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서 서간·묵시편/헤브레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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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브레아서 서언[편집]

(一) 이 서간의 수신인과 동기와 연대[편집]

여기에 말하는 헤브레아인은 예루살렘과 팔레스티나에 거주한, 유데아교에서 귀화한 신자들을 가리킨다. 그런데 그들에게는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잃어버리고 다시 유데아 교회로 돌아갈 위험이 아주 많았다. 왜 그런고 하면, 그들은 아직까지도 구약의 율법을 준수하였고, 성전의 화려함과 아울러 거기에서 날마다 거행되는 제사의 장엄한 예절을 보는 것이었다. 이에 반하여 당시 그리스도 교회는 장구한 세월에 걸쳐 심혹한 박해를 받아 오는 것이었으며, 이에 따라 그의 경신의 예절도 또한 빈약하여 보잘 것이 없었으며, 더구나 유데아교에서 귀화한 그들은 그의 동포들에게서 『반역자』라는 능욕을 받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태는 자기 동포에게 대한 사랑으로써 불붙는 바오로 종도를 재촉하여 하여금 저 위험에 빠진 동포들을 서간으로써 가르치시고 그 신앙을 견고케 하시게 하였다. 서간 제一편에서는 모든 것을 초월하시는 그리스도의 품위와 신약과 신약의 사제직의 고상함을 구약의 것과 대조시켜 설명하신다(一·一~一〇·一八). 그리고 제二편에 있어서는 여러 가지 훈계와 권유를 내리신다(一〇·一九~一三·一七).

(二) 이 서간을 서술한 장소와 연대[편집]

이 서간은 이태리에서 - 혹 로마에서인지도 알 수 없다 - (一三·二四) 바오로의 첫째 수인 생활 후 얼마 아니 되어서 -대략 六四년경에- 서술되었다(一三·二二~二四).

(三) 이 서간의 서술자와 확실성[편집]

외면적으로 보아 이 서간은 바오로 종도의 다른 서간과는 좀 다른 특성이 있다. 곧 이 서간은 모두(冒頭)의 인사가 없고, 또한 서간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신학적 논문(論文)이라는 편이 마땅할 만한 형식을 가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실을 보아, 바오로께서 이 서간을 서술하실 때에 당신의 사상과 교훈을 말로써 하시고, 이것을 골자(骨子)로 삼아 서간의 외적 형식만은 그 협력자로 하여금 작성하게 하신 듯하다. 그 협력자가 누구이었는지는 우리가 모르는 것이나, 이 서간에 포함된 내용만은 바오로 종도의 가르치신 것임을 여러 교부들과 교회와 성서 해석자들의 의견들 따라 조금도 의심할 것이 없다.

성 바오로 종도의 헤브레아인에게 보내신 서간[편집]

제一편 신약의 우월성(優越性)

제一항 신약의 창설자이신 그리스도의 지존하신 품위

① 그리스도, 모든 천신들 위에 초월하시니라

제一장[편집]

천주 옛적에는 많은 방법과 여러 가지 모양으로 선지자들로 말미암아 선조들에게 말씀하셨으나, 최근(最近)에 이르러서는 성자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말씀하여 주셨느니, (천주) 저(=성자)를 이미 만물의 상속자로 정하셨으며, 또한 저로 말미암아 세상을 창조하셨느니라. 저(=성자)는 (천주의) 영광의 반영이시요, 그 본질의 초상이시며, 또한 저는 당신 전능하신 말씀으로써 만물을 지지(支持)하시느니라. 저 사람의 죄를 속량하신 후에 높은 데에서 지엄하신 (천주) 우편에 좌정하시느니라. (이러므로) 저의 상속으로 받으신 성명(聖名)이 천신의 (이름)에서 탁월한 그만큼 저 천신들에게서 초월하시느니라.

【一~四】 신약의 계시는 구약의 계시보다 완전하니, 구약의 중재자는 선지자들이었으나, 신약의 중재자는 참다운 천주의 아들이심이다. 신약을 세우신 그리스도는 천주 성부와 같은 본성(『반영』)(콜로一·一六, 지서七·二六)을 가지신 우주만물의 조물주시며 구세주시다(三). 이러므로 저는 당신 성부 우편에 앉아 계신다(四).


대저 천주 언제 어떤 천신에게 『너는 나의 아들이니 나 오늘 너를 낳았노라』(성영二·七), 다시 가라사대, 『나는 저에게 아버지될 것이며, 저는 내게 아들이 되리라』(열왕기二권七·一四)고 말씀하셨느뇨? 또 첫째로 나신 이를 다시 세상에 들여 보내실 때에 말씀하시되, 『천주의 모든 천신들은 저를 흠숭할지어다』(성영九六·七) 하시도다. 그리고 천신들에게 대하여서는 말씀하시되, 『저(=천주) 당신 천신을 바람으로 삼으시고, 시중하는 자를 불꽃으로 삼으시도다』(성영一〇三·四) 하시나, 아들에게 대하여서는, 『천주여, 네 어좌는 영원토록 계시며, 네 나라의 왕홀(王笏)은 정의의 왕홀이로소이다. 너 정의를 사랑하시고 불의를 미워하셨도다. 그러므로, 천주, 네 천주께서 용약함의 기름을 네 동료들 중의 아무도 그만큼 바른 자가 없도록 네게 바르셨도다』(성영四四·七,八) 하시도다. 一〇 또 가라사대, 『주여, 너 최초에 땅을 창조하셨으며, 또한 모든 하늘이 네 손의 조성한 바로다. 一一 이것은 모두 멸망될 것이나, 너는 영원히 계실 것이며, 이 모든 것은 의복과 같이 낡아가는도다. 一二 너 그것을 마치 겉옷과 같이 개시며, 그것은 (의복과 같이) 변화되리라. 그러나 너만은 (항상) 여전하실 것이며, 네 세대(世代)는 마침이 없으리로다』(성영一〇一·二六~二八) 하시도다. 一三 천주 언제 어떤 천신에게 『나 네 원수를 네 발판으로 삼을 때까지 내 우편에 앉아 있으라』(성영一〇九·一) 말씀하셨는고? 一四 (천신들은) 이 모두 시중하는 신(神)에 지나지 못하니, 구원의 상속을 받을 사람들을 위하여 시중하기로 보내심을 받은 자들이 아니뇨?

【五~一四】 그리스도께서 천신보다 고상하심은 구약에서도 이미 증명된 바이니, 곧 천신들은 인류를 심판하시러 재림하시는 성자를 섬기는 정신(挺身)에 불과하니, 바람과 불과 같은 자연 물체가 천주의 연장이 되는 것과 같이, 저들은 다만 성자의 종일 뿐이다(六,七). 이에 반하여 그리스도는 왕이시요 통치자시며(八,九), 더구나 영원하시고 불변하시는 천주이시다(一〇~一二). 저는 천주의 영원한 왕좌에 영원토록 앉아 계시며, 저들은 이 앞에 꿇어 섬기는 자들이다(一三,一四).


② 그리스도께 대한 순종

제二장[편집]

그러므로 (구원의) 포구를 지나치지 아니키 위하여 들은 바 그것을 더욱 삼가 주의하여 준수하여야 할지니라. 대저 천신들로 말미암아 전파된 말씀도 절대로 범할 수 없어 모든 반칙과 불순함이 적당한 벌을 받았거든, 하물며 만일 우리로서 이와 같은 고상한 구원을 등한히 여긴다면 어찌 벌을 면하리요? 대개 이 (구원)은 첫 번에 주에게로부터 전파되었으며, 다음으로는 이를 들은 그들에게서 우리에게 충실하게 전하여졌느니라. 뿐만 아니라 천주께서도 또한 당신 성의를 따라 표호(標號)와 기적과 또한 여러 가지 권능의 행위와 성신의 (은혜)를 나누어 주심으로써 이를 보증하셨느니라.

【一~四】 천주 성자께서 천신보다 고상하신만큼, 우리는 저의 계시를 구약의 계시보다 더 중히 여기고 충실하게 준행할 것이다. 그것은, 천신들로 말미암아 공포된 구약의 법률을 위반한 자도 엄한 벌을 받았으니, 더구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공포된 신약을 거스르는 자야 더 엄한 벌을 받을 것임인 연고다.


③ 그리스도는 인성으로서도 또한 천신에게서 초월하시느니라

대저 (천주) 우리의 지금 말하는 바 장래의 세상을 천신들에게 종속케 하지는 아니하셨으나, 그 어느 누가 어떠한 곳에 증거하여 말하되, 『사람이 무엇이길래 너 그를 생각하시며, 사람의 자식이 무엇이기로 너 그를 돌아보시나이까? 너 그를 천신들에게서 조금(만) 낮게 하셨으며, 영광과 영예의 월계관을 씌워 주사 [네 손으로 조성된 만물 위에 그를 세우셨으며], 만물을 그의 발 아래 굴복케 하셨도다』(성영八·五~七) 하였느니라. 즉, 『만물을 그의 발 아래 굴복케 하셨도다』 하신 말씀으로써 그에게 (만물을) 굴복시킴에서 하나도 제외하시지 않으셨다는 것이 증명되느니라. 그러나 우리는 아직도 모든 것이 다 그에게 굴복된 것을 보지 못하는도다. 그러나 천신들에게서 조금(만) 낮은 자 되셨던 예수, 죽음의 고통을 인하여 영광과 영예의 월계관을 받으신 것을 우리는 보느니, 이는 저 천주의 성총으로써 모든 이를 위하여 죽음을 맛보실 것이었느니라. 一〇 대저 저를 위하여 또 저로 말미암아 만물이 있고, 허다한 자녀들을 영광에로 인도할 저에게 있어서는 그들의 구원의 근원이신 자를 고난으로 인하여 완성케 하는 것이 합당한 것이었느니라.

【五~一〇】 여기서 바오로께서는 그리스도의 천신들보다 더 고상하심을 다른 편으로 설명하시니, 곧 천주께서는 내세(메씨아의 국가)에 대한 통치를 천신들에게 맡기시지 않으시고 오직 성자께 맡기셨다. 저는 강생과 수난과 돌아가심으로써 이 한 점에 있어서는 천신들보다 당신을 낮추셨으나, 그 대신으로 승천하실 때에 명예와 영광의 화관을 받으셨으며(五~七), 온 인류를 영복으로 인도하시는 자가 되셨다(八~一〇).


一一 대저 성화(聖化)시키시는 이와 성화되는 자는 모두 동일한 혈통(血統)을 가졌느니라. 이러므로 저 그들을 형제라 부르시기를 수치로 여기지 아니하여 가라사대, 一二 『나 내 형제들에게 네 성명(聖名)을 보(報)하며, 회집한 사람들 가운데서 너를 찬양하리이다』(성영二一·二三)하시며, 一二 또 이르시되, 『나 저에게 신뢰하리라』(이사이아八·一七)하시고, 다시 이르시되, 『나와, 또한 천주 내게 주신 바 내 자녀들이 여기 있도다』(이사이아八·一八) 하셨도다. 一四 이러므로 자녀들은 혈육을 같이하매 저 또한 이와 같이 이에 참섭하셨느니라. 이는 죽음의 권력을 가지고 있는 자, 곧 마귀인 그에게서 당신의 죽으심으로 말미암아 권리를 빼앗으사 써, 一五 죽음에 대한 공포로 인하여 일생 동안을 노복(奴僕)의 지위 밑에 있는 굴종(屈從)한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위하심이니라. 一六 대저 저 도와 주시는 바는 천신들을 위하심이 아니요 오직 아브라함의 후예들을 위하심이매, 一七 만사에 있어 형제들과 같이 되셨어야 하리로다. 이는 천주 대전에 자비하고 충실한 대사제(大司祭)가 되사 백성의 죄악을 속(贖)하시기 위하심이니라. 一八 대저 저 친히 고통을 당하시며 또한 유인함을 당하셨으매, 유인함을 당하는 그들을 도와 주실 수 있으리로다.

【一一】 하나이신 성부와 천주께로부터 모든 사람이 나왔다. 【一四~一八】 바오로께서는 여기서 그리스도의 당신을 낮추심의 은혜로운 효과를 설명하신다. 아브라함의 참된 후예자(一六)들인 신자들을 마귀의 권하에서 구속하시기 위하여 그리스도께서는 사람이 되셨다. 이리하여 그리스도 친히 이 인성을 가지신만큼, 저는 이 인성의 약점을 잘 아시며 또한 그를 긍련히 여기신다.


④ 그리스도, 모이세보다 초월하시니라

제三장[편집]

그러면 천상 성소(天上聖所)를 한가지로 받은 동료인 거룩한 형제(신자)들아, (천주의) 복음의 사신이시며 우리가 고백하는 대사제이신 예수를 깊이 살펴볼지어다. 마치 모이세가 천주의 온 집에 대하여 충실하였음과 같이 저는 (이 직무를 위하여) 당신을 세우신 그이에게 충실하시니라. 대저 집을 설계(設計)하는 자 그 집보다 더 존경함을 받는만큼, 저는 모이세에게서 더 큰 영광을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이로 여김을 받으시게 되셨느니라. 대저 집은 어느 것이나 다 그를 지은 자가 있으며, 만물을 창조하신 이는 천주시니라. 그리고 모이세로 말하면 계시된 바를 전파하여야 할 종으로서, 천주의 온 집에 대하여 충실하였으나, 그러나 그리스도께서는 아들로서 당신 집에 대하여 충실하시도다. 만일 우리가 신뢰와 즐거운 희망을 끝까지 확고하게 보전한다면 우리야말로 곧 그 집이러라.

【一~六】 그리스도께서는 그 사명에 대한 충실하신 점에 있어서 결코 모이세만 못하지 않으시고(二), 또한 품위에 있어서는 저를 능가하시며, 마치 건축사가 그 건축한 건물을 초월하며, 아들이 그 집의 종들을 능가하는 것과 같이 저는 모이세를 능가하신다.(三~六)


⑤ 신앙을 배반치 말기를 권고하심

이러므로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성신의 말씀이 맞느니, 일렀으되 『너희들은 만일 오늘 그의 소리를 듣거든, 전에 광야에서 유감의 날에 분개케 하는 중에 행하였음과 같이 너희 마음을 완고케 하지 말지니라. 거기에서 너희 조상들은 사십 년 동안 내 행적을 보았으나, 나를 시험하고 또한 나의 마음을 떠보았느니라. 一〇 그러므로 나는 이 시대 사람들에게 분노하여, 「저들은 언제나 마음으로 방황하여 내 길을 깨닫지 못하는도다」 하였느니라. 一一 이러므로 나 노하여 「저들은 내 안식에 들지 못하리라」 맹서하였노라』(성영九四·七~一一) 하였도다. 一二 그러면 형제들아, 혹시 너희 중에 누가 생활하신 천주를 불신(不信)중에 배반하는 악심을 가지지 않는가 주의할지니라. 一三 모름지기 『오늘』이라 일컫는 동안에 너희는 나날이 서로 권고하여 하여금 너희들 중에 죄악의 허위로 말미암아 완고하여지는 자 없도록 할지니라. 一四 대저 우리는 그리스도와 (및 저의 은혜에) 참여하는 자가 되었도다. 그러나 이는 우리가 최초에 가진 신임을 끝까지 견고하게 보전하는 한도 내에서만 될 일이니라. 一五 만일 이르되, 『너희들이 만일 오늘 그의 소리를 듣거든 저 분개케 하는 중에 행하였음과 같이 너희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 말지니라』 한다면, 一六 그의 소리를 듣고도 분개하게 하였던 자는 누구였더냐? 이들은 다 모이세의 지도 밑에 에집도에서 떠나 나온 자들이 아니었더뇨? 一七 또한 (천주께서는) 사십년 동안 누구에게 대하여 분노하셨느냐, 죄를 범하여 그 시체가 광야에 넘어져 있는 자들에게 대하여서가 아니셨던고? 一八 나의 안식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맹서하심은 누구에게 대하심이랴, 이 불순한 그들에게 대하심이 아니뇨? 一九 이에 우리는 보노니, 저들은 참으로 불순함으로 인하여 능히 들어갈 수 없게 되었도다.

【七~一九】 성영의 말씀을 설명하심으로써 그리스도교를 배반함과 그에 대한 불신앙을 경계하신다. 마치 광야에서 모이세와 아아론을 항거하여 범죄한 모든 이가 성지에 들어가서 전에 죽은 것(모이세四권二〇·一三)과 같이 신앙을 배반하는 자들은 다 천당 성지에 들어가지 못하리라.


⑥ 그리스도께 대한 신앙을 충실히 보전하기를 권고하심

제四장[편집]

그러므로 저의 안식에 들어갈 언약이 아직 계속하매, 너희 중에 누가 그 목적에 도달하지 못할까 우리는 초조한 마음을 금치 못하노라. 대저 우리가 기쁜 소식을 받은 것은 저들과 같으나, 그러나 저들이 들은 바 말씀은 저들에게 유익이 되지 못하였느니, 대저 (이 말씀이) 듣는 그자들 안에서 신앙에 융합되지 못하였었음이니라. 대저 믿은 우리는 (안식)에 들어가려니, (천주) 전에 『나 분노하여 저들은 내 안식에 들어오지 못하리라 맹서하였노라』(성영九四·一一) 하셨음과 같도다. 그러하나 창조의 사업은 세상 창조 때부터 (이미) 완성되었었느니라. 대저 제 칠 일에 대하여 어느 곳에 일렀으되, 『천주 제 칠일에 당신 모든 사업을 (마치시고) 쉬셨도다』(모이세一권二·二) 하였으며, 다시 거기 이르되, 『저들은 내 안식에 들어오지 말지니라』 하셨도다. 그러므로 몇 사람이 그 (안식)에 들어가는 것은 명백하며, 또 한편에 있어서는 누구보다도 먼저 복된 소식을 들은 자들이 그 불순함으로 인하여 들어가지 아니하였느니라. 이러므로 (천주) 『오늘』이란 날을 다시 정하시니, 이같이 오랜 시기를 지나 다위로 말미암아 위에(三·七참조) 말한 바와 같이 『너희들이 만일 오늘 그의 소리를 듣거든 너희 마음을 완고하게 하지 말지니라』 하심으로써 하시느니라. 대저 만일 요수에가 그들을 안식에 인도하였었다면 (천주께서는) 다른 날, 곧, 다른 훗날에 대하여 다시 말씀하시지 아니하셨으리라. 그러므로 천주의 백성은 장래의 안식의 날에 안식을 받으리라. 一〇 대저 천주 당신 사업을 (마치시고) 쉬심 같이 천주의 안식에 들어간 자도 또한 자기의 사업을 (마치고) 쉬느니라. 一一 이러므로 누구나 저 불순함의 표양을 본받아 걸려 넘어지지 아니키 위하여 우리는 저 안식에 들어가기로 힘쓸지로다. 一二 대저 천주의 말씀은 생활하고 또한 효과적이며, 양편에 날이 있는 검(劒)보다도 더 날카로와, 영혼과 정신, 관절(關節)과 골수를 분리(分離)하기에까지 이르며, 마음의 생각과 의사(意思)의 판단하는 자 되는도다. 一三 또한 (천주) 대전에 보이지 않는 조물이란 도무지 없으며, 우리가 셈 바쳐야 할 (천주) 대전에는 모든 것이 다 알몸으로 나타나느니라.

【一~一〇】 천주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에게 성지(聖地)의 안전한 점거(占據)를 약속하셨으나, 저들은 불신앙으로 인하여 이를 차지하기에 합당하지 못한 자 되었다(一~四). 요수에가 성지에 인도한 백성도 역시 약속된 천주의 안식을 완전히 차지하게는 되지 못하였다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만일 그렇지 않다면 다위로부터도 몇 세기나 후에 이르러 장래의 이스라엘 백성에게 이를 받으리라는 것을 선언하시지 아니하였을 것임이다(五~八). 그러면 천주의 백성은 또 다른 안식인 천당에서 누릴 영원한 안식을 아직 얻을 것이다. 이 안식에 들어가는 자는 그 지상 생활에서 수고와 싸움을 수많이 겪은 자인만큼, 이제 다시는 그와 같은 것을 겪을 것 없이 쉬게 되리라(九,一〇). 그리고 이 안식을 얻기에 필요한 조건은 곧 활발한 신앙이다. 【一一~一三】 바오로께서는 우리로 하여금 천상 안식에서 제외되는 위협(威脅)의 벌을 면하기 위한 방법으로서 천당에서 누릴 안식을 목전에 두기를 권면하신다. 이 위협은 틀림없이 채우게 되리니, 대저 천주의 말씀은 어그러질 수 없는 확고하신 말씀이라, 우리 마음 속에 가장 깊이 감추여 있는 것까지 꿰뚫으실 것이며, 마음 속의 가장 비밀한 생각까지라도 다 드러내실 것임이다.


제二항 그리스도의 사제직은 구약의 그것에서 초월하시니라

① 그리스도는 참되시고 완전하신 사제시니라

一四 그러면 우리는 천국에 들어가신 고귀하신 대사제, 곧 천주의 아들 예수를 모시매, 저에게 대한 신앙 고백을 우리는 확고하게 보전할지어다. 一五 대저 우리의 모신 대사제는 우리의 연약함을 불쌍히 여기시지 못하실 이가 아니요, 오직 죄악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에 우리와 다름 없이 시험되신 대사제시니라. 一六 그러므로 우리는 자비하심을 힘입기 위하며, 또한 적당한 도움이 될 성총을 얻기 위하여 신뢰를 가져 성총의 어좌에 나아갈지어다.

【一四~一六】 그리스도께서는 천주의 참 아들이시나, 우리의 모든 인간적 약점을 다 아신다는 이 사실은 우리에게 무한한 신뢰를 가지게 한다. 【一五】 코후五·二一, 베전一·一九,二·二二,三·一八, 요一三·一,三·五.


제五장[편집]

무릇 어떠한 대사제를 물론하고 그들은 다 사람들 중에서 간택되며, 또한 천주 대전에 저들의 사정에 있어 사람들을 위하여 저들의 대표자로 선정되느니, 이는 그들로 하여금 사람의 죄악을 위하여 예물과 희생을 봉헌하기 위함이니라. 자기도 또한 약점이 있는 자이매, 몽매한 자들과 또한 방황하는 자들을 친히 동정할 수 있어야 하리로다. 이러므로 백성을 위하여 하는 것과 같이 자기를 위하여서도 죄를 위하여 제헌하여야 하리로다. 또한 아무도 이 고상한 지위를 자기를 위하여 스스로 취할 바가 아니요, 오직 아아론과 같이 천주께 성소를 받아야 할지니라. 이와 같이 그리스도께서도 대사제의 지위를 스스로 자진하여 취하시지 않으시고, 오직 저(=그리스도)에게 『너는 내 아들이니, 나 오늘 너를 낳았노라』(성영二·七) 하신 이가 (저를 대사제로 세우셨느니라). 그는 다른 곳에 또 『너 멜키세덱의 제도를 따라 영원토록 사제로다』(성영一〇九·四) 말씀하시니라. 저 당신 지상 생애의 날에 죽음에서 당신을 구원하실 수 있는 그이에게 큰 소리와 눈물로써 기구와 탄원(歎願)을 드리셨으므로 (천주 성부께 대한) 경외(敬畏)를 인하여 들어 허락하심을 받으셨느니라. 저 또한 비록 천주의 아들이시나, 당신 수난으로써 순명을 배우셨느니라. 이로써 완전한 지위를 얻으신 후에는 당신을 순종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셨으며, 一〇 또한 천주께 멜키세덱의 제도를 따라 대사제라 일컬으심을 받으셨느니라.

【一~一〇】 사제의 사명과 그에게 필요한 속성을 말씀하신다(二~四). 사제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천주와 사람 사이에 중재자가 되어, 죄를 보속하고 인간에게 천주께로 나아가는 길을 가르침에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제에게 가장 중요한 속성은 잘못하는 자를 용서하는 인자함과 그 사제직에 대한 성소(聖召)이다. 그런데 이 요구는 그리스도에게 있어서 채우게 되었다. 저는 강생의 순간에 천상 성부로부터 사제직에 대한 성소를 받으셨다(五,六). 저는 인간적 약점을, 올리와 산에서 당하신 심각한 괴로움과 또한 수난으로써 친히 경험하신만큼, 우리 연약한 사람들을 인자로이 보실 수가 있는 것이다(七~一〇).


② 완덕, 향상, 노력

一一 여기에 대하여 할 말은 많으나, 그러나 너희들이 이미 듣기에 무딘 자들이 되었으매 이를 너희들에게 설명하기가 어렵도다. 一二 대저 시기의 오램을 보아서는 너희들은 으례 스승이 되었어야 하겠거늘, 다시 너희들에게 천주의 말씀의 가장 초보(初步)되는 것을 가르쳐야 되니, 너희들은 (어린아이와 같이) 단단한 음식을 취하지 못하고 우유(牛乳)가 필요한 자 되었도다. 一三 대저 젖을 먹는 자는 다 어린아이이매, 말을 바로 할 줄 모르느니라. 一四 단단한 음식은 장성한 자들에게 합당한 것이니, 곧, 자기 천성의 여하를 따라 선과 악을 분별할 정신이 수련된 자들의 것이니라.

【一一~一四】 그리스도의 대사제직에 대한 교리의 의미는 무한히 심장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영적 생활과 도덕상 판단에 있어서 이미 어느 정도까지 완숙(完熟)한 사람들에게야만 가르칠 수가 있는 것이다. 이 서간을 받는 자들은 오래 전부터 이미 신자이기는 하나, 이런 완숙에까지 달한 자들은 아니었다.


제六장[편집]

그러므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교리의 초보되는 것을 그만두고 보다 더 고등한 것에 나아갈지어다. 죽은 행동에서 개심함과, 천주께 대한 신앙과, 성세와, 안수(按手)와, 죽은 자들의 부활함과, 영원한 상선징악(賞善懲惡)에 대한 교리를 가르침으로써 다시 기초를 놓지 말지어다. 만일 천주께서 허락만 하신다면 우리는 이를 실행하리로다. 대저 한번 비추심을 받고 또한 천상의 선물을 맛보고 성신을 받은 자와, 천주의 훌륭한 말씀과 내세의 권능을 맛본 자로서, (신앙을) 배반한다면 능히 다시 회개하지 못하리니, 대저 이러한 자들은 천주의 아들을 다시 십자가에 못 박으며, 또한 망신을 시키는 연고니라. 대저 자기 위에 가끔 내리는 비를 받아 경작(耕作)하는 자들에게 유익한 열매를 맺어 주는 땅은 천주께 강복하심을 받느니라. 그러나 저 가시와 엉겅퀴를 나게 한다면 무익하여 점점 저주를 받게 될 것이며 마침내 불사름을 받으리라.

【一~三】 여기에서는 그리스도 교리의 초보되는 것-성세, 안수(견진), 사말-을 가르치지 않으시고 오직 고상한 진리를 가르치려 하신다. 【四~八】 여기에서 바오로께서는 저들에게 신익이 될 감상을 주시기 위하여 신앙을 배반함의 무서움을 목전에 보이신다. 성신의 특은(四)(코전一二·一三)은 첫세기 교우들과 같이 풍성하게 받았을지라도 신앙을 배반하는 자는 다시 회개하지 못하는 자이다(六)(마복一二·三一, 모이세一권一·一一,三·一七, 마복七·一九,一三·三〇). 이 신앙을 배반하는 죄는 그리스도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고 능욕한 유데아인의 죄와 같은 연고다.


③ 천주께 기인하는 신뢰를 가진 희망

친애하는 자들아, 우리 비록 이렇게 말할지언정 너희들에게 대하여(만)은 물론 더 나은 것으로 생각하여 구령에 더욱 가까와지는 것을 확신하노라. 一〇 대저 천주께서는 너희들의 선행과 또한 너희들이 당신 성명을 인하여 성도(=신자)들에게 섬겼고 또한 섬김으로써 나타낸 사랑을 잊어버리시도록 이렇게 불의하신 이는 아니시니라. 一一 우리의 원하는 바는 너희들이 각각 끝까지 희망을 관철(貫徹)하도록 (언제나) 같은 열정을 나타내는 것이니, 一二 이는 태만(怠慢)에 흐르지 말고 오직 신앙과 인내로써 약속하신 바를 상속할 자들을 본받는 자 되기 위함이니라. 一三 대저 천주 아브라함에게 언약하실 때에 두고 맹세하시기에 당신에서 더 위대한 자 없으매 당신을 두시고 맹세하여 一四 이르시되, 『참으로 나 너를 강복하고 강복하며, 네 후손들을 극히 많아지게 하리라』(모이세一권二二·一六,一七) 하셨도다. 一五 이리하여 저(=아브라함)는 항구히 인내하여 기다려 약속하신 바를 받았느니라. 一六 대저 사람들은 자기보다 위대하신 이를 두고 맹세하며, 그 맹세는 보증을 위함이므로 모든 반론(反論)은 이로써 낙착(落着)되느니라. 一七 그러므로 천주께서는 약속을 상속할 자들에게 당신 경의의 불변하심을 가장 밝히 보이시고자 하사 맹세하시기까지 하셨느니라. 一八 이는 목전에 놓인 희망을 굳이 잡고 놓치지 않고자 애쓰는 우리들이 천주의 능히 속이시지 못하시는 불변하는 두 가지 사실로 망미암아 가장 힘있게 격려되기를 위하심이니라. 一九 우리는 이 (희망)을 마치 영혼의 안전하고 견고하며 (천상 장막의) 휘장 안에 있는 곳까지 이르는 닻(錨)과 같이 여기느니, 二〇 거기에 멜키세덱의 제도를 따라 영원토록 대사제가 되신 예수 우리를 위하여 선구자(先驅者)로서 들어가셨느니라.

【一三~二〇】 아브라함의 예를 보아 신앙에 대한 항구한 충실로써 구원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一三~一五). 천주의 약속과 맹세(『불변하는 두 가지 사실』)는 우리에게까지 미치는 것이다. 이 두 가지 사실에 우리 그리스도교적 희망은 기인한다. 이 희망은 우리보다 앞서 천당에 가신 예수 안에 있는 견고한 닻이다(一九,二〇).


④ 멜키세덱의 제도를 따라 완전한 사제이신 그리스도

제七장[편집]

대저 이 살렘의 왕이요 지존하신 천주의 사제이신 멜키세덱은 제왕(諸王)들과의 싸움에 승리하고 돌아오는 아브라함에게 마주나가 저에게 축복하였느니라. 이 때문에 아브라함은 저에게 전리품(戰利品)의 십분지 일을 나누어 주었느니라. 그의 이름의 뜻은 번역하면 첫째로는 정의의 왕이며, 다음으로는 살렘의 왕, 곧 평화의 왕이니라. 그의 부모와 족보(族譜)와 생명의 시작과 생명의 마침 등이 (성경에) 기록되지 아니하였음으로써 (저는) 천주의 성자와 방불하여 영원토록 사제이니라. 그리고 너희들은 선조(先祖) 아브라함이 전리품에서 제일 좋은 것으로 십분지 일을 준 그이는 얼마나 위대하셨겠는지를 생각할지니라. 대개 레비의 후예 중에서 사제직(司祭職)을 받은 자들은 법률을 따라 백성, 곧 그 형제들에게서 - 비록 이들도 (역시) 아브라함의 후예이었으나 - 십분지 일을 받을 권리가 있었느니라. 그러나 그(=사제직을 받은 자들)의 후손이 아닌 이는 아브라함에게서 십분지 일을 받아, 약속한 바를 차지한 저를 축복하였느니라. 연즉, 낮은 자가 높은 이에게 축복을 받는 것은 의심 없도다. 또한 여기(註=레비를 가리킴) 십분지 일을 받는 자들은 죽은 사람이요, 저기(註=멜키세덱을 가리킴) 살아 있으리라 증거함을 받은 자는 십분지 일을 받느니라. 말하자면 십분지 일을 받는 레비도 아브라함으로 말미암아 저 (멜키세덱)에게 십분지 일을 주었다고 할 수 있느니라. 一〇 대저 레비는 멜키세덱이 저 (아브라함)을 만날 때는 아직도 선조(=아브라함)의 허리에 있었음이니라.

【一~二八】 신앙이 약한 신자들을 견고케 하시기 위하여 바오로께서는 구약의 사제권을 인하여 구원될 수 있으리라고 믿는 것의 그릇됨을 증명하신다. 그리스도의 사제직은 구약의 사제직보다 훨씬 고상하시다. 【一~一〇】 대사제이신 그리스도의 전표(前表)만이라도 구약의 사제직보다는 훨씬 고상하다(이 전표는 사제이요 임금인 멜키세덱이다-모이세一권一四·一七~二〇, 성영一〇九·四). 저는 그 임금임과 사제됨과 이름과 나온 곳과 돌아간 끝을 알 수 없는 그 미지의 일생으로써 그리스도의 전표가 되는 것이다(一~三). 또한 멜키세덱은 아브라함보다 초월하였으니, 저는 아브라함을 축복하였으며, 아브라함에게서 십분지일을 받았음이다(四~八). 그러면 멜키세덱은 구약의 레비 사제직을 가진 자보다 더 고상하였으니, 대저 저 구약의 사제들은 다 아브라함 안에-아브라함은 레비의 고조부이었다- 멜키세덱에게 충성될 것을 맹서하였음이다(九,一〇).


⑤ 구약의 사제직보다 예수의 사제직이 더 고상함

一一 그러므로 만일 레비 (가문)의 사제직으로 말미암아 완전성에 도달하게 되었다면 - 대저 백성의 전 법률(全法律)은 이 사제직에 기인하느니라 - 아아론의 제도를 따라서 라고 하지 아니하고 별로이 멜키세덱의 제도를 따라 다른 사제를 세우는 것이 아직 무슨 필요가 있었는고? 一二 이는 만일 사제직이 변하면 또한 법률도 필연적으로 변하여졌음이니라. 一三 대저 이 말씀(註=『너는 멜키세덱의 제도를 따라 영원토록 사제시로다』)으로써 가리킴(指示)을 받은 이는 아직까지 제대에서 사제직을 이행하여 보지 못한 다른 지파에서 나오셨느니라. 一四 대저 우리 주 유다 지파에서 나오셨음은 명백한 사실이며, 모이세는 이 지파에 대하여서는 사제들에게 관하여 아무것도 말씀하지 아니하였느니라. 一五 이것은 멜키세덱과 비슷한 다른 사제를 세우심으로써 한층 더 명료하게 되느니, 一六 이 사제는 법률에 명한 대로 혈통으로 말미암은 (사제가) 아니요, 오직 멸망치 않을 생명의 능력으로 말미암아 되신 이시니라. 一七 대저 이는 『너 멜키세덱의 제도를 따라 영원토록 사제시로다』(성영一〇九·四) 하신 말씀으로써 증명되는도다. 一八 (이 말씀으로써) 이전 법률을 폐지함은 그 약하고 유익됨이 없음을 인함이며, 一九 - 대저 (구약) 법률은 아무 것도 완전성에 도달하게 하지는 못함이니라 - 우리는 천주께 가까이 나갈 좀 더 나은 희망을 가지게 되었느니라. 二〇 또한 이는 맹세함이 없이 (사제가 된 것은) 아니니라. 대저 저들(=구약의 사제)은 맹세함이 없이 사제가 되었으나, 二一 그러나 (예수께서는) 맹세하심으로써, 곧 『주는 맹세하셨으매 이를 뉘우치지 않으시리니, 너는 영원토록 사제시로다』(성영一〇九·四) 하신 그이로 말미암아 되셨느니라. 二二 그러므로 예수께서는 보다 고상한 계약의 보증인이 되셨느니라. 二三 또한 저 때(=구약)의 사제들은 죽음으로 인하여 (사제직에) 머물러 있음이 방해되었기 때문에 사제된 자 더 많았으나, 二四 그러나 지금(=신약)에는 (예수) 영원토록 생활하심을 인하여 영원한 사제직을 차지하시느니라. 二五 그러므로 저는 당신으로 말미암아 천주 대전에 나가는 자들을 완전하게 구하실 수 있느니, 대저 저는 이들을 위하여 전달하시기로 항상 생활하심이니라. 二六 대저 우리에게는 이러하신 대사제가 계심이 마땅하였느니, 곧, 거룩하시고 무죄하시고 무구하시며, 죄인측에 들지 않으시고 오직 하늘에서도 더 높임을 받으신 자시며, 二七 다른 대사제들과 같이 매일 첫째로는 자기 죄과(罪過)를 위하여, 다음으로는 백성의 죄과를 위하여 희생을 제헌할 필요가 없는 자이실지니라. 대저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을 제헌하심으로 이를 첫 번이자 마지막으로 행하셨음이니라. 二八 대저 법률이 세운 대사제들은 약점을 가진 사람들이나, 그러나 법률 후에 맹세로써 선서(宣誓)된 말씀은 영원토록 완전하신 성자를 (대사제로) 세우니라.

【一一~一九】 구약의 사제직과 밀접하게 결합하여 있는 법률은 불완전한 것이었다. 이것은 백성을 죄 사함과 천주와의 합치에 인도할 능력이 없었다. 그러므로 아아론의 제도를 따르지 아니하고 오직 멜키세덱의 제도를 따르는 새로운 대사제가 필요하였으니, 이 곧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시다(一一~一四). 저는 당신의 천주성을 인하여 영원토록 살아 계신다(一五~一七). 이렇게 구약의 사제직은 그리스도의 영원한 대사제직으로 교체(交替)되었다(一八,一九). 【二〇~二八】 신약의 사제직이 구약의 사제직보다 고상함은, 이 신약의 사제이신 그리스도는 성대한 맹세로써 사제직에 임명되셨으나(성영一〇九·四), 구약의 사제들은 맹세 없이 불린 사실에서 알 수가 있다(二〇~二二). 그리고 구약의 사제들은 다 죽을 사람들인 까닭에 서로 교체하여 가며 사제의 직권을 이행하였으나, 그리스도께서는 영영세에 이르도록 변함이 없으신 유일한 사제이시다(二三~二五). 또한 구약의 사제들은 날마다 자기와 백성을 위하여 제사를 지낼 본분이 있었으나, 그리스도께서는 아무러한 죄도 없으신 만큼, 다만 인류의 죄를 위하여서만 한번 십자가상에 희생이 되심으로써 넉넉하였다(二六~二八).


제三항 그리스도의 제사는 구약의 온갖 제사에서 초월하심

① 천당에서의 그리스도의 사제직의 이행

제八장[편집]

우리의 말한 것 중에 가장 중대한 사건이란 이것이니, 곧 우리들이 모신 대사제는 천상에서 엄위하신 (천주의 어좌) 우편에 앉아 계시는 이시니라. 저는 성전, 곧 사람이 지은 것이 아니라 오직 주께서 지으신 바 참된 장막에서 사제직을 이행하시는 자시로다. 무릇 대사제를 세움은 제물과 희생을 봉헌하기를 위함이니, 따라서 저 역시 제헌할 바 그 무엇을 가지시지 아니치 못하시리라. 이러므로 저 만일 세상에 계신다면 사제이시지 못하시리리, 대저 (구약) 법률을 따라 제물을 봉헌하는 자들이 이미 있음이니라. 이 사람들은 천상 성전의 모사(模寫)와 그림자에서 (사제)직을 이행할 뿐이니, 대저 모이세가 장막을 지으려 할 때 『삼가 무엇이나 산에서 네게 뵈어 준 바 모형(模型)을 좇아 지을지니라』(모이세二권二五·四〇) 하신 계명을 받았느니라.

【一~五】 바오로께서는 대사제이신 그리스도의 고귀하옴을 증명하신 후에 그리스도의 대사제직의 이행을 가르치신다. 구약의 사제들은 구약의 장막에서 자기 성직을 이행하였으나, 그리스도께서는 천상 성전에서 당신 사제직을 이행하신다. 저기서 저는 당신 자신을 우리를 위하여 희생되셨던 천주의 고양으로 성부께 간단함이 없이 바치신다(一~三). 이 지상의 성전은 그리스도께 대하여는 너무나 낮다. 여기에서는 다만 구약의 사제들이 그 성직을 이행하였을 뿐이다. 그리스도께서는 천상 지성소에서 그 사제직을 이행하시니, 이 지상 성전은 천상 성전의 한낱 모조(模造)일 뿐이다(四,五).


그러나 이제 저(=그리스도)는 (구약보다) 일층 더 고상한 계약의 중재자이신만큼 - 대저 이 계약(신약)은 보다 더 고상한 약속에 근기함이니라 - (구약의 사제직보다) 일층 더 고상한 사제직을 받으셨느니라. 대저 만일 저 첫째 (계약)에 결점이 없었다면 둘째 (계약)을 그 대신으로 맺으실리 없으리라. 그런데 저(=천주) 저들을 책망하여 이르시되, 『주 말씀하시기를, 보라, 문득 때가 오매 - 이는 주의 말씀이니라 - 나 이스라엘의 집과 유다의 집과 더불어 새로운 언약을 맺으리라. 이는 나 저들의 조상을 에집도 땅에서 구언해 내고자 저들의 손을 잡던 그 때에 저들에게 맺은 그러한 계약은 (결코) 아니니, 대저 저들이 내 계약을 충실하게 지키지 아니하였으므로 나도 또한 저들을 돌아보지 아니하였음이니라. - 이는 주의 말씀이니라 - 一〇 그 때가 지난 후에 나 이스라엘의 집과 더불어 맺고자 하는 계약은 곧 다음과 같으니 - 이는 주의 말씀이니라 - 내 법률을 저들의 정신에 두고 또한 저들의 마음에 그를 새기리니, 이에 나 저들의 천주될 것이며, 저들은 내 백성이 되리라. 一一 이에 아무도 주를 인식하라 하며 제 동포와 제 형제를 가르칠 필요는 없으리니, 이는 저들이 어린 것에서부터 장성한 자에게 이르기까지 다 나를 알게 될 것임으로써이니라. 一二 대저 이는 나 저들의 불의를 긍련히 여기고 저들의 죄악을 이미 기억치 아니할 것임이로다』(예레미아三一·三一~三四) 하시느니라. 一三 그리고 (천주 여기) 새로운 (계약에) 대하여 말씀하심으로써 먼저 것은 묵은 것이라 언명하셨느니, 대개 묵고 노쇠(老衰)하여지는 것은 멸망함에 가까와지느니라.

【六~一三】 그리스도의 사제직이 고상하시다는 그것은, 그리스도께서 중재자가 되시는 새롭고 고상한 계약을 맺으시리라는 천주의 약속에서 알 수가 있다(六,七). 대사제이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맺어진 신약은 우리에게 천주와의 밀접한 합치와 천주께 대한 영신적 인식과 아울러 죄의 사함을 태워 준다. 그러나 구약은 이러한 은총을 주지 못하였다.


② 구약의 제사는 불완전하였음

제九장[편집]

물론 첫째 (계약)에는 경신예전적(敬神禮典的) 규정이 있었으며, 지상적 성전이 있었느니라. 대저 장막을 쳤으며, 그 앞칸에는 촉대와 봉헌(奉獻)할 면병(麪餠)을 놓은 성탁(聖卓)을 한가지로 두는 곳이 있었느니, 이 곳을 일컬어 『성소』(聖所)라 하였느니라. 둘째 휘장 뒤에는 『지성소』(至聖所)라는 장막이 있어, 그 안에 황금 향단(黃金香壇)과 전면(全面)을 황금으로 입힌 『결약의 궤』가 있었으니, 이 궤 안에는 만나를 넣은 금으로 만든 단지와, 푸른 잎이 돋았던 아아론의 지팡이와, 계약의 석판(石板)이 있었느니라. 또 그 궤 위에는 속죄소(贖罪所)에 그림자를 지운 영광의 게루빔이 있었느니라. -마는, 나 지금 여기에 대하여는 일일이 말하지 아니하노라. 이상과 같이 이 (장막)은 구성(構成)되었었느니라. 전면(全面) 장막에는 경신의 예절을 거행하는 사제들은 언제든지 들어가나, 후면 장막에는 다만 일 년에 한번 홀로 대사제만이 들어가되, 자기와 백성이 무지함으로 범한 죄를 위한 제헌할 피를 가지지 않고는 들어가지를 못하느니라. 이것으로써 성신께서는 전면 장막이 아직 있는 동안은 『지성소』에 들어가는 (길이) 열리지 못할 것을 가르치고자 하심이니라. 대저 이 (전면 장막)은 현시(現時)의 상징(象徵)이니라. 그것은 드리는 제물과 희생이 드리는 그 사람을 양심에 있어서 완전케 할 능력이 없음으로써이니라. 一〇 대저 이 (구약의 제사)는 음식물과 여러 가지 세정(洗淨)에 관한 법규와 한가지로 역시 다만 개정할 때까지만 효력이 있는, 본분적으로 이행하여야 하는 외면적 규정일 뿐이니라.

【一~六】 모이세二권二五·二三~四〇,二六·二五. 【四】 모이세二권三〇·六. 【六~一〇】 성신께서는 성소와 지성소를 갈라 놓으심으로써, 또한 특히 지성소에 들어가기를 금하심으로써(七)(모이세二권三〇·一〇, 三권一六·一~三四) 구약이 계속되는 동안에는 천주께로 나아가는 길이 없음을 가르치려고 하셨다. 그 연고는, 구약의 제사나 재계와 같은 법률은 내적 성화와 천주와의 화해를 주지 못하고 다만 외면적 결백만을 줄 수가 있었던 까닭이다.


③ 그리스도의 제사는 완전하심

一一 이에 반하여 그리스도께서는 장래 재보(將來財寶)의 대사제로서 나타나사, 보다 더 넓고 보다 더 완전하며, 사람의 손으로 되지 않은, 곧, 이 세상의 물건이 아닌 장막을 지나 들어가셨으며, 一二 영원히 유효한 구원을 얻어 주신 후 숫염소(牡小羊)나 송아지의 피를 갖지 않으시고 오직 당신 피를 가지사 첫 번이자 마지막으로 지성소에 들어가셨느니라. 一三 대저 숫염소와 황소의 피와 암송아지의 재(灰)를 뿌려 써, 一四 더럽히어진 자를 외면적으로 거룩하게 한다면, 하물며 영원하신 신(神)의 힘으로 말미암아 당신 자신을 무구한 희생으로 천주께 제헌하신 그리스도의 성혈이야 얼마나 더 우리로 하여금 생활하신 천주께 섬기도록 죽은 업적(業績)에서 우리 양심을 조촐케 하리요?

【一一~一四】 구약의 대사제는 지상 성소를 통하여 지성소에 들어갔으나, 신약의 대사제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천당을 통하여 천상 지성소로 들어가셨다. 저는 또한 구약의 대사제와 같이 제헌할 짐승의 피를 가지시고 들어가신 것이 아니라, 오직 십자가상에서 흘리신 당신 피를 가지시고 지성소로 들어가셨으며, 영원히 계속되는 구원을 실현하셨다(一一,一二). 이리하여 그리스도의 십자가상 제사는 내적 성활르 이루어 주시는 것이다(一三,一四).


④ 그리스도의 희생은 가장 완전한 화해의 제사

一五 그러므로 (그리스도께서는) 신약의 중재자 되시니, 이는 먼젓 계약 밑에 범한 죄과를 속량하시기로 당하신 죽음으로 말미암아 부름을 받은 자들로 하여금 약속한 영원한 상속을 받게 하시기 위하심이니라. 一六 대저 유서(遺書)가 있으면 유언한 자의 사망의 증거가 있어야 하리라. 一七 대저 유서한 결국 유언한 자의 사망 후에야 (비로소) 유효한 것이요, 아직 살아 있는 한에는 효력을 갖지 못하느니라. 一八 그러므로 먼젓 (계약)도 피 없이 이루어진 것은 아니니라. 一九 대저 모이세 법률의 모든 계명을 온 백성에게 낭독한 후에 송아지와 숫염소의 피와 물을 가져 자색(紫色)의 털(毛)과 히솝으로써 책과 온 백성에게 뿌리며 二〇 이르되, 『이는 천주 너희들과 더불어 맺으신 계약의 피니라』(모이세二권二四·八) 하였음이니라. 二一 또한 장막과 경신례에 쓰는 온갖 그릇에도 이와 같이 피를 뿌렸느니라. 二二 법률을 좇아서는 거의 모든 것이 피로써 닦여지며, 또한 피를 흘리지 않고서는 아무 용서하심도 얻지 못하였느니라. 二三 이러므로 천상의 성전을 모상한 이것은 이러한 방법으로써 조촐게 함이 요긴하나, 천상의 성전은 그보다는 나은 희생을 요구하느니라. 二四 대저 그리스도께서는 다만 참된 성전을 모상할 뿐인 사람의 손으로 된 성전에 들어가신 것이 아니라, 오직 지금에 우리를 위하여 천주 대전에 전구(傳求)하시고자 하늘 그 자체에 들어가셨느니라. 二五 또한 (하늘에 들어가심은) 마치 대사제가 해마다 (자기의 피를 가지지 않고 오직) 다른 (동물의) 피를 가져 지성소에 들어감 같이 자주 당신을 제헌하시기 위하심도 아니니라. 二六 - 만일 그렇지 않다면 저 마땅히 세상 시초부터 가끔 수난하셨어야 되었으리로다. - 오직 지금은 이 세대(世代)의 말기(末期)에 이르러 당신 자신이 희생되심으로 말미암아 죄악을 소멸하시고자 첫 번이자 마지막으로 나타나셨었느니라. 二七 이는 마치 사람이 다만 한번 죽고 그 후에 심판이 있는 것이 정하여졌음 같이, 二八 그리스도께서도 많은 사람들의 죄과를 소멸하시기 위하여 다만 한번 희생이 되셨느니라. 만일 저 다시 오시면 (그 때는) 죄와는 아무 관계도 없으시리라. 이에 당신을 갈망하는 자들에게 구원을 주시기 위하여 나타나시리라.

【一五~二四】 신약의 중재자이신 그리스도께서 못박혀 돌아가실 것은 필요하였으니, 대저 온갖 유혹-혹은 계약이니, 그레시아말로 이것은 동어 이의(同語異議)인 까닭이다-은 그 유언자의 사망 후에야만 비로소 유효하게 되는 까닭이다(一五~一七). 또한 구약이 축성되고 그의 지성소도 짐승의 피로써 뿌림을 받게 되었으니(一八~二二)(모이세二권二四·八)만큼, 신약의 창립자와 천상 지성소에 대한 축성은 더 고상하고 더 보배로운 희생, 예수 그리스도의 자헌을 요구하기 때문이다(二三,二四). 【二五~二八】 그리스도의 희생은 무한히 보배롭고 완전한 제사인즉 영원히 풍족하다.


⑤ 구약과 신약의 제사의 가치와 효과

제十장[편집]

대개 (구약의) 법률은 장래 (구속의) 재보의 그림자만을 가지고 있을 뿐으로, 사물의 참된 모상을 갖지 못하니라. 그러므로 해마다 그침 없이 거듭하게 되는 같은 희생으로써는 그 드리는 자들을 언제나 완전하게 할 능력이 없느니라. 대저 희생을 드리는 자들이 (이 희생으로 말미암아) 첫번이자 마지막으로 조촐하게 되어, 다시 죄악의 의식을 갖지 아니하였더면 다시 항상 제헌하기를 중지하였으리라. 이에 반하여 이 (희생)으로 말미암아 해마다 죄악에 대한 기억은 새롭게 되었느니, 대저 황소와 숫염소의 피로써는 능히 죄를 소멸하지 못함이니라. 그러므로 저(=그리스도) 세상에 들어오실 때에 말씀하시되, 『유혈(流血)의 제사와 다못 무혈(無血)의 제사를 너 즐기지 않으시나, (그러나) 육신을 내게 조성하셨도다. 번제(燔祭)와 속제(贖祭)는 네게 의합하지 아니하도다. 이에 나 「천주여 보소서. 나 서책(書冊)에 내게 대하여 씌였음과 같이 당신의 뜻을 실행하기 위하여 왔나이다」하고 말하였느니라』(성영三九·七~九) 하시도다. 첫째로는 이르시되, 『유혈의 제사와 무혈의 제사와 번제와 속제는 너 즐기지 않으셨으며, 네 성의에 마땅치 아니하도다』 하시니라. - 이 제헌함이 비록 법률에 의한 것이라도 이와 같이 말씀하시니라. - 다음에는 이르시되, 『천주여 보소서. 나 네 뜻을 실행하기 위하여 왔나이다』 하사 써 뒤미처 오는 것을 세우시기 위하여 먼젓 것을 폐하시는도다. 一〇 이 성의(註=천주의 구속에 대한 결의}를 인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육신이 희생됨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첫번이자 마지막으로 거룩하여져 있느니라.

【一~四】 구약의 제사는 죄악을 의식케는 하였으나, 그를 사할 능력은 없었다. 만일에 죄를 사할 능력이 있었다면 항상 그를 다시 거듭할 필요는 없었으리라. 【五~一〇】 신약에는 구약의 제사 대신으로 그리스도의 제사를 거행하게 되었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 육신을 제헌하사 써 인류에게 죄 사함과 성화를 이루어 주셨다. 그리스도의 제사에 있어서 가장 본질적 요소(要素)는 천주 성의에 합하는 그 완전한 자헌이다. 이 자헌은 이미 당신 생활의 첫 순간부터 당신을 천주께 희생으로 바침으로써 나타났다.


一一 또한 사제된 자는 모두 날마다 그 직무를 준봉하며, 언제나 사죄할 능력이 없는 같은 제사를 항상 다시 드리나, 一二 저(=그리스도)는 (모든) 죄를 위하여 다만 하나의 희생을 드리시고 영원토록 천주 우편에 좌정하사, 一三 지금에는 당신의 원수들을 그 발판으로 삼으실 때까지 기다리시는도다(성영一〇九·二참조). 一四 대저 성화되고자 하는 자들을 하나의 희생으로써 영원토록 완전케 하셨음이니라. 一五 성신도 또한 이를 우리에게 증거하시느니라. 一六 대저, 『저 날이 지난 후에 나 저들과 더불어 맺고자 하는 계약은 이것이니라』 하신 후에 주 이어 가라사대, 『나 내 법률을 저들의 마음에 두고, 그를 나 저들의 정신의 새기리라. 一七 나 이미 저들의 죄와 위법을 더 기억치 아니하리라』(예레미아三一·三三) 하시도다. 一八 그러나 이와 같은 용서하심이 있는 곳에는 이미 죄를 위하여 제물이 요긴치 아니하니라.

【一一~一八】 구약의 제사는 죄를 사하는 능력이 없었으나, 그리스도의 제사는 전 인류의 죄악을 다 사하고도 오히려 남음이 있으며, 전 인류를 완전히 성화시킬 능력이 있는 것이다(一一~一四). 천주께서는 이미 구약 시대에 있어서 인류의 내적 성화를 이룰 완전한 새로운 계약을 약속하셨다. 그런즉 신약에 있어서는 그리스도의 제사 이외에는 다른 제사가 필요치 아니하다(一五~一八). 이 교리는 가톨릭 교회의 미사 성제에 대한 교리에 조금도 위반되지 아니한다. 그것은 이 미사 성제가 십자가상 성제와 다른 것이 아니라 오직 그를 새롭게 함이며, 또한 저에게로부터 온갖 힘과 성총을 받게 되는 연고다.


제二편 신약에 대한 신앙을 항구히 보전하기를 권고하심

제一항 신앙과 희망과 사랑에 있어 항구하기를 권유하심

① 항구심에 대한 권유

一九 그러면 형제들아, 우리들은 예수의 성혈로 말미암아 지성소(=천당)에 들어갈 굳은 신념을 가졌느니라. 二〇 이는 휘장을 걷음으로, 곧, 당신의 육신을 (희생을 드림으로써) 우리에게 터놓아(開放)주신 새롭고 생활한 길이니라. 二一 또한 우리는 천주의 집을 (다스리는) 위대한 사제를 (모셨느니), 二二 악한 양심에서 마음을 씻고, 깨끗한 물에 몸을 씻은 후에 신앙으로 충만한 순직한 마음을 가져 저에게 가까이 나아갈지니라. 二三 우리의 희망을 고백함에 확호한 태도를 취할 것이니, 대저 언약하신 이는 충실하심이니라. 二四 또한 우리는 서로이 유의(留意)하여 써 사랑과 선업에 대하여 격려할지니라. 二五 우리는 어떤 사람들이 흔히 하는 것과 같이 우리의 집합을 결(缺)하지 말고 오직 너희가 날(=예수의 재림하신 날)이 가까움을 보는 그만큼 더욱 서로 격려할지니라. 二六 대저 우리가 이미 진리를 완전히 인식한 후에 만일에도 고의(故意)로 죄를 범한다면 이에 우리에게는 죄를 위한 희생이 다시 없을 것이요, 二七 오직 (우리에게 남아 있는 것은) 다만 공포 중에 심판을 기다림과, 반역한 자들을 살라 버릴 치열한 불 뿐이리라. 二八 모이세의 법률을 거스르는 자는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의 증인만 있으면 아무러한 용서도 없이 사형(死刑)에 처형(處刑)되거늘, 二九 하물며 천주의 아들을 짓밟으며 자기가 그로 말미암아 거룩하여진 바 저 계약의 피를 경멸히 여기며, 또한 성총을 베푸시는 성신을 능욕한 자의 받을 형벌이야 얼마나 더 엄할 것인가를 생각할지니라. 三〇 대저 『복수(復讐)함은 나의 일이니, 나 또한 보복(報復)하리라』(모이세五권三二·三六) 하시며, 또 다시 『주 당신 백성을 심판하시리로다』(성영一三四·一四) 하신 그를 우리는 아느니라. 三一 생활하신 천주의 손에 떨어지는 것은 가히 무서워할 것임인저.

【一九~二五】 구약 시대에 있어서는 지성소로 들어가는 길이 막혀 있었으나, 신약에 와서는 천상 지성소인 천당에 나아가는 길이 우리에게 열리어 있다. 그리스도께서는 그 십자가상 제사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천당으로 나아가는 길이 되셨다. 이 사실은 그리스도의 운명하시는 그 순간에 성전의 휘장의 중앙이 찢어져 갈라짐으로써 암시되었다(말복一五·三八). 천당에 나아가는 길에 있어서 우리는 신앙과 희망과 사랑이 가득한 마음을 가져 천주께 가까이 나아갈 것이다. 【二六~三一】 명확한 인식과 고의(故意)로 그리스도를 배척하며 천주의 성총에 완강하게 반(反)하는 자에게는 희생이 없을 것이며, 오직 그에게는 다만 임박하는 천주의 심판과 심판의 공포와 불의 고통만이 남아 있을 뿐이다.


② 신앙에 대하여 항구하기를 권유하심

三二 너희는 너희가 비춤을 받은 후에 (말할 수 없는) 괴로움 중에 겪은 큰 전쟁을 인내한 지나간 날을 회상(回想)할지니라. 三三 혹 어떤 때는 모욕과 환난으로 모든 사람들의 조롱(嘲弄)의 대상(對象)이 되며, 혹 어떤 때에는 이와 같은 것에 신음하는 자들을 동정하는 자가 되었었도다. 三四 대저 너희는 죄수들에게도 동정하였으며, 또한 자기들은 보다 더 나은 영원한 소유물을 가진 것을 알아 써 자기 재산의 강탈(强奪)됨을 즐겨 참았도다. 三五 그러므로 너희는 너희들로 하여금 크나큰 상을 받게 할 그 신념을 잊어버리지 말지니라. 三六 대저 천주의 뜻을 실행하여 약속하신 바를 얻기 위하여 너희들에게는 항구심이 필요하니라. 三七 『대저 오실 이는 미구에 곧 오실 것이며 지체하시지는 않으시리라. 三八 신앙으로 말미암는 내 의인은 살리라. 그러나 비겁하게도 스스로 물러가는 자는 내 마음에 의합치 아니하리라』(이사이아六·二〇, 하바쿡二·三,四). 三九 우리는 멸망으로 이끄는 겁을 가진 자들의 수에 속하여 있지 아니하고, 오직 구원하게 하는 신앙을 가진 자들에게 속하여 있는 자들이니라.

【三二】 『비춤』 -곧 교회에 귀화함이나 또는 성세를 가리키는 말이다. 【三五】 루복一二·三三. 【三七】 이사이아二六·二〇, 텟후二·三이하, 베후三·四, 요복一六·一六, 묵시一·七,二二·二〇


제二항 신앙에 대한 전례(前例)

제十一장[편집]

신앙이란 희망하는 그 일에 대한 굳은 신념이며, 보지 못하는 일에 대한 굳은 믿음이니라. 이러한 신앙으로 인하여 선조들은 좋은 평판을 얻었었느니라. 신앙으로 인하여 우리는 우주 만물이 천주의 말씀으로써 조성된 것, 곧, 보이는 (모든) 것이 오관으로 깨달을 수 있는 것에서 발전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을 우리는 아느니라. 신앙을 가져 아벨은 가인보다 더 존귀한 희생을 천주께 드렸으매, 이 (신앙)을 인하여 천주 그 제물에 대하여 증거하셨으므로 저는 의인이란 증거를 받았으며, (이리하여) 이미 죽은 저는 아직까지도 신앙으로 인하여 말하느니라. 그 신앙을 인하여 헤녹은 죽음을 보지 않도록 세상에서 옮김을 받았으며, 천주 저를 옮기어 놓으셨으매, 저 (다시 세상에서) 보이지 아니하였느니라. 대저 저 이미 옮김을 받기 전에 천주께 의합되었음이 증거되었느니라. 그러나 신앙이 없이는 능히 천주께 의합하지 못하느니라. 대저 천주께 가까이 가는 자는 마땅히 천주의 계심과 (또한 천주 당신을) 구(求)하는 자들에게 대하여는 보환하시는 자 되심을 믿어야 할지니라.

【一~四〇】 일설에 말한 신앙에 대한 구약의 전례를 일일이 열거(列擧)하신다. 서술자는 이 모든 전례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신뢰와 확신인 신앙의 본질과 그의 결과를 보이어 준다. 【三】 성영三三·六이하, 지서九·一, 마카베오후서七·二八. 【四】 모이세一권四·四. 【五】모이세一권五·二四. 【六】 성영三三·五, 아모스五·四.


신앙을 가져 노에는 아직 보이지 않는 일에 대하여 천주께 가르치심을 받잡고 황공(惶恐)하여 미리 자기 가족을 구원하고자 방주(方舟)를 만들었느니라. 이 (신앙)으로 말미암아 세상은 정죄(定罪)되었으며, 저는 신앙으로 말미암은 의화의 상속자가 되었느니라. 신앙을 가져 아브라함은 상속으로 받을 땅에로 가라 명하신 천주께 신앙으로써 순명하여, 어디로 갈 것인지도 알지 못하고 (고향을) 떠났었느니라. 저는 신앙을 가져 언약하신 땅에서도 타국(他國)에서와 같이 같은 언약의 상속자들인 이사악과 야곱으로 더불러 장막에서 기거(起居)하였느니라. 一〇 대저 저는 천주를 (그의) 건축자(建築者)와 창조자로 모실 견고한 도읍(都邑)을 기다리었음이니라. 一一 신앙으로 인하여 사라도 또한 [수태치 못하는 자로서] 이미 나이가 많았음에도 잉태할 힘을 받았었느니, 이는 언약하신 그를 충실하신 이로 믿었음이니라. 一二 이로 말미암아 이미 (생식력(生殖力)에 있어) 죽은 자와 같은 한 사람에게서 나온 그 후손은 마치 하늘의 별과 같이 그 수 많으며, 바닷가에 있는 모래와 같이 셀 수 없게 되었도다. 一三 저들은 모두가 다 언약하신 바를 받지 못하고 신앙을 가져 죽었느니라. 저들은 먼 (장래에 올) 그것을 바라보고 또한 기뻐하여 인사하였으며, 자기들은 이 세상에 있어 방랑자(放浪者)며 나그네임을 고백하였느니라. 一四 대저 이렇게 말하는 자들은 자기는 본향(本鄕)을 찾는 자임을 나타내느니라. 一五 만일 그들이 떠나온 고향을 생각하였다면 (다시) 그리로 돌아갈 기회도 있었으리라. 一六 그러나 저들은 보다 더 나은 본향, 곧 천상의 것을 사모하느니라. 그러므로 천주께서는 저들에게서 천주라 불리심을 부끄러워 아니 하시느니, 대저 저들을 위하여 도읍을 (본향으로) 예비하였음이니라. 一七 신앙을 가져 아브라함은 시험을 받을 때 이사악을 제헌하려 하였으며, 언약하심을 받은 저(=아브라함)는 (그) 외아들을 제헌하려 하였느니, 一八 (저는) 전에 『너 이사악으로 인하여 후손을 받으리라』(모이세一권二一·一二) 말씀하심을 받은 그 사람이었느니라. 一九 대저 저(=아브라함)는 천주께서는 그(=이사악)를 죽은 자 가운데서라도 능히 부활케 하시리라 생각하였으므로 그를 전표(前表)로 도로 받았느니라. 二〇 신앙을 가져 이사악은 야곱과 에사오를 그들의 장래를 위하여 축복하였느니라. 二一 신앙을 가져 야곱은 임종 때에 이르러 요셉의 두 아들을 각각 축복하였으며, 자기 지팡이 꼭대기에 의지하여 (천주께) 기구하였느니라. 二二 신앙을 가져 요셉은 임종 때에 이르러 이스라엘인들의 (에집도에서) 떠나 나갈 것을 생각하고 자기 유해(遺骸)에 대하여 (그 조처(措處)를) 훈시하시니라.

【七】 모이세一권六·六이하. 【八】 모이세一권一二·一이하, 【一〇】 아브라함은 지상 생활의 영역을 지나 고상한 고향인 천당에 나아가셨다. 【一一】 모이세一권一七·九. 【一五~一六】 선조들은 지상 고향인 갈데아로 돌아가기를 원하지 아니하고 오직 천당 고향을 사모하였으며, 천주께서는 저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주셨다(말복一二·二六). 【一七】 모이세一권二二장. 【一八】 모이세一권二一·一二. 【一九】 이사악의 제헌될 생명을 천주 다시 저에게 주셨으므로 저는 수난하시고 부활하신 예수의 전표가 되었다. 【二一】 모이세一권四七장 이하. 【二二】 모이세一권四八·一五 이하, 五〇·二四.


二三 모이세의 양친은 그를 낳은 후에 석달 동안이나 신앙을 가져 그(=모이세)를 숨겨 두었었느니, 이는 저들이 어린아이의 아리따움을 보았던 연고며, 저들은 국왕의 명령을 두려워하지 아니하였느니라. 二四 신앙을 가져 모이세는 장성한 후에 파라오 왕녀의 아들이라 일컬음 받기를 거절하였느니라. 二五 곧 (저는) 죄악의 잠시적 향락보다도 천주의 백성과 한가지로 괴로움 받기를 더 원하셨으며, 二六 그리스도의 치욕(恥辱)을 에집도의 보물보다는 더 훌륭한 재보로 여기었느니, 대저 보수를 바라보았었음이니라. 二七 신앙을 가져 저는 국왕의 분노도 두리지 않고 에집도를 떠났느니, 대저 마치 보이지 않는 자를 보기나 하는 것같이 항구하였느니라. 二八 신앙을 가져 저는 (에집도의-사람이나 짐승의-) 맏(長子)을 죽이는 그 (천신으)로 하여금 (이스라엘인만은) 다치지 아니케하기 위하여 바스가를 지내게 하였으며, 피 뿌리는 예(禮)를 행하게 하였느니라. 二九 신앙을 가져 저들(=이스라엘인)은 홍해(紅海)를 마치 육지를 지나감 같이 건너갔으나, 에집도인들은 (그 바다를) 건너려다가 물결 속에 묻혀 버렸느니라. 三〇 신앙을 가져 (이스라엘인들은) 에리코 성(城)을 이렛동안 두루 다닌 후에 (그를) 함락시켰느니라. 三一 신앙으로 인하여 창기(娼妓) 라합은 염탐하는 자들을 온순하게 대접하였으므로 불순한 자들과 한가지로 망하지 아니하였느니라.

【二三】 모이세二권二·二. 【二四】 모이세二권二·一一이하. 【二四~二七】 모이세는 그 참다운 신앙심으로 인하여 자기의 확고한 신념을 위반하는 것보다는 차라리 온갖 지상적 지위를 끊어버리는 자에게 대하여 이상적 표양이 되신다. 저는 부귀와 쾌락을 누리는 것보다는 차라리 당신 동포와 함께 압박과 능욕을 한가지로 당하기를 원하셨으며 또한 그리하셨다. 『그리스도의 치욕』-이것은 그리스도의 장래에 받으실 치욕의 전표가 되는 연고다. 【二七】 모이세二권二·一五. 【二八】 모이세二권一二·一二이하. 【二九】 모이세二권一四·二二. 【三〇】 요수에六·二〇,二·一一이하,六·一七,二三.


三二 나 무엇을 더 말하랴? 대저 나 게데온, 바락, 삼손, 예프테, 다위, 사무엘 등과 또한 선지자들에게 대하여 이야기하기에는 (그럴) 여유가 없도다. 三三 저들은 신앙으로 말미암아 여러 나라를 쳐이기었으며, 정의를 실천(實踐)하였으며, 언약한 바를 받았으며, 사자들의 입을 막았으며, 三四 화염(火焰)의 위세를 끄고, 창검(槍劍)의 날을 피하였으며, 잔악함에서 강하게 되고, 전장(戰場)에서 용맹한 자 되어 적군을 진지(陣地)에서 패퇴(敗退)케 하였고, 三五 부인들은 자기의 죽은 자들을 (그) 부활함으로써 (다시) 받았느니라. 어떤 이들은 보다 더 훌륭한 부활을 얻기 위하여 해방시켜 줌도 거절하고 형벌을 감수하였느니라. 三六 또한 어떤 이들은 모욕과 편태를 받은 후에 결박되어 옥에 갇히었었으며, 三七 돌로 맞고, 톱날에 썰리고, 꾐을 당하고, 칼로 참형(慘刑)되었으며, 양의 가죽과 염소의 가죽을 입고 (만사에) 결핍되어 궁지(窮地)에 이르고 시달리어 두류 유랑(流浪)하였느니라. 三八 저들은 지상의 (온갖) 광야로, 산으로, 동굴(洞窟)로, 암굴(巖窟)로 - 세상은 저들을 용납하기에 너무나 부당하였느니라 - 방황하였느니라. 三九 또한 이 모든 이들은 그 신앙으로 말미암아 영광스러운 보증을 받기는 하였으나, 언약하신 바는 얻지 못하였느니라. 四〇 그러나 천주께서는 우리들을 위하여 보다 더 나은 그 무엇을 도모(圖謀)하셨느니, 저들은 우리 없이는 완전함에 도달하지 못할 것이었느니라.

【三二~三八】 『나라를 쳐이긴 자』 -사사(士師)와 다위, 『정의를 실천한 자』-사사와 열왕, 『언약한 바를 받은 자』-다위와 예언자, 『사자들의 입을 막은 자』-삼손과 다위와 다니엘, 『화염의 위세를 끈 자』-불가마 속에 갇히었던 세 소년, 『창검의 날을 피한 자』-다위와 엘리아와 엘리세오, 『잔악함에서 강하게 된 자』-삼손과 에체키아, 『전장에서 용감한 자』-사자와 다위와 마카베오의 부하, 『자기 죽은 자를 다시 받은 자』-사렙 땅에 있는 과부와 수넴에 부인, 『치명자로 죽은 자들』-엘레아잘과 마카베오의 일곱 형제와 그의 모친, 『결박되어 옥에 갇힌 자』-예레미아, 『돌로 맞은 자』-자카리아, 『톱날에 썰린 자』-이사이아, 『칼에 참형된 자』-우리아스, 『양의 가죽과 염소의 가죽을 입은 자』-엘리아스와 엘리세오, 『광야와 산으로 유랑한 자』-엘리아스와 마카베오 시대에 망명(亡命)한 자들.


제三항 신앙을 충실하게 보전하기를 권면하심

① 그리스도의 표양

제十一장[편집]

그러므로 우리는 증인들의 구름(雲)으로 인하여 사방으로 둘러싸이었으니, 우리는 우리를 무겁게 하는 모든 것과 우리를 옭아매는 죄를 벗어버릴지니라. 우리는 우리에게 닥치는 싸움을 항구히 행할 것이며, 신앙의 근원이신 자시며 (또한 그를) 완성케 하시는 자신 예수를 거울로 삼아 우러러볼지니라. 저는 당신을 위하여 준비된 즐거움 대신에 치욕을 무릅쓰사 십자가를 감수하셨으며, 지금에는 천주의 어좌 우편에 좌정하시니라. 너희는 너희들로 하여금 피곤으로 인하여 그 마음이 자포자기하는 일이 없도록 죄인으로부터 당신에게 대한 이렇듯이도 심한 모반(謀叛)을 감수하신 이를 생각할지어다.

【一~二】구약의 신앙의 모든 용사들이(一一장 참조) 신앙을 위한 우리들의 투쟁을, 우리들의 증인으로서 구경하는 것인즉, 우리는 저들과 특히 예수를 표양으로 삼아 우리 신앙과 또한 우리들의 신앙 생활에 있어 위험된 모든 것을 다 멀리할 것이다.


② 어떠한 곤란 중에 있어서도 신앙에 대하여는 충실할지니라

너희들은 죄를 거슬러 싸움에 있어서 아직 피를 흘리기까지는 저항하지 아니하였도다. 또 『내 아들아, 너는 주의 징벌(懲罰)하심을 소홀히 여기지 말며, 책벌하심을 당할 때에는 실심치 말지니라. 대저 주께서는 그 사랑하시는 자를 징계(懲戒)하시며, 아들로 인정하시는 모든 자를 편태하심일새니라』(잠언 三·一一, 一二) 하시며, 마치 아들에게 대하심 같이 너희들에게 말씀하신 권고를 너희는 잊었도다. 너희는 책벌하시는 바를 감수 인내할지어다. 천주께서는 마치 (아버지가 그) 아들에게 대하는 것과 같이 너희들에게 대하시느니, 아들로서 아버지에게 책벌을 당하지 아니하는 자 어디 있겠는고? 그러나 너희가 만일 모든 이가 다 당한 책벌을 받지 아니한다면, 너희는 적자(嫡子)가 아닐 것이며, 참된 아들이 아니니라. 또한 만일 우리가 전에 우리를 책벌한 우리 육신의 아버지를 효경(孝敬)하였으면, 더구나 생명에 나아가기 위하여 신(神)의 아버지에게 순종하지 아니하리요? 一〇 저들은 겨우 얼마 동안에만 자기의 뜻을 좇아 우리들을 책벌하였으나, (천주께서는) 우리를 당신 성덕에 참여하게 하시기 위하여 우리를 유익하게 하시고자 책벌하시느니라. 一一 무릇 온갖 책벌은 그 당시에 있어서는 달갑게 생각키지 않고 오직 괴롭게 생각키나, 그러나 후에 이르러는 이로 말미암아 단련함을 받는 자들로 하여금 정의의 평화한 열매를 맺게 하리로다. 一二 이러므로 너희는 맥없이 늘어진 손과 피곤하여진 무릎을 일으킬지니라. 一三 또한 움직일 수 없는 지체로 하여금 삐지 않고 오직 건강하게 되기 위하여 바른 길을 거닐을지니라.

【四~一三】 천주께서 우리들에게 보내시는 그 곤란과 난관에 우리는 신앙에 있어서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 이러한 것은 다 천주께서 우리를 사랑하시고 또한 그것들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많은 은혜를 주시고자 보내시는 것인 줄을 의식해야 된다.


③ 신앙을 배반치 말기를 권고하심

一四 너희는 모든 이들과 더불어 화목하여 성덕을 추구할지니라. 이것 없이는 아무도 주를 뵈옵지 못하리라. 一五 너희는 누구나 (자기의 게으름으로 말미암아) 천주의 성총을 놓치지 말며, 무릇 어떠한 독(毒)의 뿌리이든 싹이 터올라 해를 끼쳐 써 많은 사람들을 이로 말미암아 감염(感染)시킬까 삼갈지니라. 一六 아무도 한 그릇의 음식 때문에 (자기의) 장자권(長子權)을 팔아먹은 에사오와 같이 음탕한 자나 거룩한 것을 업신여기는 자 되지 말지니라. 一七 대저 저가 후에 이르러 강복을 전승하고자 하였으나, 오직 물리침을 당하였음은 너희가 아는 바로다. 저는 눈물로써 회복할 기회를 탐구하였으나, 마침내 그를 얻지 못하였느니라.

【一四~一七】 에사오가 그 장자권(長子權)을 편두죽(扁豆粥) 한 그릇과 바꾼 것같이(모이세一권 二五·三三 이하) 배교하는 자도 역시 잠세의 지상적 이익을 탐함으로써 천주의 자녀되는 지위와 천당 복락에 대한 상속권을 잃어버린다.


一八 대저 너희는 (손으로) 만질 수 있는 산과 치열한 불과 암운(暗雲)과 암흑과 폭풍우와 一九 나팔소리와 우뢰소리에 가까이 가지 아니하였느니, 이 (소리)를 듣는 자들은 저 말씀으로 하여금 자기들에게 더는 말씀하시지 아니키를 빌었느니라. 二〇 대저 저들이 『짐승이라도 만일 산을 다친다면 돌로 맞으리라』(모이세二권 一九·一三) 하신 계명을 감당하지 못하였느니라. 二一 또한 그 보이는 바는 모이세로 하여금 『나 공포와 전율(戰慄)로 가득하노라』(모이세五권 九·一九) 하게 하도록 이만큼 두려운 것이었도다. 二二 오직 너희들은 시내 산(山)과, 생활하신 천주의 도읍인 하늘의 예루살렘과, 억만의 천신의 무리와, 二三 하늘에 그 이름이 기록된 장자들의 즐거운 회합(會合)과, 만민의 심판자이신 천주와, 완전하여진 의인들의 영혼과, 二四 또한 신약의 중재자이신 예수와, 아벨의 피보다 더 능하게 말씀하시는 『뿌림의 피』에 가까이 갔느니라. 二五 너희들은 말씀하시는 그를 거절하게 되지나 않을까 삼가 조심할지니, 대저 땅에서 하명(下命)하시는 이를 거절한 저들이 벌을 피하지 못하였거든, 더구나 만일 하늘에서부터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이에게서 우리를 돌이킨다면 (벌을 면치 못하리로다). 二六 저 때에는 그 목소리 땅을 흔들었으나, 그러나 지금에는 언약하여 이르시되, 『나 땅 뿐만 아니라 오직 하늘까지 한번 더 흔들어 놓으리라』(악제로 二·七) 하셨느니라. 二七 『아직 한번 더』라고 하신 말씀은 능히 흔들리지 못할 물건이 영원히 보전되기 위하여 흔들리는 그것은 조물인 탓으로 변동(變動)될 것을 의미하느니라. 二八 이러므로 우리는 변동되지 않을 나라를 얻었으니 감사할지니라. 대저 우리는 이로 인하여 두려워함과 경외함을 가져 천주 성의에 합하도록 그를 섬기느니라. 二九 대저 『우리의 천주께서는 태워 없이 하시는 불이신 연고니라』(모이세五권 四·二四).

【一八~二四】 이스라엘 백성은 천주와 계약을 맺기 위하여 시내 산에 가까이 나아갈 때에(모이세二권 一九·一〇) 자기를 거룩하게 하였으니, 더구나 구약과 같이 그 계약하시는 이를 전율과 공포로써(모이세二권 一九·一二 이하) 대하지 아니하고 오직 천국, 즉 그리스도 교회로 인도하는 계약에 속하여 있는 신자들은 자기를 더욱 거룩하게 할 것이다. 그리스도 교회의 신자는 천주께서 특히 사랑하시는 자녀들이다. 저들은 그리스도의 성혈의 힘으로 말ㅇ미암아 성화되었느니, 이 성혈은 옛날에 아벨의 피가 복수를 요구하여 부르짖은 것 이상으로 더 힘있게 하휼하심을 구한다. 【二五~二九】 구약에 불순함으로써도 벌을 받았으면, 더구나 신약을 배척하고서야 어찌 벌을 당하지 않을 수 있으랴. 그것은 천주께서 신약에 있어서는 그리스도와 성신과 종도로 말미암아 하늘로부터 말씀하셨으며, 신약은 영원한 계약이 된 까닭이다. 이에 반하여 구약에 있어서는 천주께서 다만 시내 산에서 말씀하셨을 뿐이며, 구약은 영원한 것이 되지 못한다.


제四항 여러 가지 훈계

① 남에게 대한 사랑

바라건대 너희들 사이에 언제나 형제다운 사랑이 있을지어다. 또한 나그네된 자를 친절히 후대(厚待)하기를 잊지 말지니, 대저 어떤 이는 이로 말미암아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천신들을 숙박하시게 하였느니라. 죄수들을 생각하여 주기를 마치 자기도 한가지로 죄수된 것과 같이 하며, 자기도 아직 육신을 가지고 있는 자인즉, 천대 받는 자들을 생각하여 줄지니라.

【二】 이와 같은 것을 성경은 아브라함과 롣, 만네와 토비아에게 대하여 말씀하신다(모이세一권 一八·二 이하, 一九·一 이하, 사사기 一三·三 이하, 토비아 五·四 이하).


② 정결에 대한 훈계'

혼인(婚姻)은 만민이 다 귀중히 여겨야 할 것이며, 또한 부부된 자의 침소(寢所)는 더럽히지 말아야 할지니라. 대저 천주께서는 음행하는 자와 간음하는 자들을 심판하시리로다.

③ 천주께 대한 신뢰

너희들의 행실에 있어서는 탐욕이 없어야 할지며, 너희의 가지고 있는 그것에 만족할지니라. 대저 (천주) 친히 말씀하시되, 『나 너를 떠나지도 않을 것이요, 또한 버리지도 아니하리라』(요수에 一·五) 하셨도다. 그러므로 우리는 (굳은) 신뢰를 가져, 『주 나의 보조자(補助者) 되시매 나 무서워할 것이 없도다. 사람이 능히 내게 무엇을 할 수 있으리요』(성영 一一七·六) 하며 가히 말할 수 있도다. 너희는 천주의 말씀은 너희에게 설교한 너희 으뜸들을 기억하며, 저들의 언행의 끝을 자세히 보아 그 신앙을 본받을지어다.

④ 신앙을 잃지 마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어제도 오늘도 또한 영원토록 같으신 자시로다. 너희들은 여러 가지 사교(邪敎)에 미혹되지 말지니라. 대저 성총으로써 마음을 튼튼케 함은 가장 좋은 일이며, 섭취(攝取)한 그 사람을 유익하게 하지 못하였던 음식으로써 할 것은 아니니라. 一〇 우리는 제단(祭壇)을 가졌도다. 장막에 섬기는 자(=구약의 유데아인)들은 능히 이 제단으로부터 먹지 못하느니라. 一一 대저 짐승의 피는 죄를 속량하기 위하여 대사제된 자 (그를) 성소 안에 가지고 들어갔으나, 그(=짐승) 사체(死體)는 진영(陣營) 밖에서 태워버리느니라. 一二 이러므로 예수께서도 당신의 성혈로써 백성을 성화(聖化)시키기 위하여 성문 밖에서 수난하셨느니라. 一三 그러므로 우리는 진영 밖에 예수께로 나아갈 것이며, 저의 치욕을 저와 함께 감수할지니라. 一四 대저 우리는 여기에서는 영원히 머무를 곳을 갖지 못하며, 오직 장래의 그것을 탐구하느니라. 一五 그러면 우리는 저로 말미암아 언제나 찬미의 희생, 곧 그의 이름을 찬송하는 입술의 열매를 천주께 봉헌할지니라.

⑤ 자선에 대한 훈계

一六 너희는 자선과 시사하기를 잊지 말지니, 대저 천주께서는 이와 같은 제물을 즐기시느리라.

【七~一三】 바오로께서 권면하시는 것은, 신자된 자는 모름지기 다 그 영적 지도자인 두 종도 야고버와 같이 그리스도를 충실히 믿고 유데아교의 제사와 그 제찬에 유혹되지 말며 다시 유데아교의 신자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그것이다. 대저 신약의 신자인 우리들에게는 구약보다 몇 배로 더 훌륭한 제찬, 즉 성체성사가 있는 까닭이다. 유데아교의 제사를 드리는 자(『장막에 섬기는 자』)는 그리스도교의 제단으로부터 나오는 제찬에 참여하지 못한다(七~一二). 우리의 희생은 예수 그리스도시다. 비록 우리는 능욕을 당할지라도 저에게 대하여 절대의 애착을 가져야 한다(一二, 一三). 【一五~一六】 천주께서는 구약의 제사를 즐기시지 않으시고, 오직 신약의 찬미의 제사, 곧 영신적 제사를 즐기신다.


一七 너희는 너희 으뜸들에게 순종하며 또한 저들에게 귀의(歸依)할지니라. 대저 저들은 (너희 영혼에 대하여) 셈 바칠 책임을 진 자들로서 너희 영혼을 위하여 주선함일새니라. (원컨대 너희는) 저들로 하여금 이를 탄식으로써 하지 말고 오직 즐거움으로써 하게 할지니, 대저 (탄식으로써 하는 것은) 너희들에게 신익을 가져 오지 못함일새니라. 一八 청컨대 우리를 위하여 기구할지어다. 우리는 만사에 있어 착히 행하기를 힘써, 착한 양심을 가지고 있음을 의식하나, 一九 (그러나) 나 너희로 하여금 이렇게 하기를 더욱 간절히 비노라. 이는 나 어서 빨리 너희들에게 돌아갈 수 있기를 위함이니라.

결문[편집]

二〇 원컨대 영원한 계약의 피로 말미암아 양(羊)들의 위대한 목자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죽은 자 가운데로조카 부활케 하신 평화의 천주, 二一 너희로 하여금 당신 성의를 준행하도록 너희에게 온갖 선을 갖추어 주시며, 너희 안에 예수 그리스도로 인하여 당신 대전에 의합한 바를 실행하게 하실지어다. 저(=그리스도)에게 세세에 영광이 있어지이다. 아멘. 二二 형제들아, 나 너희로 하여금 이 권고의 말을 잘 받아들이기를 비노라. 대저 나 (다만) 얼마 되지 않은 말을 너희들에게 써 보냄이니라. 二三 우리의 형제 티모테오가 석방되었다는 것을 너희는 알라. 저 나에게로 오면 곧 나 저로 더불어 너희들을 보리라. 二四 너희 모든 으뜸들과 또한 모든 성도(=신자)들에게 문안할지어다. 이탈리아의 형제들이 너희들에게 문안하느니라. 二五 원컨대 성총이 너희 모든 이와 더불어 있어지이다. [아멘].