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서울/찬가
한때, 우리는 해방이 되었다 하였고 또 온줄로 알었다.
그러나
사나운 날세에
조급한 사나이는
다시금,
뵈지않는 쇠사슬 절그럭어리며
막다른 노래를 부르는구나
아 울음이어! 울음이어!
신음속에 지려 오든
너의 성품이,
넘처나는 기쁨에도 샘솟는것을
아조 가차운 이마즉
우리는 새날을 통하야 배우지아니했느냐.
젊은이어! 벗이어!
손과 발에…쇠사슬 느리고
억 눌린 배ㅅ전에
스사로 노를 젓든
그옛날, 흑인의 부르든 노래
어찌하여 우리는 이러한 노래를
다시금 부르는것이냐.
뵈지않는 쇠사슬
마음 안에 그늘지는 검은 그림자에도
새노래의 갈곳이
막다른 길이라 하면
아 젊음이어!
헛되인 육체(肉體)여!
너는 또 보지아니했느냐.
八月十五日
아니 그보다도 전부터
우리들의 발길이 있은뒤 부터
항거하는 마음은 그저
무거운 쇠줄에 몸부림칠때
온 몸을 피투성이로 이와 싸호던 투사를……
옥에서
공장에서
산속에서
지하실에서 나왔다.
몇천길을 파고 들어간 땅속 갱도에서도…
땅우로 난 모든 문짝은 뻐개지고
구녕이란 구녕에서 이들은 나왔다.
그리고
나와보면 막상 반가운 얼골들
함께 자란 우리의 형제 우리의 동무
K가 나왔다.
또 하나의 K가 나왔다.
A가 나왔다.
P가 나왔다.
그 속에는 먼- 남의나라까지 찾어가 원수들 총뿌리에
우리의 총뿌리를 맞 드리댄 동무도 있었다.
그리고, 이들은
전부터 부르는 나즉한 노래를
이제는 더욱 소리높여 부를뿐이다.
뵈지않는 쇠사슬 질그럭어리며
막다른 노래를
노래 부르는 벗이어!
전에는 앞서가며 피 흘리든이 만이
조용 조용 부르든 노래
이제는 모다 합하여
우리도 크게 부른다.
“비겁한놈은 갈랴면 가라”
곳곳에서 우렁차게 들리는 소리
아, 이노래는
한사람의 노래가 아니다.
성낸 물결모양 아우성치는 젊은 사람들—
더욱 새찬 이 바람은 귀만을 찌르는게 아니라,
애타는 가슴속
불을 지른다.
아 영원과 사랑과 꿈과 생명을 노래하든 벗이어!
너는 불타는 목슴을
그리고
불타던 꺼지는 목숨을 생각한적이 있느냐
모도다 앞서가든 선구자의 죽엄우에
스스로의 가슴을 불지르고 따러가는 동무들
우렁찬 우렁찬 노래다.
모도다 합하여 부르는 이 노래
그렇다,
번연히 앞서보다 더한 쇠줄을
배반하는 무리가 가젔다 하여도
우리들 불타는 억세인 가슴은
젊은이 불을 뿜는 노래는
이런것을 깨끗히 살워버릴것이다.
우리들의 귀는 한번에 두가지를 들을수 없다.
우리들의 마음은 한번에 두가지를 생각할수 없다.
벗이어! 점점 가차워 온다
얼마나 얼마나 하눌까지 뒤덮는 소리냐
“비겁한놈은 갈랴면 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