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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철 시집/센티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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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포름한하날에 해빛이 우렷하고
은빛 비늘구름이 반짝반득이며
「나아가잣구나 나아가잣구나」
가자니 아─ 어디를 가잔말이냐

솔나무밑에 발을멈추다─
잔디밭에가 퍽주저앉다─
아─ 그러지않아 탁가운가슴을
웨이리건드려 쑤석거려내느냐

가을날우는듯한 ᅄᅵ올린소리따라
마련없는 나그내길로 나를불러내느냐
무엇 찾어야할줄도 모르는길로
발사슴하는욕망에 가슴죄이며 걸으랴느냐

II

저넓은들에 누른기운이 움지기고
저기사과밭에 붉은빛이 얽혀지는데
병풍같이 둘린산이 의젓이 맞는듯하고
훤칠한 큰길이 끝없이 펼쳐있는데

아─ 이하날아래 이공기속에
열매익히는 저햇빛가득담은 술잔을
고마이받들어 앞뒤없이 취하든못해도
눈감은 만족에 바다같이 가라앉지도못하고

가슴에 머리에 넘치는 우름을
눈섭하나 깟닥이지 못하는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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