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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정지용)/바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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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는 끄님없이 안고 시픈것이다.
하도 크고 둥글고 하기때문에
스사로 솟는 구르는 오롯한 사랑둘레!
한량없는 죽엄을 싸고 돌다.
큰 밤과 같은 무서움인가 하면
한낮에 부르는 거옥한 손짓!
고요히 나려안는 황홀(恍惚)한 나비처럼!
나의 가슴에 머므르라.
물 한을 다흔 은선(銀線) 우에
외로운 돛이 날고
나의 사유(思惟)는 다시 사랑의 나래를 펴다.
섬둘레에 봄볕이 푸른데
별 만치 많은 굴ᄭᅡᆨ지 잠착하고
나는 눈 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