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서 서간·묵시편/필립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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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피서 서언[편집]

(一) 이 서간의 수신인(受信人)[편집]

필립피 시(市)는 마체도니아의 여러 주요 도시(主要都市) 중에서도 가장 주요한 도회이었다. 성 바오로께서는 그 둘째번 여행시에 이 곳에다 비로소 교회를 설립하셨다. 이 교회는 바오로 종도의, 구라파에 설립하신 여러 교회 중에 제일 먼저 된 교회이다(종도 一六·一一~四○). 그리고 그 후에도 두 번이나 바오로께서는 이 곳으로 가셨다. 그 교회의 빠르고 또한 훌륭한 발전을 보시는 바오로 종도께서는 이 교회를 가장 사랑하셨다. 이러므로 저는 당신이 설립하신 여러 교회가 당신을 위하여 거금(醵金) 같은 것을 절대로 못하게 하셨으나, 다만 예외로 이 교회가 하는 금품(金品)의 의연(義捐)만은 거절하시지 아니하셨다(二·二五, 四·一○~一八, 코후 一一·八 이하 참조).

(二) 이 서간의 동기와 내용과 확실성[편집]

필립피인들은 바오로께서 로마에서 잡혔다는 말을 듣고 여간 근심한 것이 아니었다. 이러므로 그들은 바오로를 위하여 많은 금품(金品)을 모아, 자기네 교회에서 가장 명망이 높은 에파프로디토에게 주어 저로 하여금 이를 가지고 로마에 가서 바오로 종도를 위로하게 하셨다. 이리하여 에파프로디토는 필립피 교회의 종교상 또는 도덕상 여러 가지 현상(現狀)을 바오로에게 보고하였다. 그 상태는 일반적으로 보아 퍽 좋은 편이었으나, 다만 몇몇 사람이 어느 정도까지 반대의 의견을 가지고 일치하려고 하지 않는 것이 다소 유감이었다(四·二 이하). 그리고 그 밖에는 외면적으로 또 다른 위험이 있었다(一·二八 이하, 三·二, 一八 이하). 그리고 에파프로디토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갈 때에 바오로께서는 필립피인들에게 대하여 감사의 회답을 써서 저에게 주셨다(二·二五 이하). 이 서간에서 저는, 당신 주위 사정에 대하여 여러 가지로 보고하시고 또한 영적 목자로서 여러 가지 훈계를 내리신다.

서간의 확실성 - 교회 초기로부터 많은 교부들이 이 서간의 확실성은 벌써부터 증거하여 왔다. 이미 성 폴리카르포께서(一五○년 서거) 그 필립피인들에게 보내신 서간 중에 바오로께서 보내신 서간을 아시는 것을 말씀하셨다.

(三) 이 서간의 중요성[편집]

이 필립피서는 바오로의 여러 서간 중에서 바오로 자신에게 대한 말씀이 제일 많은, 하나의 개인적 서간으로 볼 수가 있다. 저는 이 서간에서 자기에게 위탁된 사람들에게 대한 당신 충실한 사랑을 가장 명백히 드러내신다. 그리고 또한 우리는 이 서간에서 종도인 바오로의 비상한 신앙심과 천주와 그리스도께 대한 완전하신 자헌심을 알게 되는 것이다.

성 바오로 종도 필립피인들에게 보내신 서간[편집]

모두

① 인사

제一장[편집]

그리스도 예수의 종인 바오로와 티모테오는, 필립피에 있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모든 성도(=신자)와 주교(=으뜸)와 부제(=집사)들에게 (인사하노라). 원컨대 우리 아비신 천주와 주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성총과 평화함이 너희에게 (내릴지어다).

② 감사와 교회를 위한 기구

나 너희들을 생각할 때마다 내 천주께 감사하며, 내 모든 기구 중에 항상 너희 모든 이를 위하여 즐겨 간구하노라. 대저 너희가 첫날부터 지금까지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하여 관심(關心)하였음이니라. 이러므로 너희 안에 선행을 시작하신 이가 그리스도 예수의 (재림하시는) 날까지 이를 완전케 하시기를 신뢰하노라. 너희 모든 이에게 대하여 나 이렇게 생각함은 지당하니, 나 사슬 중에서 복음을 옹호하고 견고케 함에 있어 내 성총에 참여하는 너희 모든 이에게 대한 생각이 내 마음에 있는 연고니라. 대저 나 그리스도 예수의 (성)심 안에 너희 모든 이를 얼마나 그리워하는지는 천주 (여기 대한) 나의 증거자 되시는도다, 또한 나의 비는 바는 너희 사랑이 인식과 온갖 이해로써 더욱 더 풍부하여져, 一〇 너희가 (모든 경우에 있어) 좋고 나쁜 것을 음미(吟味)할 수 있게 함이니라. 이에 너희는 그리스도의 (재림하시는) 날에 깨끗하고 잘못함이 없이, 一一 천주의 영광과 찬미를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는 정의의 열매로 충만하여져 있으리라.

【一】 『주교』-이 말씀으로써 바오로께서는 필립피 교회의 모든 으뜸들을 가리키신다. 【五】 『그리스도의 복음에 대한 관심』-필립피 시에 복음이 전파되는 첫날부터 저들은 참다운 동정과 거금으로써 바오로의 전교 사업을 도와 주었다. 【七】 『성총』-당신 자신의 고난과 기쁨을 가리키신다. 종도를 도와 줌으로 인하여 필립피인들은 그 수고와 곤란으로써 세우신 바오로의 공로의 한 몫을 받는다(마복 一○·四一 참조). 불가타에는 『성총』이라고 되어 있지 아니하고 오직 『기쁨』이라고 되어 있다.


제一편 바오로 종도 자신에게 대한 소식

제一항 로마에서의 전교 사업에 대한 보고

一二 형제들아, 나 나의 주위 환경이 복음을 위하여 오히려 유익함이 되었다는 것을 너희가 알기를 원하노라. 一三 대저 나 결박을 당하였음이 그리스도를 위하여 함이라는 것은 전근위대(全近衛隊)와 및 다른 모든 이에게 명백히 알려졌느니라. 一四 또한 형제들 중의 대부분이 나의 결박됨으로 말미암아 주께 대하여 새로운 신뢰심을 가져 아무 무서움도 없이 천주의 말씀을 더욱 용감히 전하느니라. 一五 물론 어떤 이는 시기(猜忌)와 경쟁심(競爭心)으로 그리스도를 전하되, 그러나 다른 이들은 좋은 의향으로써 하느니, 一六 이들(=後者)은 내가 복음을 옹호할 책임자 되었음을 알고 (내게 대한) 애정으로 하는 자들이며, 一七 저들(=前者)은 좋지 못한 지향(志向)으로 자존심을 가져 그리스도를 전하는 자들이니라. 이런 자들은 결박되어 있는 나의 고통을 더하게 하려는 생각으로 이렇게 하느니라. 一八 그러나 어떠한 모양으로 하든지 무슨 상관이 있겠느냐? 혹 허위로 하든지 혹 진정으로 하든지 그리스도를 전함이라면 나 즐거워하노라.

【一二~一八】 바오로 종도께서 감금(監禁)을 당하신 것(『주위 환경』)은 복음의 전파에 있어 오히려 유익됨이 있었으니(一二), 그것은 그가 그 때 자기를 수직하는 군대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가 있었던 것이며(一三), 또한 많은 형제인 신자들이 바오로의 굳은 신앙을 보고 전교 사업에 대한 새로운 용기와 열심을 얻었기 때문이다(一四~一七). 복음을 전함에 있어 어떤 자들에게는 바오로의 마음을 퍽 상하여 드리는 점이 많았었으나, 그러나 저들의 그러한 행동에 있어서도 복음이 전파되는 것만은 즐거워하신다(一八).


제二항 종도의 현재 환경

一九 그리고 나는 장래에도 또한 기뻐하리라. 대저 너희들의 기구와 예수 그리스도의 (성)신의 조력으로 말미암아 내 지금의 (주위 환경이) 내게 구원이 될 것을 아노라. 二〇 이러므로 나의 굳은 기대와 희망은 곧 내가 아무 것에나 부끄러움을 당하지 아니하고 오히려 항상 그러한 것과 같이, 지금도 명백히 그리스도께서 나의 육신에 있어, 나의 삶으로써나 나의 죽음으로써 현양되는 이것이니라. 二一 대저 내게 관하여서는 사는 것은 그리스도시요 죽은 것은 이익(利益)이니라. 二二 만일 육신 안에 사는 그것이 내게 정하신 것이라면, 이는 내가 수고로 말미암아 결실하여야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니, 그 어느 것을 가릴 것인지 나 모르노라. 二三 나는 양편으로부터 둘러싸이어 진퇴양난(進退兩難)이니, (육신이) 분해되어 그리스도와 한가지로 있기를 원하노라. 이것이 나에게는 가장 좋은 일일 것이니라. 二四 그러나 나 육신에 머물러 있는 것이 너희들을 위하여는 더 필요한 것이니라. 二五 그러므로 나 확신하여 아는 바는 곧 나 너희 진취(進就)와 신앙의 법열(法悅)을 위하여 살아 있어 너희 모든 이와 한가지로 머물러 있을 것이니라. 二六 이는 나 다시 너희들에게 갈 때 그리스도 예수 안에 너희들의 자랑할 것(=너희 신앙 생활)이 나로 말미암아 더욱 많아지기를 위함이니라.

【一九】 『구원』-구류에서의 구원이 아니라 오직 초자연적 구원을 가리키신다. 【二○~二六】 바오로 종도의 유일하신 목적은 다만 그리스도를 현양함이다. 그런데 이 목적은 당신이 당하시는 모든 것으로써 달성케 되는 것이다. 이러므로 바오로께서는, 이 세상에서 더 오랫 동안 생명을 누리시게 된다면 다만 그리스도를 위하는 일을 위하여서만 사시고, 죽으시게 되면 순교자로서 그 생명을 그리스도를 위하여 바침으로써 그리스도의 영광을 현양하시고자 하신다(二○, 二一). 바오로께서는 다만 당신 하나만을 생각하실 때에는 하루 바삐 죽으심으로써 그리스도와 완전히 합치되고자 하시는 그러한 원의 밖에는 없으나(二三), 아직까지도 귀화하지 못한 많은 외교인들을 생각할 때에는 그들을 구원하시기 위하여 더 오래 동안 살아 계시고자 하신다.


제三항 훈계

① 서로 화목함으로 복음에 합당하게 거닐을지니라

二七 나 혹 가서 너희들을 보든지 혹 떨어져 있든지, 너희들은 한 정신, 한 마음으로 단결되어 복음에 대한 신앙을 위해 일치 합력하여 분투하며, 또한 조금도 반대자들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을 듣도록 너희는 다만 그리스도의 복음에 상응하게 살지니라. 二八 이것이야말로 저들에게는 멸망의 징조(徵兆)요, 너희들에게는 구령의 징조니, 이는 천주께로조차 나온 바니라. 二九 대저 이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너희들에게 은혜로 준 바니, 너희들이 다만 저(=그리스도)를 믿을 뿐 아니라 또한 저를 위하여 괴로움을 당하는 것이니라. 三〇 대저 너희들은 일찌기 나에게서 보고 또한 지금 내게 대하여 듣는 바와 같은 싸움을 당하여야 할지니라.

【二八】 반대자들을 거스르는 싸움에 있어 신자들의 일치단결은, 그 반대자들에게 대하여는 그들이 영원한 벌을 받으리라는 징조가 되며, 신자들에게 대하여는 구원을 얻으리라는 징조가 된다. 【三○】 바오로의 필립피에서 당하신 『싸움』, 즉 핍박에 대하여는 종도 一六·一一~四○, 텟전 二·二 참조.


제二장[편집]

그러므로 만일 그리스도 안에 권고나 사랑의 위로나 정신의 일치나 마음에서부터 우러나는 동정이 무슨 가치가 있다면, 이에 너희는 마음을 같이하고 사랑을 같이하고 합심하여 같은 목적으로 노력함으로써 내 즐거움을 완성할지니라. 무엇이든지 자존심과 쓸데 없는 야심을 품고 하지 말고, 오직 겸손하여 서로 다른 이를 자기보다 나은 줄로 생각하며, 각각 자기 이익만을 돌아보지 말고 오직 다른 이의 이익도 돌아볼지니라.

② 주 예수의 표양

너희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그와 같은 정신을 가질지니라. 천주의 형체(形體) 안에 계신 저는 천주와 더불어 같으심을 이기적으로 확보(確保)하여야 되는 것을 생각지 않으시고, 오히려 종의 형체를 취하사 사람과 같은 자 되심으로써 당신 자신을 낮추셨느니라. 또한 겉으로는 사람과 같이 보이시고, 당신을 낮추사 죽기까지 순명하셨으며, 더구나 십자가상에 죽기까지라도 순명하심으로써 (당신을 낮추셨느니라). 이러므로 천주 저를 높이시며 모든 이름 위에 초월한 이름을 저에게 주사 써, 一〇 천상과 지상과 지하의 모든 이로 하여금 예수의 성명 앞에 다 무릎을 꿇게 하시며, 一一 또한 모든 혀(=인류)로 하여금 성부이신 천주의 영광을 위하여 예수 그리스도 (참) 주(主)이심을 고백하게 하셨느니라.

【一~四】 바오로께서는 새로 귀화된 신자들에게 대하여 가끔 사회생활에 대한 도덕심을 환기시키신다. 형제간의 상호적 화목과 자아를 버리는 그러한 사랑은 외교인들 앞에서 가장 유효한 그리스도교의 선전이 된다. 【五~一一】 신자된 자 예수의 표양을 따라 자아를 버리고 겸덕을 닦을 때 그들 사이에는 언제나 화목과 상호적 사랑이 왕하리라. 『예수의 표양』-무시로부터 그 본성에 있어서 성부와 같으신 성자께서는 또한 천주의 외면적 영광(『천주의 형체』)을 받으실 권리가 잇었으나(六), 저는 그것을 자원으로 버리시고 사람의 형체를 취하사 사람이 되셨으며, 사람으로서도 십자가상에 못 박혀 죽으시기까지 순명하셨다(七, 八). 이와 같이 저는 자원으로 또한 자유롭게 바치신 당신 자신을 낮추셨으므로 천주께서는 그리스도의 인성에 대하여서도 또한 영원한 영광을 상으로 주셨다(九~一一). 이리하여 그리스도께서는 이 우주의 주(主)가 되셨다.


③ 그리스도교 신자답게 착히 살지니라

一二 그러므로 나의 사랑하는 자들아, 너희는 항상 순명하였음과 같이 내 면전에 있을 때 뿐만 아니라 내가 없는 지금에도 무서워하고 두려워하며 너희 구령에 더욱 더 힘을 쓸지니라. 一三 대저 이는 너희들 안에 원함과 성취(成就)함을 당신 성의를 따라 동작하시는 이는 천주심이니라. 一四 너희들은 모든 것을 중얼거린다든가 주저함이 없이 행할지니, 一五 이는 너희들로 하여금 이 악하고 부패한 세인(世人) 중에서 책망될 곳이 없는 순결한 자, 또한 천주의 무죄한 자녀가 되기를 위함이니라. 너희들은 이러한 사람(=세인)들 중에 세상에서 별과 같이 빛나느니라. 一六 그러면 너희는 그리스도 (재림하시는) 날에 나에게 영광이 되기 위하여 생명의 말씀을 보전할지어다. 이에 나는 헛되이 닫(走)지 아니하였고, 공연히 수고하지도 아니한 것이 되리라. 一七 그러나 (또한) 설혹 나 너희들의 신앙을 위하여 나의 사제적(司祭的) 봉사를 이행할 때에 나의 피가 관전(灌奠)(=제물)으로 흐르게 될지라도 나는 기뻐하며 너희 모든 이와 더불어 즐거워하노라. 一八 그러므로 너희들도 즐거워하며 나와 더불어 기뻐할지니라.

【一七】 천주이시며 대사제관이신 그리스도와 같이 바오로께서도 역시 사제인 동시에 또한 제물이신 것이다. 저는 그 귀하고 귀하신 생명을 신앙을 전파하기 위하여 즐거이 희생하시고자 하셨다.


제四항 바오로의 협력자

一九 나 티모테오를 미구에 너희들에게 보내기를 주 예수 안에 바람은 너희들의 주위 환경을 나 알고 안심하기를 위함이니라. 二〇 대저 나 저와 같은 정신을 가지고 또한 너희들을 위하여 저와 같이 성의(誠意)를 가져 주선하는 자를 저 외에 얻어 보지 못하였노라. 二一 대저 다른 모든 사람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것을 구하지 아니하고 자기의 것을 구하느니라. 二二 그러나 너희는 저(=티모테오)의 시련된 충성을 아느니, 저는 복음을 (전하기) 위하여 마치 자식이 그 아버지를 대하듯 나를 도왔느니라. 二三 그러므로 나 내 주위 사정이 어떻게 전환될 것을 알게 되면 곧 저를 너희들에게 보낼 수 있기를 바라노라. 二四 그러나 나도 오래지 아니하여 너희들에게로 갈 것을 주 안에 신뢰하노라. 二五 또한 나 (내) 궁핍 중에 나를 도와 주기로 의연금을 가지고 온 내 형제며 협력자며 전우(戰友)인, 너희들의 사자(使者) 에파프로디토를 너희들에게 돌려보내는 것이 마땅한 줄로 여기노라. 二六 대저 그는 너희 모든 이를 그리워하였으며, 또한 자기의 앓은 것(病)이 너희들에게 알려졌다고 근심하였느니라. 二七 참으로 저는 죽도록 앓았으나 천주께서는 저를 불쌍히 여기시며, 저 뿐만 아니라 나도 또한 불쌍히 여기셨느니, 이는 내 슬픔이 설상가상(雪上加霜)으로 더하여지지 아니키를 위하심이니라. 二八 그러므로 너희들이 저를 다시 보고 기뻐하며 (또한) 내 걱정도 하나 덜기 위하여 하루바삐 저를 돌려보내노라. 二九 그러니 너희들은 지극한 기쁨으로 주 안에 저를 영접하며 이런 사람들을 존경할지니라. 三〇 대저 너희 의연금의 부족한 것을 보충하기 위하여 죽음을 무릅쓴 저는 (또한) 그리스도의 사업을 위하여 죽을 위험을 당하였음이니라.

【二三~二四】 바오로께서는 어서 빨리 황제의 재판으로 인하여 석방되어 그 구류가 속히 끝나기를 바라신다.


제二편 훈계

① 거짓 스승을 삼갈지니라

제三장[편집]

그리고 형제들아, 너희는 주 안에 즐거워할지니라. 또 다시 같은 것을 너희들에게 써 (보내나), 나는 싫어하지 아니하고 너희들에게는 더 안심이 되리라. 너희들은 개를 삼가고, 악한 일군을 삼가며, 난자(亂刺)(=할손례의 필요)를 주장하는 자를 삼갈지니라. 대저 영신으로써 천주를 섬기며, 외적 우월점에 의뢰하지 않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자랑하는 우리야말로 (참다운) 할손례(를 받은 자)니라. 나는 외적 우월점에 의탁할 수 있을지라도 (아니 하노라). 만일 어떤 이가 (스스로) 외적 우월점에 의탁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나는 더욱 그러하리라. 나는 난 지 팔 일만에 할손례를 받은 자요, 이스라엘인이며, 벤야만 지파에서 나고, 헤브레아 태생(胎生)이요, (구약) 법률에 관하여서는 바리세이이며, 열광적(熱狂的)으로 [천주의] 교회를 핍박한 자며, (구약의) 법적 정의(法的正義)에 관하여서는 잘못함이 없이 살아온 자니라.

【一~六】 바오로께서 이전부터 필립피에서 가끔 훈계하시는 것은, 곧 유데아교의 예절의 필요를 주장하는 스승을 삼가라는 것이었다(갈라타서 서언 참조). 저는 그 스승이란 자들이 극히 위험한 인물들이라는 것을 강경하게 말씀하신다(二). 그리고 그들이 하는 할손례라는 것은 한낱 외면적 난자(亂刺)에 불과한 것이며, 그들의 외면적 우월점이라는 것(예컨대 할손례라든가 그 외의 예절)도 역시 하나의 헛된 자랑에 불과하다는 것을 말씀하신다.


② 그리스도교적 완덕에 대한 향상과 노력

그러나 나는 전에 우월점으로 여기전 그것을 (지금에는) 그리스도를 위하여 손해로 여기기를 배웠노라. 더구나 내 주 예수 그리스도께 대한 모든 것을 초월한 인식 때문에 모든 것을 다 손해로 여기노라. 나 저(=그리스도)를 위하여 이 모든 것을 단념하였으며, 이 모든 것을 다 분토(糞土)와 같이 여기노라. 이는 나 그리스도를 얻기 위함이며, 또한 (구약의) 법률에 의한 내 의로움을 가지지 않고 그리스도 예수께 대한 신앙에서 오는 의로움, 곧 신앙으로 말미암아 천주께로조차 오는 그 의로움을 가진 자로 저 안에 인정함을 받기 위함이니라. 一〇 대저 나 저를 알고 저의 부활하심의 권능을 알고, 저의 죽으신 것을 모범으로 말미암아 저의 고난에 참여한다는 것을 알고자 하노라. 一一 이는 될 수 있는 대로 이로 인하여 죽은 자 가운데로조차 부활함을 얻기 위함이니라. 一二 (이렇게 말한다고) 나 (결코) 이미 이 (최후 목적)에 이르렀거나 혹은 벌써 완성에 달한 것이 아니라, 오직 다만 이것에 도달하기로 노력할 뿐이니, 대저 나도 그리스도 예수께 잡히어 있을샘이니라. 一三 형제들아, 나는 (내 목적을) 달성하였다고는 생각지 않노라. 오직 (힘쓰는 바) 하나 뿐이니, 곧 뒤에 있는 것을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만)을 향하여 노력하며, 一四 이 목적을 목전에 두고 하늘에 계신 천주께서 나를 그리스도 예수 안에 부르심으로써 나를 위하여 정하신 승리의 상을 얻기로 노력하노라. 一五 그러므로 완전케 된 우리 모든 이들은 누구나 다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질지니라. 너희들이 만일 어떤 것에 대하여 달리 생각한다면, 천주께서는 너희들에게 이것도 가르쳐 주시리라. 一六 그러나 우리는 다 도달한 그 곳에서 더 나아갈 것이니라.

【七~一一】 이전에는 바오로께서도 유데아교의 그 외적 우월점을 보배로운 것으로 여기셨으나, 그러나 귀화하실 때에 완전한 회개를 하신 저는 그 순간부터 유데아교의 우월점이라는 것의 헛됨을 알아 그를 업신여기기 시작하셨다. 그러므로 지금에는 저의 전 생명의 목적은 홀로 그리스도시요 또한 그리스도의 신비체의 지체로서 저와 더불어 신비롭게 사기고 수난하시고 죽으시고자 하실 뿐이다(로마 六·三~七, 갈라 六·一四, 코전 一五·三一, 코후 四·一○). 【一二~一四】 바오로께서는 당신이 아직 완덕의 절정에 도달하시지 못하셨다는 것을 스스로 아신다. 저는 이제 이 목적을 달성하시기 위하여 겨우 첫 발을 대디디셨으니(그리스도 예수께 잡혀 잇었으니), 곧 저는 그리스도의 성총으로 말미암아 귀화되어 지금에는 마치 경기장에서 승리를 위하여 닫는 자와 같이 당신 전 힘을 다하여 목적을 달성하기로 노력하시는 중이시다. 【一六】 불가타에는 『우리는 이렇게까지 마음을 같이하여 같은 표준을 따라 행할지니라』로 되어 있다.


③ 참된 신자와 참되지 못한 신자

一七 형제들아, 너희는 나를 본받을지며, 또한 우리의 표양을 따라 거닐으는 자들을 살펴볼지니라. 一八 대저 나 가끔 너희들에게 말하였음과 같이, 이제 다시 나 울며 너희들에게 말하노니,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원수되어 거닐으는 자 많으니라. 一九 그들의 최후는 멸망이로다. 그들은 배(腹)를 신(神)같이 위하고, 수치스러운 일을 자랑으로 여기며, 지상의 것만을 탐하느니라. 二〇 그러나 우리는 천국의 신민권(臣民權)을 가졌으며 또한 우리는 저 (천당으)로부터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 구세주로 내려오실 것을 기다리노라. 二一 저는 능히 만물을 당신에게 굴복시킬 수 있는 능력으로써 우리들의 비천한 몸을 변하여 당신의 영광스럽게 되신 몸과 같게 하시리라.

【一九】 『배를 신같이 위하는 자』-자기 사욕을 따라 방탕하게 사는 사람을 가리키시는 말씀이다(코전 一五·三一). 【二○】 우리의 지상 생활은 한낱 우리의 본 고향인 천당을 얻기 위한 준비에 지나지 않는다(에페 二·一九, 요복 一四·二~四). 【二一】 코전 一五·一二 이하.


제四장[편집]

그러나 나의 가장 사랑하며 극히 그리워하는 형제들아, 너희들은 내 기쁨이요 내 월계관이로다. 주 안에 이와 같이 굳이 머물러 있을지어다.

④ 화목하며 기뻐하라

나 에보디아에게도 권하며, 신티켄에게도 청하노니, 주 안에 마음을 같이 할지니라. 충실한 협력자여, 나 너에게 이 부인들을 도와 주기를 간청하노니, 저들은 클레멘스와 생명의 명부(生命의 名簿)에 기록된 나의 다른 렵력자들과 한가지로 나로 더불어 복음을 위하여 힘썼느니라. 너희들은 언제나 주 안에 즐거워하라. 다시 말하노니, 즐거워하라. 너희의 온순함이 모든 이들에게 알리어질지어다. 주는 가까이 계시느니라. 너희들은 아무것도 걱정하지 말라. 오직 만사에 있어 기구함과 간구함과 감사함으로 인하여 너희 구하는 바가 천주 대전에 드러날지어다. 이에 모든 이해(理解)를 초월한 천주의 평화함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 너희들의 마음과 너희들의 생각을 수호(守護)하리라. 그리고 형제들아, 모든 진실한 것과, 모든 방정(方正)한 행실과, 모든 의로운 것과, 모든 거룩한 것과, 모든 사랑할 만한 것과, 모든 영예로운 것과, 여하한 덕이나, 여하한 칭찬할 만한 것이나, 너희는 이를 염두에 두라. 그리고 너희들은 나에게서 배운 것과 받은 것과 들은 것과 본 것을 (다) 실행할지니라. 이에 평화함의 천주 너희로 더불어 계시리로다.

【二】 『에보디아』와 『신티켄』-다 필립피 교회에서 신망 많은 부인들로서, 그들은 복음을 전함에 있어 많은 일에 힘쓰고 노력하였다. 【五】 『가까이 계시다』함은 주의 임하심이 가까웠다는 말이다.


⑤ 감사하심

一〇 너희들이 내 신상(身上)을 생각하는 것이 오래간만에 다시 열렬함을 나 주 안에 지극히 기뻐하였노라. 너희들은 이미 내 신상에 대하여 언제나 생각하려 하였었으나, 그럴 기회를 얻지 못하였느니라. 一一 내가 궁핍하였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니라. 나는 모든 경우에 있어 만족해할 줄은 이미 배웠느니라. 一二 나는 곤궁에 순응(順應)할 줄도 알고, 풍족함을 누릴 줄도 아노라. 나는 모든 것에 다 습숙(習熟)되었느니, 배부르고 주리며 풍부하고 결핍함에도 능(能)하니라. 一三 나를 견고케 하여 주시는 저(그리스도) 안에 나 모든 것을 능히 할 수가 있노라. 一四 그럼에도 너희들은 나를 곤궁에 동정하였으니, 이는 잘한 것이로다. 一五 필립피인들아, 너희는 아는 바라, 나 복음을 전하기 시작할 때, 곧 마체도니아를 떠날 때 어느 교회를 물론하고 나와 주고 받는 관계를 맺지 아니하였으나, 홀로 너희들만은 그렇지 아니하여, 一六 여러 번 텟살로니카로 금품(金品)을 보내어 내게 도움이 되게 하였도다. 一七 그러나 나는 금품에 관심하지 아니하고, 오직 관심하는 바는 너희들을 위하여 천당에 기입(記入)되는 (영적) 소득이니라. 一八 나는 인제 모든 것을 가졌으며, 또한 도(度)에 넘치도록 풍족하노라. 너희들이 보낸 바를 에파프로디토로부터 받아 나는 풍부하였노라. 보낸 바 그것은 향기 아름다우며, 천주 성의에 유쾌하고 맞는 제물이니라. 一九 나의 천주께서는 당신 부요하심을 따라 너희들의 요(要)하는 모든 것을 그리스도 예수 안에 영화롭게 채워 주사이다. 二〇 원컨대 우리 아비신 천주께 영영세에 영광이 있어지이다. 아멘.

결문[편집]

二一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모든 성도(=신자)들에게 문안할지어다. 二二 나로 더불어 있는 형제들이 또한 너희들에게 문안하며, 모든 성도들과 특히 황제(皇帝)의 궁전에 있는 모든 성도들이 너희들에게 간곡(懇曲)한 문안을 하느니라. 二三 원컨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성총이 너희들로 더불어 있어지이다. 아멘.

【一五】 바오로께서는 이 필립피 교회 신자들에게 대하여서만은 예(例)에 없는 일을 행하셨으니(종도 二○·三三~三五, 코전 九·四 이하, 코후 一一·九, 一二·一三), 곧 저는 영적 재보를 저들에게 주시고 저들에게서 금품의 의연을 받으셨다. 【二二】 『황제의 궁전에 있는 성도』라는 말씀은 황제의 가족 중의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오직 그의 관리와 하인(下人)들을 가리키시는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