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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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은 곳에 해가 지고 누운 자리 밤을 새워

잠든 밧긔 한숨이오 한숨 끝에 눈물일세

밤밤마다 꿈에 뵈니 꿈을 둘너 상시(常時)과저

학발자안(鶴髮慈顔) 못 뵈거든 안족서신(雁足書信) 잦아짐에

기다린들 기별 올까 오노라면 달이 넘네

못 본 제는 기다리나 보게 되면 시원할까

노친(老親) 소식 나 모를 제 내 소식 노친 알까

산과 강물 막힌 길에 일반고사(一般苦思) 뉘 헤올고

묻노라 밝은 달아 두 곳에 비추는가

따르고저 뜨는 구름 남천(南天)으로 닫는구나

흐르는 내가 되어 집 앞에 두르고저

나는 듯 새나 되어 창가에 가 노닐고저

내 마음 헤아리려 하니 노친 정사(情思) 일러 무삼

여의(如意) 잃은 용이오 키 없는 배 아닌가

추풍의 낙엽같이 어드메 가 지박(止泊)할고

제택(第宅)도 파산하고 친속(親屬)은 분찬(分竄)하니

도로에 방황한들 할 곳이 전혀 업네.

어느 때에 주무시며 무스 것을 잡숫는고

일점의리(一點衣履) 살피더니 어느 자손 대신할고

나 아니면 뉘 뫼시며 자모(慈母) 밧긔 날 뉘 괼고

남의 업슨 모자정리(母子情理) 수유상리(須臾相離) 못하더니

조물(造物)을 뮈이건가 이대도록 떼쳐 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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