政治上으로는 君主專制나 閥族專制主義를 打破하고 民主主義를 세울 것 등이니, 이는 美國의 感化를 받은 徐裁弼一派의 思想의 當然한 反影일 것이외다. 특히 그 機關新聞인 獨立新聞을 純國文으로 한 것을 보면 그 主腦者들이 어떻게 民主主義的이요, 過激하다 할 만한 革舊就新主義者인 것을 推知할 만하며, 또 民主主義의 鼓吹에는 國民 各個人이 그 國家의 盛衰興亡의 責任을 가진다는 愛國心을 高調하여 朝鮮에서 愛國이란 말이 獨立協會에서 爲始하였다고 할만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當時 執權者가 負촉派를 떨어서 두둘기는 바람에 그만 形跡도 없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母論 그 運動이 民心에 미친 影響이야 不小하지마는 獨立協會自體는 永永 消滅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失敗의 眞因은 결코 執權者의 强壓에 있는 것이 아니요, 協會自體에 胚胎된 것이니, 이제 그 原因을 講究함은 將次를 爲하여 徒勞가 아니리라 합니다.

獨立協會運動의 失敗의 첫 原因은 團結의 鞏固치 못함이외다. 누구든지 우리 主義에 贊成하는 者는 다 오너라 하는 主義로 함부로 줏어 모아 數의 많기를 바람은 朝鮮在來의 團體의 政策이외다. 이리하여 몇 千, 몇 萬의 徒黨을 모은다 하면 一時 보기에는 勢力이 雄壯한 듯하지마는 이는 實로 烏合之衆이요, 모래 위에 세운 집이니 한 번 大打擊이 오매 모두 흩어지고 마는 것이외다. 그러할뿐더러 이렇게 모인 團體는 一時의 群衆心理를 利用하여 一, 二個人의 野心를 滿足하거나 急激한 破壤作用을 하는 데는 效力이 있지마는 着實하고 長久한 事業을 하기에는 不適當한 것이외다. 着實하고 長久한 事業을 經營하는데는 그 團體의 團員이 各各 徹底하게 그 團體의 目的과 計劃을 理解하여 이를 爲하여서는 一心協力하기를 死而後巳하리란 確固한 信念이 있는 것이 必要하니, 理想과 計劃을 徹底하게 理解하는 것이나, 一心協力하는 習性을 作하는 것이나, 確固한 信念을 가지게 되는 것이 결코 一朝一夕에 되는 것이 아니외다. 그러므로 이러한 團體를 만드는데는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오래 두고 意見을 交換하여 그가 同志인 것을 確認한 뒤에야 加入케 하는 것이 必要합니다. 우리 사람들과 같이 아직 團體生活의 訓練이 없는 人民은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하거늘 獨立協會의 會員은 이러한 用意가 없이 모인 것이므로 一擊에 粉碎되고 만 것이외다. 獨立協會의 運動이 失敗된 둘째 原因은 政治的色彩를 가졌던 것이외다. 이 會가 만일 政治的改革을 目的으로 한 政堂이라 하면(아마 當時事情으로 그러할는지 모르지마는) 다시 말할 것이 없지마는 眞實로 民族改造를 目的으로 한다면 政治的色彩를 띠어서는 아니 됩니다. 왜그런고 하면 政治的權力이란 十年이 멀다 하고 推移하는 것이요, 民族改造의 事業은 적어도 五十年이나 百年을 小記로 하여야 할 事業인즉 政權의 推移를 따라 消長할 運命을 가진 政治的團體로는 도저히 이러한 長久한 事業을 經營할 수 없는 것이외다. 어떠한 黨派의 政府, 어떠한 主義․政見을 가진 政府라도 容喙할 理由가 없는 團體라야 能히 어떠한 事業을 하여갈 것이니, 만일 獨立協會가 政治에 대하여 아무러한 干涉이 없이 오직 敎育의 振興事業의 發展, 民衆의 振作 같은 것으로만 目的을 삼았다면 當時의 執權者의 憎惡를 받을 리가 없었을 것이요. 그리하면 自己分內의 일만, 事業만 看看히 進行하였다 하면 今日까지에 莫大한 效果를 生하였을 것이외다. 그러나, 그 會가 오직 政治的事業을 目的으로 한 것이라면 모론 이러한 批評을 할 必要가 없습니다. 다음에 그 會가 失敗된 理由는 人物이 없음이외다. 첫째로 人格과 學識과 能力이 족히 그 運動의 中心이 될 만한 中心人物이 없었고, 둘째는 그 中心人物의 指導를 받을 만한 會員과 그 會의 모든 事務와 事業을 分擔할 만한 事務家, 專門家가 없었습니다. 東洋式 생각으로 보면, 어떤 團體는 그 團體를 거느리는 英雄 하나만 있으면 되는 것같이 생각하지마는, 한 團體가 成立되고 生活하여 가는 데는 三種의 人物이 乏의 三足과 같이 必要한 것이외다. 三種의 人間이란 무엇이뇨. 中心人物 또는 指導者와 專門家와 會員이외다. 指導者와 專門家되기 어려운 것은 누구나 다 알만하지마는 會員되기 어려운 것은 오직 아는 者라야 압니다. 會의 目的과 計劃을 잘 理解하여 그 規則을 잘 服從하여 會費를 꼭꼭 내고, 集會에 꼭꼭 出席하고, 會를 사랑하고 爲하는 會員되기는 如干한 訓練을 받은 사람이 아니고는 어려운 일이외다. 獨立協會뿐 아니라, 이래 朝鮮의 各種團體가 失敗하는 原因의 가장 重要한 것은 그 會員들이 會員될 資格을 가지지 못한 것에 있습니다. 오늘날도 그러하거든 하물며 近三十年이나 前에리요. 이러한 理由로 獨立協會의 事業은 失敗된 것이외다.

그로부터 얼마를 잠잠하다가 다시 十年을 지나 甲申의 日俄戰이 開始되매, 朝鮮에는 無數한 團體가 일어났습니다. 그 중에서 民族改造를 標榜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러한 觀念을 가진 것은 學會라는 이름을 가진 團體들이외다. 가장 먼저 일고 가장 勢力 있던 西北學會를 爲始하여 畿湖學會, 湖南學會, 嶠南學會 같은 것이 있어 敎育을 爲한 遊說, 學校의 設立, 敎科書의 刊行, 機關雜誌의 發行等으로 敎育熱을 鼓吹하였습니다. 이 團體들이 敎育의 必要를 提唱한 點에서 一般의 進步와 새로운 自覺을 하였다 하겠으나, 人物이 乏한 것(指導者․專門家․會員), 政治的色彩를 띤 것(當時의 事情으로는 免할 수 없는 일이라 하더라도), 무엇보다도 團體組織의 要諦를 모른 것 등은 獨立協會와 다름이 없었고, 따라서 그 團體들의 말로도 거의 그와 同功異曲이었습니다.

그네는 아직도 民族의 改造가 朝鮮民族을 살리는 唯一한 길인 것, 그리함에는 敎育이 根本되는 것, 그리함에는 有爲한 人物과 巨額의 資金을 가진 鞏固한 團結이 必要한 것, 이것이 當時에 부르짖던 獨立보다도, 帝國보다도, 政權보다도 必要한 것을 아직도 徹底하게 自覺하지 못하였습니다. 만일 그것을 徹底하게 自覺하였다면 좀더 着實하게, 좀더 緩緩하게 長久한 計劃을 세웠을 것이외다. 그네에게는 朦朧한 自覺과 熱烈한 誠意가 있었으나 透徹한 先見과 着實한 計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힘’을 기를 생각을 하지 못하고 ‘맘’만 있으면 일이 되는 줄 알아, 한갓 躁急하고 한갓 소리를 크게 하였습니다.

그네의 自覺치 못한 것 중에 가장 重要한 것은 民族改造의 大事業을 堪當할 만한 團體를 組織함에는 ‘會員될 자부터 養成하여야 된다’하는 것을 自覺치 못함이외다. 이미 있는 사람 또는 이미 된 사람으로써 能히 이러한 團體를 얻으리라 생각하는 것이 根本的謬見이외다. 改造를 目的하는 團體는 그 會員이 이미 改造된 사람이어야 할 것이니, 마치 禁酒를 宣傳하는 團體를 이루려면 그 團員부터 이미 禁酒한 사람이라야 할 것과 같읍니다. 주정군들이 모여서 술을 먹어가며 禁酒를 한다하면 이런 滑稽는 없을 것이 아닙니까. 그러므로 民族改造와 같은 事業을 目的으로 하는 團體를 이룸에는 그 團體의 組織보다도 그 基礎會員될 者의 더욱 必要하고 困難한 事業이외다.

또 하나 當時의 指導者가 自覺치 못한 重要한 點―이야말로 참으로 根本的으로 重要한 點은, 民族의 改造는 道德性方面으로부터 들어가야만 할 것이다―特別히 朝鮮民族의 衰頹의 原因은 道德的原因이 根本이니, 이를 改造함에는 道德的改造, 精神的改造가 가장 根本이 되는 것이라 함이외다. 이 點을 自覺치 못하고 그네는 오직 新知識의 注入만을 絶叫하였습니다. 이것은 어느 나라든지 新文明의 遂入期에는 免치 못할 일인 듯하지마는, 그네가 朝鮮民族의 衰頹의 根本原因을 道德的腐敗에서 찾을 줄을 모르고 오직 知識의 缺乏에서만 찾으려 한 것은 큰 不聰明, 不自覺이외다. 或은 아직 그러한 時期에 達하지 못한 것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道德的原因을 無始하고 知識만 鼓吹하였기 때문에 드디어 今日까지도 知識만 重히 여기고 道德이란 것을 輕視하는 弊習을 生하게 된 것이외다.

나중에 寡居의 民族改造運動體로 들 것은 靑年學友會이외다. 이 會는 成立되지 一年도 못되어 合倂 때문에 解散을 當한 것이라, 世上에 드러난 功績은 별로 없지마는 그 組織된 法이 以前의 모든 團體의 缺點을 參考하여 거의 理想에 가깝게 된 것으로 보아 新時期를 劃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첫째, 그 會에서는 會員을 極히 愼重히 選擇하여 團結의 第一義를 지켰고, 둘째, 基本金의 積立을 實行하였고, 셋째는 德․體․知의 同盟修鍊을 重要한 目的으로 세워 그 中에는 德育을 高調하였고, 넷째, 政治的色彩를 一切로 띠지 아니하여 純全히 敎育에 의한 民族改造運動을 目的으로 하였고, 맨 나중으로 한 번 작정한 規則을 嚴正히 지키었습니다. 이는 實로 朝鮮의 團體史에는 特筆할 만한 組織法이요, 兼하여 民族改造를 目的으로 하는 團體로는 더욱 그 宣를 얻은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不幸히 不得已한 事情으로 하여 廢絶되어 그 事業의 實績을 볼 수 없이 되었으니 큰 遺憾이외다.

以上에 나는 甲申以來 近四十年間의 朝鮮의 革新運動을 民族改造라는 見地에서 大略으로 批評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運動들이 다 「이래서는 안되겠다」는 것을 自覺하여 무슨 새 方針을 세워야 하겠다는 생각은 가졌다 하더라도 아직 「民族改造가 唯一한 生路다」하는 明確한 自覺과, 「그런데 民族改造는 이러한 主義, 이러한 計劃으로 해야한다」는 具體的意見에는 達치 못하였던 모양이외다(오직 靑年學友會가 그러한 理想을 가졌던 모양이나)

이만하면 내가 提唱(차라리 紹介)하려는 民族改造論의 本論에 들어갈 準備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民族改造는 道德的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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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族改造라 함은 民族性改造라는 뜻이외다. 一民族의 生活은 無數한 部門으로 된 것이니, 그 重要한 者를 들면 政治的生活, 經濟的生活, 文化的生活(宗敎的生活, 藝術的生活, 哲學的生活, 社會的生活)等이외다. 이렇게 그 實生活의 部門이 極히 複雜하지마는 이 모든 生活의 樣式과 內容은 그 民族性의 如何에 依하여 決定되는 것이요, 民族性은 極히 單純한 一, 二의 根本道德으로 決定되는 것이외다.

例컨대, 앵글로색슨族의 自由를 좋아하고 實際的이요, 進取的이요, 社會的인 國民性, 獨逸人의 理智的이요, 思索的이요, 組織的인 國民性, 라틴族의 平等을 좋아하고 感情的인 民族性, 中國人의 利己的이요, 個人主義的 民族性, 이 中에서 앵글로색슨族을 뽑아 봅시다. 그네의 個人生活, 社會生活, 國家生活을 보시오. 어느 點, 어느 劃의 自由, 實際, 進取, 共動 같은 그네의 根本的民族性의 表現이 아닌가.

첫째, 그네의 政治制度를 봅시다. 英國은 世界에 가장 처음이요, 또 가장 發達된 立憲國이니, 自由民權이란 思想은 實로 英國에서 그 源을 發한 것이라 합니다. 그러나, 英國人은 自由를 바라는 同時에 實際를 좋아하므로 佛國人과 같은 空想的 革命을 일으키어 實際에 쓰지 못할 空想的憲法을 세우려 아니하고 또 假定的으로 急激하게 變하려고 아니하고 極히 漸進的으로 人民의 自由를 擴張한 것이외다.

그 結果는, 感情的, 空想的으로 急激하게 理論만으로 보아서는 가장 徹底하게 自由를 主張하던 佛國人 보다도 훨씬 徹底한 自由를 享樂합니다. 그네는 一時에 理想的으로 制定한 憲法도 없습니다. 다 아는 바와 같이 英國憲法은 一條씩 一條씩 주워모은 慣例의 集積에 不過합니다. 그 理論의 徹底함과 條理의 整然함이 도저히 年少氣銳한 靑年들인 中國憲法制定委員의 지은 憲法에 비겨 훨씬 떨어질 것이외다. 矛盾많고 不合理한 點 많기로 英國憲法은 世界에 第一이라 합니다. 그러나 中國의 憲法은 지어놓은 憲法이요, 英國의 憲法은 쓰는 憲法이외다. 英人에게는 쓸 데 없는 것은 眞實로 쓸 데 없게 여깁니다. 이렇게 그네는 甚히 實際的이요, 漸進的이외다. 그네의 要求하는 自由는 理論上의 自由가 아니요, 實用上의 自由외다. 그러한 잡동산이 憲法도 英國의 實用上의 自由를 保障하기에는 넉넉한 것이외다. 그리면서도 英人은 國家로 하여금 自己個人의 自由를 干涉케 아니하리만큼 철저한 個人主義者외다. 그렇지마는 그네는 國家生活, 社會生活, 즉 團體生活이 必要를 알아 奉仕의 精神이 旺盛하므로 그네는 能히 團體를 위하여(國家만이 아니요, 무릇 무슨 團體든지 自己가 屬한 團體를 위하여)自己의 自由를 犧牲합니다. 그 犧牲함이 또 自由의 意思에서 發한 것이기 때문에 自由외다. 이번 歐洲大戰에도 그네는 自願兵으로 싸웠습니다. 政治制度뿐 아니라 宗敎나, 哲學이나, 文學이나, 藝術이 모두 이 自由, 實際, 社會性, 漸進性같은 英人의 根本性格에서 發하지 아니함이 없으니, 假令 英國의 哲學을 보시오. 獨逸人의 것과 같은 完全한 體系나 深奧한 思索도 없고 佛國人의 것과 같은 明快와 新奇한 맛도 없어 그 亦是 不完全한 實際的의 哲學이외다. 特히 哲學의 基礎되는 認識論과 哲學의 中心이라 할 人生哲學, 즉 論理學이 더욱 그러합니다. 理論的으로 보아 不完全하나 實際的으로 보아 쓸데가 많습니다. 實際란 워낙 不完全한 것이 特徵이니까요.

文學과 藝術도 그러합니다. 英文學에는 南歐文學의 艶麗, 芳醇도, 北歐文學의 深刻, 神秘도 없고 그네의 實生活과 같이 平淡하고 自然합니다. 그러나, 英文學은 文學 中에는 밥과 같습니다. 南歐文學을 葡萄酒에 비기고 北歐文學은 윗카(燒酒)에 비기면.

英人의 商業이나 植民地政策도 또한 그러합니다. 그 中에도 植民地政策을 보면 그 住人의 宗敎, 習慣, 其他의 生活方式을 尊重하여 그 自由로운 發達에 맡깁니다. 이것이 또한 그네의 自由의 精神의 發露외다. 그네는 다른 民族의 民族性의 自由를 알아주고 구태여 이것을 자기네의 標準을 따라서 變革하려 아니합니다. 아마 그네는 他人의 性格을 自己의 標準을 따라 變革하는 것이 不可能한 줄을 아는 聰明을 가지기도 하였겠지마는 自己의 自由를 甚히 사랑하는 그네는 차마 남의 自由를 죽이지 못함인 듯 합니다.

또 그네의 植民地를 다스리는 制度를 보건데, 自己네의 本國을 標準하여 徹頭徹尾로 英國의 屬領이라는 標가 나기를 반드시 힘쓰지 않는 모양이요, 다만 實際로 自己의 植民地인 利益을 取하면 그만이라 하는 듯합니다. 마치 커다란 유니온잭 國旗를 그 땅에 달아놓으면 그만이지 구태, 房房谷谷이 家家戶戶이 유니온잭을 그리고, 달고 해야 한다는 徹底한 생각은 아니 가진 듯합니다. 그리면서도 아주 思想的으로 徹底的이요, 組織的이게 母國化하려고 애쓰는 佛國보다 훨씬 有效하게 그 植民地를 母國化하는 功效를 얻습니다. 그네의 植民地는 繁昌하고 그네의 支配를 받는 異民族은 比較的 많은 自由를 享樂하고 그러면서도 그네의 母國은 植民地에서 얻을 利益을 넉넉히 享受합니다. 埃及과 比律賓은 앵글로색슨族의 植民地政策 成功의 好標本입니다. 그리하고 그 成功의 原因 또한 그네의 根本性格인 自由, 實際, 奉仕, 漸進性 같은 精神에서 나온 것이외다

이렇게 英人의 모든 生活과 그 生活의 成敗는 그 민족의 根本性格 또는 根本精神에 基因한 것이외다. 民族心理學의 泰斗 佛國의 碩學 르 봉 博士는 그의 名著 《民族心理學》에, 『言語, 制度, 思想, 信仰, 美術, 文學 등 무릇 一國의 文明을 組織하는 각종 要素는 이를 지어낸 民族性의 外的表現이라.』(民族心理學 第二章 第一節)고 斷言하였으니, 이는 내가 以上에 屢屢이 說明한 바를 가장 簡明하게 結論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머리를 돌려 朝鮮民族의 이처럼 衰頹한 眞因을 찾아봅시다. 朝鮮民族이 어떻게 이처럼 衰頹하였느냐 하는 問題에 대하여 日本人은 흔히 李朝의 惡政이 그 原因이라하고, 西洋人도 그와 같은 뜻으로 Maladministration(惡政)이라 합니다. 이것이 우리 民族의 衰頹의 가장 直接되고 또 總括的인 原因인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조금도 原因을 說明한 것은 아니니 이는 마치 英美가 强盛한 것은 그 善政에 말미암음이라 하는 것이 無意味한 말이외다. 구태 惡政이라 하는 말에 무슨 意味가 있다 하면 그것은 「朝鮮民族의 衰頹의 責任은 그 治者階級―卽 國王과 兩班에게 있다」함일 것이외다. 果然 朝鮮에는 적어도 約 三百年以來로는 儼然히 治者階級이란 것이 있었습니다. 國王과 兩班. 一人의 國王과, 혹은 東西人, 혹은 老小論하는 全民衆의 몇 百分之一에 不過하는 少數階級이 世襲的으로 政治와 敎化를 分擔하여 왔으니, 全民族을 衰頹케 한 直接의 責罪가 그네에게 있는 것은 事實이외다. 政治를 紊亂한 것, 産業을 衰殘케 한 것, 國民敎育을 힘쓰지 아니한 것, 社會 風紀와 人民의 精神을 墜落케 한 直接의 責任者가 彼等인 것은 避치 못할 事實이외다. 더욱이 隣國의 治者階級이 西洋의 新文明을 輸入하여 大更張을 行할 때 그 隣國의 勸誘와 援助가 있음을 不拘하고 때 맞추어 維新의 速度를 行하지 못하여 써 全民族으로 하여금 徹天의 恨을 품게 한 것은 그네의 罪中에도 가장 큰 罪라 할 것이외다. 하지마는 한 걸음 더 내켜 생각하면 이 亦是 全民族의 責任이요, 또 한 걸음 더 내켜 생각하면 이 亦是 民族의 所使이외다. 만일 英人같은 自由를 좋아하는 精神이 있고, 佛人 같은 平等을 좋아하는 精神이 있다 하면 決코 信任치 못할 治者階級을 그냥 두지 아니하였을 것이외다. 또 治者階級인 그네에게도 自由, 平等, 社會性, 進就性이 있었다 하면 決코 朝鮮民族을 이렇게 못 되게 만들지는 아니하였을 것이외다. 治者이던 兩班이나, 被治者이던 一般民衆이나, 그가 가진 墜落한 民族의 犧牲이 되기에는 마찬가지 朝鮮民族이외다. 만일 다시 民族性을 墜落하게 한 責任이 治者階級에 있다 하여 그네를 책망할진대 그러한 治者階級을 産出하고 存續케 한 責任이 또한 一般民衆에게 있다 하여 또 그네를 책망하게 될 것이외다. 그러므로 治者階級이던 兩班에게 民族을衰頹케 한 直接의 責任을 지우더라도 별 수 없는 일이요. 要컨대 朝鮮民族 衰頹의 根本原因은 墜落된 民族性에 있다 할 것이외다. 朝鮮民族 衰頹의 原因이라도 惡政이라는 것이 이미 道德의 腐敗를 聯想케 하는 것이니, 대개 惡政이라 하면 識見이 不足하여 되는 惡政, 즉 爲政者의 動機는 國利民福을 爲함에서 나왔지마는, 知識이 없어서 惡政이 되는 惡政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惡政이라는 이름을 듣는 大部分― 特히 朝鮮民族을 衰頹케 한 惡政의 大部分은 이러한 善意의 惡政이 아니요, 진실도 그 動機부터 惡한 惡意의 惡政입니다. 곧 政事를 行함에 國家와 民生을 爲하여 하지 아니하고 自己 一個人 또는 自己와 利害關係를 같이 하는 一黨派의 利益을 爲하여 하는 惡政입니다. 假令 某가 領議政이 되었다 합시다. 그는 官吏의 任免이나 萬般施政을 國家를 爲)기 보다, 첫째 自己一身의 權勢, 둘째 自己의 親戚朋友의 出世, 세째 自己와 休戚을 같이 하는 老論이나 少論의 權勢를 爲하여 합니다. 따라서 그의 손으로서 나온 모든 公職을 띤 者가 다 이러합니다. 朝鮮의 惡政은 實로 이러한 種類의 惡政이었습니다. 이제 이 惡政者를 道德的으로 分析해 봅시다. 그는 첫째 虛僞의 人이외다. 國事를 擧한다 하면서 私事를 하고 聰俊을 擧한다 하면서 黨與를 擧하고 罪人을 罰한다 하면서 私嫌을 報합니다. 敎化의 머리가 되는 大提學이 반드시 學識과 品格이 빼난 者가 아니며 元帥와 大將이 반드시 武勇과 戰略을 具備한 者가 아닙니다. 何必 例를 古代에 求하리요. 最近으로 보더라도 數萬의 侍衛隊, 鎭衛隊가 國防을 爲하여 있던 것이 아니요, 學部가 敎育을 위하여 있던 것이 아니요, 무슨 大臣 무슨 局長이 國事를 하노라고 있던 것이 아니니 모두가 虛요, 모두가 僞외다.

둘째, 그네는 團體生活의 生命인 社會性 곧 奉仕의 精神이 없었습니다. 만일 公을 爲하여 私를 犧牲하는 精神 즉(卽), 一生의 思, 言, 行이 都是 國家와 民族을 爲함이라는 精神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憑公營私의 惡行을 한 것이외다. 이 虛僞와 私慾 두 가지가 治者로 하여금 그러한 惡政을 行하게 한 것이외다. 虛僞된지라 그네에게 正義가 없고 忠信이 없으며 私慾된지라 그네에게 國이나 民에 對한 愛도 敬도 없는 것이외다. 다음에 一般民衆이 또는 治者階級自身이 이 惡政을 改革하지 못한 原因도 또한 道德性입니다. 그네 中에도 이것이 그릇된 것을 自覺한 자가 있었을 것이외다. 생각도 하고 말도 하고 글도 지었을 것이외다. 論語나 孟子도 決코 虛僞와 私慾을 가르치는 글이 아니니 이것을 외우는 그네의 입에는 殺身成仁이라든지 鞠躬盡瘁[1]이라든지 遏人慾而存天理[2]라든지 忠君愛國이라든지 하는 말도 많이 하였을 것이외다. 그러면서도 이 惡政을 이내 고치지 못한 것은 첫째, 懶惰하여 實行할 精神이 없고 둘째, 怯懦하여 實行할 勇氣가 없고 셋째, 信義와 社會性의 缺乏으로 同志의 鞏固한 團結을 얻지 못한 까닭이외다. 改革의 事業은 空想과 空論으로 될 것이 아니요, 오직 實行으로만 될 것이요. 在來의 政權이나 習慣에 反抗하여 舊를 破하고 新을 建하는 偉業을 그 事業의 性質上 困難과 危險이 많은 것이니, 이를 能히 함에는 偉大한 勇氣가 必要합니다. 또 一國을 改革하려는 偉業은 決코 一, 二個人의 能力이 能히 할 바 아니요, 오직 鞏固하고 有力한 團體로야만 할 것이외다. 그런데 朝鮮史를 보면 흔히 改革者들이 國王이나 宰相에서 一篇의 意見書를 드림으로서 唯一한 方針을 삼고 가장 近代에 比較的 進步한 思想을 가졌다 할 金玉均, 朴泳孝조차 겨우 十數의 同志를 陰謀的으로 糾合함에 不過하였고 일찍 鞏固하고 勢力 큰 大結社에 想到치 못하였습니다. 비록 近年에 이르러 改革을 目的으로 한 여러가지 團體가 있었지마는 내가 前에 말한 바와 같이 그 亦是 鞏固 團結이라 할 수는 없었습니다. 진실로 甲申以來로 三人以上의 團結된 同志가 三個年 以上을 그냥 그 團結을 維持한 것을 듣지 못합니다. 그 原因이 어디 있나, 虛僞, 懶惰, 無信, 社會性의 缺乏에 있습니다. 彼此에 虛僞되니 피차彼此에 믿지 못하고 믿지 못하니 단결(團結)이 안됩니다. 團體生活의 第一要件은 진실로 서로 믿는 것인데 거짓말쟁이 속임군들끼리 모이면 무슨 단결이 되겠습니까. 둘째, 團體란 일하고자 만든 것인데 밤낮 空想과 空論으로만 일을 삼으면 무엇이 되겠습니까? 셋째, 信義가 없이 彼此에 作定한 것을 지킬 줄을 모르고 團體에 對하여 진 義理를 안 돌아보아 서로 미쁨이 없으면 무슨 團結이 되겠습니까. 「背叛」은 實로 朝鮮의 交友史, 團體史를 貫流한 惡德이외다. 이리하여 惡政의 改革을 行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위에 말한 나의 史論이 만일 正確하다 하면 朝鮮民族衰頹의 根本的原因이 道德的인 것이 더욱 分明하지 아니합니까. 곧 虛僞, 非社會的利己心, 懶惰, 無信, 怯懦, 社會性의 缺乏―이것이 朝鮮民族으로 하여금 今日의 衰頹에 빠지게 한 原因이 아닙니까? 英美族의 興旺도 그 民族性의 原因이요, 吾族의 衰頹도 그 民族性의 原因이니 民族의 盛衰興亡이 實로 그 民族性에 달린 것이외다. 그러므로 一民族을 개조改造함에는 그 民族性의 根柢인 道德에서부터 始作하여야 한다 함이외다. 새술은 낡은 부대에 담지 못한다. 부대는 터지고 술은 쏟아지리라. 낡은 재목으로 새집은 짓지 못한다. 더구나 썩어져 무너진 집 재목으로 새집을 지으랴. 짓지도 못하려니와 지어도 다시 무너지리라. 衰頹하던 백성이 그냥 興旺하는 백성이 되지 못하리니 興旺하려면 그 백성부터 새롭게 힘있게 하여야 할 것이외다. 만일 그 썩어진 性格을 그냥 두면 아무러한 努力을 하더라도 虛事가 되고 말 것이니 民族的性格의 改造! 이것이 우리가 살아날 唯一한 길이외다.

民族性의 改造는 可能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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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論文의 上篇에서 民族改造란 可能한 것이라는 뜻을 暗示하였습니다. 特히 소크라테스의 民族改造運動을 論評할 때에 單體事業으로만 하면 民族改造는 可能하다는 確信을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몸소 民族改造運動을 開始하려고 드니 이것이 可能한가 아니한가를 한히 알고 싶어집니다.

前節에 말한 바와 같이, 民族改造란 곧 民族의 性格 즉 民族性의 改造니 民族이란 改造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우리가 本節에서 討論할 問題외다. 前에 引用한 르 봉 博士는 民族的性格과 附屬的性格의 二部가 있다 하여 附屬的性格은 可變的이나 근본적根本的性格은 거의 不可變的이니 오직 遺傳的蓄積으로 遲緩한 變化가 있을 뿐이라 합니다. 크롬웰 時代의 英人과 今日의 英人과는 거의 딴 民族같이 보이지마는, 其實은 그 附屬的性格이 特殊한 大事件․大變動의 影響을 받아 變하였음이요, 그네의 根本的性格에는 거의 아무 變化도 없었다 하고, 또 나뽈레옹 大帝의 從順한 臣民이던 佛人과 바로 몇해前 大革命時代의 不覊自由하던 佛人과는 根本的으로 딴 性格의 民族인 듯하나 其實 專制的으로 支配받기를 좋아하는 族의 根本性格에는 變함이 없다 하였습니다. 그래서 博士는 周圍의 事情, 무슨 大事變, 또 敎育은 어떤 民族의 附屬的性格을 變할 수 있으되, 그 根本的性格을 변할 수는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附屬的性格을一時 變하더라도 얼마를 지나면 다시 根本的性格이 優勝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하고 博士는 根本的性格의 例로 앵글로색슨族의 自由와 自治를 좋아하는 性格, 라틴族의 平等과 被治를 좋아하는 性格等을 들었습니다. 博士의 主張대로 한번 앵글로색슨族의 性格은 아무리 變하더라도 그 自由를 좋아하는 性格은 變하지 못하리라. 그와 反對로 라틴族의 性格은 아무리 變하더라도 平等을 좋아하는 性格은 變하지 못하리라 하게 됩니다.

또 博士는 民族의 性格을 解剖的性格과 心理的性格의 둘로 나눠서, 우리가 흔히 民族性이라고 일컫는 바를 心理的性格이라고 하고 體質의 特徵을 解剖的性格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博士는 一民族의 解剖的特徵의 根本的인 몇가지가 變할 수 없는 모양으로 一民族의 心理的特徵, 즉 民族性의 根本的인 몇 가지도 變할 수 없는 것이라 합니다. 假令, 黃色人種의 皮膚의 黃色 같은 것은 不可變的인 解剖的特徵이외다. 그러나 解剖的特徵에 이렇게 固定不可變한 것이 있다고 거기에서 類推하여 心理的特徵에도 그런 것이 있으리라 함은 한 假說에 不過한 것이라 科學的으로 精確한 證明을 하기는 어렵지마는, 여러 가지 歷史的實例로 보건대, 그것이 眞理인 듯합니다. 博士가 이미 앵글로색슨族과 및 自國人인 라틴族도 예로 들었지마는 일찍 異民族으로서 完全히 同化하여 同一한 性格의 民族을 成하였다는 前例를 보지 못한 것으로 보면 各民族에게는 到底히 變할 수 없는 一個 또는 數個의 根本的性格이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은 듯합니다. 特히 個人心理學上으로 보더라도 各個人마다 解剖的特徵이 있는 모양으로 甲이면 甲, 乙이면 乙되는 個性에 根本的特徵이 있어, 이것은 一生에 變하기 어려운 것을 보더라도 個人의 性格의 總和라 할 만한 民族性에도 變할 수 없는 根本的性格이 있을 것입니다.

만일 그렇다 하면 우리는 一種의 失望에 빠지게 됩니다. 民族性의 改造란 不可能이 아닐까 하는 疑惑이 생깁니다.

만일 民族의 根本的性格도 變할 수 있는 것이라 하면 다시 말할 必要가 없거니와, 르 봉博士의 設과 같이 民族의 根本的性格은 不可變의 것이라 하고, 民族의 改造할 方法을 硏究해 보는 것이 必要합니다.

여기는 두 가지 境遇가 있겠읍니다. (一)根本的性格은 좋지마는, 附屬的性格이 좋지 못한 境遇와, (二)根本的性格 自身이 좋지 못한 境遇와. 그런데 첫째로 말하면 說明치 아니하여도 周圍와 大變動과 敎育의 힘으로 改造할 수 있는 것이 分明하고, 둘째가 가장 어려운 問題이외다. 곧 根本的民族性이 좋지 못하고는 그 民族은 生存繁榮할 수 없거늘, 이것은 到底히 變化시킬 수 없는 것이라 하면 그 民族의 運命은 絶望的일 것이외다. 그러나 亦是 改造할 길이 있읍니다.

根本的性格이 좋지 못한 民族이라고 그 民族의 各個人이 다 좋지 못한 사람일 理는 萬無하니, 그中에도 小數나마 몇 개의 善人이 있을 것이외다.

마치 腐敗한 猶太人中에서 예수 같으신 이가 나시고 그의 使徒들 같은 이들이 난 모양으로. 이 小數의 善人이야말로 그 民族復活의 萌芽이외다. 十人의 善人이 없으므로 하여 소돔城이 天火에 亡하였다는 말도 진실로 意味深長한 말이외다.

이 小數의 善人, 다시 말하면 그 民族의 根本的惡性格을 가장 小量으로 가진 사람들 中에 한 사람이 먼저 「이 民族은 改造해야 한다」는 自覺과 決心이 생깁니다. 그 사람이 自己와 뜻이 똑 같은 사람 하나를 찾아 둘이서 同盟을 합니다. 먼저 自己를 힘써 改造하고, 다음에 改造하자는 뜻이 같은 사람을 많이 모으기로 同盟합니다. 차차 三人, 四人씩 늘어 數千萬의民族中에서 數百 乃至 數千人을 募集하여 한 덩어리, 한 社會, 한 改造同盟團體를 이룹니다. 그러하면 그 團體의 各員은 더욱더욱 修鍊되고, 改造되어 더욱더욱 좋은 사람(文明한 國家의 一公民이 될 만한 德行과 學識, 技能과 健康을 가진 사람)이 되고, 이러한 바른 自覺과 굳은 決心과 오랜 修養을 가진 사람들의 團體이기 때문에 그 團體의 維持와 發展이 썩 잘되어 갈 것이외다. 이에 그네는 아직 個性이 固定되지 아니하고, 그 中 優秀한 少年男女를 뽑아 그 同盟에 加入케하여, 一面으로 그 同盟員의 數를 增加하며, 一面으로 그 團體의 人力과 材力을 充壯케하여 學校, 書籍出版 其他의 事業으로 一般民族에 크게 宣傳하는 同時에 次代의 後繼者인 子女에게 새 理想의 敎育과 環境을 주어서 더욱더욱 新分子, 卽 改造된 個人의 數를 增加케 합니다.

이리하여 十年이나 二十年을 지나면 改造된 個人이 一, 二千人에는 達할 것이니, 그네는 모두 信用과 能力이 있는 人士이겠기 때문에 社會의 樞要한 모든 職務를 分擔하게 되어 自然 全民族의 中樞階級을 成하게 될 것이요, 이리 되면 自然淘汰의 理로 舊性格을 가진 者는 漸漸 社會의 表面에서 淘汰되어 소리 없이 伏하게 되고, 全民族은 이 中樞階級의 健全한 精神에 風化되어 歲月이 가고 世代가 지날수록 民族은 더욱 새로와져 五十年이나 百年後에는 거의 改造의 大業이 完成될 것이외다.

이렇게 意識的이요, 組織的인 方法은 아직 歷史上에 前例가 없거니와, 前에도 말한 바와 같이 무릇 民族改造라 할 만한 事業은 다 이와 類似經遇로 되는 것이니, 革命이라든지, 維新이라든지가 新階級의 出現으로 됨을 보아서 알 것이다.

이제 우리 朝鮮民族에게 民族改造의 原理를 應用하여 봅시다.

첫째 朝鮮民族의 民族性의 缺點은 그 根本的性格에 있는 것인가, 또는 附屬的性格에 있는 것인가를 한 번 생각할 必要가 있읍니다. 問題의 決定되기를 따라 우리의 民族改造事業의 難易가 決定될 것이외다. 그런데, 이 問題를 決定하려면 르 봉博士의 이른바와 같은 朝鮮民族의 根本性格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먼저 찾아보아야 할 것이외다.

우리 民族에 對한 가장 낡은 批評은 山海經에 나온 漢族의 批評이니,「君子國在其北衣冠帶劒食獸使二文虎在傍其人好讀不爭[3]」이라 하였고, 이에 대한 郭璞의 讚에 「東方氣人國有君子薰屛是食彫虎是使雅好禮讓禮委論理[4]」라 하였읍니다. 우리 民族이 異民族에게 처음 준 印象이 「君子」외다. 孔子도 「君子居之라」하여 自國民의 腐敗無道함에 憤慨하여 我族中에 오려 하였읍니다. 「其人好讓不爭」이라 한 것으로 君子인 것을 說明하였읍니다. 好讓不爭이란 것을 現代的觀念으로 分析하면 寬大, 博愛, 禮儀, 廉潔, 自尊等이 될 것이외다.

다시 이 네가지 德目을 한데 뭉치면 郭璞의 山海經讚에 있는 바와 같이 「仁」이 될 것이외다. 그런데 이를 朝鮮民族의 歷史에 參考해 보건대, 仁은 朝鮮民族의 根本性格인 듯합니다. 國際的으로도 일찍 남을 侵略해 본 일이 없고, 또 外國人을 甚히 愛敬하는 性質이 있으며, 民族끼리도 殘忍强暴한 行爲는 極히 적읍니다. 殺人强盜 같은 殘忍性의 罪惡은 現今에도 甚히 적다 합니다.

朝鮮처럼 寬大한 者는 他民族에서는 보기 어렵습니다. 或 누가 自己에게 侮辱을 加하면 흔히 껄껄 웃고 구태여 報復하려 아니합니다. 外國人은 或 이를 怯懦한 까닭이라고 할는지 모르나, 껄껄 웃는 그의 心理는 一種 寬恕와 自尊이외다. 그래서 朝鮮人은 怨讎를 記憶할 줄 모릅니다. 곧 잊어버립니다. 甚至於 自己의 血族을 죽인 者까지도 흔히는 容恕합니다. 그러므로 朝鮮의 傳統이나 文學에 報讎에 關한 것은 極히 적고, 日本民族과 같이 이를 한 美德으로 아는 생각은 조금도 없읍니다.

다음에 朝鮮人은 愛人하는 性質이 많읍니다. 처음 對할 대에는 좀 뚝뚝하고 찬 듯하지마는 속맘에는 極히 人情이 많습니다. 十數年前까지 舍廊에 들어오는 손님이 있으면 알거나 모르거나 宿食을 주어 歡待합니다. 집에는 來客을 爲하여 항상 客糧과, 客饌과, 客草를 準備하고, 家族의 먹는 것은 薄하여도 客에게는 맛나는 것을 주며, 家族은 좀 차게 자더라도 客室에는 불을 많이 땝니다. 옛날의 朝鮮家庭의 하는 일의 半은 실로 「接賓客」이었읍니다. 禮儀를 重히 여기는 것은 吾族의 本來의 特性이외다. 君子國이라는 稱號부터도 禮儀를 聯想케 하거니와 「衣冠帶劒」이라든지, 「好讓不爭」이라든지 하는 말에도 禮儀를 聯想케 합니다. 또 東方朔神異經에, 「東方有人男皆縞帶玄冠女皆采衣恒恭坐而不相犯相譽而不相毁見人有患投死救之蒼卒見之好癡名曰善人[5]」이라 한 것이 있음을 보아 어떻게 古代 吾族의 禮儀를 崇尙한 것을 알 것이외다. 또 後漢書에 夫餘人의 禮儀 있음을 評하여 「飮食用俎豆會同拜爵洗爵揖讓升降[6]」이라 하였고, 또 三國志에 馬韓을 評하여, 「其俗行者相逢皆住讓路[7]」라 하였읍니다. 이렇게 禮儀를 崇尙하는 本性이 있었으므로 李朝의 黨爭도 거의 禮文의 解釋이 그 原因이 되었으며, 現今의 朝鮮人도 禮儀를 崇尙하는 風이 많으니, 우리 나라를 禮儀之邦이라 한 것은 참으로 適評이라 하겠읍니다. 그러면 禮儀란 무엇이요, 規律에 服從하여 秩序를 지키는 것이외다. 規律 밑에는 極히 順服한다는 뜻이외다. 禮儀란 곧 義외다.

또 朝鮮人은 廉潔하였읍니다. 또 三國志에 「其人性愿慤少嗜慾有廉恥[8]」라 하였읍니다. 政丞으로서 客主집 한 방을 빌려서 留宿한 이가 있고, 決코 남을 爲하여 무슨 일을 할 때에 物質的報酬를 論하지 아니하였읍니다. 金錢을 貪하는 것은 朝鮮人의 가장 賤히 여기던 바이외다. 只今은 世降俗末하여 金錢收入의 多少도 人物을 評價하게 되었지마는, 옛날 朝鮮人은 金錢이라는 말을 하기도 부끄러워하였읍니다. 그러나 그러한 精神은 아직도 남아서 무슨 일에나 月給이라든지 報酬를 論하기를 恥辱으로 압니다.

또 朝鮮人은 甚히 自尊心이 많읍니다. 近代에 一部 拜明輩가 漢族의 文化에 沈醉하여 崇禎紀元後를 쓰면서도 一般民衆은 漢人을 「되놈」이라 하고 「오랑캐」라 하여 우리보다 훨씬 떨어지는 者로 여기도록 그처럼 自尊心이 많읍니다. 어떤 美國人이 ○○事件後에 救濟米를 얻으러 온 朝鮮人들이 모여 선 것을 박은 寫眞을 보고 아아 朝鮮 사람은 尊大하다고 評하는 것을 보았읍니다. 果然 우리 사람의 앉음앉음, 걸음거리, 말하는 모양, 어떻게나 尊大합니까. 「점잖다」는 말은 우리가 사람의 品格을 稱讚하는 데 가장 많이 쓰는 말이외다.

또 自尊이라는 觀念中에는 自主라 獨立이란 觀念이 恒常 附隨합니다. 歷史를 보면 朝鮮에는 일찍 封建制度가 施行되어 본 일이 없읍니다. 三韓時代나 三國初에도 無數한 小國이 있었지마는 그것이 다 完全한 獨立國이었었고, 大國의 滅함을 받을지언정 그 附屬은 아니 되었습니다. 唐과 新羅의 關係 같은 것은 一種 外交的政策關係요, 新羅가 唐의 支配를 받은 일은 없었으며, 李氏朝鮮 時代에도 名義上 明․淸兩朝의 正朔을 받았다 하나, 그것은 一片의 形式이요, 그 事實上 支配를 받은 일은 없었읍니다.

그리고 一般民衆의 生活을 보더라도 獨立․自主의 氣風이 많읍니다. 朝鮮에는 一人의 支配下에 萬人이 服從하는 大家族制나 農奴制는 施行된 적이 없었고, 조그마한 집일망정 各各 제 집에서 제가 벌어 먹기를 좋아합니다. 只今도 그 氣風이 남아 利益이 많은 남의 雇傭보다도 利益이 적은 獨立한 營業을 좋아합니다. 이 自主를 好尙하는 氣風은 朝鮮人의 生活의 各方面에 드러납니다. 그러나 山海經은 우리 朝鮮 사람을 그릴 때에 오직 이 仁한 方面만 볼 뿐이 아니요, 또 그 武勇한 方面도 보았읍니다. 「衣冠帶劒」이라 하니, 그는 점잖은 衣冠을 하고, 武勇의 劒을 찼습니다. 이뿐 아니라 後漢書에도 우리를 評하여, 「夫餘其人麤大疆勇而謹厚不爲寇鈔.... 行人無晝夜好歌吟音聲不絶[9]」이라 하였고, 또 東沃沮를 記하여, 「.....人性質直强勇便持予戰......」이라 하였습니다. 또 滿人이 우리 民族을 부르는 가장 最古의 稱號로서의 夷字는 双大双弓이라 하여, 大弓을 가지고 다니는 者라는 뜻이외다. 이렇게 우리 民族의 本性은 武勇하였습니다. 오직 後漢書에 말한 바와 같이 「謹厚不爲寇鈔」하여 麤大彊勇하면서도 君子國이란 稱讚을 듣는 것입니다.

다음에 朝鮮人의 性質은 基히 快活합니다. 여기 引用한 글에도 「好歌吟音聲不絶」이라 하였으니, 그네의 사는 곳에 音樂이 끊이지 않는단 말이요. 三國志에 馬韓의 俗을 評하여, 「常以五月田竟祭鬼神晝夜酒會群會聚歌舞舞輒數十人相隨蹋地爲節[10]」이라 하고, 또 後漢書에 長韓을 評하여, 「俗喜歌舞飮酒鼓瑟」이라 하고, 三國志에 高句麗를 評하여, 「其民喜歌舞國中色落暮庭夜男女群聚相就歌戱」라 하였습니다. 이는 滿人이 古代의 우리 民族을 評한 것이어니와 우리 自身이 보더라도 우리는 퍽 快活한 民族이외다. 朝鮮人은 樂天的이라 그는 웃을 줄을 알되, 울거나 努하거나 陰沈한 態度를 取할 줄을 모릅니다. 朝鮮人처럼 弄談과 장난을 좋아하는 者는 드물 것이외다. 朝鮮人은 決코 帝國主義的 軍閥主義的國民은 되지 못합니다. 宗敎的으로 우는 民族, 哲學的으로 陰沈하게 思索하는 民族도 되지 못합니다. 朝鮮人은 現實的, 藝術的으로 웃고 놀고 살 民族이외다. 그러면 朝鮮民族의 根本性格은 무엇인고. 漢文式觀念으로 말하면 仁과 義와, 禮와, 勇이외다. 이것을 現代式用語로 말하면 寬大, 傳愛, 禮義, 禁慾的(廉潔), 自尊, 武勇, 快活이라 하겠습니다. 具體的으로 말하면 朝鮮民族은 남을 容恕하여 怒하거나 報復할 생각이 없고, 親舊를 많이 사귀어 物質的利害觀念을 떠나서 愉快하게 놀기를 좋아하되 社交的이요, 禮儀를 重히 여기며 自尊하여 남의 下風에 立하기를 싫어하며, 物慾이 淡한지라 齷齪한 맛이 적고 悠長한 風이 많으며, 따라서 商工業보다 文學, 藝術을 즐겨하고, 恒常 平和를 愛好하되 一旦 不義를 보면 「投死救之」의 勇을 發하는 사람이외다.

이제 그 反面인 缺點을 보건대 寬大․博愛하므로 現代國民이 가지는 排他的愛國心을 가지기 어려우니, 그러면서 四千年來 能히 國家를 維持한 것은 그의 自尊心과 武勇性이 있음이외다. 그의 性이 廉潔한지라 異民族의 領土를 侵略할 野心이 없을뿐더러, 致富之術이 拙하여 저 三國時代를 보더라도 美術의 發達은 當時 世界에 冠이 될만하면서도 商工業의 發達은 보잘 것이 없었습니다. 또 禮儀를 崇尙한느 反面은 眞情의 流露를 沮害하여 虛僞에 흐르기 쉬우며, 自尊心이 많음은 指導者의 指導에 順從함을 絶對要件으로 하는 鞏固한 團禮의 組織을 못하게 하는 原因이 되고, 그의 樂天的이요, 現實的인 本性은 그로 하여금 彼岸의 樂園을 求하는 宗敎나 深奧한 哲學的 思索이나 科學的探究에 對한 努力을 輕視하게 하였습니다. 朝鮮民族을 今日의 衰頹에 끌은 原因인 虛僞와, 懶惰와, 非社會性과, 및 經濟的衰弱과 科學의 不振은 實로 이 根本的民族性의 半面이 가져온 禍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 民族性 그것이 惡한 것은 아니니, 이것은 우리 民族의 타고난 天禀이라, 어디까지든지 發揮하여야 할 것이외다. 그러므로 우리의 改造할 것은 朝鮮民族의 根本的性格이 아니요, 르 봉 博士의 이른바 附屬的性格이외다. 그러할진댄 우리의 改造運動은 더욱 可能性이 豊富하다 할 것이외다. 이에 나는 民族性의 改造 可能하다 함과 特히 朝鮮民族性의 改造는 可能할뿐더러 容易하다 함을 斷言합니다.

民族性의 改造는 얼마나한 時間을 要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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民族性의 改造는 可能하다 함과 特히 朝鮮民族性의 改造는 容易하다 함을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씩 始作하여 언제나 그 많은 民衆을 다 改造해 놓을까, 언제나 二千萬이나 되는 民族을 改造하여 文明하고 富强한 生活을 하게 할까 함을 생각하면 누구나 茫然한 생각이 날 것이외다. 그래서 或은 무슨 지름길이 없을까, 이렇게 힘드는 길 말고 갑자기 잘 살게 되는 길이 없나 하고 무슨 異蹟的인 길을 찾고자 합니다. 이는 個人이나 民族이나 勿論하고 不幸한 境遇에 處한 者의 흔히 가지는 心理외다. 그러고 이는 病的心理이외다. 假令, 極히 가난한 사람이 富하기를 願한다 하면 그는 刻苦와 勤勉으로 蓄積하리라는 생각보다도 무슨 僥倖으로 猝富가 되려고 합니다. 그래서 或은 金鑛을 찾으러 다니고, 或은 米豆를 하러 다닙니다.

그렇지마는 金鑛이나 米豆로 所願하는 猝富가 되는 者는 萬에 하나도 드문드문 일이외다. 나머지 九千九百九十九人은 一生을 虛慾만 따르다가 마침내 貧한 대로 죽고 말게 됩니다. 그네가 勤勉蓄積의 길을 잡았다면 一生에 먹으리만한 財産은 다 가질 수가 있었을 것이어늘. 그러나 猝富는 或 이러한 僥倖으로 될 수 있지마는 學者나 偉人은 決코 僥倖으로 될 수 없고, 오직 刻苦와 勤勉으로만 되는 것이외다. 그런데 民族의 盛衰는 猝富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요, 學者나 偉人이 되는 것과 같은 것이외다. 제가 道德을 닦고, 知識을 배우고, 個人과 社會의 生活을 改良하고 富를 蓄積하므로 되는 것이지, 決코 남의 도움이나, 一時的僥倖으로 되는 것이 아니외다. 講和會議나, 國際聯盟이나, 太平洋會議는 朝鮮人의 生活改善에는 아무 關係가 없는 것이외다. 設使, 朝鮮人의 生活의 政治的獨立에 달렸다 하더라도 그 政治的獨立을 國際聯盟이나 太平洋會議가 小包郵便으로 付送할 것이 아니외다. 政治的獨立은 一種 法律上手續이니, 이는 獨立의 實力이 있고, 時勢가 있는 때에 一種의 國際上의 手續으로 承認되는 것이지, 運動으로만 될 것이 아니외다. 우리는 過去의 쓰라린 經驗으로 이 貴한 眞理를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다시 救援을 우리 밖에서 求하는 愚를 反覆하지 아니할 것이요, 우리는 目的을 僥倖에서 達하려는 穉를 反覆하지 아니할 것이외다. 이제부터 우리가 根本的으로 할 일은 正經大道를 取한 民族改造요, 實力養成이외다. 朝鮮人이 各個人으로, 또 一民族으로 文明한 生活을 經營할 만한 實力을 가지게 된 後에야 비로소 그네의 運命을 그네의 意見대로 決定할 資格과 能力이 생길 것이니, 그때에야 同化를 하거나, 自治를 하거나, 獨立을 하거나, 또 世界的意義를 가진 大革命을 하거나, 그네의 意思대로 自處할 것이외다. 그러므로 朝鮮人의 命運改善에는 決코 民族改造를 除한 外에 아무 지름길도 없는 것이외다. 다시 말하면 唯一한 지름길이 곧 民族改造이외다. 부질없이 다른 僥倖의 지름길을 찾다가는 한갓 歲月만 더 虛費하고 힘만 더 消費할 뿐이외다. 언제까지나 우리는 이 幼穉하고 못생긴 「僥倖」을 바라는 생각을 버리지 아니할 것인가.

이제부터 本題에 들어가 朝鮮民族改造에 걸리는 時間을 硏究해 봅시다. 硏究의 順序上 個人의 性格改造上에 걸리는 時間을 생각해 보는 것이 必要하겠습니다. 民族改造란, 結局은 그 民族을 組成한 各個人의 改造의 問題이니까. 一個人의 性格改造의 紀元은 改造해야겠다는 自覺의 瞬間에서 始作한 것이외다. 自覺이 있으면 그 다음에는 新性格의 根本이 될 思想을 찾을 것이니, 그것을 찾는 동안이 한참 될 것이외다. 흔히 생각하기를 思想만 찾아 내서 제 것을 만들면 性格은 改造될 것으로 알지마는 決코 그런 것이 아니외다. 毋論 思想을 찾는 것이 根本이 되지마는 思想은 建築으로 말하면 그 設計圖에 不過한 것이외다. 設計圖만 있다고 집이 되지 아니하는 것과 같이 新思想만 있다고 新性格이 되는 것은 아니다.

思想이란 理智的이외다. 性格이란 情意的이외다. 思想은 理智的인 고로 一瞬間에 理解할 수 있지마는, 性格이란 情意的習慣인 故로 그것을 造成함에는 徐徐한 蓄積作用을 요구要求하는 것이외다. 假令, 부지런해야겠다하는 思想을 얻는다 합시다. 부지런이라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날 것, 일어나서는 꼭꼭 時間을 定해 놓고 그날에 하기로 豫定한 職務를 다할 것 等을 內容으로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理智로 아는 것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요, 理智를 情意의 力으로 옮겨 實行하고, 實行하여 一日, 二日, 一年, 二年, 實行하는 동안에 그만 堅固히 부지런하게 되어야 이에 비로소 부지런한 性格을 이루었다 하는 것이외다. 그러므로 한 사람이 부지런한 性格을 가지려면 적어도 一個年의 努力이 必要하다 합니다. 世上에는 부지런해야 한다는 知識을 가지 者가 많지마는 부지런한 性格을 가진 者는 적습니다. 왜 그런가요, 實行과 努力으로써 부지런한 習慣을 이루지 아니한 까닭이외다.

부지런이란, 一例를 들어 性格造成의 經路를 說明하였거니와, 무릇 性格의 造成은 知識에서 實行, 反復實行을 通하여 習慣을 成하는 經路를 밟아야 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國民敎育의 中心인, 性格造成의 敎育인 修身敎育과 訓鍊은 一言以蔽之하면 선량한 習慣을 造成하는 것이지, 道德的知識을 注入하는 것이 아니외다. 各學校에서는 아직 이 「善良한 習慣造成」이라는 眞意를 理解하지 못하여 修身敎育이란 것이 오직 道德的知識을 注入함으로써 滿足하는 듯합니다. 倫理學者가 決코 善良한 性格者가 아니외다. 假令 淸潔, 秩序, 正直, 勤勉, 活潑 같은 普通敎育에서 力說하는 德目을 봅시다. 아무리 淸潔이 좋다는 理論을 하더라도 나라다 양치하고, 洗手하고, 沐浴하고, 掃除하고, 때묻은 옷 안 입는 것을 反復實行하여 그것이 習慣이 되지 아니하면 性格에는 아무 補益이 없을 것이외다.

또 精神的인 活潑의 氣象도 實地로 여러 사람 사이에 나서서 뛰어, 제 재주와 기운을 발표하고, 滿人中에 나서서 큰소리로 제 뜻을 主張하는 일을 여러 번 反復하여 그 習慣을 이루는 實行이 없고는 活潑이란 것이 性格이 될 수는 없는 것이외다.

이렇게 一個人이 어떤 思想으로서 自己의 性格을 改造함에는 反復實行하여 習慣을 造成하는 時間이 必要한 것이니, 德目의 種類를 따라 그것이 性格이 되는 時間에 各各 長短이 있을 것이외다. 假令 淸潔의 習慣이나, 物各有所 事各有時의 秩序의 習慣 같은 單純한 性質의 것은 意識的으로 一年만 努力하면, 卽 反復實行하면 足할 것이로되 愛人如己라든지 忠誠이라든지, 言行一致라듣니 하는 高尙하고 複雜한 德目의 性格을 이루도록 하기에는 一生의 反復實行으로도 오히려 不足할 것이외다. 孟子의 所爲 「七十從心所慾不踰矩[11]」 라 함은 自己가 願하는 모든 德目이 七十年不斷의 努力과 實行에 모두 習慣을 이루어 모두 自己가 願하는 德目이 習慣을 만든다는 점이외다. 「言則易行難」이란 이러한 뜻이니, 個人의 人格의 力은 오직 이러한 모든 習慣에서만 發하는 것이지 知나 言에서 발하는 것이 아니외다

民族性의 改造도 上述한 原理에 벗어나는 것이 아니니, 그 改造되는 經路는 이러할 것이외다.

  • (一) 民族 中에서 어떤 一 個人이 改造의 必要를 自覺하는 것
  • (二) 그 사람이 그 自覺에 의하여 改造의 新計劃을 세우는 것.
  • (三) 그 第一人이 第 二人의 同志를 得하는 것
  • (四) 第 一人과 第 二人의 第 三人의 同志를 得하여 이 三人이 改造의 目的으로 團結하는 것. 이 모양으로 同志를 增加할 것
  • (五) 이 改造團體의 改造思想이 一般民衆에게 宣傳되는 것
  • (六) 一般民衆 등에 그 思想이 討義의 題目이 되는 것
  • (七) 마침내 그 思想이 勝利 하여 그 民衆의 輿論이 되는 것. 즉 그 民衆의 思想이 되는 것
  • (八) 이에 그 輿論을 代表하는 中心人物이 나서 그 思想으로 民衆의 生活을 指導하는 것
  • (九) 마침내 그 思想이 絶對的眞理를 作하여 討議圈을 超越하여 傳染力을 生하는 것
  • (十) 마침내 그 思想이 理知의 城을 脫하여 正義的인 習慣의 城에 入하는 것을 通過하여 드디어 民族性改造의 過程을 完成하는 것이외다

第 一人의 自覺이 생기므로부터 第 三人을 얻어 團體를 成하기까지가 가장 困難한 時代요, 또 其間에 一定한 限界가 없는 時代외다. 그러나 한번 團體를 成하여 計劃이 確立하기만 하면, 이에 改造事業의 基礎는 成하는 것이니, 이로부터 一種有機的生長의 經路를 밟아 長成하는 것이외다.

다음은 宣傳時代이니, 여기 두 가지가 있어 서로 의지하고 서로 도와 나가는 것이라 그 中에 하나를 缺할 수도 없는 것이외다. 두 가지란 무엇이뇨, 同志의 結合과 思想의 宣傳이외다. 많은 同志를 얻으려면 思想의 宣傳이 根本이 되고, 思想의 宣傳을 힘있게 하려면 또한 많은 同志가 필요한 것이니, 同志가 많이 있어야 입이 많고, 손이 많고 몸이 많고 돈이 많아 宣傳의 方面이 더욱 넓어질 것이요 동시에 많은 同志의 結合한 團體 그, 물건이 모든 것 中에 가장 有力한 具體的宣傳機關이 되는 것이외다

그런데 여러 千萬의 民衆에게 一種의 重要하고 複雜한 思想을 宣傳하는 것도 퍽 많은 努力과 歲月을 要하는 일이요, 그 民衆의 輿論의 指導者가 될 만한 數의 同志를 結合하는 것이 더구나 많은 歲月과 努力을 要할 것이외다. 改造의 對象이 되는 民衆의 數가 많을수록 歲月은 더 오랠 것이요, 그 民衆의 文化의 程度와 腐敗한 程度의 如何를 따라서 또한 事業의 難易가 決定될 것이며, 기타 實力의 大小, 外國의 事情등 여러 가지 複雜한 事情으로 그 要求하는 바 努力과 歲月이 各各 다를 것이외다. 朝鮮內地의 人口 一千七百萬, 이를 저 中國의 그것에 비기면 二千五分之一强에 不過합니다. 또 血統과 言語와 性情의 點으로 보더라도 朝鮮人은 極히 單純하여 저 中國이나 印度와 같은 많은 差別이 없으며 宗敎나 階級도 統一的生活을 하는 障碍가 될만한 것은 없습니다. 아마 中國이나 印度의 民族改造는 심히 어려울 줄 압니다. 차라리 中國이라, 印度라 하여 그것을 各各 一民族으로 보고 改造事業을 하는 이보다 그것을 惑은 地方 惑은 言語 惑은 宗敎 등을 標準으로 여러 部分에 나누어서 제가끔 改造事業을 行하는 것이 便하리라 합니다. 그러나 上述한 바와 같이 朝鮮은 極히 單純한 一民族으로 性情과 言語와 生活의 目的이 單一하므로 改造하기에는 가장 根本的인 便宜되는 文字로 보더라도 朝鮮文字는 印刷의 不便은 있으되 學習의 容易가 있어 그 便利함이 比할 데가 없습니다.

이제 이러한 모든 便宜를 基礎로 하고, 改造에 要하는 時間을 槪算하여 봅시다. 그런데 이것은 가장 더디게 될 것으로 보고 하는 것이외다. 그러면 改造의 團體가 생기므로부터 그 思想이 全民族의 輿論的思想이 되기까지 大略 얼마나한 歲月을 要할까.

이것을 決定하는 데는 먼저 全民族의 輿論을 支配하기에는 어떠한 條件이 必要할까 하는 問題를 決定함이 必要하외다. 어떤 思想이 全民族의 輿論을 支配하기에 가장 決定的인 條件은 그 民族의 知識階級의 半數以上― 더욱 正確하게 말하면 그 民族의 民族的生活의 모든 機關을 運轉하는 階級의 半數以上이 이 思想의 贊成者됨이외다. 그네가 만일 思想의 所有者일 뿐만 아니요, 아울러 實行者이면 더욱 有力하고 各個의 實行者뿐이 아니요 , 이것으로 目的한 한 團體로 뭉친 것이면 比할 데 없이 有力하게 것이외다.

그런즉 우리의 民族的生活의 모든 機關을 運轉하는 知識階級은 大槪 얼마나 하면 될까요?

民族生活의 모든 機關이라 하면 政治機關, 經濟機關, 敎育機關, 各種의 民族結社 (Free Association), 宗敎機關, 其他 學術, 藝術 등 모든 것이외다. 더 仔細히 말하면 政治家, 官士, 商工業者, 敎師, 牧師, 學者, 文士, 藝術家, 新聞記者, 地方有志등을 知識階級이라 하겠습니다. 이 階級 民族의 文化程度가 向上될수록 全民族에 대한 比例가 클 것이지만, 每 千名에 一人씩 잡으면 足히 文明한 民族生活을 經營할 수 있으리라 합니다. 그러면 우리 全人口을 千七百萬치고 萬七千人, 三十年後에 二千萬이 될 셈쳐서 二萬人 卽 二萬人의 代表가 될 만한 知識階級이 生기면 朝鮮民族은 넉넉히 文明하고 富强한 民族生活을 經營할 수 있는 것이니, 그 中에서 一萬人以上의 改造者를 가진다 하면 改造思想으로 하여금 全朝鮮民衆의 輿論이 되게 할 수 있는 것이외다.

그런즉 結局은 얼마나한 歲月이면 一萬人의 改造同盟者를 얻을까 하는 問題외다.

만일 第一年에 二千人을 얻는다 하고 各人 每年에 一人의 同志者를 求한다면, 第二年에는四千人이 될 것이요, 第三年에는 八千人이 되어 二를 公差로 하는 幾何級數로 增加될 것이니, 第七年에 一千二百八十人이 되고, 第九年에는 五千二百二十人이 되고, 第十年에는 一萬二百四十人이 될 것이외다. 思想의 傳播가 幾何級數的이라 함은 社會心理學의 한 法則이외다. 그러나 同志의 選擇을 극히 嚴重히 할 것, 同志中에 死亡, 除名, 其他의 事故가 있을 것 등을 酒量하여 넉넉히 잡고, 그 時間을 三倍로 하여 三十年에 一萬人을 얻는다고 보면 가장 確實하리라고 생각합니다.

惑, 中間에 內部의 瓦解나 政府의 解散命令의 厄을 當함이 없을까 하는 憂도 있으려니와, 會員의 選擇의 愼重과 規則의 嚴守, 特히 規則을 犯하는 者는 한 번도 容恕함 없이 除名하는 方法으로 內部의 瓦解를 防杜할 수 있고, 또 絶對的으로 政治와 時事에 關係함이 없고, 오직 各 個人의 修養과 文化事業에만 從事하므로 政府의 解散을 當할 念慮가 없을 것이외다. 그러므로 規則의 嚴守와 政治와 時事에 不干涉함과 이 두 가지로 이 改造團體의 生命을 永遠히 할 수 있을 것이외다.

이렇게 三十年에 一萬人의 改造同盟자를 얻었다 하면 어떠한 結果가 생길까.

그네는 道德的으로 人格의 完成을 目的삼아, 惑은 三十年, 惑은 二十年, 惑은 十年을 除名을 當하지 않고 修養한 者니, 虛位도 없고, 瀨惰도 없고, 巧詐도 反覆도 없고, 怯愉도 없고, 眞實하고, 勤勉하고, 信義 있고, 勇斷 있고, 社會性 있는 一萬일 것이외다, 또 그네는 知的으로 人格의 完成을 目的한 者니 一種以上의 學術이나, 技藝를 修學하였을 一萬人일 것이외다, 또 그네는 體育으로 人格의 完成을 目的한 者니 人의 職務를 堪當할 만한 健剛한 體格을 가진 一萬人일 것이외다. 또 그네의 貯蓄 으로 生活의 經濟的獨立을 目的한 者니, 自己의 衣食住에는 근심이 없는 一萬人일 것이외다. 그리고 그네는 自己個人의 改造만 目的하지 아니하고, 全民族의 改造도 目的한 者이기 때문에― 이 神聖한 主義로 數十年間 修養하고 努力한 者이기 때문에 公益性과 團結心이 풍부할 것이외다. 이러한 性格을 가진 사람들은 自然히 社會의 各方面에서 樞要한 地位를 占領하였을 것이 아닙니까.

그뿐더러 그네는 文化事業을 目的한 者이기 때문에 만일 每人이 平均 二十圓씩을 내어 여러 가지 사업의 基金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萬人이며 二十萬의 基金을 가졌을 것이요. 만일 學校나 其他 特別한 事業의 新設을 위하여 每人 平均 百圓씩을낸다 하면 百萬圓을 얻을 것이외다. 이에 비로소 敎育事業이나, 出版事業이나, 其他의 民衆敎育機關을 創設도 하고 維持도 할 實力이 생길 것이외다.

그러나 萬名을 얻음이 民族改造의 完成이 아니라, 이에 民族改造의 基礎가 確立함이니 정말 民族改造事業의 本業은 이에서 시작할 것이외다. 卽 이로부터 各部會는 勿論이요 面面 村村에 學校와 講習所와 賭書縱談所와 娛樂場, 體育場을 세우고, 各種의 大學과 專門學校와 圖書館 博物館, 學術硏究機關등을 세우고 書籍出版事業을 盛大히 하며 美術館, 演劇場, 會館, 俱樂部 같은 것을 三十道 各地에 세우며 또 産業方面으로 그러하여 朝鮮民族으로 하여금 道德的으로나, 知識的으로나 經濟的으로나 體格으로나, 社會 의 各種事業으로나 가장 文明하고 가장 優秀한 民族을 만들어 안으로는 幸福을 누리는 人民이 되게 하고, 밖으로는 世界文化에 貢獻하는 民族이 되게 함이 改造事業의 完成이라 할지니, 그러므로 이는 十五年, 百年, 二百年의 永久한 事業이외다. 이 事業에는 끝이 있을 것이 아니라, 朝鮮民族으로 하여금 永遠히 새롭게, 젊게 하기 위하여 永遠한 改造事業을 永遠히 繼續할 것이외다. 나는 믿거니와 이 改造의 原理와 方法은 오직 朝鮮에만 適用할 것이 아니요, 실로 天下萬民에게 適用할 것이니, 中國人의 復活도 오직 이 길을 通하여야 얻을 것이외다. 그네가 革命을 百千番하고 孫文, 顧維均, 王正延이 아무리 革命과 外交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中國人의 救濟는 오직 民族改造運動者에게서만 찾을 것이라 합니다.

改造의 內容

[편집]

나는 上篇에서 民族改造의 意義를 說하고, 中篇에서 民族改造의 可能을 說하였습니다. 그러하는 中에 自然히 改造思想의 內容과 方法도 斷編的으로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民族을 改造한다니 어떤 모양으로 改造한단말인가 하는 改造思想의 內容과, 그 改造를 어떠한 方法으로 하겠는가 하는 方法에 對하여 多少 具體的으로 系統的으로 말할 必要가 있습니다.其實 上, 中 兩篇에 말한 것은 지금부터 말하는 것의 序論이라 할 만한 것이외다. 그러면 내가 말하는 民族改造란 朝鮮民族을 어떤 모양으로 改造하잔 말인가. 이것을 說明하는 데는 먼저 否定의 方法을 取하여 民族改造란 이것도 아니요, 저것도 아니라는 것을 說明하는 것이 가장 便하리라고 생각합니다.

世界思潮의 影響을 입어 近來 朝鮮思想界의 民族이나 社會에 대한 思想分類의 範疇가 흔히 民主主義 對 帝國主義, 資本主義 對 勞農主義의 二雙에 分한 듯합니다. 그래서 各個人의 思想傾向을 論할 때에도 이것을 標準으로 하는 모양이외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民族改造主義는 이 範疇中에 어느 것에 屬한 것도 아니요, 또 어느 것을 특히 排斥하는 것도 아니외다. 이 改造主義者中에는 帝國主義者, 資本主義者도 있을 수 있는 同時에 民主主義者, 勞農主義者도 있을 수 있는 것이외다. 이런 것은 政治組織에 관한 것이니, 改造主義에는 아무 相關이 없는 것이외다. 改造主義者의 唯一한 主張은 朝鮮人이 帝國主義者가 되든지, 民主主義者가 되든지, 또는 資本主義者가 되든지, 勞農主義者가 되든지를 勿問하고, 오직 그 무슨 「……者」될 사람의 人生을 改造해야 한다 함이외다. 다시 말하면 現在 朝鮮의 性格을 改造한 뒤에야 健全한 帝國主義者도 될 수 있고, 民主主義者도 될 수 있고, 勞動主義者나 資本主義者도 될 수 있는 것이지, 이 改造가 없이는 아무 改造主義者도 될 수 없이 오직 劣敗者될 뿐이라 함이외다. 信用할 만한 德行, 職務를 堪當할 만한 學識이나 技能, 自己의 衣食住를 얻을 만한 職業의 能力, 이런 것이 없이야 무엇이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이 改造主義는 사람의 바탕을 改造하여, 그 主義가 무엇이며 職業이 무엇이든지 能히 文明한 一個人으로 文明한 社會의 一員으로 獨立한 生活을 經營하고 社會的 職務를 負擔할 만한 誠意와 實力을 가진 사람을 만들자 함이외다. 또 改造主義는 主義自身이 어떤 宗敎도 아니요, 또 旣成의 어떤 宗敎에 特別히 加擔하는 者도 아니외다. 同時에 어떤 宗敎를 排斥하는 者도 아니외다. 耶蘇敎人도 可, 天道敎人도 可, 儒敎人도 可, 無宗敎人도 亦可외다. 오직 改造된 者라야 耶蘇敎人이라도 참말 耶蘇敎人이 되고, 佛敎徒라도 참말 佛敎徒가 될 것이외다.

다음에 이 改造主義는 政治에 對하여 아무 干涉이 없습니다. 이 主義者中에는 政治家도 나리다, 改造主義로는 同志인 者로도 政治的 意見으로는 몇 가지로도든지 다를 수가 있습니다. 더구나 改造主義의 團體自身은 永遠히 政治에 參與할 것이 아니외다. 그는 永遠히 오직 改造主義의 團體로 民衆敎育事業을 爲하여서만 힘쓸 것이외다.

그러면 이 改造主義의 內容은 무엇인가. 各 사람으로 하여금

  • (一) 거짓말과 속이는 行實이 없게,
  • (二) 空想과 空論은 버리고 옳다고 생각하는 바, 義務라고 생각하는 바를 부지런히 實行하게,
  • (三) 表裏不同과 反覆함이 없이 義理와 許諾을 鐵石같이 지키는 忠誠되는 信義있는 者가 되게,
  • (四) 姑息, 浚巡 등의 怯儒를 버리고 옳은 일, 作定한 일이어든 萬難을 무릅쓰고 나가는 者가 되게,
  • (五) 個人보다 團體를, 즉 私보다 公을 重히 여겨, 社會에 대한 奉仕를 生命으로 알게(이상 德育方面),
  • (六) 普通常識을 가지고 一種以上의 專門學術이나 技藝를 배워 반드시 一種以上의 職業을 가지게(以上 知育方面),
  • (七) 勤儉貯蓄을 向하여 生活의 經濟的 獨立을 가지게(以上 經濟方面)
  • (八) 家屋, 衣食, 道路 等의 淸潔 等, 衛生의 法則에 合致하는 生活과 一定한 運動으로 健康한 體格을 所有한 者가 되게,

함이니, 이것을 다시 줄여 말하면 德․體․知의 三育과 富의 蓄積, 社會奉仕心의 涵養이라할 수 있습니다. 朝鮮民族中에 이러한 사람이 많게 하여 마침내는 朝鮮民族으로 하여금 참되고, 부지런하고, 信義 있고, 勇氣있고, 社會的 團結力 있고, 平均하게 富裕한 民族이 되게 하자함이외다. 不幸히 現代의 朝鮮人은 이와 反對이외다. 虛僞되고, 空想과 空論만 즐겨, 懶惰하고 서로 信義와 忠誠이 없고, 臨寫에 勇氣가 없고, 利己的이어서 社會奉仕心과 團結力이 없고 극히 貧窮하고, 이런 意味로 이 改造는 朝鮮民族의 性格을 現在의 狀態에서 正反對方面으로 變換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改造主義者가 생각하기에 現代의 朝鮮民族性을 그냥 두면 個人으로나 民族으로나 劣敗者가 될 수밖에 없으니, 이를 救援하는 것은 오직 그 反對方向을 가리키는 改造가 있을 뿐이라 합니다.

이제 나의 말하는 民族改造의 根本은 懋實과 力行의 思想이외다. 위에 말한 여덟 가지도 통틀어 말하면 懋實과 力行 두 가지에 括約되는 것이외다.

懋實이란 무엇이나 거짓말을 말자, 속이는 일을 말자, 말이나 일에 오직 참되기를 힘쓰자 함이요, 力行이라하 함은 空想을 말자, 空論을 말자, 옳은 일이라고, 하여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였거든, 말하였거든, 곧 行하기를 힘쓰자 함이외다. 이 두 가지야말로 千萬古에 亙하여도 變할 수 없는 人類의 道德中의 根本道德이니, 實과 行이 없이 무슨 道德이나 있을 수가 없는 것이외다. 따라서 一個人의 生活의 成敗도 여기에 달리고, 一民族, 一國家, 其他 모든 團體의 成敗도 이 實과 行이 있고 없기에 달린 것이외다.

예컨대, 一個人에게 懋實力行의 德이 없다 합시다. 實이 없으매 그는 거짓말쟁이요, 詐欺師일 것이니, 世上은 그를 信用치 아니할 것이외다. 信用이 없으니 그는 商人도 못되고, 官吏도 敎師도 못되고, 洞里의 일이나, 家庭의 일조차 할 수가 없을 것이외다. 진실로 信用은 社會活動하는 者의 生命이니 信用은 道德의 結果中에 代表되는 者이외다.

또 行이 없으매 그에게는 이루어지는 일이 하나도 없을 것이외다. 그는 工夫가 좋은 줄을 생각도 하나, 말도 하나, 實地로 工夫를 하지 아니하므로 學識이 있어질 날이 없고, 그는 勤儉貯蓄을 말도 하고 생각도 하나, 實地로 아무 事業도 하지 아니하므로 그에게는 事業의 成功도 富의 蓄積도 없을 것이외다. 따라서 이렇게 信用 없고 事業 없는 자의 할 일은 僥倖을 바라는 投機事業이나, 挾雜이나, 詐欺나, 구걸이나, 또는 盜賊밖에 없을 것이외다.

現在 朝鮮人의 知識階級이란 者들의 行動을 보면 어떠합니까. 果然 두터운 信用을 가지고 正當한 職業에 盡悴努力하는 者가 얼마나 됩니까. 實業界면 米豆取人이나, 株式取人이나, 그렇지 아니하면 鑛山 其他에도 各方面으로 僥倖을 바라는 挾雜的釣名, 漁利的事業에 從事하고, 그렇지 아니하면 누워서 天桃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浮浪者的 人物이 많지 아니합니까

우리 中에 누가 큰 信用을 가진 者입니까. 누가 큰 事業을 이룬 者입니까

朝鮮民族이 懋實力行의 道德이 缺乏한 것은 지내온 歷史의 結果를 보면 알 것이외다. 내가 이렇게 함은 自己民族의 缺陷을 暴露하기를 즐겨 그러함이 아니라, 우리의 缺陷을 分明히 알므로 다시 살아날 길을 分明히 찾아내자 함이외다.

첫째, 朝鮮人끼리 서로 信用이 없습니다. 外國人은 信用하면서도 自國人은 信用치 못하는 奇現象이 있습니다. 멀리는 말 말고 李朝史를 보건대 서로 속이고, 서로 疑心하고, 猜忌하고 謀陷한 歷史라 하겠습니다. 李朝史와 같이 完人이 없는 歷史는 아마 드물 것이니 名望 있는 人物中에 臥病終身한 사람이 몇 사람이 못됩니다.

또 現在로 보더라도 朝鮮人中에 萬人의 信望을 一身에 集하였다 할 만한 人物이 없고, 모두 疑心을 받는 者들 뿐이외다. 이는 서로 거짓말을 하고 서로 속이는 行實을 하기 때문에 서로 信用치를 못함이니, 이러므로 큰 團體的 事業을 經營할 수가 없는 것이외다. 團體的 事業은커녕 서로 믿는 親舊도 얻기가 어려운 形便이외다. 또 團體로 보더라도 虛僞를 崇尙하는 책망을 免치 못합니다. 金錢으로나, 人物로나, 아무 實力도 없으면서도 무슨 큰 實力이나 있는 듯이 虛張聲勢를 합니다. 甚한 者는 表面에 드러내인 目的과 裏面의 眞動機가 判異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므로 世上에서도 이러한 團體를 信用하지 아니합니다. 그래서 「저것이 其實은 무슨 目的으로 생겼나」또는 「저것이 저렇게 떠들지마는 몇 날이나 갈 터인가」합니다.

또 民族的으로 보더라도 朝鮮民族은 결코 他民族中에 信用 있는 民族이 아니외다(……十五子省略……). 李朝末葉 몇 十年間의 韓國政府의 外交는 거의 전부 虛僞와 詐欺의 外交이었습니다(……九十三子省略……).

여기서 民族信用을 失墜함이 多大합니다.

다음 西隣인 漢族에게 朝鮮民族의 信用을 失墜한 最大한 原因은 人蔘 장사와 假志士들이외다.

한 原因은 人蔘 장사와 假志士들이외다. 무릇 中國方面에서 商業을 經營하는 吾人은 十에 八, 九는 漢人을 속이기로 長技를 삼아 이것을 한 자랑으로 아는 傾向이었습니다. 말똥을 淸心丸이라고 팔았다는 말은 中國에 在한 朝鮮商人의 商略을 說明하는 말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가장 詐欺를 代表함은 紅蔘 장사니, 그네는 滿洲蔘을 松蔘이라고 속이고, 十圓짜리면 百圓짜리라고 속여 참말 非人道的暴利를 貪합니다. 그 밖에 近年에 鴉片장사가 많이 생겨 이 亦是 政府를 속이고 人民을 속여 不義의 暴利를 貪하는 者인데, 넓은 中國에 朝鮮商人이라고 이러한 紅蔘 장사, 鴉片 장사뿐이니, 民族의 羞恥가 이에서 더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런 것은 下級人民의 所爲라 하여 寬大한 漢人의 容恕하는 바도 되려니와 近年의 多數의 自稱 愛國志士, 亡命客輩가 中國의 高官과 富豪에게 哀乞하여 詐欺的으로 金品을 얻는 者가 漸漸 增加하여 民族의 信用을 아주 떨어뜨리고 만 것은 實로 慨嘆할 일이외다. 또 美國人의 吾族에 대한 信用은 어떠한가. 그 亦 말이 아니니, 朝鮮에 와 있는 宣敎師들이 朝鮮人을 信用치 않는 것도 事實이어니와 美國에 在留하는 同胞가 또한, 或은 惡意로, 或은 幼稚한 愛國心으로 거짓말과 속이는 일을 짐짓 行하므로 信用을 잃은 것도 많고, 그 中에도 上海를 經由하여 渡美하는 同胞들이 비록 事勢는 不得已하다 하더라도 國籍을 속여 거짓 旅行券으로 가며, 或은 財産을 속여 없는 學費를 있다고 하는 등으로「朝鮮人은 거짓말쟁이」라는 失望하는 評을 하게 됩니다. 그보담도 知識階級인 人士들이 自國의 弱點을 안 보이려는 생각으로 흔히 거짓말을 하나니, 이것이 民族的信用을 잃는 가장 큰 原因이 되는 줄을 알면 누구나 다 戰慄할 것이외다. 그러나, 아마도 우리의 民族的信用을 가장 잃게 하는 것은 모든 일에 虛張聲勢하는 病일 것이외다. 아무 實力도 없으면서 소리만 크게 내는 虛僞일 것이외다마는 나는 이에 對하여 차마 仔細하고 具體한 例를 들지 못합니다. 이렇게 朝鮮人으로, 안으로 自己네끼리도 서로 믿지 못하고, 밖으로 異民族間에도 信用을 잃어버렸으니, 이러고 어찌 살리요. 살게 되는 날은 朝鮮人끼리 서로 믿게 되고 異民族에게 信用을 받게 되는 날이니, 이러하려면 虛僞 없는 工夫를 始作하여 全朝鮮人으로 하여금 眞實한 人民을 만드는 수 밖에 없을 것이외다.

人類生活의 가장 安全하고 有利한 方式이 團體生活인 것은 다시 말할 것도 없거니와 團體生活을 可能케 하는 根本動力은 그 단체의 各員間의 信賴니, 이것이 없으면 團體가 成立될 수가 없을 것이외다. 그런데 信賴는 어디서 생기나. 虛僞가 없고 眞實함에서 生기는 것이외다. 그러므로, 一民族의 興亡盛衰는 그 民族의 各員의 眞實與否에 달린 것이니, 眞實하면 그 民族은 굳은 團結이 이루어지는 同時에 그 民族의 異族에게 받는 信用도 클 것이외다. 그러므로, 民族의 改造는 반드시 懋實에 始한다 함이니, 虛僞의 罪의 代價가 滅亡인 것과 德의 報償이 更生인 것을 따끔하게 自覺할지어다. 이렇게 個人으로나 民族으로 信用이 없는 데다가 모두 空想과 空論뿐이요, 實地로 行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아무 이루어 놓은 일이 없습니다. 近來에 名望있다는 人士를 例를 들어 보시오. 그네가 무엇으로 名望을 얻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 中에 가장 名望이 많은 者가 愛國者입니다. 우리는 數十人의 名望 높은 愛國者들을 가졌거니와 그네의 名望의 基礎가 무엇인지를 찾아 보면 참으로 虛無합니다. 다 그렇다고 하는 것은 아니나, 大部分은 虛名입니다. 그네의 名望의 唯一한 基礎는 떠드는 것과 監獄에 들어 갔다가 나오는 것과 海外에 漂泊하는 것인 듯 합니다. 나는 이곳에서 이러한 말을 좀 仔細히 하고 싶지마는, 여러 가지 事情으로 그러할 自由를 못 가진 것이 恨입니다. 愛國者들뿐이 아니라, 지금 社會에 名士라는 稱號를 듣는 이들로 보더라도 그네의 이 名稱은 아무 事業的根據가 있는 것이 아니니, 우리 名士의 一大特徵이 一定한 職業을 안 가진 것임을 보아 알 것이외다. 或 志士라 하여 그의 뜻이 可尙하다 하므로 名士가 됩니다. 그래서 그 사람 생각이 좋다고 稱讚하거니와 뜻이 좋다, 생각이 좋다 하는 것이 아무 稱讚할 거리가 되지 못하는 것이니, 만일 그가 아직 修學中에 있는 靑年이라 하면 그 뜻이나 생각 좋은 것이 將來의 좋은 事業할 것을 指示하므로 稱讚할 거리가 되지마는 紳士라든지 名士라는 말을 듣는 者로서 뜻이 좋다, 생각이 좋다는 것을 唯一한 稱讚으로 아는 것은 그 稱讚받는 者의 羞恥로 알 일이외다. 그런데 우리 名士는 흔히 뜻이 좋고, 생각이 좋다는 名士가 아닌지. 사람의 生命은 일에 있습니다. 일이란 職業이외다. 職業으로만 오직 사람이 제 衣食住를 얻는 것이요, 제가 맡은 國家와 및 社會의 職業을 다하는 것이니, 일을 아니하는 者는 國家나 社會의 罪人이외다. 그러므로 뜻이 좋고 생각이 좋은 것은 그것이 일로 實現되어 나오기 前에 아무 所用도 없는 것이외다. 그러므로 사람을 批評하는 標準은 그의 하여 놓은 일뿐이니, 이것을 두고는 다른 標準은 없는 것이외다.

或, 轗軻不遇라 하여 때가 돌아 오기를 기다린다 하고 浮浪者가 되는 것을 一種의 美德으로 알지마는 이것은 가장 잘못된 道德的批判이외다. 中庸에 이르기를 道者不可須臾離也라 하였거니와, 道라는 것은 人生의 職務라는 뜻이니, 人生이 살아 있는 동안 一時一刻도 그 職務를 떠날 수는 없는 것입니다. 職務란 곧 職業을 社會의 見地에서 본 名稱에 不過하는 것이외다. 뜻이 좋고 아무 일도 아니하는 것은 空想이라 하고, 말만 좋고 아무 일도 아니하는 것을 空論이라 하나니, 空想과 空論은 懶惰한 자의 特徵입니다. 그런데 空想과 空論은 朝鮮名士의 特徵이외다. 이를 民族的으로 보더라도 朝鮮民族은 적어도 過去 五百年間은 空想과 空論의 民族이었습니다.

그 證據는 五百年 民族生活에 아무 것도 남겨 놓은 것이 없음을 보아 알 것입니다. 科學을 남겼나, 富를 남겼나, 哲學, 文學, 藝術을 남겼나, 무슨 자랑될 만한 建築을 남겼나, 또 領土를 남겼나, 그네의 生活의 結果에는 남은 것이 하나도 없고, 오직 松虫이 모양으로 山의 森林을 말짱 벗겨먹고, 河川의 물을 말끔 들이마시고, 蕩子 모양으로 先代의 精神的, 物質的 遺産을 다 팔아 먹었을 뿐이외다. 義州에서 釜山, 會寧에서 木浦에 이르는 동안의 벌거벗은 山, 마른 河川, 무너진 堤防과 道路, 쓰러져 가는 城壘와 都會, 게딱지 같고 돼지우리 같은 家屋, 이것이 五百年 懶惰한 生活의 산 證據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眞實로 近代朝鮮 五百年史는 民族的事業의 記錄이 아니고, 空想과 空論의 記錄이외다. 저 李氏朝鮮史의 主流인 黨爭도 또한 空想과 空論으로 된 것이니, 따라서 李朝史에 나오는 人物은 大部分 空想과 空論의 人物들이외다. 그래서 그네의 名望은 그 이루어 놓은 事業으로 傳하는 것이 아니요, 그네의 言論과 文章으로 傳할 뿐이외다. 만일 言論과 文章을 業으로 삼는 者라 하면, 言論, 文章만 世에 傳하는 것이 마땅하지마는 一國의 宰相이나 守令方伯으로서 그렇다하면 이는 眞實로 怪變이외다. 甚至於 壬辰, 丙子之役 같은 興亡이 攸關한 大事件에도 當時의 當國者들은 軍備나 産業에 努力하기보다 義理가 어떤둥, 어느 大將의 門閥이 어떤둥, 詩가 어떤둥하여, 或은 義州의 行在, 或은 南漢의 蒙塵에 空想과 空論만 일삼았습니다. 眞實로 近代朝鮮史는 虛僞와 懶惰의 記錄이외다. 過去에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現在의 朝鮮人도 그러합니다. 우리가 보는 電燈, 水道, 電信, 鐵道, 輪船, 道路, 學校 같은 것 中에 朝鮮人이 손수 한 것이 무엇 무엇입니까.

敎育을 떠들고, 産業을 떠들지마는 敎育機關 中에 朝鮮人의 손으로 된 것이 三, 四의 高等普通學校가 있을 뿐이요, 産業機關이라고 資本을 總合하여도 一千萬圓도 못되는 구멍가게 같은 銀行 몇 개가 있을 뿐이외다. 이것이 모두 空想과 空論뿐이요, 行함이 없는 까닭이니, 朝鮮人은 언제까지나 이 懶惰를 繼續하려는가요. 만일 奮然히 이것을 버리지 아니하면 그 命運은 滅亡 밖에 없을 것이외다. 그러므로 우리는 行하기를 力하자, 卽 力行하자, 누구나 한 가지씩의 職業을 가지자.

그리하여 그 職業을 부지런히 하자 하므로 民族改造의 根本則을 삼아야 합니다. 이에 나는 우리가 懋實과 力行으로써 民族改造의 根本則을 삼을 것을 말하였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새로 改造하려는 民族性의 根本을 實과 行에 두자 함이외다. 그 밖에 모든 道德은 이 實과 行에 基礎하여 建設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더 實과 行과 同程度로 高調할 것이 있으니, 그것은 社會奉仕心이외다. 全에 改造八原則의 第五號에 揭載한 것이외다. 個人보다 團體를, 卽 私보다 公을 重히 여겨 社會에 對한 奉仕를 生命으로 알게 하자 함이외다. 이것이 利己心의 反對되는 것은 明瞭하거니와 家族이나, 私黨이나, 親友 같은 것도 또한 私외다. 그런데 朝鮮人은 아직 社會生活의 訓練이 없어 그 愛護의 情이 미치는 範圍가 家族, 朋黨을 超越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自己一身이나, 一家의 利害를 爲하여 社會의 利害를 不顧하는 수가 많습니다. 이래서는 안되니 적더라도 그 愛護의 範圍를 民族까지에 擴大할 것은 甚히 緊要합니다. 社會奉仕의 길은 둘이 있으니, 一은 사회에 益 있고 害 없는 職業을 擇함이요, 二는 모든 團體生活에 忠實함이외다. 慈善事業이나 所謂 公益事業을 하는 것만이 社會奉仕인 줄 아는 것은 잘못이외다. 이는 資本主義的 社會組織에서 有産階級만 할 수 있는 일이니, 대개 世上에서 말하는 慈善事業이나, 公益事業은 많은 金錢이나 時間을 自己의 利害와 아무 關係없는, 純全히 남을 爲한 事業에 내는 것을 이르기 때문이외다. 참 뜻의 社會奉仕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니, 假令 農夫가 五穀의 培養에 從事하는 것, 工匠이 有用한 器具를 製作하기에 從事하는 것, 敎師가 靑年子弟의 敎育에 從事하는 것 等의 職業自身이 이미 社會奉仕를 意味하는 것이외다. 무릇 社會의 存立에 必要한 職業(직업)에 從事)하는 者는 모두 社會에 奉仕하는 者니, 그러므로 社會奉仕의 第一要件은 社會가 要求하는 職業을 가짐이외다. 職業이 없이 社會奉仕를 說하는 者가 있다 하면 그는 空論을 하는 者이외다.

社會奉仕의 둘째 길은 모둔 團體生活에 忠實함이라 하였습니다. 前에도 屢次 말한 바와같이 人類의 生活은 團體生活이니, 各 個人의 生活을 分析하면 여러 가지 重重한 團體生活이외다.

實例를 들면 一個人은 첫째 國家라는 團體의 一員이겠습니다. 다음에는 道, 俯, 郡, 面 같은 行政) 自治團體의 一員이겠고, 그가 宗敎의 信徒면 어떤 宗敎團體의 一員이겠고, 또 그가 學生이나 敎員이면 그 敎育團體의 一員이겠고, 其他 個人의 性情과 職業의 方面을 따라, 혹은 政治團體, 經濟團體, 敎育團體, 學術團體, 修養團體의 一員일 것이외다. 文化가 向上할수록, 生活의 內容이 複雜할수록, 團體生活의 必要와 種類가 느는 것이니, 이 團體生活을 잘하는 것이 生存에 適者인 者의 特徵이외다. 그런데 團體生活에 忠實하다 함은 무슨 뜻인가, 一言以蔽之하면 그 團體의 規約, 즉 法을 遵守함이요, 다시 양언하면 그 團體의 維持와 發展의 逆動이 되는 金錢上의 負擔(則 納稅(납세), 會費등)에 忠實할 것, 集會에 잘 出席할 것, 그 團體를 實體로 運用하는 指導者의 指導에 順從할 것, 그 團體를 내 것이라고 舍廊하는 情을 가질 것 등이겠습니다. 指導者라 하면 國家면 元首, 會면 會長같은 것이니, 指導者를 잘 擇하는 것과, 擇한 指導者에게 잘 順從하는 것은 眞實로 團體生活에 極히 重要한 것이니. 指導者를 바로 擇할 줄 모르는 民衆도 團體生活에 成功할 資格이 없는 同時에 指導者의 指導에 順從할 줄 모르는 民衆도 團體生活에 成功할 資格이 없는 것이외다. 데모크라시란 指導者 없는 生活이란 말이 아니라, 指導者를 民意로 擇하는 生活이란 뜻이외다.

그런데 우리 사람은 위에서 말한 것과 같은 團體生活의 道德이 없습니다. 길게 說明하지 아니하더라도 우리가 보는 무슨 會, 무슨 會 하는 團體들이 되어가는 模樣을 보아 알 것이외다.

그런즉 懋實과, 力行과. 社會奉仕心 卽 團結의 精神을 改造하는 新民族性의 基礎로 삼자 함이외다. 그러면 이 主義에 의지하여 改造된 사람은 어떠한 사람일가. 그는 반드시 普通敎育과 一種의 專門敎育이나 技術의 敎育을 받아 社會에 有益하다고 믿는 一種의 職業을 가졌을 것이외다. 그 職業을 지극히 舍廊하고 그 職業을 가진 것을 榮光으로 알아 一生의 精力을 그것을 위하여 다할 것이외다. 대개 그는 모든 職業이 平等으로 다 尊實한 줄을 確信한 것이외다. 그 職業이 自己에게 衣食住를 주고, 社會에 대한 奉仕의 神聖한 報酬되는 名譽를 주고, 또 良心의 滿足과 活動과 成功의 缺落을 주는 줄을 알기 때문이외다. 그는 一定한 休日을 除하고는 날마다 一定한 時間 동안을 誠意와 勤勉으로 그 職業에 從事하되, 그의 하는 일, 만드는 物件이 아무쪼록 社會에 有益하기를 바라므로 속임이 없습니다. 그러므로 世上은 그를 믿어 다시 疑心함이 없습니다. 그는 이 職業에 關하여 남과 去來할 때 반드시 誠意를 가지고 信用을 지킵니다. 또 그 職業을 甚히 사랑하기 때문에 어떠한 困難이 있든지 危險이나 逼迫이 있더라도, 決코 그것을 버리지 아니하고 勇氣를 發하여 싸워 이깁니다.

이렇게 職業을 사랑하고 그것을 위하여 勤勉하므로 酒色에 빠지거나 雜談, 博突을 즐길 새는 없지마는 그에게는 芳醇한 家庭의 樂과 文學, 藝術, 혹은 宗敎나, 哲學을 즐기며, 혹은 純粹한 交友의 樂과 同志의 會集의 樂을 가집니다. 그리고 그는 一定한 運動으로 健康과 勇氣와 掛絡을 얻습니다.

그는 國家에 對하여서는 모든 義務를 忠實히 다하는 國民이요, 그의 參加한 모든 團體에 對하여는 忠實한 會員이외다. 그러므로 그는 혹은 體面에 끌려, 惑은 群衆心理에 끌려, 容易히 무슨 許諾을 아니하지마는 한번 許諾)한 以上 그는 決코 變함이 없습니다.

그는 偉人이 아닐는지는 모르되,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요, 聖人이 아닐는지는 모르되, 누구나 믿을 만한 사람이외다. 그는 完成될 凡人이니, 이 完成될 凡人이야말로 우리가 求하는 바이외다.

改造의 方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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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떠한 方法을 取하여 이 改造의 理想을 實現할까. 理想은 아무리 좋더라도 그 實現하는 方法을 찾지 못하면 亦是 空想이 되고 말 것이외다.

方法! 이것은 우리 사람들이 가장 經히 여기고 그러기 때문에 가장 拙합니다. 우리들은 흔히 手段을 重히 여기나 방법을 輕히 여깁니다. 手段과 方法을 흔히 同議의 語로 쓰지마는 其實은 그 사이에는 區別이 있고 또 區別을 할 必要가 있는 것이외다.

方法이라 하면 무슨 일을 하는 길을 이름이니, 무슨 일이든지 하려고 할 때에는, 첫째는 그 일의 目的을 定하여야 하고, 둘째는 그 目的을 達하는 길을 定하여야 합니다. 出發點과 到着點 사이에는 可能한 여러 가지 길이 있음이 마치 幾何學上으로 兩點間에는 無數한 線을 그을 수 있음과 같습니다. 그런데 兩點間의 最短距離는 直線이요, 直線은 一이요, 오직 一인 것같이 事業의 出發點에서 目的의 到着點까지에 達할 수 있는 모든 길 가운데에서 愼重한 考處로써 그 最短距離라 할 만한 길을 擇하여 이 事業을 完成하기까지는 꼭 이 길로 나가자 하고 作定해 놓은 것이 方法이니, 方法이란 字義가 十分그 不變性, 不可犯性을 表하는 것이외다. 元來 方字는 模型이란 뜻이요, 法字는 먹줄이란 뜻이니 方이나, 法이나, 一定하다는 뜻이 있는 것이외다. 다시 말하면 方法이란 法律이요, 規則이며, 이에 反하여 手段이란 그 法律이나 規則의 運用의 솜씨이외다. 같은 법률이나 규칙도 잘 運用하고 못하기에 그 效力에 大關係를 生하는 것이니 手段이란 것도 일을 僞하여는 必要한 것이외다. 方法은 式이요, 手段은 活用이외다. 그러나 手段은 方法에 依하여 쓸 것이니 方法없는 手段은 되는 대로 하는 것에 不過합니다.

그러하거늘 우리들의 일하는 法은 흔히 方法을 세우지 아니하고 臨時臨時의 手段만 부리려 합니다. 그래서 手段이란 그 本來의 뜻을 잃어버리고 不正한 權謀나 術數를 意味하게 된 것이외다.

方法이란 萬事에 다 重要한 것이외다. 밥을 짓는 데도 方法이 있으니, 쌀과 물을 솥에 두고 불을 땐다고 밥이되는 것이 아니외다. 쌀과 물과의 分量의 比, 불때는 양을 다 方法에 맞게 하여야 밥이 되는 것이니, 쌀과 물과 불 세 가지 材料는 같다 하더라도 그 方法을 따라 밥도 되고, 죽도 되고, 미음도 되고, 풀도 될 것이외다, 만일 아주 方法을 그르치면, 或은 태울 수도 있고, 서릴 수도 있어 所謂 죽도 밥도 안 될 수가 있는 것이외다. 이에 對하여 같은 밥을 지으되, 질도 되도 않게 맛나게 짓는 것은 그 짓는 者의 手段이외다. 그러므로 手段은 方法을 지키는 때에만 有效한 것이외다.

좀더 어려운 말로 方法의 必要를 說明하려면 科學硏究의 方法을 例로 드는 것이 便할 것이외다. 첫째, 오늘날과 같은 自然科學, 其他 諸般科學이 發達된 가장 主要한 原因이 베이컨의 歸納法의 發見이라 합니다.

歸納法이란 在來의 演繹法에 對한 自然 及 人事硏究의 一方法이외다. 그런데 이 方法을 얻었기 때문에 모든 科學의 發達이 된 것이외다.

무슨 科學이든지 한 科學이 成立됨에는 特殊한 對象이 必要함과 같이 特殊硏究方法이 必要한 것이니, 이 方法 없이는 科學이 成立될 수 없는 것이외다.

또 딴 方面으로 말하면 西洋人은 盛하고 우리는 衰하는 것도 西洋人은 生活의 方法이 옳았고 우리는 生活의 方法이 잘못 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외다.

이렇게 일에는 方法이란 것이 必要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려는 가장 큰 일 되는 民族改造에 어찌 方法이 必要하지 않겠습니까.

이 方法에 關하여는 위에도 機會를 따라 말하였읍니다마는 그 中心은 改造同盟이외다. 禁酒同盟이나, 禁煙同盟과 같이 一定한 主義로 改造하기를 同盟함이외다.

「爲先 나부터 改造하자」는 뜻을 가진 者들이 同盟을 지어 하나씩 둘씩 그러한 同盟員을 늘여 가면서 서로 刺激이 되고 서로 도움이 되어 一面 自己의 改造를 完成하면서 一面 同盟員을 늘이는 것이외다.

이제 이러한 同盟이 가장 正確한 方法인 것을 말합시다.

在來로 우리 社會에서는 思想을 傳하기로 主要事를 삼았습니다. 그러나 空論을 좋아하고 實行이 없는 우리 사람들은 새로 얻은 思想을 오직 空論의 좋은 새 材料를 삼을 뿐이요, 그 思想이 들어오기 때문에 좋아진 것이 別로 없었습니다. 母論 思想이 漸漸 널리 傳播되고, 漸漸 깊이 浸潤함을 따라 오랜 歲月을 지내는 동안에는 조금씩 조금씩 行으로 實現되는 것은 事實이겠지마는, 只今 우리 形便으로는 이러한 自然의 推移를 기다릴 수가 없고 마치 電氣作用과 溫度의 調節로 植物의 成長을 促進하는 模樣으로 무슨 人工的促進方法을 쓰지 아니치 못 할 危險한 處地에 있는 것이외다. 그러므로 「이리해야 된다, 저리해야 된다」고 하고 筆舌로만 떠들어 들을 者는 들을지어다, 하고 싶은 자는 할지어다 하는 緩漫한 政策에 의지할 수는 없는 것이외다. 그뿐더러 내가 보기에 우리 民族에 缺乏한 것은 思想이기보다 實行이니, 우리가 아는 것만이라도 實行하면 살 수가 있으리라 합니다. 가령 거짓이 없어야 한다, 부지런해야 한다. 學術이나 技藝를 배워야 한다. 그래서 누구나 한 가지 職業을 가져야 한다, 敎育과 産業을 發達시켜야 한다, 이런 것은 누구나 다 알 만한 것이 아닙니까. 그러므로 우리의 할 일은 그대로 實行함이외다. 그러므로 「나부터 먼저 改造하자」하는 것이 改造事業의 가장 確實한 方法이 되는 것이니, 대개 나 하나의 改造는 나의 가장 確實하게 可能한 바요, 따라서 나 하나를 改造하면 이에 朝鮮民族은 一片의 改造된 員을 가지게 될 것이며, 兼하여 그 改造된 한 사람이 改造思想의 實現된 模範이 될 것이니, 이 實現된 模範이야말로 가장 雄辯된 宣傳이 되는 것이외다. 이렇게 改造된 一人은 全民族改造의 發端이요, 基礎가 되는 것이외다.

이러한 사람이 同盟을 지으므로 서로 刺激이 되고 서로 輔益이 되는 同時에 改造된 사람, 적더라도 改造를 目的으로 實行하는 사람이 一團이 되기 때문에 그 實現된 模範이 더욱 뚜렷하고, 有力하게 됩니다. 特別한 主義와 行動을 하는 個人도 標가 나지마는, 그러한 個人들의 團體는 더욱 標가 나는 것이 마치 여러 千萬자루의 횃불을 한 곳에 모아 세운 것 같읍니다. 비컨대 耶蘇敎會를 보시오. 그네가 만일 敎會라는 團體를 이루고 俗人과 判異한 習俗을 가지지 아니하였더면 그렇게 뚜렷하게 世人의 注目을 끌기가 어려울 것이외다. 그러므로 한 團體의 存在가 百千의 新聞, 雜誌보다 偉大한 宣傳力을 가진 것이외다.

團體의 宣傳力이 偉大하다는 實例로는 美國의 禁酒同盟이 가장 좋을까 합니다. 그것은 距今 五十七年인가 八年前에 매튜라는 神父가 始作한 것인데, 하나씩하나씩 同盟員을 募集하여 五十七年만에 마침내 全美人民의 過半數의 同志를 얻어 昨年 七月에 드디어 그 나라 憲法에 禁酒의 條를 加入케 하였습니다. 古來로 禁酒를 宣傳한 사람이 퍽 많지마는, 이 나라에서와 같이 成功한 者가 없음은 이 同盟團體라는 方法을 利用할 줄을 모른 까닭이외다. 同盟을 짓는 셋째 利益은, 위에도 일찍 말한 바와 같이 그 運動의 生命을 永續케 함이외다. 個人의 生命은 믿을 수가 없는 것이로되, 鞏固하게 組織된 團體의 生命은 永遠性을 가진 것이니, 비록 歲月이 가고 代가 가시더라도 그 團體의 主旨는 그냥 남아 連해 同盟者의 數를 늘일 것이며 아울러 그네가 目的하는 事業을 永久히 繼續하여 갈 것이외다.

그러므로 이 民族改造를 目的하는 同盟團體는 可能한 모든 手段을 다하여 그의 生命이 永續하기를 힘써야 할 것이외다. 團體의 生命을 永續하게 하는 方法은 여기서 말할 바 아니니, 딴 機會를 기다리려니와 한 가지 反復하여 力說할 것은 「民族改造는 오직 同盟으로야만 된다. 그러므로 이 同盟으로 생긴 團體는 가장 鞏固하여 永遠性을 가짐이 必要하다」함이외다.

最終에 同盟이 필요한 것은, 그 主義를 宣傳하고 그 目的을 實現하기 爲한 事業을 經營하기 爲하여서외다. 同盟이 비록 좋지마는 言論으로 一般民衆에게 그 主義를 宣傳할 必要가 있으며, 또 이미 德育을 하여라, 普通學識을 배우는 一種以上의 專門學術이나 技藝를 배워라 하였으니, 그러하기에 必要한 일을 하여 주어야지 그렇지 아니하면 그도 또한 空論에 不過할 것이외다.

그러면 그런 일이란 무엇이뇨. 學校, 書籍等의 供給이외다. 또 體育을 하라 하면 그것을 할 設備, 곧 衛生設備나 體育場의 設備, 衛生書, 體育書等의 提供이 必要할 것이외다. 그러고 보니 이런 모든 것을 施設하려면 巨額의 金錢과 多數의 人材가 必要합니다. 그러면 그것들은 어디서 나오나. 오직 鞏固한 團體에서외다. 在來 우리의 모든 事業은 一定한 財力과 人力이 없이 하였습니다. 假令 新聞, 雜誌나 學校를 經營하는 者中에 진실로 이러한 豫算을 세우고 하는 者가 몇이나 됩니까. 所謂 「맘만 있으면 된다」하고 ,「始作만 하면 된다」하여 맘만 가지고 始作한 것이 많았으며 모두 몇 날이 못가 스러지고 말았습니다.

맘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 곤란을 무릅쓰고 열심을 내라는 格言이 되지마는 맘이 밥이 되고 맘이 나무가 되지 않는 以上 맘만 가지고 일이 될 理가 있습니까. 일을 이루는 것은 오직 「힘」뿐이니, 힘이란 무엇이뇨, 사람과 돈이외다.

그런데 우리네는 흔히 사람을 쓸 때에 臨時臨時 아무나 말마디나 하는 者면 골라 쓰려하고, 돈은 義損이나 一時一時 어떤 富者를 꾀어 내어서 쓰려 합니다. 작은 事業에나 큰 事業에나 다 이러합니다.

이것으로 어찌 일이 되겠습니까.

일하는 사람이란, 그 일의 專門家이기를 요구합니다. 政治에는 政治의 專門家, 産業에는 各各 그 方面의 專門家, 敎育에는 敎育의, 新聞․雜誌에는 新聞․雜誌의 專門家를 要求하는 것이니, 專門의 敎養이 없이 臨時臨時로 政治家도 되고 敎育家도 되었다가 銀行支配人도, 雜誌主筆도 되는 것은 아주 社會의 分化가 생기지 아니하였던 옛날의 일이외다. 專門家란 그 職業에 相當한 德行(卽 信用, 勤勉, 信義, 勇氣)과 거기 相當한 專門學識을 가진 者를 일컬음이니, 이러한 資格을 얻으려면 十數年의 誠意로운 修養과 經驗을 쌓아야 하는 것이외다. 專門家아니고 某種의 事業을 經營하려 함은 오늘날에 있어서는 한 空想에 不過합니다.

돈에 關하여 말하건대 一時的事業, 比컨대 어떤 地方에 水災가 나서 그 罹災民을 救濟하는 事業같은 것은 義損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마는, 그렇지 아니하고 敎育事業이나 新聞, 雜誌, 其他 무릇 永久性을 가진 事業을 經營하는 데는 반드시 每年에 一定한 收入이 있기를 要하는 것이니, 이 一定한 收入을 얻는 길은 오직 두 가지 길이 있을 뿐이니, 하나는 그 團體의 客員이 一定한 期間內에 一定한 金額을 醵出함이니 이는 國家의 納稅, 恒用團體의 會費같은 것이요, 또 하나는 基本金이니 이는 어떤 團體의 會員들이 얼마씩을 내어 그 本錢을 永永 쓰지 않고 利子만 쓰는 制度니 近代 各種産業團體, 敎育團體, 其他 社會事業의 團體들이 많이 取하는 것이외다.

이 두 가지 中에서 가장 確實한 것은 基本金主義니, 이것에서 나오는 每年의 收入이 一定한 金額以上일 것이 確實합니다. 會費主義는 國家나 宗敎와 같이 特殊權力을 가진 團體가 아니고 꼭 一定한 金額以上의 收入을 確保하기가 어려운 것이외다. 무릇 永久性을 가진 事業을 하려 하는 團體는 위에 말한 바와 같은 人力과 金力의 準備를 가짐이 絶對로 必要한 것이니, 이것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理想과 計劃이 있다 하더라도 또한 空論이 되고 말 것이외다.

그러므로 民族改造를 目的하는 者들이 크고 堅固한 同盟을 지음이 이 두 가지 힘을 얻는 唯一한 길이니 同盟의 큰 必要를 여기에서도 볼 것이외다.

이 모양으로 改造된 個人들, 卽 健全한 人格者들과, 그네의 同盟한 團體, 卽 堅實하고 큰 團體를 이루면 이에 우리 事業의 基礎는 確立한 것이니, 이로부터 오직 漸漸 理想을 實現하면서 長成함이 있을 뿐이지 決코 退步함이 없을 것이외다.

위에 말한 改造의 方法은 그 大綱領을 든 것이어니와 이는 萬古에 亙하여 變치 아니할 眞理외다. 그러나 이 方法의 細密한 點에 이르러서는 다른 때에 말하는 것이 適當하리라 합니다.

結論

[편집]

나는 以上에 民族改造의 意義와, 歷史上의 實例와, 朝鮮民族改造는 絶對로 緊하고 急함과, 民族의 可能함과, 그 理想과 方法을 말하였습니다.

世人中에는 朝鮮民族의 將來에 對하여 悲觀하는 者도 있고 樂觀하는 者도 있을 것이외다. 또 悲觀하는 者中에도 그 悲觀의 理由가 여러 가지일 것이니, 或은 朝鮮民族의 外國의 事情의 不順을 理由로 하는 者도 있을 것이요, 或은 朝鮮民族은 精神上으로나 物質上으로나 疲弊의 極에 達한 것을 理由로 하는 者도 있을 것이요, 甚한 者는 朝鮮民族의 本性이 劣惡하여 到底히 繁榮을 期치 못할 것을 理由로 하는 者도 있을 것이외다.

이러한 모든 悲觀의 理由가 다 一面의 眞理를 가진 것이니 一槪로 嘲笑해 버릴 것은 아니외다.

또 樂觀者便에도 그 樂觀의 理由가 하나가 아닐지니, 或은 天運이 循環하여 否往泰來할 날이 반드시 있으리라 하는 幼穉한 宿命觀을 理由로 하는 者도 있을 것이요, 或은 悲觀論者와 正反對로 朝鮮民族의 天質이 優秀함은 古代史의 證明하는 바라는 것을 理由로 하는 者도 있을 것이요, 或은 廣漠한 世界의 大勢를 理由로 하는 자도 있을 것이외다.(제 民族의 運命에 關하여 아무 생각도 없는 者는 말할 必要도 없는 일이외다.) 이러한 樂觀說에도 또한 取할 點은 있지마는 그 眞理를 含有한 分量으로는 悲觀說이 훨씬 優勝합니다. 진실로 樂觀者의 이유는 極히 幼穉하고 淺薄합니다. 天運循環이란 것은 擧論할 必要도 없고(其實 多數의 朝鮮人을 支配하는 思想이겠지마는) 民族의 本質의 優秀라는 것도 지금 形便에 누가 믿어 줄 말이 못되며 또 設使 本質은 優秀하더라도 墮落한 今日에는 優秀한 點보다 劣惡한 點이 많은 것은 事實인즉 이것이 樂觀의 理由가 될 수는 없는 것이요, 世界大勢論者는 新文明, 新思想으로 民族을 一新케 하면 살아 나리라는 意味로는 眞理이나, 政治的意味로 말하는 것이라 하면 掛齒할 바가 아니외다.

樂觀論者에 가장 確實하고 高級的인 것은 우리가 힘씀으로 살리라 하여 文化運動을 主唱하는 者외다. 그네는 생각하기를 講演을 하고 學校를 세우고 會를 組織하고 新聞이나 雜誌를 經營하고 書籍을 出版하는 等, 이른바 文化事業으로 足히 이 民族을 救濟하여 幸福과 繁榮의 길에 넣으리라 합니다. 이는 毋論 옳은 自覺이니, 대개 이는 모든 幸福되고 繁榮하는 民族들이 그 幸福과 繁榮을 얻는 길로 하는 事業이외다. 그러나 朝鮮民族은 너무나 뒤떨어졌고, 너무도 疲弊하여 남들이 하는 方法만으로 남들을 따라 가기가 어려운 處地에 있으니 무슨 더 根本的이요, 더 速達의 方法을 찾을 必要가 있습니다.

爲先 現在 있는 대로의 狀態로는 文化事業도 하여 나갈 수 없으리만큼 朝鮮民族은 衰弱하였습니다. 滋養分과 運動을 取하게 하기 前에 爲先 캄풀注射가 必要하게 되었습니다. 보시오, 學校들이 생기나 維持할 能力이 없어 거꾸러집니다. 會들이 생겼으나 또한 그러하고, 雜誌와 新聞들이 생겼으나 또한 그러합니다. 文化事業을 할 사람이 없고 할 돈부터 없는 處地입니다. 사람부터 만들자, 돈부터 만들자 하는 것이 맨 먼저 必要합니다.

그러면 내 意見은 어떠냐. 이 論文에 말한 것으로 이미 斟酌도 하였으려니와, 나는 차라리 朝鮮民族의 運命을 悲觀하는 者외다. 前에 말한 悲觀論者의 理由로 하는 바를 모두 眞理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果然 順치 못한 環境에 있습니다.

우리는 그 以上을 想像할 수 없으리 만큼 精神的으로나, 物質的으로나 疲弊한 境遇에 있습니다. 또 우리 民族의 性質은 劣惡합니다(根本性은 어찌 되었든지 現狀으로는). 그러므로 이러한 民族의 將來는 오직 衰頹 又 衰頹로 漸漸 떨어져 가다가 마침내 滅亡에 빠질 길이 있을 뿐이니 決코 一點의 樂觀도 許할 餘地가 없습니다. 나는 생각하기를 三十年만 이대로 내버려두면 지금보다 倍以上의 疲弊에 達하여 그야말로 다시 일어날 餘地가 없이 되리라 합니다. 만일 내 말이 騧激하다 하거든 지나간 三十年을 돌아 보시오! 얼마나 더 性質이 腐敗하였나, 紀綱이 解弛하였나, 富가 줄었나, 自信이 없어졌나. 오직 조금 進步한 것은 新知識이어니와, 知識은 武器와 같아서 優秀한 者에게는 福이 되고 劣惡한 者에게는 禍가 되는 것이라, 이 所得으로 足히 所失의 十의 一도 채우기 어려울 것이외다.

그러면 이것을 救濟할 길이 무엇인가. 오직 民族改造가 있을 뿐이니 곧 本論에 主張한 바외다. 이것을 文化運動이라 하면, 그 가장 徹底한 者라 할 것이니 世界各國에서 쓰는 文化運動의 方法에다가 朝鮮의 事情에 應할 만한 獨特하고 根本的이요, 組織的인 一方法을 添加한 것이니 곧 改造同盟과 그 團體로서 하는 가장 組織的이요, 包括的인 文化運動이외다. 아아 이야말로 朝鮮民族을 살리는 唯一한 길이외다.

最後에 한 가지 미리 辨明할 것은 이 改造運動이 政治的이나, 宗敎的의 어느 主義와도 相關이 없다 함이니 곧 資本主義, 社會主義, 帝國主義, 民族主義, 또는 獨立主義, 自治主義, 同化主義, 어느 것에나 屬한 것이 아니외다. 改造의 性質이 오직 民族性과 民族生活에만 限하였고, 또 目的하는 事業이 上述한 바와 같이 德體知三育의 敎育的事業의 範圍에 限한 것인즉 아무 政治的色彩가 있을 理가 萬無하고 또 있어서는 안 될 것이외다. 루소의 말에 「政治家가 되기 前에, 軍人이나 牧師가 되기 前에 爲先 사람이 되게 하여라」한 것이 있거니와 이것이 改造運動의 界限이니 同盟者中에는 온갖 主義者, 온갖 職業者, 宗敎의 信者를 包含할 수 있는 것이니 대개 懋實하자, 力行하자, 信義 있자, 奉公心을 가지자, 한 가지 學術이나 技藝를 배우자, 職業을 가지자, 學校를 세우자, 하는 것 等은 어느 主義者나, 어느 宗敎의 信者나를 勿論하고 共通한 信條로 할 수 있는 것이외다. 어느 宗敎의 信者는 改造同盟에 들어 그대로 修養하므로 참으로 좋은 信者가 될 것이요, ××主義者는 참으로 좋은 ××主義者가 될 것이니 대개 이는 人의 根本되는 모든 要件이기 때문이외다. 이에 나는 民族改造에 關한 思想과 計劃의 大要를 述하였습니다.

나 自身이 이 主義者인 것은 勿論이거니와 讀者 中의 多數가 여기 共鳴할 것을 믿읍니다. 그래서 이것이 實現될 날이 멀지 아니할 것을 확신하매 넘치는 기쁨으로 내 작은 生命을 이 高貴한 事業의 基礎에 한 줌 흙이 되어지라고 바칩니다.

(一九二二年五月 <<開闢)>>)

[편집]
  1. 국궁진췌 : 마음과 몸을 다하여 나라 일에 이바지함
  2. 알인욕이존천리 : 사람의 욕심을 눌러 천리를 존재케한다.
  3. 군자국재기복의관대검식수사이문호재방기이호야우쟁 : 군자의 나라가 북쪽에 있으니, 의관을 하고 검을 차고 짐승을 잡아 먹고 이문호(표범류)를 곁에 두며 그 나라 사람들은 사양하기를 좋아하고 다투지 아니한다.
  4. 동방기인국유군자훈서시식조호시사아호에양에위론리 : 동방의 기품이 어진 나라에 군자가 있으니 훈서를 먹고 조호를 부리며 예로 사양하기를 맑게 좋아하고 예로 논리에 맡긴다.
  5. 동방유인남개호대현관녀개채의항공좌이불상범상예이불상훼견인유환투사구지창졸견지여치명왈선인 : 동방에 사람이 있으니 나자는 모두 흰 띠를 띠고 검은 관을 쓰며 여자는 모두 채색 옷을 입고 항상 공손히 앉아 서로 범하지 않으며 서로 기리어 서로 흉보지 않으며 타인에게 병환이 있는 것을 보고는 죽음을 무릎쓰고 구하나니 잠간 보매 어리석은 사람 같으나 이름은 가로대 착한 사람이라 한다.
  6. 음식용조두회동배작세작읍양승강= 음식에 조두를 쓰고 함께 모여서는 절하며 잔을 나누고 잔을 씻고 오르고 내리에 절하여 사양한다.
  7. 기속행자상봉개왕양로 : 그 풍속이 길 가는 자가 서로 만나매 모두 가며 기를 양보한다.
  8. 기인성원각소기욕유렴치 : 그 사람의 성질이 정성스럽고 즐겨 욕심부림이 적고 염치가 있다.
  9. 부여기인추대강용이근후불위구조...행인무주야호가음음성부절 : 부여의 사람들은 거칠고 크고 강하며 용감하면서 근후하여 도둑질하지 않으며... 행인은 주야가 없이 있고 노래하고 읊음을 좋아하여 음성이 그치지 아니하다.
  10. 상이오월전경제귀신주야회군회취가무무첩수십이사수다지위절 : 항상 오월로써 밭을 마침에 귀신에 제사하고 주야로 주회를 열고 무리가 모임에 노래하고 춤추고 춤추며 문득 수십인이 서로 따라 땅을 밟고 절을 이룬다.
  11. 칠십종시소욕불유구 : 칠십에는 마음이 욕하는 바를 따라도 법을 넘지 않는다.

한글 해석

[편집]

민족개조론 -이광수

변언

나는 많은 희망과 끓는 정성으로 이 글을 조선민족의 장래가 어떠할까, 어찌하면 이 민족을 현재의 쇠퇴에서 건져 행복과 번영의 장래에 인도할까하는 것을 생각하는 형제와 자매에게 드립니다. 이 글의 내용인 민족개조의 사상과 계획은 재외동포 중에서 발생할 것으로서 내 거소가 일치하려 마침내 내 일생의 목적을 이루게 된 것이외다. 나는 조선 내에서 이 사상을 처음 전하게 된 것을 무상한 영광으로 알며, 이 귀한 사상을 선각한 위대한 두뇌와 공명한 여러 선배 동지에게 이 기회에 또 한번 존경과 감사를 드립니다. 원컨대, 이 사상이 사랑하는 청년 형제 자매의 순결한 가슴속에 깊이 뿌리를 박아 꽃이 피고 열매가 맺어지이다.

신유 십일월 십일일 태평양회의가 열리는 날에 춘원.


민족개조의 의의

근래에 전세계를 통하여 개조라는 말이 많이 유행됩니다. 일찍 구주대전이 끝나고 파리에서 평화회의가 열렸을 때에 우리는 이를 세계를 개조하는 회의라 하였습니다. 인하여 국제연맹이 조직되매 더욱 광열하는 열정을 가지고 이는 세계를 개조하는 기관이라 하였습니다. 그래서 큰일에나 작은 일에나 개조라는 말이 많이 유행되게 되었습니다. 개조라는 말이 많이 유행되는 것은 개조라는 관념이 다수 세계인의 사상을 지배하게 된 표현입니다. 진실로 오늘날 신간 서적이나 신문 잡지나 연설이나, 심지어 상품의 광고에까지, 또 일상의 회화에까지 개조란 말이 많이 쓰인 것은 아마도 공전한 현상일 것이외다. 무릇 어떤 관념이 지배하던 시대가 지나가고 새로운 어떤 다른 관념이 지배하려는 시대가 올 때에는 반드시 인심에 갱신이라든지, 개혁이라든지, 변천이라든지 혁명이라든지, 하는 관념이 드는 것이지마는 갱신, 개조, 혁명 같은 관념만으로 만족치 못하고 더욱 근본적이요, 더욱 조직적이요, 더욱 전반적, 삼투적인 개조하는 관념으로야 비로소 인심이 만족하게 된 것은 실로 이 시대의 특징이라 하겠습니다. ‘지금은 개조의 시대다!’ 하는 것이 현대의 표어요, 정신이외다. 제국주의의 세계를 민주주의의 세계로 개조하여라,(21자 생략) 생존경쟁의 세계를 상호부조의 세계로 개조하여라, 남존여비의 세계를 남녀평등의 세계로 개조하여라, 이런 것이 현대의 사상계의 소리의 전체가 아닙니까. 이 시대사조는 우리 땅에도 들어와 각 방면으로 개조의 부르짖음이 들립니다. 그러나 오늘날 조선사람으로서 시급히 하여야 할 것 개조는 실로 조선민족의 개조외다. 대체 민족개조란 무엇인가. 일 민족은 다른 자연현상과 같이 시시각각으로 어떤 방향을 취하여 변천하는 것이니 한 민족의 역사는 그 민족의 변천의 기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단군시대의 조선민족, 삼국시대의 조선민족, 고려나 이조시대의 조선민족, 또는 이 같은 이조시대로 보아도 임란 이전과 이후, 갑오 이전과 이후, 이 모양으로 조선민족은 끊임없이 변화하여 내려왔습니다. 우리가 난 뒤 삼십 년간으로 보더라도 조선이 어떻게나 변하였나. 정치는 말 말고 의복, 주거, 습관 등밖에 드러나는 것뿐 아니라 우리의 사상의 내용, 감정의 경향까지 몰라보게 변하여 왔습니다. 남자가 상투를 베고 여자가 쓰개를 버린 것이 어떻게 무서운 변화오니까. 과거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지금도 나날이 변하여 갑니다. 더욱이 기미 삼월 일일 운동 이래로 우리의 정신의 변화는 무섭게 급격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변화는 금후에도 한량없이 계속될 것이외다. 그러나 이것은 분명한 자각과 일정한 계획으로 의식적으로 변화하려 하여 한 것이 못 됩니다. 우리는 이러한 변화로 만족할 수 없고 또 이러한 변화에 우리의 운명을 맡길 수가 없습니다. 문명인의 최대한 특징은 자기가 자기의 목적을 정하고 그 목적을 달하기 위하여 계획된 진로를 밟아 노력하면서 시각마다 자기의 속도를 측량하는 데 있습니다. 그는 본능이나 충동을 따라 행하지 아니하고 생활의 목적을 확립합니다. 그리하여 그의 일거수 일투족의 모든 행동은 오직 이 목적을 향하여 통일되는 것이요, 그러므로 그의 특색은 계획과 노력에 있습니다. 그와 같이 문명한 민족의 특징도 자기의 목적을 의식적으로 확립하고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일정한 조직적이요, 통일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 계획을 실현하기 위하여 조직적이요 통일적인 노력을 함에 있습니다. 그러므로 원시시대의 민족 또는 아직 분명한 자각을 가지지 못한 민족의 역사는 자연현상의 변천의 기록과 같은 기록이로되 이미 고도의 문명을 가진 민족의 역사는 그의 목적의 변천의 기록이요, 그 목적을 위한 계획과 노력의 기록일 것이외다. 따라서 원시민족, 미개민족의 목적의 변천은 오직 자연한 변천, 우연한 변천이로되 고도의 문명을 가진 민족의 목적의 변천은 의식적 개조의 과정이외다. 그러면 어떠한 경우에 개조의 현상이 생기나. 이미 가진 민족의 목적과 계획과 성질이 민족적 생존 번영에 적합치 아니함을 자각하게 되는 경우외다. 그 성질로 그 목적을 향하여 그 계획대로 나아가면 멸망하리라는 판단을 얻는 경우외다. 이러한 자각과 판단을 얻는 것부터 벌써 고도의 문화력을 가졌다는 증거니, 그것이 없는 민족은 일찍 이러한 자각을 가져보지 못하고 불식부지중에 마침내 멸망에 들어가고 마는 것이외다. 능히 전민족적 생활의 핵심을 통찰하여 이 방향의 진로는 멸망으로 가는 것이다 하는 분명한 판단을 얻는 것이 그 민족의 갱생하는 첫걸음이외다, 맹아(萌芽)외다. 그리고 한번 이러한 판단을 얻거든 총명하게 새로운 진로, 새로운 목적과 계획을 정하여 민족생활의 침로를 전(轉)하도록 의식적으로 조직적으로 노력하는 것이 그 민족의 갱생하는 유일한 길이니, 이는 퍽 총명하고 용단 있고 활기 있는 민족 아니고는 능치 못할 것이외다. 나는 이상에 민족개조란 것이 민족의 생활의 진로의 방향 변환 즉 그 계획의 근본적이요, 조직적인 변경인 것을 암시하였습니다. 오직 어떤 부분을 개혁하거나 수보(修補)한다는 것이 아니요, 집으로 말하면 그 앉은 방향과 기초와 실의 배치와, 구조와 재료를 전혀 새로운 설계에 의하여 다시 짓는다 함이니 비록 낡은 재료를 다시 쓴다 하더라도 그것은 신설계에 맞추어 쓸 만한 것이면 쓰는 것이 될 뿐이외다. 이러므로 민족의 개조라는 것은 여간한 경우에 경이(輕易)히 부르짖을 바가 아니니, 아까도 말한 바와 같이 이대로 가면 망한다 할 경우에 건곤일척(乾坤一擲)의 대결심, 대기백으로 할 것이외다. 과거의 역사로 보건대 일 민족의 전생애(사천 년이나 오천 년)에 많아야 이삼차가 되기가 어려운 일이외다. 청년다운 생기가 없이는 도저히 못할 일인 듯합니다. 다음에는 세계 역사상에 민족개조운동의 실례 몇 가지를 들어 더욱 민족개조라는 사상을 분명히 하려 합니다.


역사상으로 본 민족개조운동

첫째로 들 것은 고대 희랍에 재(在)한 소크라테스, 플라톤 등의 민족개조운동이다. 당시 희랍은 페르시아에 대한 전승과 상업의 발전과 문화의 난숙으로 인민이 이기와 교사(巧詐)와 유질에 흘러 민족적 생활, 즉 공고한 단체생활의 힘이 날로 소모하여지고, 그 시세의 산물인 궤변학파가 일세를 풍미하여 국민 도덕이 지(地)를 불(拂)하게 되었습니다. ‘각인의 준승(準繩)은 자기라’하는 궤변학파의 표어는 봉공(奉公)이라든지, 상호부조라든지 하는 단체생활에는 생명이라 할 도덕의 권위를 무시하는 말이외다. 이때에 소크라테스는 ‘이대로 두면 망한다’는 표연한 자각으로 분연히 일어나 정의의 실재와 봉공의 덕의 권위를 역설하였고, 그의 수제자 플라톤은 국가 중심의 도덕을 절규하였습니다. 지금에는 소, 플 양씨를 철학의 조(祖)로 전하지마는 기실 양씨의 목적은 철학의 건설이 아니요 자기네의 사랑하는 국가와 민족의 구제외다. 그네의 철학은 천고에 전하여 숭앙의 표적이 되지마는 그네가 필생의 정력을 다하여 구제하려 하던 조국은 마침내 구제치 못하고 말았으니 그네의 주관으로 보면 그네는 생활에 실패한 사람이외다. 그네의 지하의 영이라도 조국은 가고 철학만 남은 것을 못내 슬퍼하였을 것이외다. 흔히 국가를 사로잡을 뜻을 가진 자는 그 국가의 정권을 자기의 수중에 장악하기를 유일한 길로 압니다. 더욱이 동양이 그러하고 더욱이 고대에 그러하였습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국가의 흥망이 정권에 있는 것이 아니요, 정권을 운용할 인물과 정권의 지배를 받을 인물을 포괄하는 인민에 있음을 자각하여 국가의 운명을 안태(安泰)케 하려면 인민의 사상을 건전케 하여야 한다는 점에 착목(着目)하고 인민의 사상을 개조하려면 그 인민의 차대요 후계자인 청년의 사상을 건전히 하여야 한다는 점에 착목하여 그는 일생을 청년의 교육에 바쳤습니다. 그는 진실로 민본주의의 선각자요 국민교육의 선각자요 민족개조운동의 선각자외다. 공자나 맹자는 일생에 정권을 획하기에 급급하였고 거기 실패하매 비로소 청년 자제를 교육하였으니 그네는 아직 민족개조의 진의를 자각하였다고 할 수 없습니다. 소크라테스는 매일 아테네 청년이 많이 모이는 곳에 나아가 닥치는 대로 청년을 붙들고 그 유명하고 독특한 대화법을 응용하여, 첫째 그 청년의 현재에 가진 사상의 그릇됨을 자각케 하고 정의와 봉공의 개념을 주입하기로 일을 삼았습니다. 이리하여 매일 한두 사람씩 내지 십수 인씩 접하여서 일생에 아테네의 민중의 사상을 개조하려 했습니다. 그는 무수한 핍박과 빈궁의 고통을 모(冒)하고 마침내 독약을 마시는 날까지 이 민족개조사업에 진췌(盡悴)하였습니다. 과연 이 어른은 천고에 의표(儀表)가 되어서 마땅한 어른이시외다. 그러나 이러한 위대한 인격과 신앙과 열성을 가지고도 그 어른의 사업은 실패에 귀(歸)하였습니다. 그가 독약을 받고 돌아가심으로 더불어 그의 사업은 끝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면 그의 실패의 원인이 어디 있을까. 이는 진실로 큰 문제외다. 민족개조의 가능, 불가능을 결단할 만한 큰 문제외다. 그의 실패의 원인은 ‘단체사업’이란 것을 깨닫지 못한 점에 있습니다. 민족개조의 사업은 계속적으로 장구한 세월과 수단한 인물과 금전을 요구하는 대사업이외다. 첫째, 계속적이라는 데는 깊은 뜻이 있습니다. 가령 소크라테스가 일개의 청년을 구제하여 신인을 만들었다 합시다. 그 신인된 청년이 다시 재래의 환경속에 들어가면, 심하면 구(舊)에 복(復)하여버리고 말 것이요, 그렇지 아니하면 숨은 촛불이 되어버리기 쉬울 것이니 특별히 위대한 인격자가 아니고는 단독으로 사회의 풍조를 대항하고 정복하기를 바라지 못할 것이요, 이러한 특출한 인격자는 민중의 지도자로 일대에 일이 인밖에 나기 어려운 것이외다. 그런즉 다수의 범상한 신인으로 하여금 그 신을 일생에 보존하고 아울러 그 신의 힘을 발휘케 하려면 신인된 날부터 신인의 환경 속에 처하는 것이 절대로 필요하니, 그 환경이란 다른 것이 아니요, 오직 신인만으로 되어 공통한 이상을 가진 강고한 단체외다. 이러한 단체가 있어 혹은 회합으로 혹은 문자로 혹은 공동한 사업의 경영으로 평생에 서로 저격(刺激)하고 서로 협력하여가는 중에 그 신인들이 신 됨을 잃어버리지 아니할뿐더러 그 사상이 더욱 깊이 뿌리를 박고 더욱 널리 가지를 뻗어갈 것이외다. 그러므로 단체를 만드는 것은 개조된 각 개인으로 하여금 개조의 환경 속에 계속적으로 처하게 하는 것이 절대로 필요한 것이외다. 그런 것을 소크라테스는 이 방법을 알지 못하였기 때문에 모처럼 얻었던 동지를 많이 잃어버렸을 것이외다. 플라톤과 같은 고명한 제자 일인보다 평범한 제자 여럿이 민족개조의 목적을 당하는 데는 더욱 중요할 것인데. 또 단체라는 무기를 이용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소크라테스의 사업은 그 세력이 크지 못하고 또 그 생명이 길지 못하였습니다. 위에도 말한 바와 같이 민족개조의 사업은 아마도 온갖 사업 중에 가장 위대하고 곤란한 사업일 것이외다. 그러므로 이 사업을 성취하기에는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힘과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오랜 생명을 가져야 할 것이외다. 그런데 이 두가지를 얻는 데는 오직 단체를 이룸이 있을 뿐이외다. 개인의 생명에는 한이 있는 것이라 오래 살아야 팔구십이니 삼십에 주의가 확립하여 칠십까지 활동할 정력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그 기간이 사십 년에 불과할뿐더러 개인이란 언제, 어느 때에 그 뜻이 좌절될는지 모르고, 또는 그 생명도 언제 없어질는지 모르기 때문에 무슨 중요한 사상의 발견이 있거든 그것을 자기 이외의 사람에게 전하여 두는 것이 절대로 필요합니다. 대개 한 가지 사상의 불꽃은 몇천 년에 하나씩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인데, 이것이 한번 불행히 꺼지면 이는 인류에게 회복할 수 없는 영원한 손실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니, 마치 귀중한 미술품이나 문적(文籍)을 도난이나 화재를 면할 만한 안전한 처소에 간수하여 두는 모양으로 이러한 귀중한 사상은 아무쪼록 산일(散佚)되지 아니하도록 될 수 있는 대로 속히 전파되고 실현되도록 힘써야 할 것이외다. 이러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공자나 맹자 같은 이는 제자를 택하는 방법을 취하였습니다. 석가나 야소나 소크라테스도 그러하였습니다. 자사(子思)나 플라톤이나 기타 근세의 사상가들은 저술의 방법을 취하였습니다. 어떤 이는 돌아다니며 선전 연설을 하는 방법을 취합니다. 이 모든 것이 다 사상을 보존하고 선전하는 데 필요한 방법이로되, 그중에 가장 중요한 방법은 단체를 조직함이외다. 예수는 이 방법을 취하여 교회라는 단체를 세웠고 그의 제자들도 잘 그의 뜻을 체(體)하여 교회를 완성하였습니다. 석가나 기타의 종교라 하여 오래 살아가고 널리 전파된 사상은 다 이 단체라는 무기를 이용한 것이외다. 근대에 이르러 사회학이 발달되며 더욱 단체의 이익 됨이 분명히 알려져 온갖 사상의 보존, 선전, 실현에 이 무기가 자유로 이용되게 되었습니다. 가령 덕, 체, 지 삼육을 표방하는 기독교청년회라든지 금주, 금연의 동맹이라든지 모두 이런 것이외다. 단체에 그러한 위력이 있는가. 그것은 네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이미 말한 바와 같이 신사상을 받은 신인으로 하여금 계속하여 그 환경에 처하여 그 사상을 잃어버리지 않게 함이요, 둘째는 동 사상을 표방하는 수다인이 일단(一團)이 되어 언어나 행동이 일치하여 다른 사람과는 다르기 때문에 뚜렷이 세상에 드러나서 자연하고 유력한 선전의 공효(功效)가 있는 동시에 그 단원 자신에게도 일종의 자부와 자신이 생김이요, 셋째는 다수인의 능력과 학식과 기능과 금전을 모두어 개인으로는 도저히 발할 수 없는 위대한 세력으로 그 사상의 향상과 선전과 실현에 관한 사업을 경영할 수 있음이요, 넷째는 개인의 생명은 유한하되 단체의 생명은 무한하여 영구히 그 사상의 보존, 선전, 실현의 사업을 경영할 수 있음이외다. 소크라테스가 만일 이 방법을 채용하였던들 그의 이상인 아테네인의 구제를 성취하였으리라고 확신합니다. 너무 말이 기로에 든 듯하나 단체와 내가 말하려던 조선 민족개조운동과는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장황한 것을 참고 이렇게 말한 것이외다. 또 소크라테스의 민족개조운동은 그것이 역사상에 현저한 첫 실례요, 아울러 당시 아테네의 형편과 소크라테스의 실패한 경로가 퍽 우리와는 인연이 깊은 듯이 생각됩니다. 다음에 역사상에 현저한 민족개조운동의 실례로는 프레더릭 대왕 시대의 프러시아, 표트르 대제 시대의 아라사와 인텔리겐차, 사회주의자 등의 아라사에서 한 운동, 일본의 명치유신 등이겠습니다. 장차 민족개조의 대 운동을 일으키려 하는 우리에게는 이러한 사실이 모두 흥미있는 것이지마는, 그것을 여기서 일일이 서술하고 비평할 여유도 없고 필요도 없는 것이니, 다만 통틀어서 아라사나 프러시아나, 일본이 각각 그때 마침 민족개조의 운동을 아니 일으켰던들 말 못 되게 쇠퇴하였을 것과 또 그 민족개조운동이 모두 어떤 의미로 보든지 단체적 사업이었던 것만 주의해두려 합니다. 그런데 표트르 대제, 프레더릭 대왕, 명치천황의 유신이 어찌하여 단체적이었겠느냐 하는 데 대하여서는 두어 마디 설명이 필요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사책(史冊)에 기록된 것을 보면 무슨 대제, 무슨 대왕의 단독적 사업같이 보이지마는, 기실 무슨 대제나 무슨 대왕은 그 사업을 경영하던 단체의 대표자요, 중심인물에 지나지 못하는 것이외다. 가령 일본의 유신사(維新史)를 봅시다. 명치천황을 중심으로 목호(木戶), 대구보(大久保), 사향(西鄕), 이등(伊藤), 대외등 모든 정치가, 복택(福澤), 삼9森), 신도(新島) 같은 신사상가, 교육가 가등홍립(加藤弘立), 정상철차랑(井上哲次郞), 삼댁설령(三宅雪嶺), 덕부소봉(德富蘇峰), 고산저우(高山樗牛), 같은 여러 사상가, 학자, 평내웅장(坪內雄藏) 같은 문사, 삽택영일(澁澤榮一) 같은 실업가, 기타 무릇 신일본을 건설하기에 노력한 유력 무명의 무수한 일꾼이 모두 오개조의 서문(誓文)과 교육칙어(敎育勅語)를 종지(宗旨)로 한 한 단체의 단원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외다. 비록 어떤 특정한 명칭을 가지지 아니하였지마는, 그 중심인물이 마침 국가의 주권자이었기 때문에 대일본제국이라는 국가의 명칭하에 민족개조의 사업을 진행한 것이지마는 그 뜻이 같고 중심 인물을 통하여 나오는 명령에 복종하여 조직적으로 민족개조의 대사업을 경영한 점으로 단체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외다. 아라사의 인텔리겐차의 사업은 더욱이 사설단체적 색채가 농후합니다. 지상이나 구도로 사회개조론을 하여 듣고 싶은 자는 듣고, 하고자 하는 자는 하여라 하는 식으로 도저히 이러한 대사업은 생념도 못할 것이외다. 나는 이제 항을 새로 하여가지고 우리 조선 근대의 민족개조사업을 논평해서 점점 내가 지금 제창하려는, 아니 차라리 소개하려는 민족개조운동론에 접근하려 합니다.

갑신 이래의 조선의 개조운동

조선이 날로 쇠퇴하여 가는 것을 보고 ‘이래서는 안되겠다’하여 개조할 생각을 가진 이도 꽤 많이 있었을는지 모르되, 사업으로도 남은 것이 없고 언론으로도 남은 것이 없으니, 갑신 이전의 일은 말할 수 없습니다. 정약용(丁若鏞) 선생이 꽤 새로운 생각을 가지셨다 하지마는, 나는 아직 그 어른의 글을 읽어볼 기회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어른이 혹 새로운 사상을 가지셨다 하더라도 서적으로 끼친 것 외에 특히 무슨 사업을 시작한 것을 듣지 못하니 그를 민족개조운동의 제일인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거금 사십사 년 전 갑신에 김옥균(金玉均), 박영효(朴泳孝) 등의 정부개혁운동이 있었습니다. 당시 중앙, 지방 할 것 없이 전국 일체의 정권을 농락하던 명성황후(明成皇后)를 중심으로 한 민씨일파를 들어내고 유신 후의 일본의 공기를 흡입한 신진 인물의 손에 정권을 장악하려는 운동이외다. 이는 병인양요(丙寅洋擾)가 있은 후 십구 년, 병자수호조약이 있은 후 구 년이니 ‘양이침범(洋夷侵犯), 비전칙화(非戰則和), 주화매국(主和賣國)’이라는 대원군의 표어로 의식적으로 철저한 쇄국정책을 실행하던 말로의 조종(弔鍾)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김옥균, 박영효 일파의 운동은 워낙 근저가 없는 운동이기 때문에 일격에 실패되고 말았습니다. 그 근저란 무엇이냐. 동지되는 인무로가 사업의 자금이 될 금전이외다. 만일 국가의 정권을 잡으면 국고의 재산이 곧 자금이기도 하려니와 동지 되는 인물에 이르러서는 정권을 잡는다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질 것이 아니외다. 그때에 누가 있어 내정을 맡고 외교를 맡고 교육을 맡고 산업을 맡겠습니까. 누가 있어 국가 제반 기관을 동일한 보조로 운전하겠습니까. 만일 김옥균, 박영효 두 분이 진실로 총명한 계획이 있었다 하더라도 뉘로 더불어 그 계획을 실시하겠습니까. 그러므로 그네가 정권을 장악하기보다 먼저 하여야 할 일은 동지요 동업자 될 일꾼을 양성하는 것일 것이외다. 그리하여 이만하면 이 동지로 능히 일국을 요리하리라 할 만한 때에 정권을 잡으면 비로소 자기의 이상을 실현도 하였을 것이외다. 그만한 실력이 없이 비록 정권을 장악하기에 성공하였다 하더라도 그 이상은 일부분도 실현해보지 못하고 소위 삼일천하가 되고 말았을 것이외다. 그로부터 만 십 개년을 지내어 청일전쟁이 생기고 그 때문에 조선이 완전한 독립국이 되어 일본의 후원으로 김홍집 내각(金弘集 內閣)이라는 제일차 내각이 조직되어 여러 신인물로 그 각원을 삼고 크게 정부 혁신을 기도하니, 이것이 소위 갑오경장(甲午更張)이외다. 그러나 제도와 법령은 아무리 새로워도 그것을 운용하는 인물과 그 지배를 받을 인물이 여전히 낡으니 내하(奈何)오. 또 마침내 부패하고 수구하는 점으로 다수의 동지와 세력을 가진 구파에게 압도되어 역시 삼일천하의 비운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이에 본래 조선사람으로서 미국에 입적하여 다년 그 나라의 문명의 풍조에 씻긴 서재필(徐載弼)이 미국시민의 자격으로 외부 고문이 되어 경성에 내주(來駐)하매 그의 조국이던 조선의 갱생은 도저히 정부의 개력, 정권의 장악으로만 될 것이 아니요, 오직 일반 민중의 각성에 있음을 깨달아 독립협회를 일으키니 당시 연소기예(年少氣銳)하고 미국 선교사와 배재학당을 통하여 서양의 문명을 맛본 이승만(李承晩), 윤치호(尹致昊), 안창호(安昌浩) 등이 협회의 기하로 모여들어 일변 연설회를 열며 일변 독립신문이라는 기관신문을 간행하여 민중의 각성을 촉(促)하니, 이것이 조선서 민족개조운동의 첫소리였습니다. 당시 그네의 주장하던 바는 혁구취신(革舊就新)할 것, 서양문화를 수입할 것, 계급사상을 타파하고 자유 평등의 사상을 고취할 것, 정치상으로는 군주전제나 벌족 전제주의를 타파하고 민주주의를 세울 것 등이니, 이는 미국의 감화를 받은 서재필 일파의 사상의 당연한 반영일 것이외다. 특히 그 기관신문인 독립신문을 순국문으로 한 것을 보면, 그 주뇌자(主腦者)들이 어떻게 민주주의적이요, 과격하다 할 만한 혁구취신주의자인 것을 추지(推知)할 만하며, 또 민주주의의 고취에는 국민 각 개인이 그 국가의 성쇠 흥망의 책임을 가진다는 애국심을 고조하여 조선에서 애국이란 말이 이 독립협회에서 위시하였다고 할 만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가 당시 집권자가 보부상파(褓負商派)룰 떨어서 두들기는 바람에 그만 형적도 없이 부서지고 말았습니다. 물론 그 운동이 민심에 미친 영향이야 불소하지마는 독립협회 자체는 영영 소멸되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그 실패의 진인(眞因)은 결코 집권자의 강압에 있는 것이 아니요, 협회 자체에 배태(胚胎)된 것이니, 이제 그 원인을 강구함은 장래를 위하여 도로(徒勞)가 아니리라 합니다. 독립협회운동의 실패의 첫 원인은 단결의 공고치 못함이외다. 누구든지 우리 주의에 찬성하는 자는 다 오너라 하는 주의로 함부로 주워모아 수의 많기를 바람은 조선 재래의 단체의 정책이외다. 이리하여 몇천 몇만의 도당을 모은다 하면 일시 보기에는 세력이 굉장한 듯하지마는 이는 실로 오합비중이요, 모래 위에 세운 집이니 한번 대타격이 오매 모두 흩어지고 마는 것이외다. 그러할 뿐더러 이렇게 모인 단체는 일시의 군중심리를 이용하여 일이 개인의 야심을 만족하거나 급격한 파괴작용을 하는 데는 효력이 있지마는 착실하고 장구한 사업을 하기에는 부적당한 것이외다. 착실하고 장구한 사업을 경영하는 데는 그 단체의 단원이 각각 철저하게 그 단체의 목적과 계획을 이해하여 이를 위하여서는 일심 혁력하기를 사이후이(死而後已)하리란 확고한 신념이 있는 것이 필요하니, 이상과 계획을 철저하게 이해하는 것이나, 일심협력하는 습성을 작(作)하는 것이나 확고한 신념을 가지게 도는 것이 결코 일조일석에 되는 것이 아니외다. 그러므로 이러한 단체를 만드는 데는 한 사람씩 한 사람씩 오래 두고 의사를 교환하여 그가 동지인 것을 확인한 뒤에야 가입케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 사람들과 같이 아직 단체생활의 훈련이 없는 인민은 더욱 그러합니다. 그러하거늘 독립협회의 호원은 이러한 용의가 없이 모인 것이므로 일격에 분쇄되고 만 것이외다. 독립협회의 운동이 실패된 둘째 원인은 정치적 색채를 가졌던 것이외다. 이 회가 만일 정치적 개혁을 목적으로 한 정당이라 하면(아마 당시 사정으로 그러할는지 모르지마는) 다시 말할 것이 없지마는 진실로 민족개조를 목적으로 한다 하면 정치적 색채를 띠어서는 아니 됩니다. 왜 그런고 하면 정치적 권력이란 십년이 멀다하고 추이하는 것이요, 민족개조의 사업은 적어도 오십 년이나 백년을 소기(小期)로 하여야 할 사업인즉 정권의 추이를 따라 소장(消長)할 운명을 가진 정치적 단체로는 도저히 이러한 장구한 사업을 경영할 수 없는 것이외다. 어떠한 당파의 정부, 어떠한 주의, 정견을 가진 정부라도 용훼(容喙)할 이유가 없는 단체라야 능히 이러한 사업을 하여갈 것이니, 만일 독립협회가 정치에 대하여 아무런 간섭이 없이 오직 교육의 진흥, 산업의 발전, 민중의 진작 같은 것으로만 목적을 삼았다 하면 당시의 집권자의 증오를 받을 리가 없었을 것이요, 그리하면 자기 분내(分內)의 일만, 사업만 착착히 진행하였다 하면 금일까지에 막대한 효과를 생하였을 것이외다. 그러나 그 회가 오직 정치적 사업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 하면, 물론 이러한 비평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다음에 그 회가 실패된 이유는 인물이 없었음이외다. 첫째로 인격과 학식과 능력이 족히 그 운동의 중심이 될 만한 중심인물이 없었고, 둘째는 그 중심인물의 지도를 받을 만한 회원과 그 회의 모든 사무와 사업을 분담할 만한 사무가, 전문가가 없었습니다. 동양식 생각으로 보면 어떤 단체는 그 단체를 거느리는 영웅 하나만 있으면 되는 것같이 생각하지마는, 한 단체가 성립되고 생활하여가는 데는 삼종의 인물이 정(鼎)의 삼족(三足)과 같이 필요한 것이외다. 삼종의 인물이란 무엇이뇨. 중심인물, 또는 지도자와 전문가와 회원이외다. 지도자와 전문가 도기 어려운 것은 누구나 다 알만하지마는 회원되기 어려운 것은 오직 아는 자라야 합니다. 회의 목적과 계획을 잘 이해하여 그 규칙을 잘 복종하여 회비를 꼭꼭 내고 집회에 꼭꼭 출석하고 회를 사랑하고 위하는 회원 되기는 여간한 훈련을 받은 사람이 아니고는 어려운 일이외다. 독립협회뿐 아니라, 이래(邇來) 조선의 각종 단체가 실패하는 원인의 가장 중요한 것은 그 회원들이 회원 될 자격을 가지지 못한 것에 있습니다. 오늘날도 그러하거든 하물며 근 삼십년이나 전에리오. 이러한 이유로 독립협회의 사업은 실패된 것이외다. 글부터 얼마를 잠잠하다가 다시 십 년을 지나 갑진(甲辰)의 일아전(日俄戰)이 개시되매, 조선에는 무수한 단체가 일어났습니다. 그중에서 민족개조를 표방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그러한 관념을 가진 것은 학회라는 이름을 가진 단체들이외다. 가장 먼저 일고 가장 세력 있던 서북학회를 위시하여 기호학회, 호남학회, 교남학회 같은 것이 있어 교육을 위한 유세, 학교의 설립, 교과서의 간행, 기관 잡지의 발행 등으로 교육열을 고취하였습니다. 이 단체들이 교육의 필요를 제창한 점에서 일단의 진보와 새로운 자각을 하였다 하겠으나, 인물이 핍(乏)한 것(지도자, 전문가, 회원), 정치적 색채를 띤 것(당시의 사정으로는 면할 수 없는 것이라 하더라도), 무엇보다도 단체조직의 요체를 모른 것 등은 독립협회와 다름이 없었고, 따라서 그 단체들의 말로도 거의 그와 동공이곡(同功異曲)이었습니다. 그네는 아직도 민족의 개조가 조선 민족을 살리는 유일한 갈인 것, 그리함에는 교육이 근본이 되는 것, 그리함에는 유위(有爲)한 인물과 거액의 자금을 가진 공고한 단결이 필요한 것, 이것이 당시에 부르짖던 독립보다도, 제국보다도, 정권보다도 필요한 것을 아직도 철저하게 자각하지 못하였습니다. 만일 그것을 철저하게 자각하였다 하면 좀더 착실하게, 좀더 완완(緩緩)하게 장구한 계획을 세웠을 것이외다. 그네에게는 몽롱한 자각과 열렬한 성의가 있었으나 투철한 선견과 착실한 계획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힘’을 기를 생각을 하지 못하고 ‘마음’만 있으면 일이 되는 줄 알아, 한갓 조급하고 한갓 소리를 크게 하였습니다. 그네의 자각치 못한 것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민족개조의 대사업을 감당할 만한 단체를 조성함에는 ‘회원 될 자부터 양성하여야 된다’는 것을 자각치 못함이외다. 의미 있는 사람, 또는 이미 된 사람으로써 능히 이러한 단체를 얻으리라 생각하는 것이 근본적 유견(謬見)이외다. 개조를 목적하는 단체는 그 회원이 이미 개조된 사람이라야 할 것임이, 마치 금주를 선전하는 단체를 이루려면 그단원부터 이미 금주한 사람이라야 할 것과 같습니다. 주정꾼들이 모여서 술을 먹어가며 금주운동을 한다 하면 골계(滑稽)는 없을 것이 아닙니까. 그러므로 민족개조와 같은 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단체를 이룸에는 그 단체의 조직보다도 그 기초회원 될 자의 양성이 더욱 필요하고 곤란한 사업이외다. 또 하나 당시의 지도자가 자각치 못한 중요한 점, ―이야말로 참으로 근본적으로 중요한 점은, 민족의 개조는 도덕적 방면으로 부터 들어가야 할 것이다―특별히 조선 민족의 쇠퇴의 원인은 도덕적 원인이 근본이니, 이를 개조함에는 도덕적 개조, 정신적 재고가 가장 근본이 되는 것이라 함이외다. 이 점을 자각치 못하고 그네는 오직 신지식의 주입만을 절규하였습니다. 이것은 어느 나라든지 신문명의 수입기에는 면치 못할 일인 듯하지마는, 그네가 조선민족의 쇠퇴의 근본 원인을 도덕적 부패에서 찾을 줄을 모르고 오직 지식의 결핍만에서 찾으려 한 것을 큰 불총명, 부자각이외다. 혹은 아직 그러한 시기에 달하지 못한 것인지도 알 수 없습니다. 도덕적 원인을 무시하고 지시열만 고취하였기 때문에 드디어 금일까지도 지식만 중히 여기고 도덕이란 것을 경시하는 폐습을 생하게 된 것이외다. 나중에 과거의 민족개종운동 단체로 들 것은 청년학우회외다. 이 회는 성립된 지 일년도 못되어 합병 때문에 해산을 당한 것이라, 세상에 드러난 공적은 별로 없지마는 그 조직된 법이 이전의 모든 단체의 결점을 참고하여 거의 이상에 가깝게 된 것으로 보아 신시기(新時期)를 획(劃)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첫째, 그 회에서는 회원을 극히 신중히 선택하여 단결의 제일의(第一義)를 지켰고, 둘째, 기본금의 적립을 실행하였고, 셋째, 덕, 체, 지의 동맹수련을 중요한 목적으로 세워 그중에는 덕육을 고조하였고, 넷째, 정치적 색채를 일체로 띠지 아니하여 순전히 교육에 의한 민족개조를 목적으로 하였고, 맨 나중으로 한번 작정한 규칙을 엄정히 지키었습니다. 이는 실로 조선의 단체사에는 특필할 만한 조직법이요, 겸하여 민족개조를 목적으로 하는 단체로는 더욱 그 의(宜)를 얻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히 부득이한 사정으로 하여 폐절(廢絶)되어 그 사업의 실적을 볼 수 없이 되었음이 큰 유감이외다. 이상에 나는 갑신 이래 근 사십 년간의 조선의 혁신운동을 민족개조라는 견지에서 대략으로 비평하였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운동들이 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는 것을 자각하여 무슨 새 방침을, 세워야 하겠다는 생각은 가졌다 하더라도 아직 ‘민족개조가 유일한 생로다’하는 명확한 자각과, ‘그런데 민족개조는 이러한 주의, 이러한 계획으로 해야 한다’는 구체적 의견에는 달치 못하였던 모양이외다(오직 청년학우회가 그러한 이상을 가졌던 모양이나). 이만하면 내가 제창(차라리 소개)하려는 민족개조론의 본론에 들어갈 준비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민족개조는 도덕적일 것

민족개조라 함은 민족성 개조라는 뜻이외다. 일 민족의 생활은 무수한 부문으로 된 것이니, 그 중요한 자를 들면 정치적 생활, 경제적 생활, 문화적 생활(종교적 생활, 예술적 생활, 철학적 생활, 사교적 생활) 등이외다. 이렇게 그 실생활의 부문이 극히 복잡하지마는 이 모든 생활의 양식과 내용은 그 민족성의 여하에 의하여 결정되는 것이요, 민족성은 극히 단순한 일, 이의 근본 도덕으로 결정되는 것이외다. 예컨대, 앵글로색슨족의 자유를 좋아하고 실제적이요, 진취적이요, 사회적인 국민성, 독일인의 이지적이요, 사색적이요 조직적인 국민성, 라틴족의 평등을 좋아하고 감정적인 민족성, 중국인의 이기적이요 개인주의적인 민족성, 이 중에서 앵글로색슨족을 뽑아 봅시다. 그네의 개인생활, 사회생활, 국민생활을 보시오. 어느 점 어느 획이 자유, 실제, 진취, 공동 같은 그네의 근본적 민족성의 표현이 아닌가. 첫째, 그네의 정치제도를 봅시다. 영국은 세계에 가장 처음이요, 또 가장 발달된 입헌국이니, 자유민권이란 사상은 실로 영국에서 그 원(源)을 발한 것이라 합니다. 그러나 영국인은 자유를 바라는 동시에 실제를 좋아하므로 불국인과 같은 공상적 혁명을 일으키어 실제에 쓰지 못할 공상적 헌법을 세우려 아니하고, 또 감정적으로 급격하게 변하려 아니하고, 극히 실제적으로, 극히 점진적으로 인민의 자유를 확장한 것이외다. 그 결과는 감정적, 공상적으로 급격하게, 이론만으로 보아서는 가장 철저하게 자유를 주장하던 불국인보다도 훨씬 철저한 자유를 향락합니다. 그네는 일시에 이상적으로 제정한 헌법도 없습니다. 다 아는 바와 같이 영국 헌법은 일조씩 일조씩 주워모은 관례의 집적에 불과합니다. 그 이론의 철저함과 조리의 정연함이 도저히 연소기예(年少氣銳)한 청년들인 중국헌법제정위원의 지은 헌법에 비겨 훨씬 떨어질 것이외다. 모순 많고 불합리한 점 많기로 영국 헌법은 세계에 제일이라 합니다. 그러나 중국의 헌법은 지어 놓은 헌법이요, 영국의 헌법은 쓰는 헌법이외다. 영인에게는 쓸데없는 것은 진실로 쓸데없게 여깁니다. 이렇게 그네는 심히 실제적이요, 점진적이외다. 그네의 요구하는 자유는 이론상의 자유가 아니요, 실용상의 자유외다. 그러한 잡동사니 헌법도 영인의 실용상의 자유를 보장하기에는 넉넉한 것이외다. 그러면서도 영인은 국가로 하여금 자기 개인의 자유를 간섭케 아니하리 만큼 철저한 개인주의자외다. 그렇지마는 그네는 국가생활, 사회생활, 즉 단체생활의 필요를 알아 봉사의 정신이 왕성하므로 그네는 능히 단체를 위하여(국가만이 아니요, 무릇 무슨 단체든지 자기가 속한 단체를 위하여) 자기의 자유를 희생합니다. 그 희생함이 자유의 의사에서 발한 것이기 때문에 자유외다. 이번 구주대전에도 그네는 지원병으로 싸웠습니다. 정치제도뿐 아니라 종교나 철학이나 문학이나 예술이 모두 이 자유, 실제, 사회성, 점진성 같은 영인의 근본 성격에서 발하지 아니함이 없으니, 가령 영국의 철학을 보시오. 독일인의 것과 같은 완전한 체계나 심오한 사색도 없고 불국인의 것과 같은 명쾌한, 신기한 맛도 없이 그 역시 불완전한 실제적의 철학이외다. 특히 철학의 기초되는 인식론과 철학의 중심이라 할 인생철학, 즉 윤리학이 더욱 그러합니다. 이론적으로 보아 불완전하나 실제적으로 보아 쓸데가 많습니다. 실제란 워낙 불완전한 것이 특징이니까요. 문학과 예술도 그러합니다. 영문학에는 남구문학(南歐文學)의 염려(艶麗), 방순(芳醇)도, 북구문학의 심각, 신비도 없고 그네의 실생활과 같이 평담(平淡)하고 자연합니다. 그러나 영문학은 문학 중에는 밥과 같습니다. 남구문학을 포도주에 비기고 북구문학은 워커(소주)에 비기면. 영인의 상업이나 식민지정책도 또한 그러합니다. 그중에도 식민지정책을 보면 그 주인(主人)의 종교, 습관, 기타의 생활방식을 존중하여 그 자유로운 발달에 맡깁니다. 이것이 또한 그네의 자유의 정신의 발로외다. 그네는 다른 민족의 민족성의 자유를 알아주고 구태여 이것을 자기네의 표준을 따라서 변혁하는 것이 불가능한 줄을 아는 총명을 가지기도 하였겠지마는 자시의 자유를 심히 사랑하는 그네는 차마 남의 자유를 죽이지 못함인 듯합니다. 또 그네의 식민지를 다스리는 제도를 보건대 자기네의 본국을 표준하여 철두철미로 영국의 속령(屬領)이라는 표가 나기를 반드시 힘쓰지 않는 모양이요, 다만 실제로 자기의 식민지인 이익을취하면 그만이라 하는 듯합니다. 마치 커다란 유니언 잭 국기를 그 땅에 달아놓으면 그만이지 구태 방방곡곡이, 가가호호가 유니언잭을 그리고, 달고 해야 한다는 철저한 생각은 아니 가진 듯합니다. 그러면서도 아주 이상적으로 철저적이요, 조직적이게 모국화하려고 애쓰는 불국보다 훨씬 유효하게 그 식민지를 모국화하는 공효(功效)를 얻습니다. 그네의 식민지는 번창하고 그네의 지배를 받는 이민족은 비교적 많은 자유를 향락하고 그러면서도 그네의 모국은 이 식민지에서 얻을 이익을 넉넉히 향수(享受)합니다. 애급과 비율빈은 앵글로색슨족의 식민지정책 성공의 호표본(好標本)입니다. 그리하고 그 성공의 원인은 또한 그네의 근본 성격인 자유, 실제, 봉사, 점진성 같은 정신에서 나온 것이외다. 이렇게 영인의 모든 생활과 그 생활의 성패는 그 민족의 근본 성격, 또는 근본 정신에 기인한 것이외다. 민족심리학의 태두 불국의 석학 르봉 박사는 그의 명저 《민족심리학》에, ‘언어, 제도, 사상, 신앙, 미술, 문학 등 무릇 일국의 문명을 조직하는 각종 요소는 이를 지어낸 민족성의 외적표현이라(민족심리학 제이장 제일절)’고 단언하였으니, 이는 내가 이상에 누누이 설명한 바를 가장 간명하게 결론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머리를 돌려 조선민족의 이처럼 쇠퇴한 진인(眞因)을 찾아봅시다. 조선민족이 어떻게 이처럼 쇠퇴하였느냐 하는 문제에 대하여 일본인은 흔히 이조의 악정이 그 원인이라 하고, 서양인도 그와 같은 뜻으로 Maladministration(악정)이라 합니다. 이것이 우리 민족의 쇠퇴의 가장 직접되고 또 총괄적인 원인인 것은 말할 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조금도 원인을 설명한 것은 아니니, 이는 마치 영미가 강성한 것은 그 선정에 말미암음이라 하는 것처럼 무의미한 말이외다. 구태 악정이라 하는 말에 무슨 의미가 있다 하면 그것은 ‘조선민족의 쇠퇴의 책임은 그 치자계급―즉, 국왕과 양반에게 있다’ 함일 것이외다. 과연 조선에는 적어도 삼백 년 이래로는 엄연히 치자계급이란 것이 있었습니다. 국왕과 양반, 일인의 국왕과 혹은 동서인(東西人), 혹은 노소론(老少論)하는 전민중의 몇 백분지 일에 불과하는 소수계급이 세습적으로 정치와 교화를 분담하여 왔으니, 전민족을 쇠퇴케한 직접의 책죄(責罪)가 그네에게 있는 것은 사실이외다. 정치를 문란할 것, 산업을 쇠잔테 한 것, 국민교육을 힘쓰지 아니한 것, 사회의 풍기와 인민의 정신을 타락케 한 직접의 책임자가 피등(彼等)인 것은 피치 못할 사실이외다. 더욱이 인국(隣國)의 치자계급이 서양의 신문명을 수입하여 대경장(大更張)을 행할 때에 그 인국의 권유와 원조가 있음을 불구하고 때맞추어 유신의 원도(遠圖)를 행하지 못하여 써 전민족으로 하여금 철천의 한을 품게 한 것은 그네의 죄 중에도 가장 큰 죄라 할 것이외다. 하지마는 한걸음 더 내켜 생각하면 이 역시 전민족의 책임이요, 또 한걸음 더 내켜 생각하면 이 역시 민족의 소이(所以)외다. 만일 영인 같은 자유를 좋아하는 정신이 있고, 불인 같은 평등을 좋아하는 정신이 있다 하면 결코 신임치 못할 치자계급을 그냥 두지 아니하였을 것이외다. 또 치자계급인 그네에게도 자유, 평등, 사회성, 진취성이 있었다하면, 결코 조선민족을 이렇게 못 되게 만들지는 아니하였을 것이니, 치자이던 양반이나, 피치자이던 일반 민중이나, 그가 가진 타락한 민족의 희생이 되기에는 마찬가지 조건민족이외다. 만일 당시 민족성을 타락하게 한 책임이 치자계급에 있다 하여 그네를 책망할 진대 그러한 치자계급을 산출하고 존속케한 책임이 또한 일반 민중에게 있다하여 그네를 또 책망하게 될 것이외다. 그러므로 치자계급이던 양반에게 민족을 쇠퇴케 한 직접의 책임을 지우더라도 별 수 없는 일이요, 요컨대 조선민족 쇠퇴의 근본원인은 타락된 민족성에 있다 할 것이외다. 조선민족 쇠퇴의 원인이라도 악정이란 것이 이미 도덕의 부패를 연상케하는 것이니, 대개 악정이라면 식견이 부족하여 되는 악정, 즉 위정자의 동기는 국리민복을 위함에 나왔지마는, 지식이 없어서 악정이 되는 악정도 있을 것이외다. 그러나 악정이라는 이름을 듣는 악정 대부분―특히 조선민족을 쇠퇴케 한 악정의 대부분은 이러한 선의의 악정이 아니요, 진실로 그 동기부터 악한 악의의 악정이외다. 곧 정사를 행함에 국가와 민생을 위하여 하지아니하고 자기 일개인 또는 자기와 이해관계를 같이하는 일 당파의 이익을 위하여 하는 악정이외다. 가령 모가 영의정이 되었다합시다. 그는 관리의 임면(任免)이나 만반 시정(施政)을 국가를 위하여 하기보다 첫째 자기 일신의 권세, 둘째 자기의 친척 붕우의 출세, 셋째 자기와 휴척(休戚)을 같이하는 노론이나 소론의 권세를 위하여 합니다. 따라서 그의 손으로서 나온 모든 공직을 띤 자가 다 이러합니다. 조선의 악정은 실로 이러한 종류의 악정이었습니다. 이제 이 악정자를 도덕적으로 분석해봅시다. 그는 첫째, 허위의 인이외다. 국사를 한다 하면서 사사(私事)를 하고 총준(聰俊)을 거(擧)한다 하면서 당여(黨與)를 거하고, 죄인을 벌한다 하면서 자기의 사혐(私嫌)을 보(報)합니다. 교화의 머리가 되는 대제학(大提學)이 반드시 학식과 품격이 빼난 자가 아니며, 원수(元帥)와 대장이 반드시 무용과 전략을 구비한 자가 아닙니다. 하필 예를 고대에 구하리오. 최근으로 보더라도 수만의 시위대(侍衛隊), 진위대(鎭衛隊)가 국방을 위하여 있던 것이 아니요, 무슨 대신 무슨 국장이 국사를 하노라고 있던 것이 아니니 모두가 허(虛)요, 모두가 위(僞)외다. 둘째, 그네는 단체생활의 생명인 사회성, 곧 봉사의 정신이 업었습니다. 만일 공을 위하여 사를 희생하는 정신 즉, 일생의 사, 언, 행이 도시(都是) 국가와 민족을 위함이라는 정신이 없기 때문에 이렇게 빙공영사(憑公營私)의 악행을 한 것이외다. 이 허위와 사욕 두 가지가 치자로 하여금 그러한 악정을 행하게 한 것이외다. 허위된지라 그네에게 정의가 없고 충신이 없으며 사욕된지라 그네에게 정의가 없고 충신(忠臣)이 없으며 사욕된지라 그네에게 국이나 민에 대한 애(愛)도 경(敬)도 없는 것이외다. 다음에 일반 민중이, 또는 치자계급 자신이 이 악정을 개혁하지 못한 원인도 또한 도덕성입니다. 그네 중에도 이것이 그릇된 것을 자각한 자가 있었을 것이외다. 생각도 하고, 말도 하고, 글도 지었을 것이외다. 논어나 맹자도 결코 허위와 사욕을 가르치는 글이 아니니 이것을 외우는 그네의 입에는 살신성인이라든지, 국궁진췌(鞠躬盡悴)라든지, 알인욕이존천리(遏人慾而存天里)라든지, 충군애국(忠君愛國)이라든지 하는 말도 많이 하였을 것이외다. 그러면서도 이 악정을 이내 고치지 못한 것은 첫째, 나타(懶惰)하여 실행할 정신이 없고, 둘째, 접나(怯懦)하여 실행할 용기가 없고, 셋째, 신의와 사회성의 결핍으로 동지의 공고한 단결을 얻지 못한 까닭이외다. 개혁의 사업은 공상과 공론으로 될 것이 아니요, 오직 실행으로야만 될 것이요, 재래의 정권이나 습관에 반항하여 구를 파하고 신을 건하는 위업은 그 사업의 성질상 곤란과 위험이 많은 것이니, 이를 능히 함에는 위대한 용기가 필요합니다. 또 일국을 개혁하려는 위업은 결코 일, 이 개인의 능력이 능히 할 바 아니요, 오직 공고하고 유력한 단체로야만 할 것이외다. 그런데 조선사를 보면 흔히 개혁자들이 국왕이나 재상에게 일편의 의견서를 드림으로써 유일한 빙침 삼고, 가장 근대에 비교적 진보한 사상을 사졌다 할 김옥균, 박영효조차 겨우 십수의 동지를 음모적으로 규합함에 불과하였고, 일찍 공고하고 세력 큰 대결사(大結社) 상도(想到)치 못하였습니다. 비록 근년에 이르러 개혁을 목적으로 한 여러 가지 단체가 있었지마는 내가 전에 말한 바와 같이 그 역시 공고한 단결이라 할 수는 없었습니다. 진실로 갑신 이래로 삼 인 이상의 단결된 동지가 삼 개년 이상을 그냥 그 단결을 유지한 것을 듣지 못합니다. 그 원인이 어디 있나, 허위, 나타, 무신, 사회성의 결핍에 있습니다. 피차에 허위되니 피차에 믿지 못하고 믿지 못하니 단결이 안됩니다. 단체생활의 제일 요건은 진실로 서로 믿는 것인데 거짓말쟁이 속임꾼들끼리 모이면 무슨 단결이 되겠습니까. 둘째, 단체란 일하자고 만드는 것인데 밤낮 공상과 공론으로만 일을 삼으면 무엇이 되겠습니까. 셋째, 신의가 없어 피차에 작정한 것을 지킬 줄을 모르고 단체에 대하여 진 의리를 안 돌아보아 서로 미쁨이 없으면 무슨 단결이 되겠습니까. ‘배반’은 실로 조선의 교우사(交友史), 단체사를 관류(貫流)한 악덕이외다. 이리하여 악정의 개혁을 행하지 못하고 말았습니다. 위에 말한 나의 사론(史論)이 만일 정확하다 하면 조선 민족 쇠퇴의 근본적 원인이 도덕적인 것이 더욱 분명하지 아니합니까. 곧 허위, 비사회적 이기심, 나타, 무신, 겁나, 사회성의 결핍―이것이 조선 민족으로 하여금 금일의 쇠퇴에 빠지게 한 원인이 아닙니까. 영미족의 흥왕도 그 민족성이 원인이요, 오족(吾族)의 쇠퇴도 그 민족성의 원인이니 민족의 성쇠 흥망이 실로 그 민족성에 달린 것이외다. 그러므로, 일 민족을 개조함에는 그 민족성의 근저인 도덕에서부터 시작하여야 한다 함이외다. 새술은 낡은 부대에 담지 못한다. 부대는 터지고 술은 쏟아지리라. 낡은 재목으로 새집을 짓지 못한다. 더구나 썩어져 무너진 집 재목으로 새집을 지으랴. 짓지도 못하려니와 지어도 다시 무너지리라. 쇠퇴하던 백성이 흥왕하는 백성이 되지 못하리니 흥왕 하려면 그 백성부터 새롭게 힘있게 하여야 할 것이외다. 만일 그 썩어진 성격을 그냥 두면 아무러한 노력을 하더라도 허사가 되고 말 것이니 민족적 성격의 개조! 이것이 우리가 살아날 유일한 길이외다.

민족성의 개조는 가능한가

나는 이 논문의 상편에서 민족개조란 가능한 것이라는 뜻을 암시하였습니다. 특히 소크라테스의 민족개조운동을 논평할 때에, 단체사업으로만 하면 민족개조는 가능하다는 확신을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몸소 민족개조운동을 개시하려고 드니 이것이 가능한가 아니한가를 한번 분명히 알고 싶어집니다. 전절에 말한 바와 같이 민족개조란 곧 민족의 성격, 즉 민족성의 개조니, 민족이란 개조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 우리가 본절에서 토론할 문제외다. 전에 인용한 르봉 박사는 민족적 성격에 근본적 성격과 부속적 성격의 이부(二部)가 있다 하여 부속적 성격은 가변적이나 근본적 성격은 불가변적이니, 오직 유전적 축척으로 지완(遲緩)한 변화가 있을 뿐이라 합니다. 크롬웰시대의 영인과 금일의 영인과는 거의 딴 민족같이 보이지마는, 기실은 그 부속적 성격이 특수한 대사건, 대변동의 영향을 받아 변하였음이요, 그네의 근본적 성격에는 거의 아무 변화도 없었다 하고, 또 나폴레옹 대제의 종순한 신민(臣民)이던 불국인과 바로 몇 해 전 대혁명시대의 불기 자유하던 불국인과는 근본적으로 딴 성격의 민족인 듯하나 기실 전제적으로 지배받기를 좋아하는 라틴족의 성격에는 변함이 없다 하였습니다. 그래서 박사는 주위의 사정, 무슨 대사변, 또 교육은 어떤 민족의 부속적 성격을 변하게 할 수 있으되, 그 근본적 성격은 변하게 할 수는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부속적 성격을 일시 변하더라도 얼마를 지나면 다시 그 근본적 성격이 우등(優騰)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하고 박사는 근본적 성격의 예로 앵글로색슨족의 자유와 자치를 좋아하는 성격, 라틴족의 평등과 피치(被治)를 좋아하는 성격을 들었습니다. 박사의 주장대로 하면 앵글로색슨족의 성격은 아무리 변하더라도 자유를 좋아하는 성격은 변치 못하리라, 그와 반대로 라틴족의 성격은 아무리 변하더라도 평등을 좋아하는 성격은 변치 못하리라 하게 됩니다. 또 박사는 민족의 성격을 해부적 성격과 심리적 성격 둘로 나누어, 우리가 흔히 민족성이라고 일컫는 바를 심리적 성격이라 하고, 체질의 특징을 해부적 성격이라 합니다. 그래서 박사는 일 민족의 해부적 특징의 근본적인 몇 가지가 변할 수 없는 모양으로 일 민족의 심리적 특징, 즉 민족성의 근본적인 몇 가지도 변할 수 없는 것이라 합니다. 가령 황색인종의 피부의 황색 같은 것은 불가변적인 특징이외다. 그러나 해부적 특징에 이렇게 고정불가변한 것이 있다고 거기서 유추하여 심리적 특징에도 그런 것이 있으리라 함은 한 가설에 불과한 것이라 과학적으로 정확한 증명을 하기는 어렵지마는, 여러 가지 역사적 실례로 보건대 그것이 진리인 듯 합니다. 박사가 이미 앵글로색슨족과 및 자국인인 라틴족도 에로 들었지마는 일찍 이민족으로서 완전히 동화하여 동일한 성격의 민족을 성(成)하였다는 전례를 보지 못한 것으로 보면, 각 민족에게는 도저히 변할 수 없는 일개 또는 수개의 근본적 성격이 있다고 보는 것이 옳은 듯합니다. 특히 개인 심리학상으로 보더라도 각 개인마다 해부적 특징이 있는 모양으로 갑이면 갑, 을이면 을 되는 개성에 근본적 특징이 있어, 이것은 일생에 변하기 어려운 것을 보더라도 개인의 성격의 총화라 할 만한 민족성에도 변할 수 없는 근본적 성격이 있을 것입니다. 만일 그렇다 하면 우리는 일종의 실망에 빠지게 됩니다. 민족성의 개조란 불가능이 아닐까 하는 의혹이 생깁니다. 만일 민족의 근본적 성격도 변할 수 있는 것이라 하면, 다시 말할 필요가 없거니와, 르봉 박사의 설과 같이 민족의 근본적 성격은 불가변의 것이라 하고, 민족을 개조할 방법을 연구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기는 두 가지 경우가 있겠습니다. ① 근본적 성격은 좋지마는 부속적 성격이 좋지 못한 경우와, ② 근본적 성격 자신이 좋지 못한 경우와. 그런데 첫째로 말하면 설명치 아니하여도 주위와 대변동과 교육의 힘으로 개조할 수 있는 것이 분명하고, 둘째가 가장 어려운 문제이외다. 곧 근본적 민족성이 좋지 못하고는 그 민족은 생존 번영할 수가 없거늘, 이것은 도저히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이라 하면, 그 민족의 운명은 절망적일 것이외다. 그러나 역시 개조할 길이 있습니다. 근본적 성격이 좋지 못한 민족이라고 그 민족의 각 개인이 다 좋지 못한 사함일 리는 만무하니, 그 중에도 소수나마 몇 개의 선인이 있을 것이외다. 마치 부패한 유태인 중에서 예수 같으신 이가 나시고 그의 사도들 같은 이들이 난 모양으로, 이 소수의 선인이야말로 그 민족 부활의 맹아(萌芽)외다. 십인의 선인이 없으므로 하여 소돔성이 천화(天火)에 망하였다는 말도 진실로 의미심장한 말이외다. 이 소수의 선인, 다시 말하면 그 민족의 근본적 악성격을 사장 소량으로 가진 사람들 중에 한 사람이 먼저 ‘이 민족은 개조해야 한다’는 자각과 결심이 생깁니다. 그 사람이 자기와 뜻이 똑같은 사람 하나를 찾아 둘이서 동맹을 합니다. 먼저 자기를 힘써 개조하고, 다음에 개조하자는 뜻이 같은 사람을 많이 모으기로 동맹을 합니다. 차차 삼 인, 사 인씩 늘어 수천만의 민족 중에서 수백 인 내지 수천 인을 모집하여 한 덩어리, 한 사회, 한 개조 동맹단체를 이룹니다. 그리하면 그 단체의 각원은 더욱더욱 수련되고, 개조되어 더욱더욱 좋은 사람(문명한 국가의 일공민 될 만한 덕행과 학식, 기능과 건강을 가진 사람)이 되고, 이러한 바른 자각과 굳은 결심과 오랜 수양을 가진 사람들의 단체이기 때문에 그 단체의 유지와 발전이 썩 잘 되어갈 것이외다. 이에 그네는 아직 개성이 고정되지 아니하고, 그중 우수한 소년 남녀를 뽑아 그 동맹에 가입케하여, 일면으로 그 동맹원의 수를 증가하며, 일면으로 그 단체의 인력과 재력을 충장(充壯)케 하여 학교, 서적 출판 기타의 사업으로 일반 민족에 크게 선전하는 동시에 차대의 후계자인 자녀에게 새 이상의 교육과 환경을 주어서 더욱더욱 신분자, 즉 개조된 개인의 수를 증가케 합니다. 이리하여 십년이나 이십 년을 지나면 개조된 개인의 일이천 인에는 달할 것이니, 그네는 모두 신용과 능력이 있는 인사이겠기 때문에 사회의 추요(樞要)한 모든 직무를 분담하게 되어 자연 전 민족의 중추계급을 성하게 될 것이요, 이리 되면 자연도태의 이(理)로 구성격을 가진 자는 점점 사회의 표면에서 도태되어 소리없이 칩복(蟄伏)하게 되고, 전 민족은 이 중추계급의 건전한 정신에 풍화되어 세월이 가고 세대가 지날수록 민족은 더욱 새로워져 오십 년이나 백년 후에는 거의 개조의 대업이 완성될 것이외다. 이렇게 의식적이요, 조직적인 방법은 아직 역사상에 전례가 없거니와, 전에도 말한 바와 같이 무릇 민족개조라 할 만한 사업은 다 이와 유사경과(類似經過)로 되는 것이니, 혁명이라든지 유신이라든지가 신계급의 출현으로 굄을 보아서 알 것이외다. 이제 우리 조선 민족에게 민족개조의 원리를 응용해봅시다. 첫째, 조선 민족의 민족성의 결점은 그 근본적 성격에 있는 것인가, 또는 부속적 성격에 있는 것인가를 한번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의 결정되기를 따라 우리의 민족개조의 사업의 난이(難易)가 결정될 것이외다. 그런데 이 문제를 결정하려면 르봉 박사의 이른 바와 같은 조선민족의 근본 성격이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먼저 찾아보아야 할 것이외다. 우리 민족에 대한 가장 낡은 비평은 산해경(山海經)에 나온 한족(漢族)의 비평이니 ‘군자국재기북 의관대검식수 사이문호재방 기인양호부쟁(君子國在其北 衣冠帶劍食獸 使二文虎在傍 其人好讓不爭)이라 하였고, 이에 대한 곽박(郭璞)의 찬(讚)에 ‘동방기인국유 군자훈서시식 조호시사아호 예양예위논리(東方氣仁國有 君子薰犀是食 彫虎是使雅好 禮讓禮委論理)라 하였습니다. 우리 민족이 이민족에게 처음 준 인상이 ’군자‘외다. 공자도 ‘군자거지(君子居之)’라 하여 자국민의 부패 무도함에 분개하여 아족 중에 오려 하였습니다. ‘기인양호부쟁’이란 것을 현대적 관념으로 분석하면 고나대, 박애, 예의, 염결, 자존 등이 될 것이외다. 다시 이 다석 가지 덕목을 한데 뭉치면 곽박의 산해경찬에 있는 바와 같이 ‘인(仁)’이 될 것이외다. 그런데 이를 조선 민족의 역사에 참고해 보건대, 인은 조선 민족의 근본 성격인 듯합니다. 국제적으로도 일찍 남을 침략해 본 일이 없고, 또 외국인을 심히 애경하는 성질이 있으며, 민족끼리도 잔인 강폭한 행위는 극히 적습니다. 살인 강도 같은 잔인성의 죄악은 현금에도 심히 적다 합니다. 조선처럼 관대한 자는 타민족에서는 보기 어렵습니다. 혹 누가 자기에게 모욕을 가하면 흔히는 껄껄 웃고 구태여 보복하려 아니합니다. 외국인은 혹 이를 겁나한 까닭이라고 할는지 모르나, 껄껄 웃는 그의 심리는 일종 관서(寬恕)와 자존이외다. 그래서 조선인은 원수(怨讎)를 기억할 줄 모릅니다. 곧 잊어버립니다. 심지어 자기의 혈족을 죽인 자까지도 흔히는 용서합니다. 그러므로 조선의 전설이나 문학에 보수(報讎)에 관한 것은 극히 적고, 일본 민족과 같이 이를 한 미덕으로 아는 생각은 조금도 없습니다. 다음에 조선인은 애인(愛人)하는 성질이 많습니다. 처음 대할 때에는 좀 뚝뚝하고 찬 듯하지마는 속마음에는 극히 인정이 많습니다. 십수 년 전까지 사랑에 들어오는 손님이 있으면 알거나 모르거나 숙식을 주어 관대(款待)합니다. 집에는 내객을 위하여 항상 객량(客糧)과 객찬(客饌)과 객초(客草)를 준비하고, 가족의 먹는 것은 박(薄)하여도 객에게는 맛나는 것을 주며, 가족은 좀 차게 자더라도 객실에는 불을 많이 땝니다. 옛날의 조선 가정의 하는 일의 반은 실로 ‘접빈객(接賓客)’이었습니다. 예의를 중히 여기는 것은 오족의 본래의 특성이외다. 군자국이라는 칭호부터도 예의를 연상케 하거니와 ‘의관대검’이라든지, ‘호양부쟁’이라든지 하는 말에도 예의를 연상케 합니다. 또 동방삭 신이경(東方朔 神異經)에, ‘동방유인남개 호대현관여개 채의항공좌이 불상범상예이 불상훼견인유 환투사구지창 졸견지여 치명왈선인(東方有人男皆縞帶玄冠女皆 采衣恒恭坐而 不相犯相譽而 不相毁見人有 患投死救之蒼 卒見之如 癡名曰善人)’이라 한 것이 있음을 보아 어떻게 고대 오족이 예의를 숭상할 것을 알것이외다. 또 후한서에 부여인(夫餘人)의 예의 있음을 평하여, ‘음식용조두회동배작세작읍양승강(飮食用俎豆會同拜爵洗爵揖讓升降)’이라 하였고, 또 삼국지에 마한을 평하여 ‘기속행자상봉개주양로(其俗行者相逢皆住讓路’라 하였습니다. 이렇게 예의를 숭상하는 본성이 있었으므로 이조의 당쟁도 거의 예문의 해석이 그 원인이 되었으며, 현금의 조선인도 예의를 숭상하는 풍이 많으니, 우리 나라를 예의지방(禮義之邦)이라 한 것은 참으로 적평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면 예의란 무엇이뇨. 규율에 복종하여 질서를 지키는 것이외다. 규율 밑에는 극히 순복한다는 뜻이외다. 예의란 곧 의(義)외다. 또 조선인은 염결하였습니다. 또 삼국지에 ‘기인성원각소기욕유염치(其人性愿慤小嗜慾有廉恥)’라 하였습니다. 정승으로서 객주 집 한 방을 빌려서 유숙한 이가 있고, 결코 남을 위하여 무슨 일을 할 때에 물질적 보수를 논하지 아니하였습니다. 금전을 탐하는 것은 조선인의 가장 천히 여기던 바이외다. 지금은 세강속말(世降俗末)하여 금전 수입의 다소로 인물을 평가하게 되었지마는, 옛날 조선인은 금전이라는 말을 하기도 부끄러워하였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정신은 아직도 남아서 무슨 일에나 월급이라든지 보수를 논하기를 치욕으로 압니다. 또 조선인은 심히 자존심이 많습니다. 근대에 일부 배명배(拜明輩)가 한족의 문화에 심취하여 숭정기원후(崇禎紀元後)를 쓰면서도 일반 민중은 한인을 ‘되놈’이라 하고 ‘오랑캐’라 하여 우리보다 훨씬 떨어지는 자로 여기도록 그처럼 자존심이 많습니다. 어떤 미국인이 ○○사건 후에 구제미 얻으러 온 조선인들의 모여 선 것을 박은 사진을 보고 아아 조선 사람은 존재(尊大)하다고 평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과연 우리 사람의 앉음앉음, 걸음걸이, 말하는 모양, 어떻게나 존대합니까. ‘점잖다’는 말은 우리가 사람의 품격을 칭찬하는데 가장 많이 쓰는 말이외다. 또 자존이라는 관념 중에는 자주나 독립이란 관념이 항상 부수(附隨)합니다. 역사를 보면 조선에는 일찍 봉건제도가 시행되어 본 일이 없습니다. 삼한시대나 삼국초에도 무한 소국이 있었지마는 그것이 다 완전한 독립국이었었고, 대국의 멸함을 받을지언정 그 부속은 아니 되었습니다. 당과 신라의 관계 같은 것은 일종 외교적 정책관계요, 신라가 당의 지배를 받은 일은 없었으며, 이씨 조선시대에도 명의상 명청양조(明淸兩朝)의 정삭(正朔)을 받았다 하나, 그것은 일편의 형식이요, 그 실질상 지배를 받은 일은 없었습니다. 그리고 일반 민중의 생활을 보더라도 독립 자주의 기풍이 많습니다. 조선에는 일인의 지배하에 만인이 복종하는 대가족제나 농노제는 시행된 적이 없었고, 조그마한 집일망정 각각 제집에서 제가 빌어먹기를 좋아합니다. 지금도 그 기풍이 남아 이익이 많은 남의 고용보다도 이익이 적은 독립한 영업을 좋아합니다. 이 주를 호상(好尙)하는 기풍은 조선인의 생활의 각 방면에 드러납니다. 그러나 산해경은 우리 조선사람을 그릴 때에 오직 이 인한 방면만 볼 뿐이 아니요, 또 그 무용한 방면도 보았습니다. ‘의관대검’이라 하니, 그는 점잖은 의관을 하고 무용의 검을 찼습니다. 이뿐 아니라 후한서에도 우리를 평하여 ‘부여기인추대강용이근후불위구초.....행인무주야호가음음성부절(夫餘其人麤大彊勇而謹厚不爲寇鉊.....行人無晝夜好歌吟音聲不絶)’이라 하였고, 또 동옥저를 기하여, ‘........인성질직강용편지모보전(........人性質直强勇便持矛步戰).....’이라 하였습니다. 또 한인의 우리 민족을 부르는 최고(最古)한 칭호인 이자(夷字)는 종대종국(從大從弓)이라 하여, 대궁을 가지고 다니는 자라는 뜻이외다. 이렇게 우리 민족의 본성은 무용하였습니다. 오직 후한서에 말한 바와 같이 ‘근후불위구초’하여 ‘추대강용’하면서도 군자국이란 칭찬을 듣는 것이외다. 다음에 조선인의 성질은 심히 쾌활합니다. 여기 인용한 글에도 ‘호가음음성부절’이라 하였으니, 그네의 사는 곳에 음악이 끊이지 않는단 말이요, 삼국지에 마한의 속(俗)을 평하여 ‘상이오월전경제귀신주야주회군회취가무무첩수십인상수답지위절(常以五月田竟祭鬼神晝夜酒會群會聚歌舞舞첩數十人相隨답地爲節)’이라 하고, 또 후한서에 진한(辰韓)을 평하여, ‘속희가무음주고슬(俗喜歌舞飮酒鼓瑟)’이라 하고, 삼국지에 고구려를 평하여 ‘기민희가무국중읍락모야야남녀군취상취가희(其民喜歌舞國中邑落暮夜夜男女群聚相就歌戱)’라 하였습니다. 이는 한인이 고대의 우리 민족을 평한 것이어니와 우리 자신이 보더라도 우리는 퍽 쾌활한 민족이외다. 조선인은 낙천적이라 그는 웃을 줄 알되, 울거나 노하거나 음침한 태도를 취할 줄을 모릅니다. 조선인처럼 농담과 장난을 좋아하는 자는 드물 것이외다. 조선인은 결코 제국주의적, 군벌주의적 국민은 되지 못합니다. 종교적으로 우는 민족, 철학적으로 음침하게 사색하는 민족도 되지 못합니다. 조선인은 현실적, 예술적으로 웃고 놀고 살 민족이외다. 그러면 조선민족의 근본 성격은 무엇인고. 한문식 관념으로 말하면 인과 의와 예와 용이외다. 이것을 현대식 용어로 말하면 관대, 박애, 예의, 금욕적 염결(廉潔), 자존, 무용, 쾌활이라 하겠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조선민족은 남을 용서하여 노하거나 보복할 생각이 없고, 친구를 많이 사귀어 물질적 이해관념을 떠나서 유쾌하게 놀기를 좋아하되(사교적이요), 예의를 중히 여기며 자존하여 남의 하풍(下風)에 입(立)하기를 싫어하며, 물욕이 담(淡)한지라 악착한 맛이 적고 유장(悠長)한 풍이 많으며, 따라서 상공업보다도 문학, 예술을 즐겨하고, 항상 평화를 애호하되 일단 불의를 보면 ‘투사구지(投死救之)’의 용(勇)을 발하는 사람이외다. 이제 그 반면인 결점을 보건대, 관대 박애하므로 현대 국민이 가지는 배타적 애국심을 가지기 어려우니, 그러면서 사천 년래 능히 국가를 유지한 것은 그의 자존심과 무용성이 있음이외다. 그의 성(性)이 염결한지라 이민족의 영토를 침략할 야심이 없을뿐더러, 치부치술(致富之術)이 졸(拙)하여 저 삼국시대를 보더라도 미술의 발달은 당시 세계에 관(冠)이 될 만하면서도 상공업의 발달은 보잘것이 없었습니다. 또 예의를 숭상하는 반면은 진정의 유조(流露)를 저애하여 허위에 흐르기 쉬우며, 자존심이 많음은 지도자의 지도에 순종함을 절대요건으로 하는 공고한 단체의 조직을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되고, 그의 낙천적이요 현실적인 본성은 그로 하여금 피안의 낙원을 구하는 종교나 심오한 철학적 사색이나 과학적 탐구에 대한 노력을 경시하게 하였습니다. 조선민족을 금일의 쇠퇴에 끌은 원인인 허위와 나타와 비사회성과 및 경제적 쇠약과 과학의 부진은 실로 이 근본적 민족성의 반면(半面)이 가져온 화(禍)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 민족성, 그것이 악한 것은 아니니, 이것은 우리 민족의 타고난 천품이라 어디까지든지 발휘하여야 할 것이외다. 그러므로 우리의 개조할 것은 조선민족의 근본적 성격이 아니요, 르봉 박사의 이른바 부속적 성격이외다. 그러할진댄 우리의 개조운동은 더욱 가능성이 풍부하다 할 것이외다. 이에 나는 민족성의 개조는 가능하다 함과 특히 조선 민족성의 개조는 가능할뿐더러 참으로 용이하다 함을 단언합니다.

민족성의 개조는 얼마나 시간을 요할까

민족성의 개조는 가능하다 함과 특히 조선 민족성의 개조는 용이하다 함을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한 사람씩 시작하여 언제나 그 많은 민중을 다 개조해 놓을까, 언제나 이천만이나 되는 민족을 개조하여 문명하고 부강한 생활을 하게 할까 함을 생각하면 구누나 망연한 생각이 날 것이외다. 그래서 혹은 무슨 지름길이 없을까, 이렇게 힘드는 길 말고 갑자기 잘 살게 되는 길이 없나 하고 무슨 이적(異蹟的)인 길을 찾고자 합니다. 이는 개인이나 민족이나 물론하고 불행한 경우에 처한 자의 흔히 가지는 심리외다. 그러고 이는 병적 심리이외다. 가령, 극히 가난한 사람이 부하기를 원한다 하면 그는 각고와 근면으로 축적하리라는 생각보다도 무슨 요행으로 졸부가 되려고 합니다. 그래서 혹은 금광을 찾으러 다니고 혹은 미두(米豆)를 하러 다닙니다. 그렇지마는 금광이나 미두로 소원하는 졸부가 되는 자는 만에 하나도 드문 일이외다. 나머지 구천구백구십구 인은 일생을 허욕만 따르다가 마침내 빈한 대로 죽고 말게 됩니다. 그네가 근면 축적의 길을 잡았더면 일생에 먹을 만한 재산은 다 가질 수가 있었을 것이어늘. 그러나 졸부는 혹 이러한 요행으로 될 수 있지마는 학자나 위인은 결코 요행으로 될 수 없고, 오직 각고와 근면으로만 괴는 것이외다. 그런데 민족의 성쇠는 졸부되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니요, 학자나 위인이 되는 덕과 같은 것이외다. 제가 도덕을 닦고 지식을 배우고 개인과 사회의 생활을 개량하고 부를 축적함으로 되는 것이지, 결코 남의 도움이나 일시적 요행으로 되는 것이 아니외다. 강화회의나 국제연맹이나 태평양회의는 조선인의 생활개선에는 아무 관계가 없는 것이외다. 설사 조선인의 생활의 행복이 정치적 독립에 달렸다 하더라도 그 정치적 독립을 국제연맹이나 태평양회의가 소포 우편으로 부송할 것이 아니외다. 정치적 독립은 일종 법률상 수속이니, 이는 독립의 실력이 있고, 시세가 있는 때에 일종의 국제상의 수속으로 승인되는 것이지, 운동으로만 될 것이 아니외다. 우리는 과거의 쓰라린 경험으로 이 귀한 진리를 깨달았습니다. 우리는 다시 구원을 우리 밖에서 구하는 우(愚)를 반복하지 아니할 것이요, 우리는 목적을 요행에서 달하려는 치를 반복하지 아니할 것이외다. 이제부터 우리가 근본적으로 할 일은 정경대도(正經大道)를 취한 민족개조요, 실력 양성이외다. 조선인이 각 개인으로, 또 일 민족으로 문명한 생활을 경영할 만한 실력을 가지게 된 후에야 비로소 그네의 운명을 그네의 의사대로 결정할 자격과 능력이 생길 것이니, 그때에야 동화를 하거나 자치를 하거나 독립을 하거나, 또 세계적 의의를 가진 대혁명을 하거나, 그네의 의지대로 자처할 것이외다. 그러므로 조선인의 명운개선(命運改善)에는 결코 민족개조를 제한 외에 아무 지름길도 없는 것이외다. 다시 말하면 유일한 지름길이 곧 민족개조이외다. 부질없이 다른 요행의 지름길을 찾다가는 한갓 세월만 더 허비하고 힘만 더 소비할 뿐이외다. 언제까지나 우리는 이 유치하고 못생긴 ‘요행’을 바라는 생각을 버리지 아니할 것인가. 이제부터 본제에 들어가 조선민족 개조에 걸리는 시간을 연구해 봅시다. 연구의 순서상 개인의 성격개조상에 걸리는 시간을 생각해 보는 것이 필요하겠습니다. 민족개조란, 결국은 그 민족을 조성한 각 개인의 개조의 문제니까. 일개인의 성격개조의 기원은 개조해야겠다는 자각의 순간에서 시작할 것이외다. 자각이 있으면 그 다음에는 신성격의 근본이 될 사상을 찾을 것이니, 그것을 찾아 얻는 동안이 함참 될 것이외다. 흔히 생각하기를 사상만 찾아내서 제 것을 만들면 성격은 개조된줄로 알지마는 결코 그런 것이 아니외다. 물론 사상을 찾는 것이 근본이 되지마는 사상은 건축으로 말하면 설계도에 불과한 것이외다. 설계도만 있다고 집이 되지 아니하는 것과 같이 신사상만 있다고 신성격이 되는 것이 아니외다. 사상이란 이지적이외다. 성격이란 정의적이외다. 사상은 이지적인 고로 일순간에 이해할 수가 있지마는, 성격이란 정의적 습관인 고로 그것을 조성함에는 서서한 축적작용을 요구하는 것이외다. 가령 부지런해야겠다 하는 사상을 얻는다 합시다. 부지런이라 하면 아침에 일찍 일어날 것, 일어나서는 꼭꼭 시간을 정해놓고 그날에 하기로 예정한 직무를 다할 것 등을 내용으로 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이지로 아는 것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요, 이지를 정의의 역(力)으로 옮겨 실행하고, 실행하여 일일, 이일, 일년, 이년 실행하는 동안에 그만 견고한 부지런의 습관을 길러 그 다음에는 힘 안들이고 자연히 부지런하게 되어야 이에 비로소 부지런이 성격을 이루었다 하는 것이외다. 그러므로 한 사람이 부지런한 성격을 가지려면 적어도 일 개년의 노력이 필요하다 합니다. 세상에는 부지런해야 한다는 지식을 가진 자가 많지마는 부지런한 성격을 가진 자는 적습니다. 왜 그런가요. 실행과 노력으로써 부지런한 습관을 이루지 아니한 까닭이외다. 부지런이란 일례를 들어 성격조성의 경로를 설명하였거니와, 무릇 성격의 조성은 지식에서 실행, 반복실행을 통하여 습관을 성하는 경로를 밟아야 하는 것이외다. 그러므로 국민교육의 중심인, 성격조성의 교육인 수신교육과 훈련은 일언이폐지하면 선량한 습관을 조선하는 것이지, 도덕적 지식을 주입하는 것이 아니외다. 각 학교에서는 아직 이 ‘선량한 습관조성’이라는 진의를 이해하지 못하여 수신교육이란 오직 도덕적 지식을 주입함으로써 만족하는 듯 합니다. 윤리학자가 결코 선량한 성격자가 아니외다. 가령 청결, 질서, 정직, 근면, 활발 같은 보통교육에서 역설하는 덕목을 봅시다. 아무리 청결이 좋다는 이론을 하더라도 날마다 양치하고, 세수하고, 목욕하고, 소제하고, 때묻은 옷 안 입는 것을 반복 실행하여 그것이 습관이 되지 아니하면 성격에는 아무 보익(補益)이 없을 것이외다. 또 정신적인 활발의 기상(氣象)도 실지로 여러 사람 사이에 나서서 뛰어, 제 재주와 기운을 발표하고, 만인 중에 나서서 큰소리로 제 뜻을 주장하는 일을 여러 번 반복하여 그 습관을 이루는 실행이 없고는 활발이란 것이 성격이 될 수는 없는 것이외다. 이렇게 일개인이 어떤 사상으로써 자기의 성격을 개조함에는 반복실행하여 습관을 조성하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니, 덕목의 종류를 따라 그것이 성격이 되는 시간에 각각 장단이 있을 것이외다. 가령 청결의 습관이나, 물각유소 사각유시(物各有所事各有時)의 질서의 습관 같은 단순한 성질의 것은 의식적으로 일년만 노력하면 ― 즉, 반복 실행하면 족할 것이로되, 애인여기(愛人如己)하든지 충성이라든지 언행일치라든지 하는 고상하고 복잡한 덕목이 성격을 이루도록 하기에는 일생의 반복실행으로도 오히려 부족할 것이외다. 공자의 소위 ‘칠십종심소욕불유구(七十從心所慾不踰矩)’라 함은 자기가 원하는 모든 덕목이 칠십 년 부단의 노력과 실행으로 모두 습관을 이루어 자기의 성격이 되고 말았다는 뜻이외다. 또 유명한 프랭클린의 수양이라든지 기타 무릇 수양이란 것은 모두 자기가 원하는 덕목을 습관으로 만든다는 뜻이외다. ‘언즉이행즉난(言則易行則難)’이란 이러한 뜻이니, 개인의 인격의 힘은 오직 이러한 모든 습관에서만 발하는 것이지 지나 언에서 발하는 것이 아니외다. 민족성의 개조도 상술한 원리에 벗어나는 것이 아니니, 그 개조되는 경로는 이러할 것이외다.

1. 민족 중에서 어떤 일개인이 개조의 필요를 자각하는 것, 2. 그 사람이 그 자각에 의하여 개조의 신계획을 세우는 것 3. 그 제일인이 제이인의 동지를 득하는 것 4. 제일인과 제이인이 제삼인의 동지를 득하여 이 삼인이 개조의 목적으로 단결하는 것, 이 모양으로 동지를 증가할 것 5. 이 개조단체의 개조사상이 토의의 제목이 되는 것 6. 일반 민중 중에 그 사상이 토의의 제목이 되는 것 7. 마침내 그 사상이 승리하여 그 민중의 여론이 되는 것, 즉 그 민중의 사상이 되는 것 8. 이에 그 여론을 대표하는 중심인물이 나서 그 사상으로 민중의 생활을 지도하는 것 9. 마침내 그 사상이 절대적 진리를 작하여 토의권(討議勸)을 초월하여 전염력을 생하는 것 10. 마침내 그 사상이 이지(理知)의 역(域)을 탈하여 정의적인 습관의 역에 입하는 것을 통과하여 드디어 민족성개조의 과정을 완성하는 것이외다.

제일인의 자각이 생김으로부터 제삼인을 언어 단체를 성하기까지가 가장 곤란한 시대요, 또 기간에 일정한 한계가 없는 시대외다. 그러나 한번 단체를 성하여 계획이 확립하기만 하면, 이에 개조사업의 기초는 성하는 것이니, 이로부터 일종 유기적 생장의 결로를 밟아 장성하는 것이외다. 다음은 선전시대이니 여기 두 가지가 있어 서로 의지하고 서로 도와가는 것이라, 그중에 하나를 결(缺)할 수도 없는 것이외다. 두 가지란 무엇이뇨. 동지의 규합과 사상의 선전이외다. 많은 동지를 얻으려면 사상의 선전이 근본이 되고 사상의 선전을 힘있게 하려면 또한 많은 동지가 필요한 것이니 동지가 많이 있어야 입이 많고 손이 많고 몸이 많고 돈이 많아 선전의 방면이 더욱 넓어질 것이요, 동시에 많은 동지의 결합한 단체, 그 물건이 모든 것 중에 가장 유력한 구체적 선전기관이 되는 것이외다. 그런데 여러 천만의 민중에게 일종의 중요하고 복잡한 사상을 선전하는 것도 퍽 많은 노력과 세월을 요하는 일이요, 그 민중의 여론의 지도자가 될 만한 수의 동지를 규합하는 것이 더구나 많은 세월과 노력을 요할 것이외다. 개조의 대상이 되는 민중의 수가 많을수록 세월은 더 오랠 것이요, 그 민중의 문화의 정도와 부패한 정도의 여하를 따라서 또한 사업의 난이(難易)가 결정될 것이며, 기타 실력의 대소, 외위(外圍)의 사정 등 여러 가지 복잡한 사정으로 그 요구하는 바 노력과 세월이 각각 다를 것이외다. 조선 내지(內地)의 인구 일천칠백만, 이를 저 중국의 그것에 비기면 이십오분지일 강(强)에 불과합니다. 또 혈통과 언어와 성정(性情)의 점으로 보더라도 조선인은 극히 단순하여 저 중국이나 인도와 같은 많은 차별이 없으며, 종교나 계급도 통일적 생활을 하는 데에 장애가 될 만한 것은 없습니다. 아마 중국이나 인도의 민족개조는 심히 어려울 줄 압니다. 차라리 중국이라 인도라 하여 그것을 각각 일 민족으로 보고 개조사업을 하느니보다 그것을 혹은 지장, 혹은 언어, 혹은 종교 등을 표준으로 여러 부분에 나누어서 제가끔 개조사업을 행하는 것이 편하리라 합니다. 그러나 상술한 바와 같이 조선은 극히 단순한 일 민족으로 성정과 언어와 생활의 목적이 단일하므로 개조하기에는 가장 근본적인 편의를 가졌다고 할 수 잇습니다. 또 사상 선전에 가장 중요한 요소되는 문자로 보더라도 조선문자는 인쇄의 불편은 있으되 학습의 용이가 있어 그 편리함이 비할 데가 없습니다. 이제 이러한 모든 편의를 기초로 하고, 개조에 요하는 시간을 개산(槪算)하여 봅시다. 그런데 이것은 가장 더디게 될 것으로 보고 하는 것이외다. 그러면 개조의 단체가 생김으로부터 그 사상이 전민족의 여론적 사상이 되기까지 대략 얼마나한 세월을 요할까. 이것을 결정하는 데는 먼저 전민족의 여론을 지배하기에는 어떠한 조건이 필요할까 하는 문제를 결정함이 필요하외다. 어떤 사상이 전민족의 여론을 지배하기에 가장 결정적인 조건은 그 민족의 지식계급의 반수 이상―더욱 정확하게 말하면 그 민족의 민족적 생활의 모든 기관을 운전하는 계급의 반수 이상이 이 사상의 찬성자가 됨이되다. 그네가 만일 사상의 소유자뿐이 아니요, 아울러 실행자이면 더욱 유력하고 각개의 실행자뿐이 아니요, 이것을 목적으로 한 단체로 뭉친 것이면 더구나 비할 데 없이 유력할 것이외다. 그런즉 우리의 민족적 생활의 모든 기관을 운전하는 지식계급은 대략 얼마나 하면 될까. 민족생활의 모든 기관이라 하면 정치기관, 경제기관, 교육기관, 각종의 민간결사(Free Association), 종교기관, 기타 학술, 예술 등 모든 것이외다. 더 자세히 말하면 정치가, 관리, 상공업자, 교사, 목사, 학자, 무사, 예술가, 신문기자, 지방유지 등을 지식계급이라 하겠습니다. 이 계급 민족의 문화 정도가 향상될수록 전민족에 대한 비례가 클 것이지마는 매 천 명에 일 인씩 잡으면 족히 문명한 민족생활을 경영할 수 있으리라 합니다. 그러면 우리 전인구 일천칠백만 치고 일만칠천 인, 삼십 년 후에 이천만이 될 셈 쳐서 이만 인, 즉 이만 인의 대표 될 만한 지식계급이 생기면 조선민족은 넉넉히 문명하고 부강한 민족생활을 경영할 수 있을 것이니, 그중에서 일만인 이상의 개조자를 가진다 하면, 개조사상으로 하여금 전조선 민중의 여론이 되게 할 수 있는 것이외다. 그런즉 결국은 얼마나한 세월이면 일만 인의 개조동맹자를 얻을까 하는 것이 문제외다. 만일 제일년에 이십 인을 얻는다고 하고 각인이 매년에 일 인의 동지자를 구한다 하면, 제이년에는 사십인이 될 것이요, 제 삼년에는 팔십인이 되어 이를 공비(公比)로 하는 기하급수로 증가될 것이니, 제칠년에 일천이백팔십 인이 되고 제구년에 오천일백이십 인이 되고, 제십년에는 일만 이백사십 인이 될 것이외다. 사상의 전파가 기하급수적이라 함은 사회심리학의 일 법칙이외다. 그러나 동지의 선책을 극히 엄중히 할 것, 동지 중에 사망, 제명, 기타의 사고가 있을 것 등을 작량(酌量)하여 넉넉히 잡고, 그 시간을 삼배하여 삼십 년에 일만 인을 얻는다고 보면 가장 확실하리라고 생각합니다. 혹, 중간에 내부의 와해나 정부의 해산명령의 액을 당함이 없을까 하는 기우도 있으려니와 회원의 선택의 신중과 규칙의 엄수, 특히 규칙을 범하는 자는 한 번도 용서함이 없이 제명하는 방법으로 내부의 와해를 방두(放杜)할 수 있고, 또 절대적으로 정치와 시사에 관계함이 없고 오직 각 개인의 수양과 문화사업에만 종사함으로 정부의 해상을 당할 염려가 없을 것이외다. 그러므로 규칙의 엄수와 정치와 시사에 불간섭함과 이 두 가지로 능히 이 개조단체의 생명을 영원히 할 수가 잇는 것이외다. 이렇게 삼십 년에 일만 인의 개조동맹자를 얻었다 하면 어떠한 결과가 생길까. 그네는 도덕적으로 인격의 완성을 목적삼아, 혹은 삼십 년 혹은 이십 년, 혹은 십년을 제명을 당하지 않고 수양한 자니, 허위도 없고 나타도 없고 교사(巧詐)도 반복(反覆)도 없고 겁나도 없고 성실하고 근면하고 신의 있고 용단있고 사회성 있는 일만인일 것이외다. 또 그네는 지적으로 인격의 완성을 목적한 자니, 일종 이상의 학술이나 기예를 학수(學修)하였을 일만 인일 것이외다. 또 그네는 체육으로 인격의 완성을 목적한 자니, 인의 직무를 감당할 만한 건강한 체격을 가진 일만 인일 것이외다. 또 그네는 저축으로 생활의 경제적 독립을 목적한 자니, 자기의 의식주에는 근심이 없는 일만인일 것이외다. 그리고 그네는 자기 개인의 개조만 목적하지 아니하고 전민족의 개조도 목적한 자이기 때문에―이 신성한 주의로 수십 년간 수양하고 노력한 자이기 때문에, 공익심과 단결력이 풍부할 것이외다. 이러한 자격을 가진 사람들은 자연히 사회의 각 방면에서 추요(樞要)한 지위를 점령하였을 것이 아닙니까. 그뿐더러 그네는 문화사업을 목적한 자이기 때문에 매일 매인이 평균 이십원씩을 내어 여러 가지 사업의 기금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만 인이면 이십만원의 기금을 가졌을 것이요, 매년 이원씩을 낸다 하더라도 이만원의 수입은 될 것이요, 만일 학교나 기타 특별한 사업의 신설을 위하여 매인 평균 백원씩을 낸다 하면 백만원을 얻을 것이외다. 이에 비로소 교육사업이나 출판사업이나 기타의 민중교육기관을 창설도 하도 유지도 할 실력이 생길 것이외다. 그러나 만 명을 얻음이 민족개조의 완성이 아니라, 이에 민족개조의 기초가 확립함이니, 정말 민족개조사업의 본업은 이에서 시작할 것이외다. 즉, 이로부터 각 도회는 물론이요, 면면 촌촌(面面村村)에 학교와 강습소와 도서종람소(圖書縱覽所)와 오락장, 체육장을 세우고, 각종의 대학과 전문학교와 도서관, 박물관, 학술 연구기관 등을 세우고 서적출판사업을 성대히 하며 미술관, 연극장, 회관, 구락부 같은 것을 십삼도 각지에 세우며, 또 산업방면으로 그러하여 조선민족으로 하여금 도덕적으로나 지식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체격으로나 사회의 각종 사업으로나 가장 문명하고 가장 우수한 민족을 만들어, 안으로는 행복을 누리는 인민이 되게하고 밖으로는 세계 문화에 공헌하는 민족이 되게 함이 개조사업의 완성이라 할지니, 그러므로 이는 오십 년, 백년, 이백 년의 영구한 사업이외다. 이 사업에는 끝이 있을 것이 아니라, 조선민족으로 하여금 영원히 새롭게, 젊게 하기 위하여 영원한 개조사업을 영원히 계속할 것이외다. 나는 믿거니와 이 개조의 원리와 방법은 오직 조선에만 적용할 것이 아니요, 실로 천하 만민에게 적용할 것이니, 중국인의 부활도 오직 이 길을 통하여서야 얻을 것이외다. 그네가 혁명을 백천 번하고 손문(孫文), 고유균(顧維均), 왕정연(王正延)이 아무리 혁명과 외교를 잘한다 하더라도 중국인의 구제는 오직 민족개조운동에게서만 찾을 것이라 합니다.

개조의 내용

나는 상편에서 민족개조의 의의를 설하고, 중편에서 민족개조의 가능을 설하였습니다. 그리하는 중에 자연히 개조사상의 내용과 방법도 단편적으로 말하였습니다. 그러나 민족을 개조한다니 어떤 모양으로 개조한단 말인가 하는 개조사상의 내용과 그 개조를 어떠한 방법으로 하겠는가 하는 방법에 대하여 다소 구체적, 계통적으로 말할 필요가 있습니다. 기실 상, 중 양편에 말한 것은 지금부터 말하려는 것의 서론이라 할 만한 것이외다. 그러면 내가 말하는 민족개조란 조선민족을 어떤 모양으로 개조하잔 말인가. 이것을 설명하는 데는 먼저 부정의 방법을 취하여 민족개조란 이것도 아니요, 저것도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하여, 마침내 민족개조란 이렇다는 것을 설명하는 것이 가장 편하리라고 생각합니다. 세계 사조의 영향을 입어 근래 조선 사상계의 민족이나 사회에 대한 사상분류의 범주가 흔히 민주주의 대 제국주의, 자본주의 대노농주의(勞農主義)의 이쌍(二雙)에 분한 듯합니다.그래서 각개인의 사상경향을 논할 때에도 이것을 표준으로 하는 모양이외다. 그러나 내가 말하는 민족개조주의는 이 범주 중에 어느 것에 속한 것도 아니요, 또 어느 것을 특히 배척하는 것도 아니외다. 이 개조주의자 중에는 제국주의자, 자본주의자도 있을 수 있는 동시에 민주주의자, 노농주의자도 있을 수 있는 것이외다. 이런 것은 정치조직에 관한 것이니, 개조주의에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이외다. 개조주의자의 유일한 주장은 조선인이 제국주의자가 되든지, 민주주의자가 되든지, 또는 자본주의자가 도든지, 노농주의자가 되든지를 물문(勿問)하고, 오직 그 무슨 ‘.......자’ 될 사람의 인성을 개조해야 한다 함이외다. 다시 말하면 현재 조선인의 성격을 개조한 뒤에야 건전한 제국주의자도 될 수 있고, 민주주의자도 될 수 있고, 노농주의자나 자본주의자도 될 수 있는 것이지, 이 개조가 없이는 아무 주의자도 될 수 없이 오직 열패자(劣敗者)가 될 뿐이라 함이외다. 신용할 만한 덕행, 직무를 감당할 만한 학식이나 기능, 자기의 의식주를 얻을 만한 직업의 능력, 이런 것이 없이야 무엇이 되겠습니까. 그러므로 이 개조주의는 사람의 바탕을 개조하여 그 주의야 무엇이며 직업이야 무엇이든지 능히 문명한 일개인으로, 문명한 사회의 일원으로 독립한 생활을 경영하고 사회적 직무를 부담할 만한 성의와 실력을 가진 사람을 만들자 함이외다. 또 이 개조주의는 주의 자신이 어떤 종교도 아니요, 또 기성의 어떤 종교에 특별히 가담하는 자도 아니외다. 동시에 어떤 종교를 배척하는 자도 아니외다. 야소교인도 가(可), 천도교인도 가, 불교인도 가, 유교인도 가, 무종교인도 역가(亦可)외다. 오직 개조된 자라야 야소교인이라도 참말 야소교인이 되고, 불교도라도 참말 불교도가 될 것이외다. 다음에 이 개조주의는 정치에 대하여 아무 간섭이 없습니다. 이 주의자 중에는 정치가도 나리다. 개조주의로는 동지인 자로도 정치적 의견으로는 몇가지로든지 다를 수가 있습니다. 더구나 개조주의의 단체 자신은 영원히 정치에 참여할 것이 아니외다. 그는 영원히 오직 개조주의의 단체로 민중교육사업을 위여서만 힘쓸것이외다. 그러면 이 개조주의의 내용은 무엇인가. 각 사람으로 하여금, 1. 거짓말과 속이는 행실이 없게 2. 공상과 공론은 버리고 옳다고 생각하는 바, 의무라고 생각하는 바를 부지런히 실행하게, 3. 표리부동과 반복(反覆)함이 없이 의리와 허락을 철석같이 지키는 충성된 신의 있는 자가 있게, 4. 고식(姑息), 준순(浚巡) 등의 겁나를 버리고 옳은 일, 작정한 일이어든 만난(萬難)을 무릅쓰고 나가는 자가 되게, 5. 개인보다 단체를, 즉 사보다 공을 중히 여겨 사회에 대한 봉사를 생명으로 알게,(이상 덕육방면) 6. 보통 상식을 가지고 일종 이상의 전문학술이나 기예를 배워 반드시 일종 이상의 직업을 가지게, (이상 지육방면) 7. 근검 저축을 상(尙)하여 생활의 경제적 독립을 가지게, (이상경제방면) 8. 가옥, 의식, 도로 등의 청결 등, 위생의 법칙에 합치하는 생활과 일정한 운동으로 건강한 체격을 소유한 자가 되게, 함이니, 이것을 다시 줄여 말하면 덕, 체, 지의 삼육(三育)과 부의 축적. 사회봉사심의 함양이라 할 수 있습니다. 조선민족 중에 이러한 사람이 많게 하자, 그리하여 마침내는 조선민족으로 하여금 참되고, 부지런하고, 신의 있고, 용기 있고, 사회적 단결력 있고, 평균하게 부유한 민족이 되게 하자 함이외다. 불행히 현재의 조선인은 이와 반대외다. 허위되고, 공상과 공론만 즐겨 나타하고, 서로 신의와 충성이 없고 임사(臨事)에 용기가 없고 이기적이어서 사회봉사심과 단결력이 없고 극히 빈궁하고, 이런 의미로 보아 이 개조는 조선 민족의 성격을 현재의 상태에서 정반대 방면으로 변환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조주의자가 생각하기에 현재의 조선 민족성을 그냥 두면 개인으로나 민족으로나 열패자가 될 수밖에 없으니, 이를 구원하는 것은 오직 그 반대 방향을 가르치는 개조가 있을 뿐이라 합니다. 이제 나의 말하는 민족개조의 근본은 무실(務實)과 역행(力行)의 사상이외다, 위에 말한 여덟 가지도 통틀어 말하면 무실과 역행 두 가지에 괄약(括約)되는 것이외다, 무실이란, 무엇이나 거짓말을 말자, 속이는 일을 말자, 말이나 일에 오직 참 되기를 힘쓰자함이요, 역행이라 함은 공상을 말자, 공론을 말자, 옳은 일이라고, 하여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였거든 말하였거든, 곧 행하기를 힘쓰자 함이외다, 이 두 가지야말로 천만고에 긍(亘)하여도 변할 수 없는 인류의 도덕 중의 근본도덕이니, 실과 행이 없이 무슨 도덕이나 있을 수가 없는 것이외다, 따라서 일개인의 생활의 성패도 여기에 달리고, 일 민족, 일 국가, 기타 모든 단체의 성패도 이 실과 행이 있고 없기에 달린 것이외다, 예컨대, 일개인에게 무실역행의 덕이 없다 합시다, 실이 없으매 그는 거짓말쟁이요, 사기사일 것이니, 세상은 그를 신용치 아니할 것이외다, 신용이 없으니 그는 상인도 못 되고, 관리도 교사도 못되고, 동네의 일이나 가정의 일조차 할 수가 없을 것이외다. 진실로 신용은 사회생활하는 자의 생명이니, 신용은 도덕의 결과 중에 대표되는 자외다. 또 행이 없으매 그에게는 이루어지는 일이 하나도 없을 것이외다, 그는 공부가 좋은 줄을 생각도 하나, 말도 하나, 실지로 공부를 하지 아니하므로 학식이 있어질 날이 없고 그는 근검 저축을 말로도 하고 생각도 하나, 실지로 아무 사업도 하지 아니하므로 그에게는 사업의 성공도 사업 없는 자의 할 일은 요행을 바라는 투기 사업이나 협잡이나 사기나 구걸이나, 또는 도적밖에 없을 것이외다. 현재 조선인의 지식계급이란 자들의 행동을 보면 어떠합니까. 과연 두터운 신용을 가지고 정당한 직업에 진췌노력(盡悴努力) 하는 자가 얼마나 됩니까. 실업계면 미두 거래나, 주식 거래나, 그렇지 아니하면 광산 기타에도 각 방면으로 요행을 바라는 협잡적 조명(釣名), 어리적(漁利的) 사업에 종사하고 그렇지 아니하면 누워서 천도(天桃) 떨어지기를 기다리는 부랑자적 인물이 많지 아니합니까. 우리 중에 누가 큰 신용을 가진 자입니까. 누가 큰 사업을 이룬자입니까. 조선민족이 무실역행의 도덕이 결핍한 것은 지내온 역사의 결과를 보면 알 것이외다, 내가 이렇게 함은 자기 민족의 결함을 폭로하기를 즐겨 그러함이 아니라, 우리의 결함을 분명히 알므로 다시 살아날 길을 분명히 찾아내자 함이외다, 첫째, 조선인끼리 서로 신용이 없습니다. 외국인은 신용하면서도 자국인은 신용치 못하는 기현상이 있습니다. 멀리는 말 말고 이조사(李朝史)를 보건대 서로 속이고, 서로 의심하고, 시기하고 모함한 역사라 하겠습니다. 이조사와 같이 완인(完人)이 없는 역사는 아마 드물 것이니, 명망 있는 인물 중에 와석 종신한 사람이 몇 사람이 못 됩니다. 또 현재로 보더라도 조선인 중에 만인의 신망을 일신에 집(集)하였다 할 만한 인물이 없고, 모두 의심을 받는 자들 뿐이외다, 이는 서로 거짓말을 하고 서로 속이는 행실을 하기 때문에 서로 신용치를 못함이니, 이러므로 큰 단체적 사업을 경영할 수가 없는 것이외다, 단체적 사업은커녕 서로 믿는 친구도 얻기가 어려운 형편이외다. 또 단체로 보더라도 허위를 숭상하는 책망을 면치 못합니다. 금전으로나 인물로나, 아무 실력도 없으면서도 무슨 큰 실력이나 있는 듯이 허장성세를 합니다. 심한 자는 표면에 드러내인 목적과 이면의 진동기(眞동기)가 판이한 수도 있습니다. 이러므로 세상에서도 이러한 단체를 신용하지 아니합니다. 그래서 ‘저것이 기실은 무슨 목적으로 생겼나’ 또는 ‘저것이 저렇게 떠들지마는 몇 날이나 터인가’ 합니다, 또 민족적으로 보더라도 조선민족은 결코 타민족 중에 신용 있는 민족이 아니외다. 일본인도 우리를 신용치 아니합니다. 합병 전 몇십 년간의 한국 정부의 외교는 거의 전부 허위와 사기의 외교이었습니다, (93자 생략) 여기서 민족적 신용을 실추함이 다대(多大)합니다. 다음 서린(西隣)인 한족에게 조선민족의 신용을 실추한 최대한 원인은 인삼장사와 가지사(假志士)들이외다. 무릇 중국 방면에서 상업을 경영하는 오인은 십에 팔구는 한인을 속이기로 장기를 삼아 이것을 한 자랑으로 아는 경향이 있습니다. 말똥을 청심환이라고 팔았다는 말은 중국에 재(在)한 조선 상인의 상략을 설명하는 말이라 하겠습니다. 그러나 가장 사기를 대표함은 홍삼(紅蔘)장사니, 그네는 만주삼(滿洲蔘)을 홍삼이라고 속이고, 십원짜리면 백원짜리라고 속여 참말 비인도적 폭리를 탐합니다. 그 밖에 근년에 아편장사가 많이 생겨 이 역시 정부를 속이고 인민을 속여 불의의 폭리를 탐하는 자인데, 넓은 중국에 조선 상인이라고는 이러한 홍삼장사, 아편장사뿐이니, 민족의 수치가 이에서 더한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이런 것은 하급 인민의 소위라 하여 관대한 한인의 용서하는 바도 되려니와 근년의 다수의 자칭 애국지사, 망명객배가 중국의 고관과 부호에게 애걸하여 사기적으로 금품을 얻는 자가 점점 증가하여 민족의 신용을 아주 떨어뜨리고 만 것은 실로 개탄할 일이외다. 또 미국인의 오족에 대한 신용은 어떠한가. 그 역 말이 아니니, 조선에 와 있는 선교사들이 조선인을 신용치 않는 것도 사실이어니와 미국에 재류하는 동포가 또한, 혹은 악의로, 혹은 유치한 애국심으로 거짓말과 속이는 일을 짐짓 행하므로 신용을 잃은 것도 많고, 그중에도 상해를 경유하여 도미하는 동포들이 비록 사세(事勢)는 부득이하다 하더라도 국적을 속여 거짓 여행권으로 가며, 혹은 재산을 속여 없는 학비를 있다고 하는 등으로 ‘조선인은 거짓말쟁이’라는 실망하는 평을 하게 됩니다. 그보다도 지식계급인 인사들이 자국의 약점을 안 보이려는 생각으로 흔히 거짓말을 하나니, 이것이 민족적 신용을 잃는 가장 큰 원인이 되는 줄을 알면 누구나 다 전율할 것이외다. 그러나 아마도 우리의 민족적 신용을 가장 잃게 하는 것은 모든일에 허장성세하는 병일 것이외다, 아무 실력도 없으면서 소리만 크게 내는 허위일 것이외다. 그러나 나는 이에 대하여 차마 자세하고 구체한 예를 들지 못합니다. 이렇게 조선인으로, 안으로 자기네끼리도 서로 믿지 못하고, 밖으로 이민족간에도 신용을 잃어버렸으니, 이러고 어찌 살리오. 인류 생활의 가장 안전하고 유리한 방식이 단체생활인 것은 다시 말할 것도 없거니와 단체생활을 가능케 하는 근본 동력은 그 단체의 각 원간(各原間)의 신뢰니, 이것이 없으면 단체가 성립될 수가 없을 것이외다. 그런데 신뢰는 어디서 생기나. 허위가 없고 진실함에서 생기는 것이외다. 그러므로 일 민족의 흥망성쇠는 그 민족의 각 원의 진실 여부에 달린 것이니, 진실하면 그 민족은 굳은 단결이 이루어지는 동시에 그 민족이 이족에게 받는 신용도 클 것이외다. 그러므로, 민족의 개조는 반드시 무실에 시(始)한다 함이니, 허위의 죄의 대가가 멸망인 것과 덕의 보상이 갱생인 것을 따끔하게 자각할지어다. 이렇게 개인으로나 민족으로 신용이 없는 데다가 모두 공상과 공론뿐이요, 실지로 행하는 것이 없기 때문에 아무 이루어 놓은 일이 없습니다. 근래에 명망 있다는 인사를 예로 들어보시오. 그네가 무엇으로 명망을 얻었는지 알 수 없습니다. 우리 중에 가장 명망이 많은 자가 애국자입니다. 우리는 수십 인의 명망 높은 애국자들을 가졌거니와 그네의 명망의 기초가 무엇인지를 찾아보면 참으로 허무합니다. 다 그렇다고 하는 것은 아니나, 대부분은 허명(虛名)이외다. 그네의 명망의 유일한 기초는 떠드는 것과 감옥에 들어갔다가 나오는 것과 해외에 표박(漂泊)하는 것인 듯합니다. 나는 이곳에서 이러한 말을 좀 자세히 하고 싶지마는,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러한 자유를 못 가진 것이 한이외다. 애국자들뿐이 아니라, 지금 사회에 명사라는 칭호를 듣는 이들로 보더라도 그네의 이 명칭은 아무 사업적 근거가 있는 것이 아니니, 우리 명사의 일대 특징이 일정한 직업을 안 가진 것임을 보아 알 것이외다. 혹 지사(志士)라 하여 그의 뜻이 가상하다 함으로 명사가 됩니다. 그래서 그 사람 생각이 좋다고 칭찬하거니와 뜻이 좋다, 생각이 좋다 하는 것이 아무 칭찬할 거리가 되지 못하는 것이니, 만일 그가 아직 수학 중에 있는 청년이라 하면 그 뜻이나 생각 좋은 것이 장래의 좋은 사업할 것을 지시하므로 칭찬할 거리가 되지마는 신사라든지 명사라는 말을 듣는 자로서 뜻이 좋다, 생각이 좋다는 것을 유일한 칭찬으로 아는 것은 그 칭찬받는 자의 수치로 알 일이외다. 그런데 우리 명사는 흔히 뜻이 좋고, 생각이 좋다는 명사가 아닌지. 사람의 생명은 일에 있습니다. 일이란 직업이외다. 직업으로만 오직 사람이 제 의식주를 얻는 것이요, 제가 맡은 국가와 및 사회의 직분을 다하는 것이니, 일을 아니하는 자는 국가나 사회의 죄인이외다. 그러므로 뜻이 좋고 생각이 좋은 것은 그것이 일로 실현되어 나오기 전에 아무 소용도 없는 것이외다. 그러므로 사람을 비평하는 표준은 그의 하여 놓은 일뿐이니, 이것을 두고는 다른 표준은 없는 것이외다. 혹, 감가불우라 하여 때가 돌아오기를 기다린다 하고 부랑자가 되는 것을 일종의 미덕으로 알지마는 이것을 가장 잘못된 도덕적 비판이외다. 중용(中庸)에 이르기를 ‘도자불가수유이야(道者不可須臾離也)’ 라 하였거니와, 도라는 것은 인생의 직무라는 뜻이니, 인생이 살아 있는 동안 일시일각도 그 직무를 떠날 수는 없는 것이외다. 직무란 곧 직업을 사회의 견지에서 본 명칭에 불과한 것이외다. 뜻이 좋고 아무 일도 아니하는 것을 공상이라 하고 말만 좋고 아무 일도 아니하는 것을 공론이라 하나니 공상과 공론은 나타한 자의 특징이외다. 그런데 공상과 공론은 조선 명사의 특징이외다. 이를 민족적으로 보더라도 조선민족은 적어도 과거 오백 년간은 공상과 공론의 민족이었습니다. 그 증거는 오백 년 민족생활에 아무 것도 남겨 놓은 것이 없음을 보아 알 것이외다. 과학을 남겼나, 부를 남겼나, 철학, 문학, 예술을 남겼나, 무슨 자랑될 만한 건축을 남겼나, 또 영토를 남겼나, 그네의 생활의 결과에는 남은 것이 하나도 없고, 오직 송충이 모양으로 산의 삼림을 말장 벗겨먹고, 하천의 물을 말끔 들이마시고, 탕자 모양으로 선대의 정신적, 물질적 유산을 다 팔아먹었을 뿐이외다. 의주에서 부산, 회령에서 목포에 이르는 동안의 벌거벗은 산, 마른 하천, 무너진 제방과 도로, 쓰러져가는 성루와 도회, 게딱지 같고 돼지우리 같은 가옥, 이것이 오백 년 나타한 생화의 산 증거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진실로 근대조선 오백년사는 민족적 사업의 기록이 아니요, 공상과 공론의 기록이외다. 저 이조 조선사의 주류인 당쟁도 또한 공상과 공론으로 된 것이니, 따라서 이조사에 나오는 인물은 대부분 공상과 공론의 인물들이외다. 그래서 그네의 명망은 그 이루어 놓은 사업으로 전하는 것이 아니요, 그네의 언론과 문장으로 전할 뿐이외다. 만일 언론과 문장을 업으로 삼는 자라 하면, 언론, 문장만 세에 전하는 것이 마땅하지마는 일국의 재상이나 수령 방백(守令方伯)으로서 그렇다 하면 이는 진실로 괴변이외다. 심지어 임진(壬辰),병자지역(丙子之役) 같은 흥만이 유관한 대사건에도 당시의 당국자들은 군비나 산업에 노력하기보다 의리가 어떤 등, 어느 대장의 문벌이 어떤 등, 시가 어떤 둥 하여, 혹은 의주의 행재(行在), 혹은 남한(南漢)의 몽진(蒙塵)에 공상과 공론만 일삼았습니다. 진실로 근대조선사는 허위와 나타의 기록이외다. 과거에만 그러한 것이 아니라, 현재의 조선인도 그러합니다. 우리가 보는 전등, 수도, 전신, 철도, 윤선(輪船), 도로, 학교 같은 것 중에 조선인이 손수 한 것이 무엇무엇입니까. 교육을 떠들고, 산업을 떠들지마는 교육기관 중에 조선인의 손으로 된 것이 삼사의 고등보통학교가 있을 뿐이요, 산업기관이라고 자본을 총합하여도 일천만원도 못 되는 구멍가게 같은 은행 몇 개가 있을 뿐이외다. 이것이 모두 공상과 공담뿐이요, 행함이 없는 까닭이니 조선인은 언제까지나 이 나타를 계속하려는가요. 만일 분연히 이것을 버리지 아니하면 그 명운은 멸망밖에 없을 것이외다. 그러므로 우리는 행하기를 역(力)하자, 즉 역행하자, 누구나 한가지씩의 직업을 가지자. 그리하여 그 직업을 부지런히 하자 함으로 민족개조의 근본칙(根本則)을 삼아야 합니다. 이에 나는 우리가 무실과 역행으로써 민족개조의 근본칙을 삼을 것을 말하였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새로 개조하려는 민족성의 근본을 실과 행에 두자 함이외다. 그 밖에 모든 도덕은 이 실과 행에 기초하여 건설될 것입니다. 그러나 한 가지 더 실과 행과 동(同) 정도로 고조할 것이 있으니, 그것은 사회봉사심이외다. 전에 개조 팔원칙의 제오에 게재한 것이외다. 개인보다 단체를, 즉 사보다 공을 중히 여겨 사회에 대한 봉사를 생명으로 알게 하자 함이외다. 이것이 이기심의 반대되는 것은 명료하거니와 가족이나, 사당이나, 친구 같은 것도 또한 사(私)외다. 그런데 조선인은 아직 사회생활의 훈련이 없어 그 애호의 정이 미치는 범위가 가족, 붕당을 초월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자기 일신이나, 일가의 이해를 위하여 사회의 이해를 불고하는 수가 많습니다. 이래서는 안 되니, 적더라도 그 애호의 범위를 민족까지에 확대할 것은 심히 긴요합니다. 사회봉사의 길은 둘이 있으니, 일은 사회에 익(益) 있고 해(害)없는 직업을 택함이요, 이는 모든 단체생활에 충실함이외다. 자선사업이나 소위 공익사업을 하는 것만이 사회봉사인줄 아는 것은 잘못이외다. 이는 자본주의적 사회조직에서 유산계급만 할 수 있는 일이니, 대개 세상에서 말하는 자선사업이나 공익사업은 많은 금전이나 시간을 자기의 이해와 아무 관계 없는, 순전히 남을 위한 사업에 내는 것을 이르기 때문이외다. 참뜻의 사회봉사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니, 가령 농부가 오곡의 배양에 종사하는 것, 공장(工匠)이 유용한 기구를 제작하기에 종사하는 것, 교사가 청년 자제의 교육에 종사하는 것 등의 직업 자신이 이미 사회봉사를 의미하는 것이외다. 무릇 사회의 존립에 필요한 작업에 종사하는 자는 모두 사회에 봉사하는 자니, 그러므로 사회봉사의 제일요건은 사회가 요구하는 직업을 가짐이외다. 직업이 없이 사회봉사를 설(說)하는 자가 있다 하면 그는 공론을 하는 자외다. 사회봉사의 둘째 길은 모든 단체생활에 충실함이라 하였습니다. 전에도 누차 말한 바와 같이 인류의 생활은 단체생활이니, 각 개인의 생활을 분석하면 여러 가지 중중(重重)한 단체생활이외다. 실례를 들면 일개인은 첫째 국가라는 단체의 일원이겠습니다. 다음에는 도, 시, 군, 면 같은 행정자치단체의 일원이겠고, 또 그가 학생이나 교원이면 교육단체의 일원이겠고, 기타 개인의 성정과 직업의 방명을 따라, 혹은 정치단체, 경제단체, 교육단체, 학술단체, 수양단체의 일원일 것이외다. 문화가 향상할수록, 생활의 내용이 복잡할수록, 단체생활의 필요와 종류가 느는 것이니, 이 단체생활을 잘하는 것이 생존에 적자인 자의 특징이외다. 그런데 단체생활에 충실하다 함은 무슨 뜻인가. 일언이폐지하면 그 단체의 규약, 즉 법을 엄수함이요, 다시 상언(詳言)하면 그 단체의 유지와 발전의 동력이 되는 금전상의 분담(즉 난세, 회비 등)에 충실할 것, 집회에 잘 출석할 것, 그 단체를 실제로 운용하는 지도자의 지도에 순종할 것, 그 단체를 내 것이라고 사랑하는 정을 가질 것 등이겠습니다. 지도자라 하면 국가면 원수, 회면 회장 같은 것이니, 지도자를 잘 택하는 것과 택한 지도자에게 잘 순종하는 것은 진실로 단체생활에 극히 중요한 것이니, 지도자를 바로 택할 줄 모르는 민중도 단체생활에 성공할 자격이 없는 동시에 지도자의 지도에 순종할 줄 모르는 민중도 단체생활에 성공할 자격이 없는 것이외다. 데모크라시란 지도자 없는 생활이란 말이 아니라, 지도자를 민의로 택하는 생활이란 뜻이외다. 그런데 우리 사람은 위에 말한 것과 같은 단체생활의 도덕이 없습니다. 길게 설명하지 아니하더라도 우리가 보는 무슨 회, 무슨 회 하는 단체들이 되어가는 모양으로 보아 알 것이외다. 그런즉 무실과 역행과 사회봉사심(즉 단결의 정신)을 개조하는 신민족성의 기초로 삼자 함이외다. 그러면 이 주의에 의지하여 개조된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그는 반드시 보통교육과 일종의 전문교육이나 기예의 교육을 받아 사회에 유익하다고 믿는 일종의 직업을 가졌을 것이외다. 그 직업을 지극히 사랑하고 그 직업을 가진 것을 영광으로 알아 일생의 정력을 그것을 위하여 다할 것이외다. 대개 그는 모든 직업이 평등으로 다 존귀한 줄을 확신할 것이외다. 그 직업이 자기에게 의식주를 주고, 사회에 대한 봉사의 신성한 보수되는 명에를 주고 또 양심의 만족과 활동과 성공의 쾌락을 주는 줄을 알기 때문이외다. 그는 일정한 휴일을 제(除)하고는 날마다 일정한 시간 동안을 성의와 근면으로 그 직업에 종사하되, 그의 하는 일, 만드는 물건이 아무쪼록 사회에 유익하기를 바라므로 속임이 없습니다. 이렇게 직업을 사랑하고 그것을 위하여 근면하므로 주색에 빠지거나 잡담, 박혁(博奕)을 즐길 새는 없지마는 그에게는 방순(芳醇)한 가정의 낙과 문학, 예술, 혹은 종교나 철학을 즐기며, 혹은 순결한 교우의 낙과 동지의 회집의 낙을 가집니다. 그리고 그는 일정한 운동으로 건강과 용기와 쾌락을 얻습니다. 그는 국가에 대하여서는 모든 의무를 충실히 다하는 국민이요, 그의 참가한 모든 단체에 대하여는 충실한 회원이외다. 그러므로 그는 혹은 체면에 끌려, 혹은 군중심리에 끌려, 용이히 무슨 허락을 아니하지마는 한번 허락한 이상 그는 결코 변함이 없습니다. 그는 위인이 아닐는지는 모르되, 무슨 일을 하는 사람이요, 성인이 아닐는지는 모르되, 누구나 믿을만한 사람이외다. 그는 완성될 범인이니, 이 완성된 범인이야말로 우리가 구하는 바외다.

개조의 방법

그러면 어떠한 방법을 취하여 이 개조의 이상을 실현할까. 이상은 아무리 좋더라도 그 실현하는 방법을 찾지 못하면 역시 공상이 되고 말 것이외다. 방법! 이것은 우리 사람들이 가장 경히 여기고 그렇기 때문에 가장 졸(拙)합니다. 우리들은 흔히 수단을 중히 여기나 방법을 경히 여깁니다. 수단과 방법을 흔히 동의(同義)의 어(語)로 쓰지마는 기실은 그 사이에는 구별이 있고 또 구별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외다. 방법이라 하면 무슨 일을 하는 길을 이름이니, 무슨 일이든지 하려고 할 때에는, 첫째는 그 일의 목적을 정하여야 하고, 둘째는 그 목적을 달하는 길을 정하여야 합니다. 출발점과 도착점 사이에는 가능한 여러 가지 길이 있음이 마치 기하학상으로 양점간에는 무수한 선을 그을 수 있음과 같습니다. 그런데 양방간의 최단거리는 직선이요, 직선은 일(一)이요, 오직 일인 것같이 사업의 출발점에서 목적의 도착점까지에 달할 수 있는 모든 길 가운데에서 신중한 고려로써 그 최단거리라 할 만한 길을 택하여 이 사업을 완성하기까지는 꼭 이 길로 나가자 하고 작정해 놓은 것이 방법이니, 방법이란 자의(字義)가 십분 그 불변성, 불가범성을 표하는 것이외다. 원래 방(方)자 모형이란 뜻이요, 법(法)자는 먹줄이란 뜻이니 방이나 법이나 일정하다는 뜻이 있는 것이외다. 다시 말하면 방법이란 법률이요, 규칙이며, 이에 반하여 수단이란 그 법률이나 규칙의 운용의 솜씨외다. 같은 법률이나 규칙도 잘 운용하고 못하기에 그 효력에 대관계를 생하는 것이니 수단이란 것도 일을 위하여는 필요한 것이외다. 방법은 식이요, 수단은 활용이외다. 그러나 수단은 방법에 의하여 쓸 것이니, 방법 없는 수단은 되는 대로 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하거늘 우리들의 일하는 법은 흔히 방법을 세우지 아니하고 임시 임시의 수단만 부리려 합니다. 그래서 수단이란 그 본래의 뜻을 잃어버리고 부정한 권모나 술책을 의미하게 된 것이외다. 방법이란 만사에 다 중요한 것이외다. 밥을 짓는 데도 방법이 있으니, 쌀과 물을 솥에 두고 불을 땐다고 밥이 되는 것이 아니외다. 쌀과 물과의 분량의 비, 불 때는 양을 다 방법에 맞게 하여야 밥이 되는 것이니, 쌀과 물과 불 세 가지 재료는 같다 하더라도 그 방법을 따라 밥도 되고 죽도 되고 미음도 되고 풀도 될 것이외다. 만일 아주 방법을 그르치면 혹은 태울 수도 있고 설익을 수도 있어 소위 죽도 밥도 안될 수가 있는 것이외다. 이에 대하여 같은 밥을 지으되, 질도 되도 않게 맛나게 짓는 것은 그 짓는 자의 수단이외다. 그러므로 수단은 방법을 지키는 때에만 유효한 것이외다. 좀더 어려운 말로 방법의 필요를 설명하려면, 과학연구의 방법을 예로 드는 것이 편할 것이외다. 첫째, 오늘날과 같은 자연과학, 기타 제반 과학이 발달된 가장 주요한 원인이 베이컨의 귀납법의 발견이라 합니다. 귀납법이란 재래의 연역법에 대한 자연 급 인사 연구의 일 방법이외다. 그런데 이 방법을 얻었기 때문에 모든 과학의 발달이 된 것입니다. 무슨 과학이든지 한 과학이 성립됨에는 특수한 대상이 필요함과 같이 특수한 연구방법이 필요한 것이니, 이 방법 없이는 과학이 성립될 수 없는 것이외다. 또 딴 방면으로 말하는 서양인은 성하고 우리는 쇠하는 것도 서양인의 생활의 방법이 옳았고 우리는 생활의 방법이 잘못되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외다. 이렇게 일하는 방법이란 것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하려는 가장 큰 일이 되는 민족개조에 어찌 방법이 필요하지 아니하겠습니까. 이 방법에 관하여는 위에도 기회를 따라 말하였습니다마는 그 중심은 개조동맹이외다. 금주동맹이나 금연동맹과 같이 일정한 주의로 개조하기를 동맹함이외다. ‘우선 나부터 개조하자’는 뜻을 가진 자들이 동맹을 지어 하나씩 둘씩 그러한 동맹원을 늘려가면서 서로 자격(刺激)이 되고 서로 도움이 되어 일면 자기의 개조를 완성하면서 일면 동맹원을 늘리는 것이외다. 이제 이러한 동맹이 가장 확실한 방법인 것을 말합시다. 재래로 우리 사회에서는 사상을 전하기로 주요사를 삼습니다. 그러나 공론을 좋아하고 실행이 없는 우리 사람들은 새로 얻은 사상을 오직 공론의 좋은 새 재료를 삼을 뿐이요, 그 사상이 들어오기 때문에 좋아진 것이 별로 없었습니다. 물론 사상이 널리 전파되고 점점 깊이 침윤함을 따라 오랜 세월을 지내는 동안에는 조금씩 조금씩 행(行)으로 실현되는 것은 사실이겠지마는, 지금 우리 형편으로는 이러한 자연의 추이를 기다릴 수가 없고 마치 전지작용과 온도의 조절로 식물의 성장을 촉진하는 모양으로 무슨 인공적 촉진방법을 쓰지 아니치 못할 긴급한 처지에 있는 것이외다. 그러므로 ‘이리해야된다, 저리 해야된다“하고 필설로만 떠들어 들을 자는 들을 지어다., 하고 싶은 자는 할지어다 하는 오나만한 정책에 의뢰할 수 없는 것이외다. 그뿐더러 내가 보기에 우리 민족의 결핍한 것은 사상이기보다 실행이니, 우리가 아는 것만이라도 실행만 하면 살 수가 있으리라 합니다. 가령 거짓이 없어야 한다, 부지런해야 한다, 학술이나 기예를 배워야 한다, 그래서 누구나 한 가지 직업을 가져야 한다, 교육과 산업을 발달시켜야 한다. 이런 것은 누구나 다 알만한 것이 아닙니까. 그러므로 우리의 할 일은 그대로 실행함이외다. 그러므로 ‘나부터 먼저 개조하자’하는 것이니 개조사업의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되는 것이니, 대개 나 하나의 개조는 나의 가장 확실하게 가능한 바요, 따라서 나 하나를 개조하면 이에 조선민족은 일개의 개조된 원(員)을 가지게 될 것이며, 겸하여 그 개조된 한 사람이 개조사상의 실현된 모범이 될 것이니, 이 실현된 모범이야말로 가장 웅변된 선전이 되는 것이외다. 이렇게 개조된 일인을 전민족개조의 발단이요, 기초가 되는 것이외다. 이러한 사람이 동맹을 지으므로 서로 자격(刺激)이 되고 서로 보익(補益)이 되는 동시에 개조된 사람, 적더라도 개조를 목적으로 실행하는 사람이 일단(一團)이 되기 때문에 그 실현된 모범이 더욱 뚜렷하고 유력하게 됩니다. 특별한 주의와 행동을 하는 개인도 표가 나지마는, 그러한 개인들의 단체는 더욱 표가 나는 것이 마치 여러 천만 자루의 횃불을 한 곳에 모아 세운 것 같습니다. 비컨대 예수교회를 보시오. 그네가 만일 교회라는 단체를 이루고 속인과 판이한 습속을 가지지 아니하였더면, 그렇게 뚜렷하게 세인의 주목을 끌기가 어려울 것이외다. 그러므로 한 단체의 존재가 백천의 신문, 잡지보다 위대한 선전력을 가진 것이외다. 단체의 선전력이 위대하다는 실례로는 미국의 금주동맹이 가장 좋을까 하옵니다. 그것은 거금 오십칠 년인가 팔 년 전에 매튜라는 신부가 시작한 것인데, 하나씩 하나씩 동맹원을 모집하여 오십 칠년 만에 마침내 전미 인민의 과반수의 동지를 얻어 작년 칠월에 드디어 그 나라 헌법에 금주의 조(條)를 가입케 하였습니다. 고래로 금주를 선전한 사람이 퍽 많지마는 이 나라에서와 같이 성공한 자가 없음은 이 동맹단체라는 방법을 이용할 줄 모른 까닭이외다. 동맹을 짓는 셋째 이익은 위에도 말한 바와 같이 그 운동의 생명을 영속케 함이외다. 개인의 생명은 믿을 수가 없는 것이로되, 공고하게 조직된 단체의 생명은 영원성을 가진 것이니, 비록 세월이 가고 대가 가시더라도 그 단체의 주지(主旨)는 그냥 남아 연해 동맹자의 수를 늘릴 것이며 아울러 그네가 목적하는 사업을 영구히 계속하여 갈 것이외다. 그러므로 이 민족개조를 목적하는 동맹단체는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하여 그의 생명이 영속하기를 힘써야 할 것이외다. 단체의 생명을 영속하게 하는 방법은 여기서 말할 바 아니니, 딴 기회를 기다리려니와, 한 가지 반복하여 역설할 것은 ‘민족개조는 오직 동맹으로야만 된다. 그러므로 이 동맹으로 생긴 단체는 가장 공고하여 영원성을 가짐이 필요하다’ 함이외다. 최종에 동맹이 필요한 것은 그 주의를 선전하고 그 목적을 실현하기 위한 사업을 경영하기 위해서외다. 동맹이 비록 좋지마는 언론으로 일반 민중에게 그 주의를 선전할 필요가 있으며, 또 이미 덕육을 하여라, 보통 학식을 배우는 일종 이상의 전문학술이나 기예를 배워라 하였으니, 그러하기에 필요한 일을 하여 주어야지 그렇지 아니하면 그도 또한 공론에 불과할 것이외다. 그러면 그런 일이란 무엇이요. 학교, 서적 등의 공급이외다. 또 체육을 하라 하면 그것을 할 설비, 곧 위생설비나 체육장의 설비, 위생서, 체육서 등의 제공이 필요할 것이외다. 그러고 보니 이런 모든 것을 시설하려면 거액의 금전과 다수의 인재가 필요합니다. 그러면 그것들은 어디서 나오나. 오직 공고한 단체에서외다. 재래 우리의 모든 사업은 일전한 재력이 없이 하였습니다. 가령 신문, 잡지나 학교를 경영하는 자 중에 진실로 이러한 예산을 세우고 하는 자가 몇이나 됩니까. 소위 ‘마음만 있으면 된다’ 하고, ‘시작만 하면 된다’하여 마음만 가지고 시작한 것이 많았으며 모두 몇날이 못하여 스러지고 말았습니다. 마음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 곤란을 무릅쓰고 열심을 내라는 격언이 되지마는 마음이 밥이 되고 마음이 나무가 되지 않는 이상 마음만 가지고 일이 될 리가 있습니까. 일을 이루는 것은 오직 ‘힘’뿐이니, 힘이란 무엇이뇨. 사람과 돈이외다. 그런데 우리네는 흔히 사람을 쓸 때에 임시 임시 아무나 말마디나 하는 자면 골라 쓰려 하고 돈은 의연(義捐)이나 일시 일시 어떤 부자를 꾀어내어서 쓰려 합니다. 작은 사업에나 큰 사업에나 다 이러합니다. 이것으로 어찌 일이 되겠습니까. 일하는 사람이란, 그 일의 전문가이기를 요구합니다. 정치에는 정치의 전문가, 산업에는 각각 그 방면의 전문가, 교육에는 교육의, 신문 잡지에는 신문 잡지의 전문가를 요구하는 것이니, 전문의 교양이 없이 임시 임시로 정치가도 되고 교육가도 되었다가 은행 지배인도 되고 잡지 주필도 되는 것은 아직 사회의 분화가 생기지 아니하였던 옛날의 일이외다. 전문가란 그 직업에 상당한 덕행(즉 신용, 근면, 신의, 용기)과 거기 상당한 전문학식을 가진 자를 일컬음이니, 이러한 자격을 얻으려면 상당한 전문학식을 가진 자를 일컬음이니, 이러한 자격을 얻으려면 십수 년의 성의로운 수양과 경험을 쌓아야 하는 것이외다. 전문가 아니고 모종의 사업을 경영하려 함은 오늘날에 있어서는 한 공상에 불과합니다. 돈에 관하여 말하건대 일시적 사업, 비컨대 어떤 지방에 수재가 나서 그 이재민을 구제하는 사업 같은 것은 의연으로도 할 수 있는 것이지마는, 그렇지 아니하고 교육사업이나 신문, 잡지, 기타 무릇 영구성을 가진 사업을 경영하는 데는 반드시 매년에 일정한 수입이 있기를 요하는 것이니, 이 일정한 수입을 얻는 길은 오직 두 가지 길이 있을 뿐이니, 하나는 그 단체의 각원이 일정한 기간 내에 일정한 금액을 거출(據出)함이니 이는 국가의 납세, 항용 단체의 회비 갗은 것이요, 또 하나는 기본금이니 이는 어떤 단체의 단원들이 얼마씩을 내어 그 본전은 영영 쓰지 아니하고 이자만 쓰는 제도니, 근대 각종 산업단체, 교육단체, 기타 사회사업의 단체들이 많이 취하는 것이외다. 이 두 가지 중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기본금주의니, 이것에서 나오는 매년의 수입이 일정한 금액 이상일 것이 확실합니다. 회비주의는 국가나 종교와 같이 특수권력을 가진 단체가 아니고는 꼭 일정한 금액 이상의 수입을 확보하기가 어려운 것이외다. 무릇 영구성을 가진 사업을 하여 하는 단체는 위에 말한 바와 같은 인력과 금력의 준비를 가짐이 절대로 필요한 것이니, 이것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이상과 계획이 있다 하더라도 또한 공론이 되고 말 것이외다. 그러므로 민족개조를 목적하는 자들이 크고 견고한 동맹을 지음이 이 두 가지 힘을 얻는 유일한 길이니, 동맹의 큰 필요를 여기에서도 볼 것이외다. 이 모양으로 개조된 개인들, 즉 건전한 인격자들과 그네의 동맹한 단체, 즉 견실하고 큰 단체를 이루면, 이에 우리 사업의 기초는 확립한 것이니, 이로부터 오직 점점 이상을 실현하면서 성장함이 있을 뿐이지 결코 퇴보함이 없을 것이외다. 위에 말한 개조의 방법은 그 대강령(大綱領)을 든 것이어니와 이는 만고에 긍하여 변치 아니할 진리외다. 그러나 이 방법의 세밀한 점에 이르러서는 다른 때에 말하는 것이 적당하리라 합니다.

결론

나는 이상에 민족개조의 의의와 역사상의 실례와 조선 민족개조의 절대로 긴하고 급함과 민족의 가능함과 그 이상과 방법을 말하였습니다. 세인 중에는 조선민족의 장래에 대하여 비관하는 자도 있고 낙관하는 자도 있을 것이외다. 또 비관하는 자 중에도 그 비관의 이유가 여러 가지일 것이니, 혹은 조선민족의 외국의 사정의 불순을 이유로 하는 자도 있을 것이요, 혹은 조선민족은 정신상으로나 물질상으로나 피폐의 극에 달한 것을 이유로 하는 자도 있을 것이요, 심한 자는 조선민족의 본성이 열악(劣惡)하여 도저히 번영을 기(期)치 못할 것을 이유로 하는 자도 있을 것이외다. 이러한 모든 비관의 이유로 하는 자도 있을 것이외다. 이러한 모든 비관의 이유가 다 일면의 진리를 가진 것이니 일개(一槪)로 조소해버릴 것은 아니외다. 또 낙관자 편에도 그 낙관의 이유가 하나가 아닐지니, 혹은 천운이 순환(循環)하여 부왕태래(否往泰來)할 날이 반드시 있으리라 하는 유치한 숙명관을 이유로 하는 자도 있을 것이요, 혹은 비관론자와 정반대로 조선민족의 천질(天質)이 우수함은 고대사의 증명하는 바라는 것을 이유로 하는 자도 있을 것이요, 혹은 광막한 세계의 대세를 이유로 하는 자도 있을 것이외다(저 민족의 운명에 관하여 아무 생각도 없는 자는 말할 필요도 없는 일이외다). 이러한 낙관설에도 또한 취할 점은 있지마는 그 진리를 함유한 분량으로는 비관설이 훨씬 우승합니다. 진실로 낙관자의 이유는 극히 유치하고 천박합니다. 천환 순운 순환이란 것은 거론할 필요도 없고(기실 다수의 조선인을 지배하는 사상이겠지마는) 민족의 본질의 우수라는 것도 지금 형편에 누가 믿어줄 말이 못되며, 또 설사 본질은 우수하더라도 타락한 금일에는 우수한 점보다 열악한 점이 많은 것은 사실인즉, 이것이 낙관의 이유가 될 수는 없는 것이요, 세계 대세론자는 신문명, 신사상으로 민족을 일신케 하며 살아나리라는 의미로는 진리이나 정치적 의미로 말하는 것이라 하면 괘치(掛齒)할 바가 아니외다. 낙관론자에 가장 확실하고 고급적인 것은 우리가 힘씀으로 살리라 하여 문화운동을 주창(主唱)하는 자외다. 그네는 생각하기를 강연을 하고 학교를 세우고 회를 조직하고 신문이나 잡지를 경영하고 서적을 출판하는 등, 이른바 문화사업으로 족히 이 민족을 구제하여 행복과 번영의 길에 넣으리라 합니다. 이는 무론 옳은 자각이니, 대개 이는 모든 행복되고 번영하는 민족들이 그 행보고가 번영을 얻는 길로 하는 사업이외다. 그러나 조선민족은 너무도 뒤떨어졌고, 너무도 피폐하여 남들이 하는 방법만으로 남들을 따라가기가 어려운 처지에 있으니, 무슨 더 근본적이요, 더 속달의 방법을 찾을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현재 있는 대로의 상태로는 문화사업도 하여 갈 수가 없으리만큼 조선민족은 쇠약하였습니다. 자양분과 운동을 취하게 하기 전에 우선 캄플 주사가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보시오, 학교들이 생기나 유지할 능력이 없어 거꾸러집니다. 회들이 생겼으나 또한 그러하고 잡지와 신문들이 생겼으나 또한 그러합니다. 문화사업을 할 사람이 없고 할 돈부터 없는 처지입니다. 사람부터 만들자, 돈부터 만들자 하는 것이 맨 먼저 필요합니다. 그러면 네 의견은 어떠하냐. 이 논문에 말한 것으로 이미 짐작도 하셨으려니와 나는 차라리 조선민족의 운명을 비관하는 자외다. 전에 말한 비관론자의 이유로 하는 바를 모두 진리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과연 순치 못한 환경에 있습니다. 우리는 그 이상을 상상할 수 없으리만큼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나 피폐한 경우에 있습니다. 또 우리 민족의 성질은 열악합니다(근본성은 어찌 되었든지 현상으로는). 그러므로 이러한 민족의 장래는 오직 쇠퇴 또 쇠퇴로 점점 떨어져가다가 마침내 멸망에 빠질 길이 있을 뿐이니 결코 일점의 낙관도 허할 여지가 없습니다. 나는 생각하기를 삼십 년만 이대로 내버려 두면 지금보다 배 이상의 피폐에 달하여 그야말로 다시 일어날 여지가 없이 되리라 합니다. 만일 내 말이 교격(驕激)하다 하거든 지나간 삼십 년을 돌아보시오! 얼마나 더 성질이 부패하였나, 기강이 해이하였나, 부가 줄었나, 자신이 없어졌나. 오직 조금 진보한 것은 신지식이어니와 지식은 무기와 같아서 우수한 자에게는 복이 되고 열악한 자에게는 화가 되는 것이라, 이 소득으로 족히 소실(所失)의 십의 일도 채우기 어려울 것이외다. 그러면 이것을 구제할 길은 무엇인가. 오직 민족개조가 있을 뿐이니 곧 본론에 주장한 바외다. 이것을 문화운동이라 하면 그 가장 철저한 자라 할 것이니, 세계 각국에서 쓰는 문화운동의 방법에다가 조선의 사정에 응할 만한 독특하고 근본적이요, 조직적인 일 방법을 첨가한 것이니 곧 개조동맹과 그 단체로써 하는 가장 조직적이요, 영구적이요, 포괄적인 문화운동이외다. 아아, 이야말로 조선민족을 살리는 유일한 길이외다. 최후에 한 가지 미리 변명할 것은 이 개조운동은 정치적이나 종교적의 어느 주의와도 상관이 없다 함이니, 곧 자본주의, 사회주의, 제국주의, 민주주의, 또는 독립주의, 자치주의, 동화주의, 어느 것에나 속한 것이 아니외다. 개조의 성질이 오직 민족성과 민족생활에만 한하였고, 또 목적하는 사업이 상술한 바와 같이 덕체지(德體知) 삼육의 교육적 사업의 범위에 한한 것인즉 아무 정치적 색채가 있을 리가 만무하고, 또 있어서는 안될 것이외다. 루소의 말에 ‘정치가 되지 전에 군인이나 목사가 되기 전에 우선 사람이 되게 하여라’ 한 것이 있거니와 이것이 개조운동의 계한(界限)이니 동맹자 중에는 온갖 주의자, 온갖 직업자, 온갖 종교의 신자를 포함할 수 있는 것이니 대개 무실하자, 역행하자, 신의 있자, 봉공심(奉公心)을 가지자, 한 가지 학술이나 기예를 배우자, 직업을 가지자, 학교를 세우자, 하는 것 등은 어느 주의자나, 어느 종교의 신자나를 물론하고 공통한 신조로 할 수 있는 까닭이외다. 어느 종교의 신자는 개조동맹에 들어 그대로 수양하므로 참으로 좋은 신자가 될 것이요, ××주의자는 참으로 좋은 ××주의자가 될 것이니 대개 이는 인의 근본 되는 모든 요건이기 때문이외다. 이에 나는 민족개조에 관한 사상과 계획의 대요를 술하였습니다. 나 자신이 이 주의자인 것은 물론이어니와 독자 중의 다수가 여기 공명할 것을 믿습니다. 그래서 이것이 실현될 날이 멀지 아니할 것을 확신하매 넘치는 기쁨으로 내 작은 생명을 이 고귀한 사업의 기초에 한줌 흙이 되어지라고 바칩니다.

-신유 11월 22일 밤

『개벽』 1922년 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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