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철 시집/유쾌한 밤

서울 십일월도 이처럼 다정한 적이 있드란가
종로 공기도 이렇게 가슴 넓히는 적이 있드란가
하, 하, 하, 우슴에 주름살이 피이여 하날이 웃죽 물러선다

밋그러지듯 전기불밑으로 기여가는 택시안에 정다운 둘이 내여다보고
조그만놈이 종종걸어 흘깃 눈으로 스치니
우리의 녀왕은 주황빛 외투깃을 검은 목도리우로 세우는구려

─덴 가쓰는 잡탕에 돈이들어 팔보탕 정도드라
─그애의 입모습이 어엽드구나
동모의 모자도 덥지않은 머리가 제멋으로 너벌거렸다

길잡이야 우리의길을 훨신 돌음길로 잡어라
아스팔트우에 우리의거름이 넘우나 가비여우니
세갈름길이 하나 닥치고보면 돌아서기도 어려우리라

저건너서 시시덕거리는 양복축들은 어울어져 춤이라도 출가보다
향료 바른것처럼 아른한 감각이 살ㅅ결을 지진거리니
가벼운배에 따끔한카ᅋᅵ가 내피를 왼통 울려냈구나

꾿나잍 좋은꿈꾸소 대문을 콩콩 뚜드리시오─
자─우리도 여기서 동으로 서으로 손을 난호세─
……아차 하마터면 공연한 앞에사람의 억개를 칠번했네 그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