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철 시집/부엉이 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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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철 시집
I
부엉이운다
부엉이운다
밤은깊으고 바람은불고 구름덮힌데
부엉이운다
눈은엿같이 몸이엉기는 어둠가운대
부엉이운다
어둠가운데 외딴집하나
불은히미히 창을비쵠다
부엉이운다 불이깜박인다
부엉이운다 불이까물친다
II
부엉이운다
부엉이운다
이슬에젖어 측은한풀닢 쓸어져눕고
부엉이운다
검은따에서 모를그림자 뽑아오르고
부엉이운다
무덤가에서 허매는늑대
꼬리느리고 고개숙이고
부엉이운다 불이깜박인다
부엉이운다 불이까물친다
III
부엉이운다
오─ 무엇을 부르는우름
네─ 무엇을 불러내느냐
부엉이운다
부엉이운다
모든이야기 가운대사는
머리푼귀신 피묻힌귀신
부엉이운다
부엉이운다
구름밑에서 따우에까지
키를뻗지른 귀신상같이
휘─휙불어 지나는바람
부엉이운다 불이깜박인다
부엉이운다 불이까물친다
오─ 불은아조 사라져버리다
부엉이운다
부엉이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