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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철 시집/하염없는 바람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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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세상에
  즐거움 모르는
    바람 이로라
너울거리는
  나비와 꽃닢사이로
속살거리는
  입술과 입술사이로
거저불어지나는
마음없는 바람이로라

    나는 세상에
  즐거움 모르는
    바람 이로라
따에 엎드린 사람
  등에 땀을 흘리는동안
쇠를 다지는 마치의
  올랐다 나려지는동안
흘깃 스처지나는
  하욤없는 바람이로라

    나는 세상에
  즐거움 모르는
    바람 이로라
누른 이삭은
  고개숙이여 가지런하고
빩안 사과는
  산기슭을 단장한곳에
한숨같이 옴겨가는
  얻음없는 바람이로라

    나는 세상에
  즐거움 모르는
    바람 이로라
잎벗은 가지는
  소리없이 떨어울고
검은 가마귀
  넘는해를 마자 지우는제
자최없이 걸어가는
  늣김없는 바람이로라

아─ 세상에
  마음 끌리는곳 없어
호을로 일어나다
스사로 사라지는
  즐거움 없는
   바람 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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