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를 타고

위키문헌 ― 우리 모두의 도서관.
둘러보기로 가기 검색하러 가기

사람만 다라와질 줄로 알았더니
필경에는 믿고 믿던 하늘까지 다라와졌다.
보리가 팔을 벌리고 달라다가 달라다가
이제는 곯아진 몸으로 목을 댓자나 빠주고 섰구나!

반갑지도 않은 바람만 냅다 불어
가엾게도 우리 보리가 달증이 든 듯이 노랗다.
풀을 뽑느니 이렇게 손을 대 보느니 하는 것도
이제는 헛일을 하는가 싶어 맥이 풀려만진다!

거름이야 죽을 판 살판 거루어 두었지만
비가 안 와서 ―― 원수 놈의 비가 오지 않아서
보리는 벌써 목이 말라 입에 대지도 않는다.
이렇게 한 장 동안만 더 간다면
그만 ―― 그만이다, 죽을 수밖에 없는 노릇이구나!
하늘아, 한 해 열두 달 남의 일 해주고 겨우 사는 이 목숨아
곯아 죽으면 네 맘에 시원할 게 뭐란 말이냐.
제발 빌자! 밭에서 갈잎 소리가 나기 전에
무슨 수가 나주어야 올해는 그대로 살아나가 보제!

라이선스[편집]

이 저작물은 저자가 사망한 지 50년이 넘었으므로, 저자가 사망한 후 50년(또는 그 이하)이 지나면 저작권이 소멸하는 국가에서 퍼블릭 도메인입니다.


주의
1925년에서 1977년 사이에 출판되었다면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미국에서 퍼블릭 도메인인 저작에는 {{PD-1996}}를 사용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